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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아비도스 괴기현상 대책위원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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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코 mirage

노노미 endless

제 膨화 아야네 extend

000

설령 물색이라도 그것을 하늘색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분명 하늘색이겠지.

001

임시휴교 3일째

노노미는 얼마 전 시로코가 입원한 병원과 같은 곳으로 후송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할까 얼마 전까지 시로코가 자고 있던 침대 위에 있었다.

놀랍게도 시로코는 이미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로――걷는 정도가 아니라 기쁜 듯 뛰어오르고 있지만――여하튼 그런 수준까지 회복되어 있었다.

노노미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검사 입원이라는 형태다. 머리를 강하게 부딪힌 이상 아직 표출되지 않은 어떤 이상이 나올지도 모른다. 물론 키보토스 학생들은 튼튼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기에 신중에 신중을 가한 검사이다. 그리고 이는 호시노가 병원에 희망한 것이기도 했다.

말하기를 「전부터 선배인데도 뒷북만 치고 있으니 이런 참견 정도는 하게 해줘」라는 모양이다.

참고로 조금 전, 노노미는 시로코에게 보복을 당하고 있었다.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시로코는 입원해 있었을 때 노노미에게서 받은 치욕――신세진 것들을 되돌려주고 있었다.

덕분에 노노미의 피부에는 더러움 하나 없다. 노노미의 얼굴은 아직도 약간 주홍빛을 띠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설마 저까지 괴기현상에 휘말려 버릴 줄은 몰랐어요......"

"응.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렇게 빨리 말려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그리고 괴기현상이 복수 존재한다는 것도, 노노미는 재난이었겠네."

"저는 생명의 위험도 그렇게까지 빨리 찾아오지 않았고 아직 괜찮았지만...... 만약 제가 시로코쨩 쪽 공간에 갇혔다면 아마 지금쯤――"

노노미의 사고는 아직도 그 괴기현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마도) 죽을 뻔했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시로코는 모처럼 살아났는데도 노노미가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게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밝게 말을 꺼낸다.

"나쁜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안 돼, 노노미. 어떻게든 임시 휴교 기간에 다 같이 놀러 가야 하니까, 우울해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어라, 다 함께 놀러 가자는 약속, 벌써 했나요? 틀림없이 아직 안 했을 줄..."

"응? 아니, 아직 안 했어. 권유한 것도 노노미가 처음이야. 그래도 뭐, 아야네랑 세리카는 오늘 같이 쇼핑하러 갔다던데."

"어, 시로코쨩, 좀 더 계획적으로...... 아니, 역시 그쪽이......"

......지금은 대화가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지만 본인들 사이에서는 통하고 있으니 아마 이걸로 괜찮을 거다.

어쨌든 노노미도 시로코도 다 같이 어디로 놀러 갈 것인가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떻게든 즐거운 일을 생각하고 있는데, 시로코는 거기서 뭔가를 눈치채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제 시로코도 의식을 괴기현상 쪽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노노미. 갇힌 공간은 『무한계단』이었다고 했는데, 뭔가 내가 갇힌 공간과 비슷하네."

"시로코쨩의 『신기루』를 말하는 건가요? 확실히 끝이 없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네요."

"응. 그리고 실은 한 가지 생각한 게 있는데......"

"하나 더요?"

"응...... 그, 우리가 휘말린 괴기현상――학습하지 않았어?"

"......학습, 말인가요?"

학습. 배우고 익히다.

아니, 말뜻은 지금 아무래도 좋다. 현재 문제 삼아야 할 것은 얄팍한 표면적인 것보다 더 본질적인 것이다.

즉 이 경우, 시로코가 말한 학습하는 괴기현상이라는 존재에 대해 노노미는 생각해야만 한다. 이럴 때는 순서를 세워 생각하는 게 사물의 도리일 터.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괴기현상의 특징.

첫째, 「계속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둘째, 생각한 시점에서 괴기현상에 사로잡힌다.

셋째, 탈출 방법이 반드시 하나는 존재한다.

넷째, 탈출하지 못했을 경우, 아마도 죽음에 이르게 된다.

"......아마 이 네 가지와, 공간 내에 존재하는 무언가가 무한히 뻗어 있다는 점은 틀림없죠?"

"응. 나는 너무 더워서 말라붙을――이렇게 말하는 건 좋지 않나. 열사병으로 하마터면 죽을 뻔했고."

"저는 아마 그 계단을 49번 올라갔다면...... 그렇게 됐겠죠......"

"정말로 휘말린 게 아야네랑 세리카가 아니라 우리라서 다행이야."

"그렇네요...... 귀여운 후배들은, 역시 이상한 일에 말려들지 않았으면 하니까요☆"

노노미는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지만, 결국 같은 마음이었다. 사실 시로코도 노노미도 자신들과 후배들의 목숨을 저울질한다면 아슬아슬하게 후배들이 더 소중하고, 애초에 그런 상황이 되지 않도록 노력을 거듭할 생각이긴 하다.

그보다도, 만일 그런 상황이 되었다면 자신들 두 사람보다 먼저 재빠르게 목숨을 내던질 것 같은 사람이 하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진심으로 저지할 생각이다.

"그래서, 시로코쨩. 『학습』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학습인가요? 당장 떠오르는 건 시로코쨩과 제 건은 장소가 다르다거나 탈출 방법이 다르다거나 그런 정도밖에――"

"응, 맞아. 그게 이상해."

"――그게 이상하다는 건가요? 딱히 부자연스러운 건....... 아."

노노미는 그제서야 시로코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이해했다.

노노미는 침대에 누운 채 옆의 접이식 의자에 앉은 시로코와 눈을 마주치고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즉, 시로코쨩은 공간의 성질이 너무 다르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죠?"

"맞아. 나 때는 좌우 방향 루프, 그리고 노노미 때는――"

"거기에 더해 상하 횟수 제한 루프...... 였으니까요. 뭐라고 할까, 그 살의가 분명하게 더해지고 있다고 할까."

"게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정보가 공유되는 걸 전제로 함정이 쳐져 있어. 나는 노노미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서 『위로 가라』라고 했는데, 그게, 그, 반대로......"

"아아, 아뇨...... 솔직히 타이밍이 안 좋았던 것도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러니 시로코쨩의 잘못이 아니에요☆"

귀가 살짝 처지기 시작하던 시로코는 노노미의 그 말을 듣고 다소 회복한 듯 다시 평소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위험한 언행이 눈에 띄기 쉬운 시로코이기는 하지만 그녀도 평범한 여고생이다. 그렇기에 자신 때문에 노노미를 위험에 노출되게 만든(라고 본인은 생각하고 있다)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조금은 소란스럽긴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청춘의 형태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건 그렇다 치고.

두 사람은 여기서 괴기현상에 휘말리지 않은 나머지 세 사람에게 그 공간에 대해 고찰한 결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그 행동 자체가 어쩌면 괴기현상의 목적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고려해 정보 공유를 소홀히 하는 것은, 그 또한 뭔가 아니다.

