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290619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고 하던가, 인간은 욕망엔 약한 법이다. 다 큰 어른이 된 지금에서도, 누르지 말라고 적힌 버튼이 있으면 눌러보고 싶고, 하지 말라고 한 일이 있으면 무지성으로 하고 싶어진다. 그렇다, 전에 노아의 소매에 손을 집어넣은 것도 호기심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고양이, 라고 하니 고양이를 닮은 이가 나의 학생 중에 있다. 본인은 고양이가 싫다고 하지만, 기척 없이 불쑥 나타나 불쑥 사라질 듯한 분위기를 내는 그녀는 틀림없는 고양이이다.
「선생님-」
가벼운 노크와 함께 방에 들어온 그녀. 지금 생각 중인 그 장본인. 손에는 어떤 상자를 들고 있고 평소의 검은 후드티를 뒤집어쓴 그녀는 꽤나 즐거운 듯 내게 말을 건다.
「안녕, 카즈사. 그 손에 든 거 혹시......」
「오, 역시나 선생님. 이거 신작이래」
터벅터벅 내 쪽으로 걸어온 카즈사는 서류가 흩어진 내 책상 위의 빈 공간을 찾아 거기에 상자를 내려놨다. 카즈사와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의 로고가 박힌 상자. 그녀의 말투로 볼 때 이건 꽤나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열어줄까?」
「응응」
「에- 어떡할까」
내 옆에 의자를 놓고, 팔꿈치를 괴며 장난을 치는 카즈사.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비밀병기를 준비해 두었다.
「헉!? 그거 설마!?」
「흐흥-. 이것이 어른이란다 카즈사」
대인기 카페의 신작 드링크. SNS에서 트렌드에 들 정도로 인기가 좋아 지금은 손에 넣는 데에만 몇 시간이 걸릴 정도의 인기상품이라고 한다. 나는 이런저런 연줄이 있어, 2명분의 드링크를 손에 넣어 두었다.
「유우카나 다른 사람한테 주려고 했는데 모처럼 카즈사가 왔으니 마침 잘 됐다 싶어서」
「굉장한데 선생님......정말 대단해......」
그 본인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그 드링크에 매료되고 만다. 역시 디저트에 조예가 깊은 그녀라면 이 드링크의 굉장함을 알고 있는 거겠지. 내가 만든 것도 아닌데 조금 어깨가 들썩인다.
「마침 잘 됐다. 카즈사, 등가교환을 하지 않겠나」
「......역시 선생님은 나쁜 사람이야」
「어른이니까」
볼을 부풀린 카즈사를 흘깃 보고 책상 위에 늘어져 있는 서류를 구석에 정리한다. 조금 구겨졌지만 상관없겠지. 귀찮은 일은 일단 없던 걸로 하자.
「오오! 치즈케이크!」
「우유부터 좋은 걸 쓴 초 농후한 거래. 선생님 치즈케이크 좋아해?」
「이 세상에서 세 번째로 좋아, 치즈케이크」
내가 치즈케이크, 카즈사는 몽블랑을 골랐다. 접시라도 찾아 보려고 했지만 카즈사가 미리 준비한 일회용 접시와 포크를 꺼냈다. 음료와 디저트는 준비완료. 잠깐 동안의 티파티치고는 너무 호화로운 걸까. 하지만 이런 날이 있어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세 번째? 좋아하는 게 더 있어?」
「그거야 당연하지」
「두 번째는?」
「장난치기」
「나쁜 어른이다」
히죽이며 표정을 뭉개는 카즈사. 거기에 맞추듯 그녀의 귀가 쫑긋거린다.
「으음~ 이 진한 맛 참을 수가 없어......」
「우왓, 대단하네. 이런 케이크는 처음 먹어봐」
「선생님이 좋아하니까 나도 기쁘네」
잠깐 케이크를 먹을 뿐의 시간이 지난다. 케이크를 쓰러뜨리지 않고 먹고자 했지만 내 바람은 이뤄지지 않고, 반 정도를 먹자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첫 번째, 안 물어보네」
「어차피 선생님이니까 "모두가 제일 좋아"라고 할 거 아냐」
「다 들켰네」
「계속 선생님이랑 있으니까. 그 정도는 알지」
그리고 다시 케이크의 시간. 이 분위기도 싫지는 않지만, 지금은 뭐든 이야기를 하고 싶다. 대화 주제를 찾지만 소득은 없고, 고민한 결과.
「카즈사, 아-」
「......선생님? 전에도 말했지만 그런 거 쉽게 하는 거 아니야」
「카즈사니까 이러는 거야」
「찔려도 난 몰라」
나 참, 이라며 한숨을 내쉬면서도 입을 벌리는 카즈사. 그 작은 입 안에 나는 천천히 케이크를 옮긴다. 곤혹스런 표정을 짓던 그녀였으나, 케이크를 입에 넣은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뭐야 이거 엄청 맛있는데!?」
「그치 그치. 센스 좋은데, 카즈사」
「우와- 이거 나도 살 걸 그랬다」
이렇게까지 기뻐해 준다면 다음엔 내가 카즈사 걸 준비해 둘까, 라고 생각하던 중 눈앞에 갑자기 케이크가 나타났다.
