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1대가리를 존나 쎄게 치면 백일몽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2 / 118월 일페에 낼 소설 삽화 중 하나입니다.

3 / 11https://gall.dcinside.com/m/projectmx/12316696
그저께 보셨던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히나 이로하가 선생한테 팬티 보여주는.manwha>의 글(콘티)을 맡았던 뜌댜이입니다
만약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지금 당장 링크로 들어가 대코토 님의 무한한 은혜를 감상해 보세요.

제작자의 예상을 훨씬 추월한 뜨거운 반응에 위아래로 통곡했읍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4 / 11만화의 이 장면을 보시고 소설이 대체 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구요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소설 도입부 샘플을 올리러 왔습니다!
5 / 11글쓴이에 고닉이 잘못 적히는 사소한 찐빠가 있었으나 아무튼 좋았쓰!

미카, 사오리, 나기사가 웨딩드레스를 입지 않으면 키보토스가 멸?망하는 소설입니다.
6 / 11대가리를 존나 쎄게 내리치는 세이아 말고도 예쁜 삽화들이 잔뜩 있으니 많관부 데스와~
아래는 소설 샘플입니다.
(메인스토리 최종장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에덴조약은 다 보신 이후에 읽으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7 / 11ⅰ.
멸망의 예언
“선생과의 결혼……이라고?”
“……네. 믿기지 않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지금으로서는 세이아 씨를 구할 방법이 이것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트리니티의 다과회실에 두 사람의 말소리가 나지막이 울려퍼졌다. 본래라면 호스트의 시중을 들어야 했을 수행원마저 부재한 광경은 가뜩이나 넓은 공간이 주는 공허함을 더욱 강하게 부각했다. 의사소통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짧은 대화만이 오간 이래, 달그락거리는 찻잔의 소음이 언제까지고 계속될지 알 수 없던 침묵을 깨자 나기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세이아 씨의 미래 예지는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불완전해졌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는 편이 옳겠지요. 그렇기에 그녀가 보았다는 「꿈」은 그저 단순한 꿈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저 의미 없는 꿈이라 치부하기에는―”
“유리조노 세이아가 「꿈」에 관한 것을 말하던 중 정신을 잃었다, 라는 건가.”
“정확합니다. 세이아 씨의 건강은 이전부터 좋지 못한 편이었지만 이렇게 혼절한 것은 마치, 「그때」와도 같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일순간 머릿속을 가득 채우자, 나기사는 말을 잇지 못한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어린아이의 치기와도 같은 순진한 악의,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불신……. 그 모든 것들이 맞물려 형태를 이루었던 비극적인 불행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기에.
“……그런가. 이제야 알겠군. 외부인…… 그것도 한때 트리니티를 적대했던 내게 이 모든 걸 말해주는 이유를.”
“그렇습니다. 이 건에 대해 당신만한 적임자는 따로 없겠죠, 사오리 씨.”
나기사의 말에 사오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눈을 감았다.
적임자.
그토록 사무적이면서도 무심하게 그녀의 가슴을 후벼파는 단어가 존재할까.
잠깐이나마 마음의 동요를 느꼈던 사오리는 자신이 더 이상 테러를 주도했던 수괴가 아닌, 정식으로 고용된 한 명의 용병으로서 찾아왔을 뿐이라는 입장을 다시금 상기하며 나기사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세이아 씨가 꾸었다는 「꿈」이 미래에 실현될 예지의 한 장면일지는 불확실합니다. 더구나 「꿈」의 내용에 큰 충격을 받고 다급히 전달하느라 왜곡되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겠죠. 그럼에도 세이아 씨가 확실하게 보았으리라 생각되는 것은…….”
나기사는 그날 티파티에서 벌어졌던 일과 세이아가 남긴 이야기에 관한 전말을 빠짐없이 전했다.
***
“모두들 평안하신지요. 티파티에 전원이 참석한 것은 정말이지 간만이군요.”
“나기 쨩, 세이아 쨩~ 오랜만이야☆ 둘 다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힘들어?”
“그야 미카 씨는 더 이상 티파티에 참석할 권한이 없으니까요……. 지금 이 자리에 계시는 것도 원칙적으로는 불가합니다. 좀 더 자신의 처지를 자각해 주시길.”
“뿌뿌~! 그냥 친구들끼리 만나는데 원칙이 왜 나와? 나기 쨩 너무 딱딱해!”
“미카, 나기사. 오늘 두 사람을 부른 것은 중요한 이야기가 있…….”