적어도 시로코와 노노미는 후배와 선배가 휘말렸을 때 취할 수 있는 선택지를 조금만이라도 더 넓혀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귀여운 후배인 아야네와 세리카 두 사람에게만은 자신들처럼 무서운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라니까.

"――.......이걸로 오케이. 일단 아야네쨩하고 세리카쨩에겐 제가 공유해뒀어요. 호시노 선배 쪽은 어떤가요?"

"응, 문제 없어. 2초 만에 읽음이 떴어. 게다가 『라져~』 라고 답변이 왔으니까, 제대로 읽었어."

"앗, 이쪽도 세리카쨩은 읽음이 떴네요. 거기에 『알았어! 조심할게!』라고 답변이 왔어요. 다만......"

"다만? 뭐야, 무슨 일 있어?"

"아, 아뇨. 무슨 일이 있다고 할까, 아무것도 없다고 할까...... 평소라면 아야네쨩은 엄청 빨리 읽음이 뜨잖아요?"

"......혹시 아직 안 읽은 거야? 드문 일이네, 세리카랑 호시노 선배도 함께 있으니까 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거나......?"

노노미가 시로코에게 보여준 모모톡 화면상에서는 확실히 아야네쨩에게서 읽음은 뜨지 않았다. 뭐 이 정도면 평소에 흔히 있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병실의 2인조는 거기에 생긴 위화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아니아니아니...... 잠시만요, 그 아야네쨩이라구요? 이런 사태에 읽음조차 뜨지 않는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아니, 없을 거 같아. 뭔가 신경쓰이기도 하고, 아야네에게 전화 걸어볼까?"

"......아뇨, 여기선 오히려 세리카쨩에게 거는 게 어때요? 왜냐면 그 두 사람이 함께 쇼핑을 하고 있다면."

"――아아, 과연. 확실히 그렇지. 아마 계속 같이 행동하고 있을 테니까 만약 세리카 옆에 아야네가 없다면 확정이지."

어느새 방의 온도가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왠지 몸이 안쪽부터 따뜻해지는 느낌――시로코와 노노미는 꿀꺽 침을 삼키고 세리카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스피커 모드로 전환했다.

통화음이 병실에 울리기 시작한 지 5초 정도 지난 뒤. 예상보다 훨씬 빨리 세리카는 통화에 응답했다.

"여보세요? 세리카쨩, 지금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을까요?"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 노노미 선배? 혹시 아까 그 메시지에 대해 또 뭔가 있어?"

"세리카, 잠깐 괜찮아? 조금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어라, 시로코 선배도 거기 있었구나...... 그러고 보면, 노노미 선배랑 같은 곳에 입원 중이니 당연한가."

"응. 뭐 이쪽 사정은 제쳐두고, 세리카에게 질문이 하나 있는데――옆에 아야네 있어?"

"어, 아야네쨩? 아야네쨩이라면――"

전화기 끝에서 세리카가 할 다음 말에 시로코와 노노미 두 사람은 달라붙을 듯한 모습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영원처럼 느껴지는 체감 시간을 지나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다음 말이 두 사람의 고막을 흔든다.

002

"――내 옆에 있는데...... 그게 왜?"

"......그런가요! 그럼 괜찮아요☆"

"아, 응......? 선배들이 괜찮다면 괜찮은 거겠지만, 어쨌든 혼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면 되는 거지?"

"응. 우리처럼 말려들고 싶지 않다면 가능한 한 혼자가 되지 않는 게 좋아."

"아 진짜, 안다니까! 그럼 나는 아야네쨩이랑 둘이서 쇼핑을 계속할 테니까, 둘 다 몸조심해!"

그 말을 듣고, 소리가 고막을 흔들고, 정보가 뇌에 전달되어서...... 그제서야 겨우 병실의 2인조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어째서인지 갑자기 피로가 쌓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걸로 안심이다. 두 사람은 일단 세리카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기로 하는데――

"자 그럼 다시 전화를 걸죠☆"

"응. 그러자. 만약 정말로 아야네가 옆에 있었다면 읽지 않은 거에 대해 세리카의 휴대폰을 빌리든가 해서 뭔가 보고를 할 거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건――"

"우선 틀림없이 저희 휴대폰은 괴기현상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게다가 무조건 호시노 선배가 함께 있을 텐데 『둘이서 쇼핑』이라 말했고. 이 정도로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응, 그래. 일단 아야네에게도 전화 걸어봐도 될까? 어쩌면 평범하게 연결이 될지도 모르고."

"네, 부탁해요! 그럼 그사이에 저는 다시 한번 세리카쨩에게 전화를......!"

모처럼 두 사람이나 있으니 굳이 한 가지 작업만을 하고 있을 이유도 없다. 그런 사고를 바탕으로 시로코와 노노미는 각각 아야네와 세리카에게 통화를 걸기 시작한다.

결과부터 말하면, 대강 예상한 대로 시로코가 건 통화는 아야네에게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래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원래부터 전파 자체가 통하고 있지 않은 게 아니라 단순히 아야네가 통화를 받지 않고 있을 뿐인 것 같다.

한편 노노미 쪽은 이번에야말로 진짜 회선을 통해 통화를 걸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럼 아야네는 아직 괴기현상에 휘말린 게 아니야――아니, 아니면 이번 괴기현상은 공간을 분단하지 않게 되어 있는 건가......?"

"......아, 세리카쨩? 지금 근처에 아야네쨩하고 호시노 선배가 있나요?"

"어? 응, 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야?"

"......어, 있는 건가요?"

"응, 그러니까 있다고. 호시노 선배도 같이 있는데, 아야네쨩에게 뭔가 볼일이라도 있어?"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이상하다.

그도 그럴게 아야네가 세리카, 호시노와 함께 행동하고 있다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이제 의미가 불분명하다.

그렇다면 아마도.

"......그럼, 세리카쨩. 아야네쨩에게 『메시지 읽음 좀 띄워달라』라고 전해주지 않겠어요? 가능하면 제대로 읽었는지도 확인해 주세요."

"읽음을? 왜 그런 걸――잠깐, 노노미 선배. 설마, 그런 거야?"

"네, 아마도요. 그래서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읽으라고 해줬으면 좋겠어요."

노노미가 그렇게 말하자 통화 너머에서 약간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세리카와 아야네, 그리고 호시노의 목소리가 들린다.

귀를 기울여 자세히 들어보니 아무래도 아야네가 뭔가를 얼버무리며 거부하고 있는 듯했다. 여기까지의 흐름으로 미루어 볼 때, 아마 읽음을 띄우는 걸 꺼리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는 이미 자백한 거나 마찬가지.

노노미는 곧바로 시로코에게 눈짓을 했고, 직후 시로코는 현장에 있을 호시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시로코쨩. 무슨 일이야~ 아저씨에게 뭔가 볼 일이라도~?"

"호시노 선배. 해도 괜찮아."

