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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레스 존 제로오늘의 와이즈는 여자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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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캘리퍼에 오고 몇 주가 지난 지금, 공역순찰국의 연락을 받는 일은 제법 익숙해졌다.

무상으로 체류하며 신분을 보장받는 대가로 로스캘리퍼의 몇 가지 작은 사건들을 대신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날 시그리드씨가 가져온 일도 그런 종류였다.

“최근 열흘 동안 Bangboo 실종 신고가 열일곱 건이나 들어왔네.”

시그리드 씨는 탁자 위에 피해 기록을 펼쳐놓았다. 장소는 제각각이었지만 상황은 이상할 만큼 비슷했다.

주인과 함께 걷던 Bangboo가 잠시 시야에서 벗어난 사이 사라졌다. 파손 흔적도, 몸싸움도 없었다. 누군가 억지로 끌고 갔다는 목격담도 없었다.

“공역순찰국에서도 몇 차례 잠복을 시도했지만 성과가 없었네. 우리가 움직이면 놈들도 움직이지 않더군.”

시그리드 씨가 팔짱을 꼈다.

“순찰 경로를 알고 있는 건지, 순찰대원들의 얼굴을 외우고 있는 건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벨이 기록을 한 장 넘겼다.

“그래서 저희한테 의뢰하시겠다는 건가요?”

“그렇다네. 그대들은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우리보다 움직이기가 편할 걸세.”

시그리드 씨는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방법은 그대들에게 일임하겠네. 가능하다면 납치된 Bangboo들이 어디로 옮겨지는지도 확인해 주게나.”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하지.”

시그리드 씨는 그 말만 남기고 돌아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번 의뢰가 그런 식으로 흘러갈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

두 시간 뒤.

나는 Fairy가 허공에 띄운 통계를 바라보며 좋지 않은 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여성 14명.

남성 1명.

확인 불가 2명.』

“Fairy.”

“네, 마스터.”

“이걸 굳이 성별로 나눈 이유가 뭐지?”

“알림. 범인들의 표적 선정 과정에 명확한 편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수집된 사례를 확인한 결과, 성별이 여성인 주인이 단독으로 Bangboo를 데리고 이동할 때 피해 확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벨이 턱을 괴며 말했다.

“그럼 미끼가 필요하겠네.”

“그래. 피해 지역을 추려서 추적 장치를 단 Bangboo를 데리고 돌아다니면—”

“누가?”

나는 벨을 봤다.

“난 안 돼.”

대답이 너무 빨랐다.

“왜?”

“방금 피해자들 만나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조사했잖아. 범인이 주변을 지켜보고 있었다면 내 얼굴 정도는 알아볼 수도 있고.”

“그건 추측이잖아.”

“Fairy?”

“긍정. 조수 2호의 발언은 논리적입니다.”

“…….”

나는 잠시 생각하다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공역순찰국에 여성 요원을 한 명 지원해달라고 하자.”

“마스터,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미 공역순찰국의 잠복 작전이 여러 차례 실패했습니다.”

“다른 협력자를 구하면?”

“불필요한 작전 정보 공유 인원이 증가합니다.”

“그럼—”

말을 멈췄다.

벨이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Fairy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 침묵이 이상하게 불길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안 돼.”

벨이 눈을 깜빡였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할 생각 하지 마.”

“근데 오빠.”

“안 한다고 했어.”

Fairy가 태연하게 끼어들었다.

“마스터의 외형은 적절한 보정을 거칠 경우 여성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나는 허공에 떠 있는 Fairy의 인터페이스를 노려봤다.

“그 계산은 언제 했지?”

“2.4초 전에 완료했습니다.”

“폐기해.”

벨이 웃음을 터뜨렸다.

“오빠, 우리가 속여야 하는 건 패션 전문가가 아니라 Bangboo 납치범이야.”

“그래서?”

“멀리서 봤을 때 여자 주인이 Bangboo 데리고 혼자 걷는 것처럼만 보이면 된다고.”

“왜 그 역할을 내가 해야 하는지는 설명이 안 되는데.”

“지금 동원할 수 있는 사람 중에서 가장 안전하니까.”

“Fairy.”

“조수 2호의 의견은 논리적입니다.”

역시 물어본 내가 잘못이었다.