“엑…… 잠깐만. 세이아 쨩, 바로 본론? 뭐랄까 좀 여자아이답게 꺄꺄 수다를 떨거나 회포를 풀거나 하는 게 어때?”
“유감스럽지만 저희는 당신처럼 한가하지 않답니다, 미카. 세이아 씨도 요양 중에 구태여 저희를 호출하신 이유가 있겠지요.”
“에, 싫어~ 세이아 쨩 어차피 또 뭔가 알아듣지 못할 복잡한 이야기만 할 거잖아? 재미없어~”
“……중요한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미카.”
“어라? 갑자기 그렇게 정색하기야? 그치만 세이아 쨩 진짜로 재미없구……”
“나기사, 저 입을 좀 어떻게…….”
“맡겨 주시길.”
나기사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테이블 위의 롤케이크를 집어들어 두껍고 굵은 그것을 미카의 입에 능숙하게 쑤셔박았다.
“……웁?!! 우으읍! 우브으—!!”
“고마워요, 나기사. 한결 낫네요.”
“별 말씀을.”
“……실은, 어떻게 말씀드려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어젯밤, 저는 꿈을 꾸었습니다.”
“으우우부?”
“꿈…… 말씀이신가요?”
“네. 아시다시피 제게는 꿈을 통해 미래의 조각을 엿볼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요.”
“하지만, 세이아 씨…….”
“우브웁.”
“맞아요, 나기사. 백일몽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가로서 저는…… 더 이상 미래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어젯밤의 꿈은, 너무나도 불길하여…….”
“하웁, 으부우붑!”
“본래 제가 꿈을 통해 볼 수…… 하아. 저건 저것대로 신경이 거슬리는군요. 이만 빼 주는 게 어떨까요?”
“그렇게 하죠. 빼드릴 테니 이제 얌전히 있으세요, 미카……씨!”
“푸하압—! 후아! 퉤퉤! 맛없어—! 우에엑~!! 나기 쨩 너무 해!”
“빼자마자 시끄러워지는군요…….”
“다시 박아넣을까요?”
“아뇨, 됐습니다…….”
“나를 롤케이크 보관함쯤으로 여기는 거야?!”
“……본래 제가 꿈을 통해 볼 수 있던 미래는 순서와 구성이 불완전했을지언정, 그 이미지만큼은 매우 선명했습니다.”
“그냥 무시?!”
“하지만 어젯밤의 꿈은 무언가 달랐어요……. 희뿌연 안개가 드리운 듯, 꿈에 나타난 인물은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 상황인지도 뚜렷하게 알 수가 없었죠.”
“그렇다면 대략적인 내용조차도 파악할 수 없었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뇨, 그 꿈의 윤곽만큼은 간신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뭐라 설명하기가 힘듭니다만, 이미지를 보자마자 그 상황을 묘사하는 문장이 머릿속에 직접적으로 주입되는 느낌이었어요.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그저 당시의 제게 떠올랐던 이미지를 여과없이 그대로 설명해 드리자면…….”
“……세이아 쨩, 그냥 개꿈 아니야?”
“「트리니티의 수장」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선생님과 결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예지몽—!! 예지몽이야!”
“예에……? 트리니티의 수장이…… 선생님과?”
“말씀드렸듯 저는 꿈을 통해 미래를 보는 능력을 잃었으니, 미카 씨의 말대로 아무 의미 없는 꿈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만약 예지력이 사라지고 남은 잔불…… 같은 것이라면.”
“그건…… 결코 좌시할 만한 문제가 아니군요.”
“선생님과 결혼하는 모습이라니 분명 나를 본 거겠지☆”
“하지만 본론은 지금부터입니다. 꿈에서 본 이미지는 두 가지였어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잠깐만요. 방금 그 이야기만으로도 충격적인데, 그 다음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서, 설마…… 선생님과 성대한 결혼식을 마친 뒤, 뜨거운 허니무……”
“미카 씨.”
“농담이니까 그런 표정은 짓지 말아 줄래, 나기 쨩……?”
“그 다음으로 제가 본 이미지는…… 「키보토스의 멸망」이었습니다.”
“……?!”
“잠, 무슨……?!”
“말 그대로입니다. 키보토스가 혼란에 빠져 멸망하는 모습…….”
“그, 그것이…… 정말로 예지력의 잔재라면, 키보토스의 멸망은 절대로 피할 수 없다는……!”
“진정해요, 나기사. 예정된 미래는 피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하지만, 제가 본 미래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법도 없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
“미래를 엿보는 능력을 잃기 전, 제가 마지막으로 꾸었던 꿈은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그 미래가 어긋나게 된 바탕에는 키보토스의 바깥에서 온 존재의 개입이 있었죠.”