"......근거는?"

"근거? 그런 거, 하나밖에 없어."

호시노의 질문에 시로코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일부러 크게, 거창하게, 자신감 넘치게 답했다.

"평소의 아야네쨩에 대한 믿음."

"그럼 충분하고도 남네."

직후.

휴대폰 스피커에서 소리가 갈라지는 파열음과 세리카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아무래도 호시노는 무사히 아야네를 닮은 누군가――아야네를 닮은 괴기현상을 처치한 것 같다.

뭐 세리카가 보기에는 갑자기 중학교 때부터 계속 사이가 좋았던 친구를 경애하는 선배가 샷건으로 때려눕힌 게 되니까 그 놀라움도 당연하다는 느낌이지만.

"자, 잠깐, 호시노 선배, 뭐 하는 거야!? 아무리 낮잠 시간이 줄어들어서 스트레스가 쌓여있다고 해도 이런 짓――뭐야 이거...... 모래?"

"응, 우리가 아야네쨩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무래도 모래로 만든 인형이었던 거 같아. 이야, 당해버렸네, 정말로."

"하아!? 또 괴기현상!? 최근에 뭐냐고 진짜, 모처럼 휴가인데!! 저기, 호시노 선, 배...... 도......?"

전화 저쪽에서 뭔가 무너져 내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아마도 아야네를 본뜬 모래 인형이 형상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붕괴했을 것이다.

놀랍게도 어느새 아야네와 모래 인형이 뒤바뀌어 있었던 듯 시로코, 노노미, 세리카 세 사람은 경악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시로코나 노노미, 세리카에게는 그런 것보다 더 무서운 게 코앞에 있으니까.

아야네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 확실히 그것도 무섭지만 그래도 아야네는 반드시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거기에 있는 건 두려움이 아니라 결의일 뿐이다.

그렇다면 세 사람은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가. 한없이 끝나지 않는 작열의 신기루? 무한히 이어지는 갈 곳 없는 계단? 아니, 설마 그럴 리가.

"......어, 음, 호시노 선배? 왜 그러세요......?"

"......이 괴기현상 말야, 왠지 얼마 전부터 아저씨의 귀여운 후배만을 노리고 있는 거 같지 않아? 이게 세 번째였나?"

"호, 호시노 선배. 아직 그렇다고 판명된 것도 아니고 일단 진정――"

"시로코쨩에, 노노미쨩, 그리고 이번에는 아야네쨩. 꽤나, 제멋대로 해주고 있는 거 같은데. 하하, 당했네, 당했어. 정말, 정말로――"

대책위원회 멤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그런 건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구태여 말하자면 그것은――

"얕보고 있어."

타카나시 호시노를 격분하게 만드는 것.

003

호시노의 화가 치밀어 오른 시점에서 거슬러 올라가기를 30분.

아야네는 그 와중에 아비도스 고등학교의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었다.

어째서 그런 일을 하고 있었는가 하면, 대답은 단순하다. 내버려두면 물이 나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임시휴교든 어쨌든, 이건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란 대부분의 경우――그렇다고 할까 매번 아야네의 역할이었다. 달리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아야네는 적극적으로 이 업무를 해내곤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야네 자신에게는 그다지 동아리 활동에 공헌하고 있다는 자각은 없었다. 아니 뭐,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오히려 대책위원회의 수습 역으로서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상태이긴 하다. 그러나 본인으로서는 정반대로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다.

시로코와 호시노는 수배범을 잡을 때 주요 전력이다. 노노미는 비품 구입시 약간의 사비를 보태주기도 하고, 세리카도 1학년이면서 회계 업무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자신은 어떠한가? 대책위원회에 기여했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 건 틀림없었다.

아마도 아야네의 그런 부분을 간파하고서 호시노는 인프라 정비를 양보해 주고 있는 건 아닐까, 아야네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는 호시노와 아야네라면 아야네쪽이 단연 손재주가 좋은 데다 작업 스피드도 빠르기 때문에 양보하고 있다기보다 더 심플하게 적재적소다, 라고 하는 게 옳지만.

정작 아야네 본인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어서야 그런 사실에 의미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후우...... 일단은 이 정도면 될까."

현재 아야네는 아비도스 고교의 수영장을 정비하고 있었다. 모처럼 임시 휴교인데,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서 손이 닿지 못하는 곳까지 고치자는 생각이다.

시로코도 노노미도 앞으로 이틀 후면 복귀할 수 있을 터. 복귀했을 때 축하로서 모두 함께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뛰어들면 최고의 추억이 되겠지――사실은 그런 것도 생각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고 보니 나, 왜 고등학교에 있는 거였더라?"

컨디션이 나쁜 것도 아닌데 어째서인지 멍해져서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3일 동안 쉰 적도 없었고, 그것 때문일까.

아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도 생각나지 않는다는 건 역시――

"아, 맞다. 온 김에 물구름호의 정비도 해 둘까."

아야네에 뇌리에 떠오른 것은 너덜너덜해진 헬리콥터――어떻게든 아직 움직일 수 있다는 건 확인되었다――다음에 사용하게 됐을 때 정비를 게을리한 탓에 추락했다고 하면 그만한 후회가 없다. 뭐 추락 정도로 죽지는 않겠지만, 아픈 건 싫으니까.

그런 이유로 아야네는 시험 삼아 수영장에 물을 채울 때까지 물구름호의 정비를 하기로 결정했다.

"새로 헬기를 살 여유도 없고....... 가능하면 계속 쓸 수 있으면 좋겠는데."

흘끗 수영장 쪽을 보니 25m 수영장의 텅 빈 부분에 제대로 물이 차오르는 게 보였다. 벌써부터 뛰어드는 게 기대된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아야네는 학교 건물의 안뜰에 방치된 물구름호의 곁에 도착했다. 검고 투박한 기체에 들어간 원 포인트의 푸른색이 조금 전 수영장을 채우는 물빛과 겹쳐 보인다.

"......? 어라, 물구름호가 이런 곳에 놓여 있었던가...... 뭐 상관없나."

아야네는 당연한 것을 왠지 의문스럽게 느끼면서도 물구름호의 정비를 시작했다. 머리가 멍해 정비가 끝나는 데는 평소에 비해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그렇게 정비를 시작한 지 약간의 시간이 지난 그때. 어딘가 먼 곳에서 벨소리 같은 게 들렸다. 소리가 갇혀있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소리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는 없지만, 아야네는 그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어라, 이 소리는――내 벨소리?"

멀리서 들리는 그 소리는 숨길 것도 없이 아야네의 휴대폰 벨소리였다. 하지만 멀리서 들려온다는 건 이상하다. 그도 그럴 게 휴대폰은 자신이 지금 갖고 있으니까.