「자, 선생님. 아-」
「카즈사!?」
「선생님 방금 나한테 치즈케이크 사 주려고 했지」
역시나 카즈사. 아무래도 내 생각은 전부 읽히고 있는 것 같다.
「선생님한테 받기만 하는 건 싫으니까. 오늘은 이 케이크로 참아줄래?」
「내가 더 많이 받긴 하지만 말야」
건네진 케이크를 받아먹는다. 입에 들어간 순간 펼쳐지는 크림의 달콤함. 그렇게 진하지는 않지만 달콤함은 틀림없이 있다. 밤 본래의 맛도 죽이지 않고 완성된 이것은 그야말로 장인의 솜씨이다.
「어때? 맛있지」
「응, 카즈사의 맛이 나......아 아야, 농담, 아야, 카즈사 스톱 아파 아파!」
냥냥펀치구나, 라고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힘이 들어간 주먹으로 맞았다. 그것도 어깨에
「하아......그런 점이라고 선생님」
「귀엽지」
「기분나쁘거든 선생님」
「방금은......꽤 통했을지도」
이런 대화도 평소......같지는 않다. 마치 내가 학생에게 손을 대는 나쁜 어른같지 않은가. 아직 미수지만
나는 고양이가 좋다. 동물은 전부 좋아하지만 특히 고양이가 좋다. 주인에게 순순히 들러붙지 않는 그 거리감이 나는 마음에 든다. 처음 얘기하는 것이지만, 고양이라 하면 내 눈앞에 있는 인물. 본인에게 말하면 한 대 맞겠지만, 나는 아까부터 신경쓰이고 신경쓰여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이 있다.
쫑긋쫑긋.
카즈사의 감정과 함께 움직이는 귀다. 세심하게 움직이거나, 추욱 처지거나, 뒤로 숙이거나.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그것은 내 호기심을 간지럽혔다.
만지고 싶다.
한번 그런 생각이 들면 안 된다고 알고 있어도 머릿속의 한구석 한구석에 계속 남아 있는 점이 호기심의 나쁜 점이다. 혼날려나. 아니 카즈사라면.
「선생님?」
고개를 기울인 카즈사가 이쪽을 본다. 그리고 목의 각도와 같은 방향으로 귀가 넘어간다. 그걸 본 나는 거의 반사적이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속도로 카즈사의 귀를 만졌다.
「히얏!?」
눈앞에 날아드는 카즈사의 주먹. 그것이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
「낯선 천장이다」
몽롱한 의식 속, 카메라로 초점을 맞추는 듯 시야가 돌아온다. 푹신한 베개에 이불. 익숙한 냄새에 자주 보는 천장의 얼룩
「아니, 익숙한 천장이다」
아무래도 난 샬레의 수면실에서 자고 있는 것 같다.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가, 라고 하니 왠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입에 남은 옅은 치즈의 단맛이 점차 기억을 되살려낸다.
「그런가 난 카즈사한테 맞아서」
아무리 봐도 내가 잘못한 거라 나중에 사과해야만 한다. 마음속에서 일단 죄책감을 느끼면서 마지막에 남은 귀의 감촉을 떠올린다. 가능하다면 더 만지고 싶은 법이다만 정권지르기가 날아온 이상 이뤄질 순 없겠지. 아쉬워라.
「그렇지, 카즈사는 집에 갔, 나!?」
침대에서 내려오려다 당황해서 뒤로 달아난다.
「누구냐 이 미소녀는」
내 옆에서 작게 웅크리고 푹 자고 있는 소녀. 정석인 그 검은 후드티를 입고, 튀어나온 부분에는 트리니티 교복이 보인다. 그리고 내가 방금 애석하게도 헤어진 귀의 주인인 소녀, 쿄야마 카즈사가 왜인지 내 옆에서 자고 있었다.
「왜 옆에......응?」
눈치채고 말았다. 무방비하게 엎어져 있는 카즈사의 귀. 아까는 한 대 맞았지만, 내가 자고 있는 옆에서 일부러 자고 있다는 것은 분명 귀를 만져도 오케이라는 것과 다름없지 않은가. 마음속에서 카즈사에게 물어보지만 그녀는 헤실헤실 웃으며 자고 있을 뿐. 이건 오케이구나.
「실례합니다......」
아까는 좀 세게 만져서 이번엔 천천히 느긋하게. 촉감은 동물처럼 푹신푹신하지 않고 머리카락과 같은 찰랑찰랑한 느낌. 마치 인형을 만지는 듯하지만 연골이 있어서 군데군데 물렁하다. 귀를 만지고 있자니 간지러운 듯 카즈사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지만 깨지 않았으니 세이프다.