“키보토스 바깥에서 온 존재…….”
“……선생님이잖아?!”
“엄밀히 말하자면, 어젯밤의 꿈에는 어느 하나 확실한 것이 없습니다. 「트리니티의 수장」이라는 것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선생님과의 결혼」은 정식으로 부부의 연을 맺는 그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단지 흉내내고 있을 뿐인지조차…….”
“그럼 내가 선생님이랑 결혼하면 전부 다 해결된다는 말이네!”
“섣불리 결론을 내지 말아요, 미카. 제가 보았던 두 가지 이미지의 사이에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었습니다. 키보토스가 멸망하는 미래를 막기 위해서는, 트리니티의 수장이 선생님과…….”
“…….”
“………….”
“세이아 쨩……? 왜 그래? 말을 하다 말구.”
“……쿠흡…… 쿨럭! 끄르륵……!”
세이아는 갑자기 이야기를 멈추고 일시정지된 화면처럼 미동조차 없는 상태로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다, 격렬한 기침과 함께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세이아 씨?!”
“나기……사, 미카…… 콜록, 케헥……!!”
“세이아 쨩!? 정신 차려, 세이아 쨩!!”
“트리, 니티의…… 큽, 선생……님과, 크윽…… 결혼…… 큭, 끄륵…… 반드시……!”
***
“세이아가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말이…… 그것인가?”
“세이아 씨는…… 굉장히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능력을 잃은 것에 대한 반동 탓인지 끔찍한 고통을 겪는 것처럼 보였지요.”
나기사는 가녀린 예언자가 끝내 의식을 잃는 순간까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상기하며 떨리는 손으로 어깨를 감쌌다. 한동안 긴장이 풀리지 않는 듯 홍차를 홀짝이며 숨을 고르는 모습은, 그녀가 세이아의 혼절 당시 받았을 충격이 결코 가볍지 않았음을 가늠케 했다.
“……정황상 그녀가 꿈에서 본 장면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키보토스는 또 다시 멸망의 위기에 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트리니티의 수장」이 「선생님과의 결혼」을……. 네, 정확히는 「결혼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겠지요. 실제로 결혼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단순히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함께 서 있는 모습이라거나.”
“최소한의 구색은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군.”
“일단은 그렇습니다만……. 꿈이라는 것은 결국 해석하기 나름인 법입니다. 관점을 달리 하면 「트리니티」라는 집단 또한 실체가 없는 추상적 관념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그 집단의 수뇌가 할 만한 발언은 아닌 것 같다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뭐지?”
“본디 트리니티의 기원이 되었던 분파 중 하나, 아리우스 분교. 조마에 사오리……. 당신은 그곳의 간부로서 암약해 왔죠.”
“잠깐, 설마…….”
“그 설마가 맞습니다. 아리우스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자취를 감춘 지금은 당신이 그곳의 수장이라 해도 무방할 겁니다.”
“……지나치게 편리한 해석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죠. 하지만 「키보토스의 멸망」이라는 중대한 안건이 연관된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니까요.”
“그렇다면 이쪽도 할 말이 있다. 기대를 저버려서 미안하지만, 현재 아리우스 스쿼드의 리더는 내가 아니야. 더구나 그런 의미라면 수장의 자리에 더 어울리는 사람은 따로 있…….”
“―아뇨!!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
“아, 이런……. 송구합니다, 조금 언성이 높아졌군요. 아무튼…… 지금 중요한 문제는 그런 게 아닙니다. 사오리 씨, 당신을 고용한 진짜 목적은 무엇보다도 「미카 씨를 막기 위해서」니까요.”
“막는다고……? 미소노 미카를?”
“음. 설명이 필요하겠군요. 아무런 맥락도 없이 「미카」라는 이름을 들으셨으니 갑작스럽다고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 테지요.”
“나를 고용한 이유는 차치하더라도…… 「미카를 막기 위해서」라는 것은 무슨 의미지?”
“그게, 음……. 어떻게 말씀드리는 편이 좋을까요…….”
“설명에 고민이 필요한가?”
“실은…… 세이아 씨의 전언을 함께 들어버린 겁니다, 미카 씨가요……! 선생님과 연관된 문제라면 앞뒤 재지 않고 행동하는, 결혼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가장 들어서는 안 될 사람이 말이에요!”