아야네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알림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러자 역시 꺼내기 전부터 예상했던 대로 그곳에 알림은 한 건도 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즉, 멀리서 들려오는 벨소리는 십중팔구 아야네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것. 이번 괴기현상은 시로코, 노노미에 이어 아야네를 타겟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 뭐 그렇게 간단한 덫에 걸릴 아야네는 아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소리에 낚여서 이동하는 걸 그 괴기현상은 노리고 있는 거겠지...... 그렇다고 할까, 이런 수를 쓰는 패턴도 있구나."

시로코에게서 들은 신기루의 예에서는 어디까지나 시로코가 스스로 침입했기 때문에 갇혔을 뿐, 공간의 내부는 그저 무한히 직선이 이어져 있을 뿐이었다.

노노미에게서 들은 무한 계단의 예에서는 다소 복잡한 수순을 밟은 것 같지만 실상은 심플한 무한――그렇다고 할까 루프에 지나지 않았다. 이 또한 갇힌 원인은 노노미 쪽에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근거로 생각해 보면 이번 자신의 예는 어떨까. 아마도 이미 괴기현상이 눈독 들이고 있는 거겠지만, 뭐랄까 수법이 너무 에두르고 있다.

어차피 함정에 빠뜨릴 거라면 좀 더 빨리――그야말로 학교에 오는 도중이라든가, 물구름호의 수리가 끝나고 마음이 해이해진 순간을 노린다거나, 그런 타이밍이 좋은 게 아닐까. 아야네가 그 괴기현상이었다면 거의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야 그렇지 않은가. 일부러 경계 당하는 타이밍에 시도할 필요성이나 합리적인 이유 따위, 적어도 아야네에겐 짐작도 되지 않았으니까.

"......음, 아마 『계속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였지. 시로코 선배하고 노노미 선배 덕분에 어떻게든 말려들지 않을 수 있을 거 같아...... 정말로, 다음에 감사하다고 해야지."

멀리서 계속 울려 퍼지는 가짜 벨소리에는 완전히 무시하기로 하고 아야네는 물구름호의 정비를 계속했다. 그렇게 몇 십 분이 지나자 비로소 거짓 벨소리는 들리지 않게 됐다.

그와 거의 동시에 물구름호의 정비도 완료된 듯, 아야네는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한 줄기 땀을 손수건으로 닦았다.

하지만 현재 시각이 딱 점심 무렵이라는 것도 맞물려서인지 아야네는 한 줄기 땀 정도가 아니라 폭포수 같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형국이었기에 손수건 한 장 정도로는 도저히 대응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얼굴, 씻을까."

얼굴에 머리카락이 끈적거리며 달라붙어 약간의 찝찝함을 느낀 아야네는 일단 가까운 수도까지 이동해서 세수를 하기로 했다.

직사광선에 노출되어 뜨거운 수도꼭지를 틀자 그에 반응해 물이 나왔다. 수도관 역시 뜨거웠기 때문인지 나오는 물은 아직 뜨겁다. 다만 수도관은 얼마 전 수리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탁하거나 녹이 섞여 있지는 않았다.

손끝을 몇 번쯤 흐르는 물에 대보는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자 머지않아 수온이 확연히 내려간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적당히 식었으니 이 물로 세수하면 상쾌하겠지.

아야네는 손을 그릇 형태로 모으고, 제대로 식은 물이 가득 모인 걸 확인한 후, 거기에 자신의 안면을 빠뜨렸고――

순간.

아야네는 물에 빠졌다

004

시야 가득 물색.

한없이 맑게 갠 푸른 세계.

정신을 차려보니 아야네는 물속에 있었다.

"!? 읍, 어푸."

너무나 돌발적인 괴기현상의 습격.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래도 완전히 수중 공간에 들어와 버린 것 같다. 아야네는 갑작스러운 그것에 대처할 수 없었다――아니, 다르다. 이는 오히려 대처법을 확립할 기회이기도 하다.

놀란 탓에 조금 물을 삼켜버렸지만 아야네는 이내 냉정함을 되찾고 순식간에 괴기현상에 대한 고찰을 시작했다.

(과연, 드디어 조금은 알 거 같아...... 아마 이 괴기현상에는 2단계가 있어......!!)

아야네가 생명의 위기 속에서 산출한 대답은 괴기현상의 구조에 대한 것이었다. 시로코, 노노미, 그리고 자신의 세 가지 예를 가지고 구체적인 구조를 짐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컨대 이런 것이다.

시로코의 예에서 괴기현상은 우선 처음에 존재하지 않는 도로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도로에 들어서기 직전 시로코 본인이 「이런 즐거운 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해 버렸기 때문에 실제로 도로가 무한정 이어지게 된 건 아닐까.

노노미의 예에서도 마찬가지로――그렇다고 할까 오히려 이쪽이 구조적으로는 심플하다. 들은 바에 의하면 노노미는 괴기현상에 휘말리기 직전에 「이런 평화로운 시간이 계속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시로코의 예시를 따른다면 역시 이쪽도 그것이 계기가 되어 무한 계단과 무한 복도를 동시에 만들어 낸 거겠지.

그리고 아마 여기까지가 1단계. 이 시점에서는 아직 생명에 지장은 없다.

2단계 공간에서는 괴기현상에 휘말린 후, 위화감을 깨닫고 나서 「무한하게 계속되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동해 버린다――빠져들어 버리는 거다.

그렇게 되면 사막의 작열처럼, 불길한 카운트처럼 생명의 위험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조건 2단계로 이동할 수는 없다는 게 아야네가 순식간에 짜맞춘 가설이었다.

그리고 그 밖에도 아야네는 이 최후의 순간, 위기 상황에서 깨달은 게 있다. 그것은 이 괴기현상은 아마 어떤 수단으로 표적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비도스 학생 3명이 연속으로 괴기현상에 휘말리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에 불과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다.

이치는 모든 것에 우선해야 한다.

(시로코 선배는 직선[x축]의 무한, 노노미 선배는 상하좌우[x,y축]의 무한――그리고 나는 수중[x,y,z축]의 무한...... 틀림없이 괴기현상이 진화하고 있어......!)

갑자기 물을 삼켜서 괴로울 텐데 아야네는 몇 초 만에 그 결론에 도달했다. 실제로는 도달했다기보다는 어디까지나 그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뿐이지만.

어쨌든 그렇게 정해졌으면 아야네가 할 일은 꽤나 좁혀진다. 이 경우에는 「계속되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괴기현상이 1단계일 때 탈출하는 일.

계속해서 아야네는 이 무한히 이어져 있는(것처럼 보이게 만든) 수중 공간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가정대로 이 괴기현상 자체가 성장하고 있다면, 시로코 선배가 말했던 것처럼 위로 도망치는 것도 노노미 선배처럼 뒤를 돌아보는 것도 아마 무의미해! 부자연스럽게 물속인 건 익사할지도 모른다는 조급함으로 사고를 유도하기 위해서!)

