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라이브가 끝나고 나면.
베이스 현을 튜닝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속 밴드는 커졌다. 록 밴드로서 모두가 꿈꿔온 위치에 있다. 무도관. 이제 우리는 거기서 공연을 한다.
니지카의 꿈이 이루어질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길었지, 여기까지 오는 데. 성공했다고 불리기에 무방한 길을 걸어 왔지만 그래도 고생이 많았다. 이 밴드를 이어오기 위해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 예를 들면 스스로의 감정을 눌러 죽이는 것......
「드디어네.」
니지카가 중얼거린다. 이쿠요는 긴장으로 화장실에 틀어박힌 봇치를 끌어내러 가서, 지금 대기실에는 우리밖에 없다.
「긴장, 돼?」
긴장───하지 않을 리가 없다. 하지만 내 긴장은 분명 니지카나 다른 멤버들하고는 다른 이유이다.
나는 계속 공허했다. 밴드맨으로서 더 없이 충만한 삶을 살면서도 늘 무언가를 원했다. 내가 정말 갖고 싶은 물건을 아직 구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성공해서 무도관에서 라이브하고, 니지카의 꿈은 그 너머에 있고, 내가 목표로 하는 건, 그 앞에───? 거기까지 가면 정말 있을까. 손에 잡힐까.
「글쎄......니지카는?」
「나? 나는...당연히 하지.」
니지카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러나 긴장을 보이지 않으려고 웃었다. 각오를 다지는 얼굴이었다. 아름답고 눈부셨다.
나는 일종의 신을 숭상하듯 그녀를 사랑했다. 신격화 같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그걸 지적받았을 때 반론을 제기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이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니지카만은 절대적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밴드 내 연애는 일반적으로는 금기이고, 나의 감정 때문에 밴드가 죽어간다면 무덤까지 가져가는 게 낫다고,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니지카에 대한 감정을 잊으려고 했다. 내 안에 있는 못생기고 오만한 감정을. 니지카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고, 다른 여자를 품기도 했다. 하지만 어차피 소용없는 일이었다. 나는 어째선지 그녀를 좋아하고, 숨을 들이쉴 떄마다 어딘가 그녀의 향기가 섞여 버린다......
그리고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그녀가 나에게 좋은 아침이라고 웃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 같은 더러운 인간이 니지카에게 추악한 연애 감정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매일 죄책감을 안고 지냈다.
「그래도 말야, 봇치짱이 있고, 키타짱이 있고......료도 있고, 다같이 여기 있으니까. 그래서 긴장보다는 기쁘고 기대되는 마음이 더 크려나」
아아, 강하다, 강해. 나 같은 거랑은 짊어지고 있는 게 달라. 너무 다르다. 그녀의 언니는 여동생을 위해 인생을 바쳤다. 그래서 그녀는 언니의 꿈을 위해 인생을 바치고 있다. 거기에 내가 끼어질 여지는 없다.
그럼에도, 손끝이 닳고 닳아도, 비록 0.00000001%라도 그녀의 꿈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니지카가 그려낼 미래에 같이 서 있고 싶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매달렸다. 그날 흐린 옥상에서 그녀에게 받은 목숨을 다 써버리도록.
「있지, 료, 고마워.」
고마워───? 그건 내가 할 말이다. 니지카에게 감사하고 싶던 건 언제나 나였어. 그날부터 줄곧 그렇게 생각해왔다.
「료는 언제나, 결속 밴드를 짜고 나서 부터 언제나......내 꿈을 지탱해 주었으니까. 료가 없었다면 난 여기까지 못 왔을 거야. 그러니까,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수줍음을 감추듯 웃었다. 괜한 말을 했네, 잊어줘! 그렇게 그녀는 말했지만, 그러나 그 말은, 내 안에 깊이 뿌리는 내리고, 또 지금까지 그녀가 한 말과 마찬가지로, 나를 형성하는 한 부분이 되어 감은 틀림없었다......
니지카는 너무 눈부셔. 그녀 앞에서는 나도 봇치도, 이쿠요조차 그림자가 되어 버릴 것이다. 드럼이 앞에 나오지 않는 것은 분명 그녀가 너무 눈부시기 때문이다. 이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런 말은 라이브 끝나고 하는 거야.」
「아ー! 부끄러워 하고 있지! 솔직하게 받아들여ー! 내가 고맙다고 말하잖아ー!」
쑥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눈물까지 나올 것만 같았다. 니지카가 해주는 말이 지금까지 얼마나 나의 버팀목이 되어 왔는지. 그리고 지금도. 나도 니지카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거야.
라이브가 끝나고 말하면 돼. 그래, 니지카의 꿈에 손이 닿는다. 그러면 말하면 돼. 말하면, 니지카는 다정하니까. 분명 앞으로도, 매일 아침 나에게 좋은 아침이라고 말하고, 그리고 나를 향해 웃어줄 테니까───
「선배! 히토리짱 데려왔어요!」
「앗, 시간 끌어서 죄송합니다...언제든 나갈 수 있어요, 네.」
「아하하...좋아! 그럼 나가자!」
시간이 다 되었다. 이제 나가야 해. 일어서 베이스를 잡고, 그리고
「니지카.」
하고 무심코 불러 세웠다. ───어째서? 라이브 후에 말하기로 결정했을 텐데. 그 밖에 그녀에게 할 말이 있던 걸까. 내 안에 아직도 그녀에게 전해 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나───아아, 그래.
「...고마워.」
말하지 않았다. 니지카에 대한 감사만큼은 라이브가 시작되기 전에 전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그녀가 방금 그랬던 것처럼.
내 말을 듣고 니지카는 약간 볼을 붉히며, 놀리듯 웃었다.
「어라~? 그런 말은 라이브 끝나고 하는 거 아니였어~?」
「자 나가자(이쿠요) 봇치, 이쿠요.」
「앗, 넷, 네.」
「잠깐! 제 이름가지고 장난치지 마세요!」
「아ー기다려! 미안하다고 료~!」
걷기 시작한다. 나아간다. 그녀의 꿈의 무대로. 더 이상 등을 쫒지 않는다. 지금은 니지카의, 모두의 곁이 내가 있을 곳이다. 봇치도 이쿠요도, 나와 니지카가 지캥하기 때문에, 마음껏 연주하면 된다. 털어놓으면 된다. 니지카의 꿈 너머로 가자.
그러고 나면 내 차례다. 왜나면 나, 아직 니지카에게 좋아한다고 전하지 않았어. 만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내 안에 가득 차 있었어. 각오해, 니지카.
이 라이브가 끝나면──그래, 이 라이브가 끝나고 니지카의,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면.
이 라이브가 끝나고 나면,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