“……그렇군. 이해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기는 했으나, 사오리는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애초에 이 사안에서 미카를 막아야만 하는 까닭이 무엇인가? 「트리니티의 수장」이라는 범주에 아리우스 분교의 리더까지 포함될 수 있다면, 현재의 지위가 어떠하든 티파티의 멤버였던 미카가 배제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군. 어째서 미카를 막아야만 한다는 거지?”
“그건……. 미카 씨를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저는 더 이상 그녀가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상처받는다……라. 왜 그렇게 생각하나?”
“그야…….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 미카 씨가 얼마나 상처를 받게 될지 짐작조차…….”
“진실? 무슨 진실을 말하는 건가?”
“……다 알고 있으면서, 굳이 제 입으로 말하게 하려는 건가요……?”
마치 떠보는 듯한 사오리의 태도에 인내심이 바닥난 나기사가 탁자를 쾅 내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신이 화를 내건 소리를 지르건 눈 하나 깜짝 않는 사오리의 태연한 반응은 나기사의 감정을 한층 더 격앙시키기에 충분했다.
“샬레의 선생님이, 미카 씨와 이루어질 리가 없지 않습니까……?! 상식적으로 그 선생님이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닌 미카 씨와……!”
“……딱히 너희들의 관계에 참견하고 싶지는 않다만……. 그저 「네가 그렇게 믿고 싶은 것」 뿐 아닌가, 키리후지 나기사?”
사오리는 여지껏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홍차에 그제서야 입을 대며, 차갑게 식어버린 찻잔보다도 냉담한 어투로 말했다. 따뜻함이 익숙하지 않은 사오리에게는 그 차가운 온도야말로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나기사는 결코 그렇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금 무슨?!”
“이상하군. 타인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리 만무하지만, 적어도 내가 보았을 당시에는……. 미소노 미카와 선생은 서로에게 분명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뭐……라고요? 미, 미카 씨가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것은 트리니티 외부의 학생들도 알고있을 정도로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선생님이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계신다는 건, 대체 무슨 근거로 말씀하시는 건지?”
나기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침을 꿀꺽 삼키고는 질문을 이어나갔다. 미카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파악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녀가 선생과 함께 있을 때의 모습만큼은 수없이 지켜보았다. 선생과 학생으로서 선을 긋는 것은 몰라도 호감을 표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에,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새 미카가 선생과 밀회를 가지기라도 했는지 의심이 피어오르는 동시에 불안감마저 엄습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미카를 「소중한 공주님」이라 부르더군.”
“소, 소중……? 선……생님이, 미카 씨……에게요?”
“일반적인 관계에서 나올 만한 호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아니면, 그런가. 선생이 아무에게나 추파를 던지는 헤픈 남자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 그런 건 아니……지만…….”
***
8 / 11“우리!! 소중한!!! 세리카 공주님!!!! 보고 싶어서 왔어―!!!”
“냐아아악―?!! 그, 그렇게 부르지 말랬잖아!! 변태! 바보!! 죽여버린다!!!”
“우와. 여기 알바생이랑 샬레의 선생님, 그렇고 그런 사이인가 봐……!”
***
“서,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해도 고작 그런 걸론……!”
“애써 부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 나기사. 이제 슬슬 자각할 때도 되지 않았나?”
“무…… 무엇을…… 말인가요.”
“미소노 미카와 같이 자신도, 선생을 연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필사적으로 반박의 말을 찾으려 애쓰던 나기사였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 역시 이미 알고 있었다. 선생이 미카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부정하는 것은 선생과 학생의 관계성이 허물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미카에 대한 걱정도 아닌, 선생을 연모하는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불안감 때문이었음을.
“그……럴지도…… 모르지만…….”
“…….”
“하지만……. 저는, 선생님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습니다. 망상과 불신의 늪에 빠져 모두를 의심하고, 소중한 이들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저 같은 건 꼴도 보기 싫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죠.”
나기사의 목소리는 서서히 작아지다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으나, 사오리는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입으로 누군가를 연모한다는 사실을, 동시에 그 사람을 좋아할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은, 책임과 충동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던 어린 소녀에게는 너무나도 잔혹한 일이었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선택지라곤 기쁨이라는 개념과 가장 거리가 먼 감정을 그러모아 그 어떤 것보다도 모순적인 미소를 지어보이는 것뿐이었다.
“그런 제가…… 어떻게 감히, 선생님을…… 좋아할 수 있겠어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에 자격 따위는 필요없어.」”
“……네?”
“―라고, 선생이라면 말했을 테지.”
“아니…… 네? 무슨…….”
“씻을 수 없는 죄……. 상처를 입혔다고 했나?”