여기서 아야네는 선배 두 사람이 휘말린 두 가지 전례에 대해 추가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극한 상황 속에서 여기에 도달할 수 있었던 건 어느 정도는 기적이라 불러도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기적이라는 건 대체로 지금까지 거듭해 온 게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는 아야네 이전에 괴기현상에 휘말렸던 두 사람――시로코와 노노미가 있었기에, 시로코와 노노미가 목숨을 걸고 정보를 가지고 돌아와 주었기 때문에 기적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으리라.

(......그러고 보니 시로코 선배 때도 노노미 선배 때도 괴기현상에 휘말리기 전후로 현실 세계에서의 위치는 변함없었지――그렇다는 건!)

그렇다는 건.

현재 자신은 아비도스 고등학교 수도 앞에 서 있을 터.

그리고 물에 얼굴을 처박는 순간 물속으로 끌려 들어갔다는 사실. 아마도 이 괴기현상의 첫 단계는 환각을 주체로 하고 있을 거라는 추측도 함께 생각하면 이 공간에서의 탈출 방법도 자연스럽게 도출될 것 같다.

그리고 아야네는 이런 순간에 말도 안 되게 강하다.

(.......시로코 선배는 위로 도망쳤어. 노노미 선배는 뒤로 돌았고,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의표를 찔러서 반대로 행동한 것. 그렇다면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그렇게 생각한 다음 순간.

아야네는 전력을 다해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일단 설명해 두겠지만 딱히 아야네는 갑자기 정신이 나가서 폐 속 산소를 토해내기 시작했다거나, 괴기현상에 세뇌당해 자살하려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100% 제정신으로 도저히 제정신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

아야네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살아남아 대책위원회의 모두를 만나기 위해, 일생일대의 도박에 나섰을 뿐이다.

(지금 해야 하는 일은 산소를 방출하는 것! 아마도 실제 나는 지금 얼굴을 씻기 위해 손에 고인 물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상황. 괴기현상의 성질로 생각하면 의표를 찌를 필요가 있으니까...... 숨을 들이마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숨을 내쉬어서, 손에 고여 있던 물을 날려버릴 정도의 이미지를......!)

즉 아야네는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손에 모은 물에 빠져 있다고 착각하는 상태」라 정의한 셈이다.

선배들의 전례로 볼 때 이 괴기현상에서 가장 중시되는 건 인식일 터. 거기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거기 있는 것이다.

뒤집으면. 물에 빠지지 않았다고 인식하는 동안은 아야네는 물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물에 빠지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그렇게 생각해도 내뱉은 숨만으로 손바닥에 모인 물을 모두 날려버린다는 건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인식이 어쩌니저쩌니해도 심플한 사실로서 이는 자명하다.

그와는 별개로 만약 이 가설이 틀렸을 경우 아야네는 이 자리에서 귀중한 폐 속 공기를 모두 소진하고 익사할 위험성마저 있었다――물론 그런 건 아야네도 알고 있다. 단지 그렇게 인식하면 정말로 그렇게 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아야네는 의식적으로 그 사고를 뇌의 안쪽에 집어넣고 봉인했다.

그렇다고 할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가득한 물에서 어떻게 살아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니까.

(언제까지 계속――아냐! 숨! 내쉬어! 더!! 다른 생각을 하면서 주의를 돌리는 수밖에 없어......! 내가 해야 할 일은 살아서 돌아가는 것! 그리고 아마 다음에 휘말릴 세리카쨩이나 호시노 선배를 위해 어떻게든 정보를 가져가는 것!!)

이후 나머지 두 사람, 즉 세리카와 호시노가 이 임시 휴교 기간 중 괴기현상에 휘말릴 거라는 게 아야네의 추측이었다.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솔직히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렇게 상정하는 게 좋다는 건 틀림없을 것이다.

조금 비관적일지도 모르지만 여기는 마경 아비도스다. 지금까지 수많은 불행과 곤경에 처했다는 사실은 아야네의 의식을 의심으로 기울이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터.

(으으...... 이제 슬슬! 물의 양은 틀림없이 줄어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줄고 있어!!)

일순간 뺨 근처에서 물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착각일 수도 있고 환각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렇게 인식했다는 것이다.

골이 보였다. 광명이 비쳤다. 그렇게 확신한 순간 아야네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폐 속 공기를 밀어냈다.

(빨리...... 더, 더, 빨리......!)

전력을 다해 숨을 내쉬어서 머리가 어지럽다. 눈 안쪽이 명멸하고 있다. 이 상태로는 아마 십수초 안에 실신하겠지.

결국 몇 초나 그 상태를 유지했는지는 알 수 없다. 3초 정도일지도 모르고 의외로 30초 정도일지도 모른다. 구체적인 시간을 이 상황에서 정확하게 카운트할 수 있을 리도 없고, 아야네 이외에 이 상황을 관측하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그 답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시야에 빛이 퍼지기 시작한 지금도 단 하나, 그저 한 가지, 명확하게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게 존재한다.

생환에 필요한 것은 아주 작은 용기다.

005

시야 가득 물색.

한없이 맑게 갠 푸른 세계.

정신을 차려보니 아야네는 하늘 속에 있었다.

"......에?"

가장 먼저 아야네의 입에서 나온 것은 얼빠진 숨소리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래도 자신은 헬기――물구름호의 조종석에 앉아 있다는 걸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물구름호가 어째서인지 구름 위를 비행하고 있고,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는 것도.

아직도 머리는 멍한 채, 마치 물속에 갇혀 있는 것처럼 둥실둥실한 부유감이 뇌를 차지하고 있다. 과연 이 감각이 착각인지, 아니면 비행하고 있는 게 원인인지 아야네는 생각에 빠지지만 답을 찾지 못해 당황하고 있다.

"아니...... 어째서......!? 그런 생각은 안 했을 텐데......!!"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그렇지 않다.

생각했다. 생각하고 말았다. 더 이상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그러나 아야네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도 사실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아야네는 「계속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수리한 헬기를 계속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했지만.

그 시점에서 말려드는 건 확정되어 있었다.

"......설마, 그것만으로도 안 된다니......!? 그렇다고 할까 이건 혹시 꽤 위험한――"

시로코의 예에서도, 노노미의 예에서도, 괴기현상의 2단계는 적극적으로 목숨을 거두러 오고 있었다. 작열도, 카운트다운도. 그리고 이번 괴기현상(의 테마)은 아마도 산소겠지.

1단계에서는 심플하게 수중에서의 익사, 혹은 패닉에 의한 질식을 노렸을 것이다. 그리고 2단계에서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은, 이미 뻔한 일이었다.

"이대로 물구름호가 계속 상승할 경우, 산소 농도는 계속 떨어져......! 그렇게 된다면...... 아냐, 지금은 아니겠지...... 빨리 내려가야 해――"

빨리 내려가지 않으면, 아마 죽는다. 그러니 서둘러야 한다. 아야네는 그렇게 생각하고 조종 레버에 손을 대려고 했고, 거기서 깨달았다.