결국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날 오후, 벨은 커다란 쇼핑백 두 개를 들고 돌아왔다.

나는 쇼핑백을 내려다봤다.

“이게 뭐야.”

“작전 장비.”

“옷 같은데.”

“작전용 옷.”

쇼핑백 안에는 밝은색 블라우스와 치마, 얇은 재킷과 작은 가방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아래쪽에는 회색 가발까지 있었다.

나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멀리서만 여자처럼 보이면 된다며.”

“가까이 올 수도 있잖아.”

벨은 아무렇지도 않게 화장 도구까지 꺼냈다.

“그건 필요 없어.”

“필요해.”

“벨.”

“오빠.”

“조수 2호의 판단에 동의합니다.”

“Fairy, 너는 조용히 있어.”

나는 한동안 버텼지만 결국 의자에 앉았다.

벨은 처음엔 분명 장난스러운 모습이었는데, 막상 작업을 시작하자 이상할 정도로 진지하게 변해갔다.

가발을 정리하고, 피부 톤을 맞추고, 얼굴선이 조금 부드러워 보이도록 손을 봤다.

“눈 감아.”

“꼭 해야 해?”

“움직이면 더 오래 걸려.”

그 말에 결국 눈을 감았다.

이렇게 된 이상 빨리 끝나는 편이 나았다.

한참 뒤, 벨이 내 어깨에서 손을 뗐다.

“됐어.”

나는 거울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분명 내 얼굴이었다.

그런데 긴 머리와 옷차림 때문인지,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벨도 내 옆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잠잠해졌다.

“벨, 할 말 있으면 해.”

“아니.”

“왜.”

“……생각보다 괜찮아서.”

“…….”

Fairy가 곧바로 덧붙였다.

“알림. 변장의 완성도가 예상치를 상회합니다.”

나는 거울을 내려놨다.

“둘 다 오늘 일은 기억에서 지워.”

-------------------------------------------

나는 추적 장치를 넣은 공역순찰국 Bangboo와 함께 피해가 집중된 구역을 몇 시간이나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 신경 쓰였다.

혹시 알아보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누군가 이상하게 쳐다보는 건 아닐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런 걱정보다 구두를 신은 발이 아픈 게 더 큰 문제가 됐다.

“마스터.”

이어폰 너머로 Fairy의 목소리가 들렸다.

“현재 보행 속도가 주변 여성 보행자 평균보다 17% 빠릅니다.”

“범인들이 걷는 속도까지 보겠어?”

“자연스러운 위장을 위한 조정입니다.”

나는 마지못해 속도를 늦췄다.

잠시 뒤 또 지적이 들어왔다.

“파트너 Bangboo와의 거리가 너무 멉니다.”

옆에서 종종걸음으로 따라오는 Bangboo를 내려다봤다.

“이 정도면 같이 걷는 거잖아.”

“최근 피해자들은 Bangboo와 평균 70센티미터 이내의 거리를 유지했습니다.”

벨이 통신 너머에서 웃었다.

“그냥 손잡아 줘, 오빠.”

나는 한숨을 내쉬고 Bangboo의 작은 손을 잡았다.

-웅나웅나!

얘는 왜 이리 좋아하는 거야.

“오, 이제 좀 상냥한 여자 주인 같다.”

“벨.”

“네, ‘언니’.”

나는 그대로 통신을 끊었다.

하지만 첫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가발부터 벗었다.

“내일은 다른 방법으로 한다.”

“부정. 해당 의견에 반대합니다.”

Fairy였다.

“왜?”

“추적 대상의 범행 시간과 지역에 대한 표본이 부족합니다. 최소 하루 이상의 반복 작전이 필요합니다.”

벨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Fairy 의견에 한 표.”

나는 손에 든 가발을 내려다보다가 벨을 바라봤다.

“너는 그냥 내가 이러고 다니는 게 재미있는 거지.”

벨은 잠깐 고민하는 척하더니 웃었다.

“그것도 조금.”

둘째 날 오후가 되어서야 변화가 생겼다.

전날과 같은 지역이었다.

Bangboo가 어느 노점 앞에 멈춰 장식품을 바라보자 나는 일부러 몇 걸음 먼저 걸었다.