나기사의 진솔한 고백에 화답하듯, 사오리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신의 죄업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로 말미암아 구원받지 못했더라면, 결코 스스로의 입으로는 발설할 수 없었을 치부를.
“나 역시 선생에게 상처를 입혔다. 어쩌면…… 죽음에 이르게 했을지도 모를 상처를.”
사오리는 냉소를 머금은 눈으로 별안간 허공을 응시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상처」가 무엇인지를, 그것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결코 모를 리가 없었던 두 사람이기에.
“선생뿐만이 아니야. 나는 수많은 타인을 해치고 더럽혀 왔다. 헛되고 헛된 세계에서, 의미도 없이 살아갈 뿐이라 믿어온 모두를. 나는 그들의 정신과 육체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아로새긴 거다. 그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어떠한 처분도 감내하겠다 말했지만…….”
나기사는 완전히 생기를 잃었던 사오리의 눈이 순간 반짝, 하고 빛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나에게, 선생은 말해주었다. 「네가 책임져야 하는 유일한 것은 너의 삶」, 이라고.”
“…….”
“샬레의 선생은 그런 남자다. 과거의 일, 그것도 학생이 저지른 한때의 과오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야.”
***
9 / 11“크아아악!!! 아이고!!!! 사오리한테 총 맞은 곳이!!! 너무 아파!!! 비가 오려나?!!”
“긍정. 곧 시라토리구 전역에 비가 내릴 예정입니다.”
“성능 확실하구만.”
“……의문. 선생님은 OS도 아닌 인간의 몸으로 어떻게 매번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겁니까?”
“프라나 쨩도 나이를 먹으면 알게 될 거란다.”
“프라나는 늙고 배 나오고 살찌기 싫습니다.”
***
“키리후지 나기사. 적어도 너의 죄를 부정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고 싶다면…… 당당하게 너의 삶을 살아라. 책임을 진다는 것은 그런 일이다.”
“그, 그렇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나 역시 아직은 잘 알지 못한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상대가 호감을 거부할까 두려워하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다.”
고개를 제대로 들지도 못한 채 힘겹게 답하는 나기사의 소극적인 태도에도 아랑곳없이, 사오리는 확신에 찬 말투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했다.
“그렇기에, 애초부터 포기하는 것은 지나치게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
나기사는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짧은 탄식을 흘리고는, 이미 한참 전에 내용물이 비어버린 찻잔을 공연히 만지작대며 중얼거렸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실로 단순한 일이다.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초래하는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 결말이 어떠하든,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사오리가 전하려던 바는 단지 그뿐이었다.
“어리석은 일……인가요.”
“…….”
“맞아요, 저는……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억지로 망상하며 그저 두려워하고 있었을 뿐…….”
“두려움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저 자연스러운 감정일 뿐이지.”
“……두려움이라는 감정 그 자체를 두려워한 나머지, 다른 모든 미래를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일이니까요.”
조금 전까지의 의기소침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결의에 찬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나기사의 모습에 사오리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어쩐지 눈이 뜨인 듯한 기분이 드는군요……. 감사합니다.”
“뭐, 이제야 조금은 봐줄 만한 눈빛이 된 것 같군.”
“그리고…… 다시금 확신을 가지게 되었어요.”
“……확신?”
“미카 씨를 막을 수 있는 건 역시, 당신 뿐이라는 것을……!”
“잠깐, 뭐……?”
사오리는 잠시나마 나기사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판단이 정녕 그릇된 것이었는지 혼란스러워졌다.
10 / 11샘플은 여기까지.
총 6챕터와 116pg의 분량으로 구성된 소설입니다.
https://witchform.com/payform/?uuid=VJX6OHKOHT
현재 선입금이 진행중입니다!
소설, 만화 이외에도 예쁘고 천박한 굿즈가 많으니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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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통판도 계획 중입니다!
11 / 11댓글 19
왜 재?업
끝부분이 이상하게 잘린데스와...
디시 에디터가 원래 그렇죠뭐
글자수 제한도 안 걸렸는데 끝부분이 이상하게 잘려서 재업합니다ㅠㅠ 디씨 에디터 이상해
이렇게 하면 광고 두번 할 수 있구나 고수네

하?루만 기다리면 세이아가 실장이 되요?
생각만 해도 너무 즐거워요~!
이거 통판도 예정 있나요
넵 추후 통판 예정입니다!!
다행이다 못가기도 하고 급여일 문제도 있어서 어쩌나 했는데

일페 끝나고 개시할거면 접수기간 9월 걸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