몹시 몸이 무거웠다. 마치 무언가를 헤집는 것처럼 몹시 둔중하고 답답하다. 게다가 오른손에 이르러서는 무언가에 계속 끌리는 것처럼 움직일 수조차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사태다.

아직도 머리는 멍하다. 마치 물속에 갇혀 있는 것처럼.

물속에, 갇혀 있는 것처럼.

물속에, 갇혀 있다.

하늘의 색은, 물색이었다.

"――설마, 어푸!?"

그렇게 인식하지 않았다면 고통받지 않았을 텐데.

(이건...... 물!? 아니, 하지만, 아무리 봐도 공중에 있는데, 왜!?)

시로코가 실제로는 그 자리에서 이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한히 이어져 있는 길을 달리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처럼. 노노미가 실제로는 계단에서 낙하해 의식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무한히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었다고 착각했던 것처럼.

아야네 또한 실제로는 물속에 있었음에도 공중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착각도 인식 때문에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둥실둥실한 부유감의 정체는 물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탓――즉 부력 때문이었던 것 같다.

눈에 비치는 경치는 하늘인데 실제로는 물속에 있다. 그 갭에서 나오는 혼란이 더욱 아야네를 초조하게 만든다.

"읏, 커흑――!!"

완전히 불의의 일격을 당한 탓에 아야네는 이미 많은 양의 물을 삼켜버렸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는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던 냉정함도 이에 의해 상실되고 있었다.

이른바 패닉 상태――물에 빠져 있으니까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 얘기지만――아야네답지도 않게 냉정함은 완전히 잃어버렸다.

극도의 괴로움에 아야네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친다. 폐 속에 산소를 끌어들이기 위해, 전력으로 생존에 필요한 그것을 찾는다. 눈앞에 있어야 할 그것,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졸리다. 아야네는 그런 생각을 했다. 자도 될까. 잠들면 어떻게든 되겠지. 되는 걸까?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상하도 좌우도 전후도, 애초에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 있는 건가. 앉아 있는 건가. 깨어 있는 건가. 자고 있는 건가. 수동적인가. 능동적인가. 자신인가. 타인인가. 육체인가. 영혼인가. 개체인가. 군체인가. 고체인가. 액체인가. 생명인가. 시체인가. 전부 아무래도 좋았고, 한 가지 확실하고 편해지는 방법은 호흡을 포기하는 것. 미래를 포기하는 것, 날벌레처럼 손발을 계속 움직이는 것도, 존재조차 하지 않는 산소를 계속 갈구하는 것도, 꼴사납게 허공을 노려보는 것도, 슬슬 지쳐갈 때다. 폐도 위도 가득 찼으니 이제 됐겠지. 원하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할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로. 애초에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는 어디일까 하는 이야기가 되어 버릴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하려고 하면 할 수 있고 하려고 생각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건 이 세상의 섭리이다. 섭리니 진리니 하는 것은 이치와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역할을 가지고 있고 각각의 단어가 각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가능한 언어활동이며 서로가 그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발생하는 것이지 혼자서만 말하고 계속한다면 거기에 의미는 발생하지 않는다. 혼자서 글자를 늘어놓고 있을 뿐이니 거기에 의미 따위는 발생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건, 뭐 그 말대로이다. 어디까지나 닥칠 고통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의식을 멀리하기 위해 문자의 나열을 적당히 늘어놓고 있을 뿐, 거기에 의미라든가 그런 부류의 무언가는 일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야네가 지금 바라는 것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눈을 뜨고 있으면 하늘과 물구름호와 기포가 눈에 들어와 괴로우니 눈을 감고 이렇게 생각에 잠겨있을 뿐이며 괴로운 건 괴로운 거지만 조금이라도 그 이외의 것을 생각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이 참을 수 없는 고통도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짐작에 의한 행동의 결과가 현재였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가, 실제로 이런 일을 해서 고통에서 눈을 돌릴 수 있는가, 그런 건 이제 와서 문제 삼지 않는다. 생각해야 할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에 대한 것이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므로 거기에 의미는 없다. 어쩌면 의의조차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이쯤 되면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죽고 싶지는 않지만 빨리 죽고 싶다. 고통받고 싶지는 않다. 괴로운 건 싫다. 그러니까 그런 건 생각하고 싶지 않다. 감정의 발로라고 할까, 뇌 속의 모든 것을 사용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고 있다. 일종의, 그렇다고 할까 완전히 모순을 안고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애초에 공중에 있는데 물속에 있다고 하는 상황 자체가 모순덩어리이므로 거기에 들어와 있는 아야네가 모순이라고 해도 아무런 이상은 없겠지. 이상한 것은 세계 쪽이고, 자신이고, 타인이고, 전부. 세계는 모순. 창과 방패. 좋은 밸런스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의외로 세계는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균형이 잡혀 있어야 하고, 행복한 만큼 불행해지고, 불행한 만큼 행복해야 할지도. 그런 걸 인생만사 새옹지마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아비도스에 다니는 모두는 슬슬 있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해져야 하는 거 아닐까. 어째서 우리만 계속 이런 꼴을 당해야만 할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다시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운 고통이 몰려왔다. 위가 무겁다. 하늘색 머리를 가진 사람인지 뭔지, 보고 있다면 도와줬으면 하는데. 뭐 이런 물속에까지 구하러 와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설마 도와줄 의리가 있는 것도 아니겠지. 위액을 토해내고 싶지만 토해낼 수조차 없을 것 같다. 초점이 맞지 않는다. 어디를 보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둥실둥실하던 머리가 찌릿찌릿하기 시작했다. 뇌 안쪽에서 뭔가 탁탁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나고, 어쩌면 이건 터져서는 안 되는 거고 슬슬 돌이킬 수 없게 되거나 하는 걸까. 그러자 폐 속에서 날뛰는 격류가 소리를 죽이고 조용해지며 찾아온 것은 정적과 안녕과 파직파직. 시야에 하얗게 나는 무언가가 예쁘고, 대단히 조용하다. 손발이 파르르 경련하는 동시에 찾아오는 허탈감. 혹은 황홀감일까, 아무튼 멀어졌다. 기절해 있을 때는 별이 돈다고 자주 그렇게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파직파직, 부들부들한 감각이 오는 것 같다. 조금은 낙담할 뻔했지만 얻기 힘든 경험을 했다.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위가 아래. 흔들리는 몸. 손끝은 제멋대로 움직이고 다른 생물 같다. 손발에 맞춰 네 마리의 뱀이 몸을 빼앗아 움직이고 있다. 아야네는 묘한 감각과 함께 그것을 받아들이며 즐거운 듯 흔들리고 있다. 네 마리의 뱀에 얽히고, 기어서 돌아다니고, 해저에 묶여서, 가라앉는 바위 같은 손발과 신체가 마치 시체 같고, 뇌 안쪽에서 또 하나 무엇인가가 터지는 소리를 냈다. 하고 싶은 것도 아직 많이 있다. 여기서 잠을 잘 수는 없는데, 그러나 일생만큼의 에너지를 다 써버린 것처럼 아야네의 몸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하얗게 빛나는 시야의 가장자리 쪽이 어둡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또 뭔가가 빠져나간 듯한 느낌. 그것이 올 때마다 아야네는 왠지 좋은 기분이 되어 버려서 움직일 기력 따위는 완전히 빼앗기고 만다. 아까부터 계속 그게 오고 있다. 계속 좋은 느낌, 좋은 기분, 좋은 감정,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조금 올라간 것 같다. 그것은 머리 안쪽에서 파직파직 오고 있다. 아무래도 하얀 빛의 정체는 그 기분 좋은 것 같아서, 이제 죽을 때까지 이대로면 됐다고, 그렇게 마치 지금부터 죽을 것 같은――

"다들, 슬퍼하지 않을까?"