그 순간, Bangboo의 귀가 아주 작게 떨렸다.

“Fairy.”

“미확인 신호를 감지했습니다. Bangboo의 통신 채널에 외부 간섭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곧 Bangboo가 천천히 골목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군가 억지로 잡아끄는 게 아니었다.

마치 스스로 뭔가를 따라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걸렸다.”

벨의 목소리에서도 장난기가 사라졌다.

“오빠, 그대로 보내.”

나는 노점에 놓인 물건을 구경하는 척했다.

몇 초 뒤 Bangboo가 골목 안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추적 신호 정상입니다.”

그제야 천천히 방향을 틀었다.

Bangboo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골목을 따라갔다.

좁은 길을 몇 번 지나고, 사용이 중단된 화물 승강구 아래로 내려간 순간 추적 신호가 멈췄다.

그곳에 납치된 Bangboo들이 있었다.

식별 마크가 지워진 Bangboo들이 화물 상자 사이에 줄지어 놓여 있었다.

몇몇은 외장이 뜯겨 있었고, 내부 부품이 그대로 드러난 개체도 있었다.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었다.

“Fairy.”

“불법 개조 시설로 판단됩니다. 개체 등록 정보를 삭제한 뒤 화물 운송 업체 등에 재판매하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역순찰국에 위치 전송해. 즉시 투입 가능한 대원들을 보내달라고.”

“전송 완료했습니다.”

------------------------------------

잠시 후, 근처에 있던 경비대에 의해 일당은 모조리 검거됐다.

Bangboo들의 안전을 확인한 후, 즉시 공역순찰국 본부에 연락했다.

통신기 너머로 시그리드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내준 좌표는 확인했네. 역시 그대들이군.”

“납치된 Bangboo들도 전부 확인했습니다.”

“잘했네. 이후 현장 확보와 범인 조사는 우리가 맡겠다. 자네들은 먼저 돌아가도 좋네.”

“알겠습니다.”

“수고했네.”

시그리드 씨는 끝까지 내가 어떤 방법으로 범인을 찾아냈는지 묻지 않았다.

그 사실 하나만큼은 정말 다행이었다.

벨은 확보한 데이터를 먼저 정리하겠다며 숙소로 돌아갔다.

이제 내가 할 일은 간단했다.

사람이 적은 길을 골라 숙소까지 간다.

문을 잠근다.

옷을 갈아입는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은 기억에서 전부 잊는다.

적어도 방금 전까지는 완벽한 계획이었다.

맞은편에서 익숙한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벨리나 씨였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아주 잠깐 멈췄다.

곧바로 다시 걸었다.

괜찮다.

지금 모습이라면 알아볼 리 없다.

말만 하지 않으면 된다.

서로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시선을 피했다.

몇 걸음 거리까지 가까워졌고, 벨리나 씨는 나를 한 번 바라봤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녀는 그대로 내 옆을 지나쳤다.

나는 속으로 안도했다.

딱 거기까지였다.

몇 걸음 뒤에서 발소리가 멈췄다.

나도 걸음을 멈출 뻔했다.

억지로 계속 걸었다.

여기서 돌아보면 분명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가면 된다.

그런데 등 뒤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벨리나 씨가 나를 보고 있다는 걸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발걸음을 조금 빠르게 하려던 순간, 가로등 불빛에 몰려든 날벌레가 얼굴에 붙었다.

무심코 손을 들어 평소처럼 벌레를 쫓아냈다.

손을 움직이고 나서야 깨달았다.

실수했다.

걸음이 아주 조금 느려졌고.

뒤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상할 정도로 긴 침묵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벨리나 씨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와이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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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Z젠레스 존 제로·26.08.13창작

오늘의 와이즈는 여자다.txt

#와이즈
좋아요 0댓글 17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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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DC
찢붕이작가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6.08.13 23:50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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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나
ㅇDC
ㅇㅇ126.08.13

여장 와이즈 뭐야ㅅㅂㅋㅋㅋㅋ

찢DC
찢붕이작성자26.08.13

배설작

ㅇDC
ㅇㅇ226.08.13

한와이즈

ㅇDC
ㅇㅇ326.08.13
디시콘
ㅇDC
ㅇㅇ426.08.13

왜 이쁜데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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