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턴가 선생을 향한 검은 감정이 덩굴을 휘감으며 올라오기 시작하는 마리
자기 딴엔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나쁜 검정에 어쩔 줄 몰라하며 자기 행동에 이상을 느끼는거임
근데 해본 적도 없기 때문에 수위 자체는 엄청나게 약한 마리
음료수 빨대 선생 안 볼 때 몰래 이빨로 한 번 콱 물고 모른 척 하거나
길가다가 마주친 선생을 보고 얼굴을 붉히며 꺄아악 하는 비명과 함께 저만치 달아나거나
선생님을 위한 기도라며 손을 맞잡고 이마를 맞대면서 숨결을 느낀다던지
다른 학생이랑 같이 나온 사진 속 선생을 바라보며 미소짓지만 그 옆에 찍힌 학생한테는 악마뿔이랑 꼬리 유성매직으로 달아두던지
평소의 마리라면 생각지도 못한 극악무도하고 잔인한 악행을 서슴찮게 저지르기 시작하는거임
머리로는 분명 자기가 뭘 하는지 알고 있지만, 자기가 왜 이런 행동을, 이 간지러운 감정이 대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학생과 선생 사이에 해선 안될 그런 상상까지 도달하며 얼굴을 붉히는거지
물론 우리 착한 마리는 이런 사소한 악행조차 가슴앓이를 하고 기도시간을 10분씩 더 늘리며 죄를 고하겠지...
그러다 샬레 당번날이 되어 선생이랑 단 둘이 같은 공간에 있게 되는데,
잠깐 쉬는 시간 선생의 옆 자리에 붙어 앉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며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꾀병을 부리며 선생 어깨에 살포시 머리를 기대는거지
몰래 선생 손에 손가락을 대며 쓰다듬거나 옷에 묻은 채취를 맡고 점점 뜨거워지는 가슴을 느끼는거지
그러다 선생이 마리를 쓰다듬으며
"마리가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거 같아"
"마리는 키보토스에서 제일 착한 학생이야"
"마리랑 같이 있는 시간이 기대된다니까?"
"많이 피곤하면 더 쉬어도 된단다."
이런 말을 하며 마리를 다정하게 다독이는데,
지금까지 몰래 저지른 악행에 가슴을 옥죄는 죄책감과 동시에 이런 자기 자신조차 의심없이 품어주는 선생의 모습에 감동을 느끼는 마리.
동시에 자기는 선생 곁에 머무는 한 명의 학생일 뿐,
자기는 그저 이런 선생의 품 속에서 다정함을 노래하는 카나리아에 불과하다는,
편치 않은 감정이 북받쳐 올라오는거임
그 감정이 뭔지 이해했지만, 도리어 고개를 돌려버리는 마리.
자기 자신에게 조차 솔직하지 못한 마리,
그런 자기에 대한 답답함이 곧 속을 파먹고 몸을 뒤덮는 혐오감으로 바뀌기 시작하는거임...
자기도 모르게 구슬같은 눈물이 또르륵 떨어지고, 선생은 크게 당황하기 시작함.
그 모습에 마리의 눈물을 닦아주는 선생, 그리고 마리는 그런 선생에게, 자신의 감정에 처음으로 타인에게 고해하는거지
"선생님, 저는, 저 이오치 마리는 착한 학생이 아닙니다.
품어선 안될 마음을 품고, 해선 안될 악한 일을 일삼고,
은인의 다정함을 이용하여 제 그릇된 욕망을 채우려고 했으며,
자신의 친우들을 욕되게 하고,
한 순간 가슴 속이 자리잡은 더러움에 굴복하여 은총에 거스르는 죄를 저지른 죄인이랍니다.
당신의 이오치 마리는 착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당신의 마리는... 너무나도 사악한 존재랍니다.
선생님, 저를 용서하지 말아주세요..."
마치 피를 토하는 듯한, 갑작스러운 고해에 잠시 당황한 선생이었지만, 이윽고 그런 마리를 품에 폭 껴안아주며 등을 두들겨주기 시작하는거임
"너를 미워하기엔,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해버렸단다.
오늘은 많이 울어두렴, 속에 담고 있지말고, 알았지?"
라며 우는 마리의 등을 토닥여주었고 얼마지나지 않아 마리는 울다지쳐 잠에 드는거임
그런 마리를 샬레 숙직실에 눕혀놓고 오늘 있었던 일을 곱씹으며 커피를 홀짝이는 선생은 한 소녀의 무거운 마음에 대한 감상을 숨결로 내뱉으며 밤을 보내는거지...
그 뒤로 마리는 일주일간 선생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8일째 되는 날, 선생 앞에 다시 나타난 마리.
약간 서로 서먹해보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나 싶었는데,
갑자기 마리가 선생 양 볼을 양손으로 딱 잡고,
자기 얼굴 앞까지 끌어당기며,
얼타는 선생에게 이렇게 선전포고 하는거임.
"선생님, 저는 이제 도망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겠습니다.
저, 시스터후드의 이오치 마리라는 학생만을 생각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잠을 잘 때도, 식사를 하실 때도,
저만을 생각하게 해드릴겁니다.
다른 학생도,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을 세워드릴거에요.
저는 이오치 마리.
세상에서 가장 나쁜 시스터후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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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