「와 큰일났다, 평생 만질 수 있겠어」
인간은 모두 자신에게 없는 것을 동경하지만 만약 내게 제2의 귀가 생긴다면 평소의 업무 따위는 집어치우고 계속 귀를 만지고 있을 것이다. 엔지니어부한테 부탁하면 만들어주려나.
「냄새는 어떠려나」
호기심의 폭주는 멈추지 않는다. 카즈사의 귀를 만져 텐션이 HIGH해진 나를 막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 방에는 나와 카즈사 둘 뿐이다.
「아, 이거라면」
평범하게 맡으면 큰일이다. 만약 누군가 이 수면실에 들어와, 카즈사의 머리를 킁킁대고 있는 장면을 본다면 나는 발키리 신세를 지게 될 것이다. 아니, 지금 상황도 충분히 큰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카즈사는 자고 있고, 난 아까까지 자고 있었다. 지금부터 두 번 자고, 어쩌다 한번 잠을 깼더니, 우연히 거기 카즈사가 있었고, 우연히 부둥켜안는다 해도, 그건 우연이 만들어낸 일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서둘러 침대에 드러눕는다. 눈을 감고, 몇 십분이 지난 뒤 다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왜인지 우연히, 정말로 우연히 옆에 카즈사가 있어서 뒤에서 껴안는다. 코끝을 간질이는 달콤한 향기. 여성에게선 두 종류의 락톤이라는 성분이 나오니까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한다만 아마 이건 카즈사니까 좋은 냄새가 나는 것이겠지.
보브컷을 한 카즈사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는다. 그녀가 쓸 법한 샴푸의 냄새와 카즈사 본래의 냄새가 다이렉트로 풍겨온다. 적당한 온기와 딱 알맞는 사이즈감. 덤으로 좋은 냄새도 난다 하니 이걸 떼어놓는 건 조금 아쉽다.
「깨물어보고 싶다」
호기심은 무얼 생각한 건지 그런 말을 내뱉었다. 저 귀, 앙 물면 어떻게 될까, 라며. 애벌레처럼 몸을 기며, 위로 위로 올라간다. 그대로 카즈사의 귀가 입에 닿는 위치로 이동한다. 자자, 잘 먹겠......
「선생님?」
「카, 카즈사!?」
언제부터 깨 있었던 것인지, 뒤로 떨어지려던 나보다 빠른 반응속도를 보인 카즈사는 내 머리와 등을 붙잡고 그대로 자신의 가슴팍으로 끌어당겼다. 머리가 카즈사의 가슴에 닿고 있다는 상황. 포박되어 허둥지둥 움직이려 하지만 그럴 수도 없이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아 얌전히 붙잡혀 있기로 했다.
「아까부터 가만 있었더니 뭐하는 거야 선생님!!」
「앗, 아파, 주먹감자 아프다니까!?」
머리 앞은 엄청나게 부드럽고 머리 뒤는 엄청나게 아프다. 어느 쪽인가 하면 고통이 더 컸지만 커다란 한숨과 함께 그것은 끝났다.
「언제부터 일어났었어......?」
「선생님이 내 귀를 만졌을 때부터」
완전 극초반이잖아. 일단 마음속에선 오케이를 받았을 텐데.
「변명이 있다면 들어는 줄게」
「아니, 이건 자그마한 호기ㅅ......」
「호기심은 안돼. 그거 말고는?」
「없습니다」
다시 커다란 한숨. 카즈사는 아직 구속을 풀어줄 것 같지는 않고, 내뱉은 한숨이 귀에 닿아 조금 간지럽다.
「쓰러졌길래 걱정해서 옆에서 지켜봤더니......다른 애한테도 이런 짓 하는 거야?」
「카즈사한테만이야」
「또 그런 말을......」
「카즈사는 싫었어?」
내 물음에 대답을 하지 못하는 카즈사.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뭘 생각하는지는 모른다.
「치사하잖아. 그런 말을 해 버리면」
「어른이니까」
「선생님, 정말 나쁜 어른이야」
그러자 구속을 풀어주는 카즈사. 그런가 싶더니 나를 쓰러뜨리고 위에 올라탄다.
「선생님은 아까 "모두가 좋아"라고 말했었지. 거기 나도 들어가?」
「그거야 당연히......카즈사 왜 내 위에 올라타?」
「선생님이 나쁜 어른이라면, 난 나쁜 학생이야」
교복 상의를 훌렁 벗는 카즈사. 저항하려 하지만 꿈쩍도 못하고 키보토스 안에선 어른이 얼마나 무력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순식간에 속옷차림이 된 카즈사는 싱긋 웃어보인다.
「나도 결국은 선생님이 좋으니까」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
당한 건 내 쪽이었다.
댓글 26
달달해

이게 여자지 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