아야네의 눈앞에 나타난 그 하늘색――물색 물체는 갑자기 그렇게 말했다. 순간 아야네의 몸을 덮치고 있던 정체불명의 허탈감은 전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고 할까 의식 밖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지금도 잠기려고 하면 잠긴다. 하지만 아야네는 어째서인지 그 물체의 이야기가 몹시 신경쓰였다.

"......? 어, 당신은......"

"이대로 포기하면, 분명 남겨진 모두가 슬퍼할 거야. 그래도 괜찮아?"

"아뇨, 그건, 좋지 않습니다만...... 응?"

아야네는 거기서 뭔가를 깨달았다.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평범하게 호흡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그리고 눈앞에 있는 하늘색, 혹은 물색 물체――인물도, 아무래도 평범하게 호흡하는 것 같다.

아니아니, 그건 이상하지 않나? 그도 그럴 게 여기는 물속일 테고 목소리 같은 게 나올 리가 없다. 물리적으로나 개념적으로나 이건 틀리지 않았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왠지 괴로워졌다. 아야네는 조금 전까지 꼬륵거리는 소리를 낼 뿐이던 목에 손을 뻗고 한 번 기침을――

"안 돼. 손 대면 안 돼. 그대로 그 자리에서 심호흡해. 자, 들이마시자?"

"――......하지만, 여기서 그렇게 하면......"

"무서운 건 알아. 하지만 필요한 일인걸. 괜찮아, 안심해. 왜냐하면 여기는 물밑이 아니라 맑고 청명한 하늘이니까."

"......스읍."

"응, 잘했어. 그대로 잠깐 멈추고....... 자, 한 번에 뱉어."

"후, 우읍――!?"

지시대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순간.

아야네는 다량의 물을 토해냈다. 아마 위 속에 있는 것도――그리고 폐 속에 있는 것도. 대량으로 침입했다고 생각했지만 폐 속의 그것은 생각 외로 미량이었던 것 같다.

어째서 폐 속의 물이 나왔는지, 이치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의 아야네는 도저히 남에게 보여줄 만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심하게 기침할 때마다 자신 안에 들어 있던 것 같지 않은 양의 물이 튀어나오는 게 보이고 위가 뒤집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조심스럽게 말해도 이미 최악이었다.

"콜록, 콜록...... 진짜, 뭔가요, 여기......! 물에 빠졌나 싶더니 하늘에 있고, 하늘인가 싶더니 또 물에 빠져선......"

"이걸로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네."

"네? 아니, 어....... 그, 돌아갈 수 있다는 건 대단히 기쁜 일입니다만...... 결국 돌아가기 위한 조건은 뭐였나요?"

"돌아가기 위한 조건이라. 뭐 상관없나. 이야기할까. 사실은 말이야, 이 헬리콥터...... 물구름호였나? 이 안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같은 자세를 취하는 게 여기서 나가는 방법이었어."

"....;..그런 거, 눈치챌 리가 없지 않나요?"

"그렇다고 할까 보통은 위로 날아가 도망치는 것도, 뒤로 계단을 내려가 도망치는 것도 눈치챌 리가 없지."

하늘색 머리를 한 사람이 그런 말을 한 직후, 아야네는 자신의 몸이 물에 젖어있음을 깨달았다. 혹시 또 물에 잠기는 건가? 그런 생각도 했지만 평범하게 호흡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닌 듯했다.

어째서인지 가슴 주위를 강하게 압박받고 있는 감각이 있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필사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물구름호가 강하를 시작함과 동시에 아야네의 의식이 급속히 떠오른다.

"슬슬 때가 됐네, 그럼――"

"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적어도 마지막으로, 어째서 제가 돌아갈 수 있는지만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 저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에? 음, 가르쳐줘도 상관없지만...... 진작에 눈치챘잖아?"

"......그건 뭐, 네. 어째선지 알고 있습니다만......"

"그런거라면, 자. 세세한 건 신경 쓰지 말고, 이후는 눈을 뜨기만 하면 돼."

"......그, 하나부터 열까지 신세를 졌습니다. 그리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아뇨, 천만에요. 그럼――"

물구름호가 구름을 뚫고 급속히 고도를 낮춰간다. 그러던 중 아야네의 말을 들은 하늘색 사람은 상냥하게 미소 지었고,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한 것을 아야네는 분명히 들었다.

"――호시노쨩에게, 잘 부탁해."

"아야네쨩!! 들려!?"

두꺼운 구름을 빠져나가자 그곳은 수영장 옆이었다.

옆을 보면 물이 꽉 찬 수영장이 보인다. 아무래도 아야네는 수영장 물 밑에 가라앉아 있었던 것 같다. 과연, 그래서 물에 잠겨 있었던 걸까. 여러 가지로 납득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쪽에 말을 거는 복숭아빛 사람을 멍하니 올려다보니 몹시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어 걱정을 끼친 게 왠지 미안했다.

"나, 알겠어!? 내 이름!!"

"――호, 시노...... 선ㅂ......"

"! 아야네쨩!!"

그 이름을――좋아하는 선배의 이름을 부른 순간, 호시노는 아야네의 몸을 끌어안았다. 물밑에 가라앉아 있던 탓에 차가워진 아야네의 몸이 호시노의 체온으로 조금은 데워진다. 그러나 지금의 아야네에게 그건 기분 좋은 햇빛과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밀착하면 아야네뿐만 아니라 호시노의 교복까지도 흠뻑 젖어버린다. 이에 아야네는 떨어지려 했지만 호시노가 그렇게 할 리가 없었다.

아야네는 호시노의 포옹을 받고, 이름을 불리고, 심지어 머리를 쓰다듬받고 있다. 차가웠던 몸이 따스해지는 걸 느끼고 있다. 그리고 괴기현상의 공간――공중의 물밑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것으로 긴장의 실은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아야네쨩. 병원에는 아저씨가 데려다 줄 테니 졸리면 아저씨 등 뒤에서 잘래?"

"......괜찮은, 건가요......?"

"괜찮아괜찮아. 귀여운 후배인 아야네쨩을 구하러 오는 게 늦어버렸으니까...... 적어도 그 정도는 하게 해줘."

