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
2 / 2트리니티 폭탄 테러에 휘말려 몇 주간 장님 신세가 된 미카가 보고 싶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물 한 잔 마시는 것도 화장실에 가는 것도 못 하게 된 미카가, 혹시 이대로 영영 눈이 안 보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몸서리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하지만 나기사랑 세이아가 병문안을 와줄 때는 불안한걸 내색하지 않고 애써 밝은 척 하는 미카가 보고 싶다.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그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땐, 어쩐지 안심이 돼서 조금이나마 불안감이 가시게 된 미카가 보고 싶다.
하지만 문안 시간이 끝나갈 무렵에는 벌써 가버리는 거냐고 눈에 띄게 불안해하며, 그녀들을 은연중에 붙잡으려는 미카를 보고 싶다.
밤이 오면 잠들지 못하는 미카가 보고 싶다.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르는 악의가 두려워, 이불을 푹 뒤집어쓴 채 작은 소리 하나하나에도 흠칫 놀라며 몸을 떠는 미카를 보고 싶다.
이튿날.
일련의 사건을 모두 해결한 선생님이 병문을 와주자, 처음에는 밝은 척하려 했지만 결국 참아왔던 눈물을 펑펑 흘려가며 오열하는 미카를 보고 싶다.
선생의 너른 품에 꽉 끌어안긴 덕분에, 안도감에 젖어들며 그간 못다 한 잠을 새근새근 청하는 미카를 보고 싶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선생부터 찾는 미카를 보고 싶다.
병실 곳곳을 더듬더듬 집어 가며,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처럼 선생을 찾아 헤매다, 출입문 쪽에서 들려오는 선생의 목소리를 듣고선 허겁지겁 달려가는 미카를 보고 싶다.
사실 선생은 잠시 화장실을 간 것뿐이라는 걸 뒤늦게 전해 듣고 머쓱해하는 미카가 보고 싶다.
그러던 와중 자기가 깨진 꽃병 파편을 밟아 발바닥이 피투성이가 됐다는 걸 인지하지조차 못하는 미카.
그런 미카를 보며 굳은 결심을 한 선생을 보고 싶다.
눈이 나을 때까지 미카를 곁에서 보살펴주겠다고 단언하는 선생을 보고 싶다.
그런 선생의 말을 듣고 처음에는 민폐를 끼치기 싫어 난색을 표하지만, 결국 사무치는 불안과 공포를 못 이겨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미카를 보고 싶다.
그렇게 꿈만 같은 시간을 갖게 된 미카가 보고 싶다.
선생이 음식을 손수 떠먹여 주고, 어딘가를 갈 땐 손을 잡아 이끌어주며, 두려움이 닥칠 땐 다정하게 자신을 안아주는 행복한 나날에, 왠지 모를 짜릿함을 느끼게 되는 미카를 보고 싶다.
그러다 어느새 부턴가 마음 구석 자리에서 검은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미카가 보고 싶다.
이 순간이 영원토록 계속되면 좋겠다.
선생님이 늘 자신의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억누를 수 없는 열망이 미카를 서서히 좀먹어가는 과정을 보고 싶다.
악몽을 핑계로 매일밤 잠들 때까지 손을 잡고, 땀에 젖은 몸을 닦아달라며 매혹적인 미끼를 던져도 보고, 어느 날에는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전하며 애처롭게 흐느끼는 미카를 보고 싶다.
하지만 그런 미카의 애원에도 최후의 일선만은 필사적으로 넘지 않으려 애쓰는 선생을 보고 싶다.
그렇게 며칠이 흘러갔을까.
별 탈 없이 눈이 회복되고 무사히 퇴원한 미카.
그 사실에 격하게 안도하며 샬레로 돌아가는 선생을 보고 싶다.
하지만 그런 평온한 일상 속에서 선생과 함께 보낸 나날을 잊지 못한 채, 문득 공허함을 느끼는 미카를 보고 싶다.
눈이 안 보였을 때는 선생님이 늘 자신의 곁에 있어 줬는데.
눈이 안 보였을 때는 선생님이 내가 무슨 부탁을 하건 다 들어주었는데.
눈이 안 보였을 때는 이 세상에는 나와 선생님 단둘뿐이었는데.
그런 내면의 목소리가 나날이 커져 가고 있음을 미카가 자각했을 무렵.
손에 쥔 만년필을 공허한 눈으로 응시하고 있는 미카가 보고 싶다.
그리고 그 티끌 하나 없는 흑진주 같은 눈동자가 자신의 욕망에 이끄는 방향을 따라, 서서히 어딘가로 이끌려 가는 걸 보고 싶다.
댓글 13

그려와
미친년...


미식이네요 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