
「저기......이 냉장고 앞에 적힌 BT란 건 뭔가요?」
단기교환유학의 상대, 10명으로 구성된 조리부문의 리더가 학교 주방의 도면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아, 그건 부비트랩이에요. 냉장고엔 생고기 등이 많이 들어 있어서.....이건 선도부의 신고 시스템과도 연동되어 있어서,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벌기도 된답니다.」
「...................?」
미소와 침묵.
사려 깊은 사람 특유의,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상대를 상처입히지 않으려고 열심히 의도를 파악하려는』 침묵.
그 침묵이 5초 정도 이어진 뒤에야 나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이런 건 본래 급양실엔 필요없는 것이다. 게헨나 이외에는.
「죄송해요. 저희는 그, 이런 게 필요한 환경이라. 야생동물과 테러리스트의 중간적인 존재가.....아니, 둘 다인가.....」
아니에요 전혀, 공부가 되었습니다, 사정은 학교마다 다르니까요 등등, 양손을 흔들면서 미안해하는 상대의 태도에 죄송스러워진다.
이렇게 선량한 분들이 게헨나에서 한 달을 버틸 수 있을까? 아무튼 주리와 함께 가능한 많은 것들을 배우자고 결심하며, 우리들은 게헨나를 나섰다.
「잘 먹었습니다. 엄청 맛있었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생회의 급양 업무는 무척 간단했다.
「저, 저기....이 생선구이, 엄청 훌륭했어요.....!」
반찬 가짓수가 많아지는 뷔페 형식이라 해도, 애초에 재적수가 게헨나보다 압도적으로 적고 질 좋은 재료도 충분히 있다. 돈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잘 먹었습니다. 생햄 샐러드에 견과루 가루를 섞은 건 후우카 씨의 아이디어인가요?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여유가 생긴 만큼, 조금 솜씨를 발휘하면 반드시 피드백이 들어온다.
「 "잘 먹었어. 오늘도 맛있었어, 후우카." 」
그리고 무엇보다, 칭찬을 받는다.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거의 전원에게서.
게헨나에선 그런 칭찬을 얼마나 받았더라? 물론 제로는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들었을 때가 언제인지는 더 이상 떠오르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는 얼마 없는 칭찬을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하며, 그걸 지주로 삼아 나날의 고생을 견뎌 왔다.
그런데, 그런 음식을 제공하는 이에게 있어 최대의 보수를 당연한 듯이 건네 주다니.
「으........아.......」
생각보다도 훨씬 작았던 내 마음의 물병은, 너무도 간단히 넘쳐흘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앙........!」
「서, 선배!? 괜찮으세요!? 어디 아프세요!?」
갑자기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린 나를 걱정하는 주리. 티 한 점 없는 하얀 조리복이, 흐린 눈 앞에서 밝게 비쳤다.
「아냐.....아니야 주리.....나.....나 있지......」
「급식, 만들길 잘 했어.......!」
칭얼대는 아이 같은 말밖에 안 나왔지만, 주리는 그것만으로도 전부 이해해 주었다.
그저 둘이서 부둥켜안은 채로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애가 없었다면 나는 급식을 만들고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당연한 듯이 곁에 있어 주는 후배의 체온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온 힘을 다해 끌어안았다.
나를 달래면서 「그렇죠, 그래요」라는 말을 반복하는 주리의 음색도 어딘가 촉촉해져 있었다.
역시 그녀도 생각하는 점이 있었단 걸, 이제 와서야 깨달은 나는 더더욱 울고 싶어졌다.
하지만 어느 주방에서 요리를 하든 우리는 급양부다. 언제까지고 울기만 하면 내일 반찬을 만들 수 없다.
「........좋아. 자, 밑준비를 하러 갈까!」
결국 그 후 미식연구회가 학생회에 쳐들어와, 우리들은 반강제적으로 게헨나로 복귀하게 되었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
듣고 싶지도 않은 다른 이야기다.



댓글 9

캬 달다
게헨나만 아니었다면
미식연 새끼들 훈훈한 이야기 망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