"그런, 거라면...... 부탁...... 드립니다......"

호시노에게 업혀 등 너머로 호시노의 고동을 느낀 아야네는 완전히 안심하고 잠이 든다.

006

후일담이라고 할까, 이번 일의 결말.

그 후 호시노에 의해 병원에 실려 간 아야네는 곧바로 정밀 검사를 실시했다. 물에 빠져 버렸으니 당연한 조치이기는 하다.

폐 속에 들어 있던 물은 깨끗이 제거됐고 물속에 포함된 병원균에 감염되는 걸 막기 위해 세척 같은 모든 것이 철저하게 실시되었다. 그 결과 아야네는 오체만족으로 생환했다.

하지만 역시 뭐랄까, 시로코와 노노미의 예에 빠지지 않고 아야네도 입원하게 되어버렸다. 참고로 시로코 노노미와 같은 병원이다. 의사들은 의아한 눈초리를 보냈지만 그런 표정을 지어도 곤란하다.

"정말로, 폐를 끼쳤습니다......!"

"아니아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쇼핑에 대해서는 아저씨랑 세리카쨩이 대충 끝냈고, 나쁜 건 괴기현상이니까 신경 쓰지 말아줘~"

"......그것도 그렇네요. 너무 신경 쓰는 것도 그러니 신경 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인공호흡까지 해버렸으니 아야네쨩은 책임을 져줘야겠어!"

"......그, 세리카쨩과 함께 아이돌을 할 테니 그걸로 용서해 주세요....."

"정말!? 두말없기다!!"

"네...... 으으......"

아야네가 눈물을 글썽이며 침대 옆 테이블로 눈을 돌리자 수북이 쌓인 과일들이 보였다. 대체 아비도스 폐교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간 얼마나 많은 과일을 산 걸까.

심지어 어째서인지 멜론이 많다. 뭐 시로코도 노노미도, 세리카도 호시노도 각각 멜론을 사 온 탓에 병실은 눈에 좋은 색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둘 장소가 곤란하고, 아마 다 먹을 수 없겠지.

참고로 이전에 노력해서 하나 먹었는데 이미 검사를 마치고 퇴원한 노노미가 먹을 때마다 새 멜론을 사 오는 바람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멜론이 없어지지 않는다. 역시 아야네도 거절하려 했지만 노노미가 진심으로 걱정했고, 거기에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까지 보이자 아야네에게는 받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덧붙여서 아야네는 호시노나 시로코, 세리카와 함께 열심히 먹을 생각인 듯하다. 아야네는 호의를 저버리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호시노 선배, 모두에게 들은 이야기인데요, 세리카쨩에게 힘껏 머리를 맞았다는 게 사실인가요?"

"아...... 그거. 응응, 정말이야, 진짜로. 세리카쨩도 씩씩해졌지~"

"어, 음, 참고로...... 어째서요?"

"아니 그게, 아야네쨩이랑 똑같이 생긴 모래인형이 아야네쨩으로 위장해서 아저씨하고 세리카쨩의 쇼핑에 왔었다...... 고 이야기는 했지?"

"네. 사실은 제가 갈 예정이었습니다만...... 어째서인지 학교에 가 있었던 거 같아서......"

공중의 물밑에 가라앉은 그날, 사실 아야네는 호시노 세리카 두 사람과 함께 쇼핑을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고등학교에 있었던 듯하다. 아마도 괴기현상이 불러들인 거겠지――그것은 사정을 들은 선생님의 말이었다.

"뭐 아무튼, 괴기현상이 아야네쨩의 행세를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아저씨 조금 폭주해서 말이야? 괴기현상을 죽여버리려 했는데."

"어, 죽여버린다고요......?"

"뭐, 그런 건 내려놓고. 아무튼 말이지..... 그, 또 혼자서 마음대로 움직이려 했어, 나는."

"......하지만 그건 제 잘못――"

"아니, 괴기현상 때문이야. 아야네쨩은 잘못하지 않았어――그러니까 그 부분은 틀리지 말아줘."

"......네, 알겠습니다."

아야네가 그렇게 말하자 호시노는 진지한 표정에서 평소처럼 느슨한 표정으로 빠르게 변했다. 그에 맞춰 아야네도 심각한 표정은 그만두기로 했다.

"뭐 아무튼 또 내가 화나서 폭주할 뻔한 걸 보고 세리카쨩이 내 머리를 때려서 말려준 거야~"

"잠깐만요, 세리카쨩이 때렸단 건가요?"

"때렸지."

"때렸단 건가요!?"

"때렸지."

"때렸단 건가요!!?"

"그거 그렇게나 궁금한 걸까!?"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아야네가 보기에 세리카가 호시노를 상대로 주먹질을 했다는 건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혼란스러운 나머지 물고 늘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법이다.

"......뭐, 어쨌든 그런 거야. 아저씨는 후배가 엄청 씩씩하게 커 줘서 정말 눈물이 날 거 같아."

"아뇨, 그런――"

"고마워, 아야네쨩. 살아줘서."

"――......당연하잖아요. 아직 저, 모두와――호시노 선배와 하고 싶은 일이 많으니까."

"......으헤. 비가 새는걸."

"......그러네요."

그 후에도 한동안 비가 샜다.

"그러고 보니 호시노 선배. 저도 하늘색 사람의 도움을 받았어요."

"그래? 으헤~ 슬슬 은혜를 못 갚게 되겠어~! 만약 나도 괴기현상에 휘말리면 그때는 직접 감사의 말을 해야겠네――"

"호시노 선배. 조금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만...... 괜찮을까요?"

"――뭘까, 아야네쨩?"

"저, 하늘색 사람의 얼굴...... 제대로 봤어요. 시로코 선배하고 노노미 선배는 못 본 것 같지만...... 저는 봤어요."

"......누구였는지 물어봐도 될까?"

"네. 제가 본 바로는 그 사람은――"

아야네가 본 하늘색 머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리 봐도.

"――틀림없이 쿠치나시 유메 선배였습니다."

이미 사망한 타카나시 호시노의 선배.

쿠치나시 유메 그 사람이었다.

아야네 extend 끝

――

다음화 「제 延화 세리카 pro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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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0.29번역

소설핫산) 아비도스 괴기현상 대책위원회 #3

#아비도스 고등학교#대책위원회#소설
좋아요 0댓글 18저장 0
광고
ㅇ
ㅇㅇ작가
작가 정보 없음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하멜른
게시일2024.10.29 21:58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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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나
ㅇDC
ㅇㅇ124.10.29

뭔가 재밌어보여서 내일 첫화부터 봐야겠다

ㅇDC
ㅇㅇ224.10.29

블끼야아악

ㅇDC
ㅇㅇ324.10.29
디시콘
ㅇDC
ㅇㅇ424.10.29
ㅇDC
ㅇㅇ424.10.29

ㄹㅇ 흥미진진하게 쓰네

ㅇDC
ㅇㅇ24.10.29

와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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