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4제목은 【상대방의 마음】 【장난꾸러기의 기분】 대충 뭐 이런 거
2 / 14평소에도 바쁜 업무에 치여 인상 구기는 일이 잦은 치히로지만
근래 들어서 유달리 기분이 저기압임
3 / 14짜증의 원인은 최근 자신의 개인 콘솔에 끈질기게 장난을 걸어대는 무명의 해커 때문
날 잡고 초전 박살을 내도, 며칠 지나면 다시 쌩쌩해져서 돌아오는지라 어찌할 수가 없음
가뜩이나 화이트 해커로서 매일 악질 해커들이랑 전자 쌈박질 하는 게 일상인데
집에 와서까지 해커들을 상대하게 되니, 그야말로 신경 머리가 남아나지 않음
장난질은 해킹의 수준에 비하면 그리 대수롭지 않은 편이긴 했음
바탕화면이나 커서의 모양을 마음대로 바꿔놓거나, 화면 구석에 이상한 캐릭터를 넣어놓는 것 정도
하지만 일에 치여서 마음에 여유가 없는 치히로는 그런 것조차도 심히 거슬림
4 / 14결국 선생한테 푸념을 빙자한 상담을 청하는 치히로
대체적인 내용은 이러함
"도대체 왜 그런 짓을 벌이는 건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게 뭐가 즐겁다는 걸까"
"그런 사람들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해커한테 안 좋은 인상을 갖는 거다"
술주정 하는 아재처럼 한숨 푹푹 쉬면서 푸념을 늘어놓는 치히로
그런 치히로의 모습을 선생은 은은한 미소를 띄운 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음
그리고 얼마 안가 이렇게 말하는 거임
5 / 14"장난 치는 쪽의 기분이 되어 봐라"
그말은 치히로한테 얼토당토않는 괘변처럼 들렸을 거임
화이트 해커에게 있어서 장난이란 곧 민폐 행위고
민폐 행위는 한시라도 빠르게 제거해야 하는 악성코드니까
더욱이 언뜻 괴롭힘이란 행위 자체를 긍정하는 것처럼도 들리는
선생의 발언이 적잖이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했음
6 / 14당혹감 서린 어투로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치히로가 되묻자
선생은 웃으면서 잠시만 기다려 보라고 말한 뒤
서랍에서 뭔가를 꺼내서 들고옴
7 / 14선생이 치히로에게 건낸 건 껌에서 벌레가 튀어나오는 애들용 장난감
선생의 음흉한 표정으로부터 의심쩍은 뭔가를 느끼긴 했지만
입가심용 껌이라고 주는 거겠지 싶어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치히로는
이내 의심없이 장난감에 손을 뻗음
8 / 14곧이어 딱!
치히로는 선생의 장난에 보기 좋게 걸려들었고
그 장난에 소스라치게 놀란 치히로는 곧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선생을 향해 길길이 성을 냄
하지만 선생은 그런 치히로를 보며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감
9 / 14선생은 치히로한테 이런 물음을 건넴
방금 그 장난으로 내가 싫어졌느냐고
치히로는 다소의 짜증은 났을지언정
선생이 싫어지진 않았다고 대답함
선생은 이 일련의 과정을 빗대어 장난과 괴롭힘을 확실히 구분 짓고
둘이 뭐가 다른지를 확실하게 설명함
10 / 14괴롭힘은 상대방을 그저 상처입히는 행위에 불과하지만
장난은 상대방을 알고자 하는 행위라고
치히로의 놀랐을 때의 얼굴. 화났을 때의 얼굴. 혼을 낼 때의 얼굴.
모두 자신이 장난을 걸지 않았더라면 못 봤을 반응이라고 선생은 말함
그리고 이 정도 장난으로 치히로가 자신을 진심으로 싫어하게 될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믿음이 있었기에 아까와 같은 장난을 할 수 있었다는 발언도 덧붙임
11 / 14선생의 그 발언에 치히로는 신선한 충격을 받음
해커의 세계에선 상대방을 공격한다는 건 곧 적대 행위
뼛속까지 화이트 해커인 치히로에게 있어,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
장난을 건다는 발상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그동안 재미 삼아 샬레에 해킹을 걸어대던 동아리 부원들의 마음을
치히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거임
하지만 선생을 설교를 듣고 모종의 깨달음을 얻게 된 치히로는 짧은 감사 인사를 끝으로
자리를 비운뒤, 곧 벼르고 벼르던 범인을 색출하게 됌
12 / 14(그 브금 on)
아니나 다를까
사실 그 일련의 사건은 치히로가 바빠서 같이 노는 시간이 부쩍 줄어든 마키가
장난 삼아 벌인 일이었고, 이후 마키는 치히로한테 걸려서 호되게 혼이 남
그리고 그 일련을 과정을 지켜본 히마리가 자신의 예상보다 빠르게 범인을 색출한 치히로를 보며
딱딱한 인상을 주던 그간의 코딩이 평소 보다 한결 유연해졌다는 평을 남김
13 / 14그로부터 얼마 후. 평소보다 이른 아침. 선생은 난리가 남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알람은 울리지도 않았고 시계는 출근 시간을 한참 지나가 있음
그렇게 선생이 아로나한테 왜 자기를 깨워주지 않았냐고 불평하며
허둥지둥 옷을 갈아입고 있기를 얼마간
불현듯 비강을 스치는 커피향과 함께 부엌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리는 것임
14 / 14"좋은 아침이야. 선생님."
낯선 목소리의 정체는 바로 치히로
사실 알람이 울리지 않았던 것. 시계가 출근 시간을 한참 지나게 표기 된 것
둘 다 치히로가 벌인 '장난' 이었던 거
사실 출근까지는 1시간 정도 충분히 여유가 남아있었고
그걸 치히로에게 전해 듣게 된 선생은 한 방 먹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허탈하게 미소 지음
"지금껏 일을 마치고 난 뒤 마시는 커피를 따라올 만한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선생의 그런 얼굴을 보며 마시는 모닝 커피의 맛은 상당히 각별한걸?"
이로서 인간으로서도 해커로서도 뜻 깊은 성장을 이뤄낸 치히로.
그리하여 단 둘이서 출근 전 모닝 커피를 즐기며
뜻 깊은 담소를 나누는 두 사람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맺음 됌
댓글 21
당장 넥슨에 자진입사 안하고 뭐함?
님 정체가 뭐임

당신 정체가 뭐야
아니 간보1지 말고 인연스 업뎃 하라고 피카츄!!
너는 제발 가서 공모전좀 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