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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피폐 한 숟갈] 좋아, 자살로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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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아아... 이제 끝이다.."

총력전이 끝나고 나면, 이것 저것 처리해야 할 서류가 몇배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끝 없는 서류의 파도에 묻혀 며칠 내내 철야를 해야했다.

물론 내가 철야를 하면서까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학생들에게 들키리라도 하면 잔소리 폭탄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몰래 몰래 작업을 이어왔다.

그렇게 3일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서류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와아.. 벌써 3시야..? 으으.. 빨리 가서 자자.."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린 몸을 이끌고, 나는 그대로 업무실의 쇼파에 파묻혀 잠에 들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예상조차 하지 못한 채로.....

~ 띠링

"으응..."

~ 띠링

~ 띠링

"아으으... 뭐야.. 뭔 소리야?"

간만에 푹 자고 있었건만, 휴대전화에서 울리는 모모톡 알람소리가 내 단잠을 깨워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 4시 밖에 되지 않았다.

시간 상 잠든지 1시간 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휴, 어떤 싸가지.. 아니, 예의... 아니, 밤잠이 없는 학생이려나.."

휴대전화는 저만치 떨어진 업무용 책상 위에 있었다.

나는 혹시나 정말 급한 연락일 수 있다는 생각에, 잘 움직이지도 않는 몸을 움직였다.

책상으로 가기 위한 약 15발걸음 사이에도 거의 20번이 넘는 연락이 오는걸로 보아, 정말 급한 연락이 분명했다.

"어디보자... 별이 예뻐? 내가 생각나서 연락했다고?"

모모톡 미리보기에 띄워진 의미불명의 연락.

게다가 확인 하지 않는 메세지 수는 무려 50개에 육박했다.

평소라면 새벽 4시에 오는 메세지라도 금방 답신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대로 휴대전화의 소리를 꺼버렸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메세지를 보낸 학생이 바로 "미카" 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요 며칠간 급격히 메세지를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

특히 요즈음 SNS에서 '미카에게 장난치고 인증하기'가 유행이 되면서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선생된 입장으로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을 미카의 연락을 일일이 답장해주면서 그녀가 침울해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물론, 장난이란 이름의 괴롭힘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 또한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수록 미카의 집착과 의존은 더욱 심해져갔다.

단순히 초콜릿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불러내고는, 얼굴을 보지 못하면 죽어버릴 것 같았다며 질 나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게 끝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이기라도 하면 샬레로 찾아와 재워달라고 하거나 밤새 메세지 공격을 받아야 했다.

이대로가면 정말 중요한 학생들의 도움 요청까지 확인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육지책으로, 미카의 메세지에 답장을 하는 빈도를 점점 줄여나갔다.

칼답을 하던 내가 10분, 1시간, 2시간으로 답장이 늦어지자, 미카는 더 많은 메세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그럴 수록 더 늦은 답장을 받을 뿐이라는걸 깨달았던 걸까.

미카가 모모톡을 보내는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래서 안심하고 있었건만, 오늘 또 다시 새벽에 메세지를 보내온 것이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미카를 위해서도 그만 두어야 할 일이었기에, 메세지에 답장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미카한테 답장 해줘야지...'

나는 다시 쇼파에 몸을 던져 잠을 청했다.

"읏챠! 후우. 몸이 가뿐하구만."

아침 9시.

오늘만큼은 일하지 않고 쉬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늦게까지 자고 일어났다.

상쾌해진 몸으로 간밤의 연락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툭.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선생님을 보고 싶었는데.]

"어휴, 얘는 또 무슨 말을 하는 거람? 허 참..."

말은 아무렇지 않게 했지만, 다시 휴다전화를 집어드는 손은 벌벌 떨리고 있었다.

가기 전? 마지막?

누가봐도 끝을 맞이하는 사람이 쓸 법한 단어들이었다.

나는 머리를 정리할 새도 없이, 옷만 대충 입고는 트리니티로 향했다.

나는 지금, 미카가 있을 다락방 앞에 와 있다.

떨리는 손으로 문을 똑똑 두드려 보았지만, 문 안에서는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여기 오기전에 미리 메세지를 보내 보았지만, 그것 또한 '읽음' 표시가 뜨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문만 두드릴 뿐, 소리내어 미카를 부르지 못했다.

미카를 불렀지만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문이 벌컥 열리며 "여긴 어쩐일이야?" 하며 놀라는 누군가가 없을까봐.

그래서 정말, 이 현실을 깨닫게 될 까봐. 받아들이게 될 까봐.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미, 미카? 미카 있니? 나야. 선생님이야."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미카? 미카!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 왔는데?"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 자고 있나 보네. 밤 늦게까지 연락을 보냈으니 늦잠을 잘 만도 하지.'

스스로를 안심시키기 위한 생각임을 알면서도, 나는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돌렸다.

이 문을 열면 미카가 있을 것이다. 아마 이불을 덮고 새액 새액 자고 있을 것이다.

나는 문 손잡이를 슬쩍 돌려보았다.

찰칵.

문은 자연스럽게 열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미카가 있었다.

평소 좋아하던 하얀 옷을 입고, 팔에 슈를 두르고, 헤일로마저 꺼진 채로 아주 편안한 얼굴을 한 채로 누워있었다.

누가봐도 깊은 잠에 빠져있는게 분명했다. 분명 그래야만 했다.

저기, 가슴팍을 붉게 물들이지만 않았더라면, 깜빡 속았을지도 모르지.

"미, 미카? 미카?"

찰박, 찰박.

방 바닥에는 이미 흥건하게 검붉은 액체가 쏟아져 있었다.

나는 그런 붉은 바다를 즈려밟으며 미카에게로 향했다.

"미카..."

내 잘못이다.

내가 미카를 강하게 밀어냈기 때문이다.

나는 미카가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기사마저 미카를 걱정할 정도로, 미카는 괴로워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미카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나만은 미카를 보금어주고, 그녀를 지켜주었어야만 했다.

그런데 나는? 내가 무얼 했지?

학생들에게 교육을 한 것? 그게 최선인가?

미카의 의존성을 줄이려 한 것? 그게 정말 그녀를 위한 것인가?

자신의 편의를 위해 학생을 저버린 내가, 정말 선생의 자격이 있는 것일까?

학생을 죽음의 문턱으로 밀어버린 내가?

머리가 어지러웠다.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입에서는 미카를 부르는 소리만이 흘러나왔다.

속에서 구역질이 올라왔다.

스스로가 역겨워 참을 수 없었다.

계속해서 침울해 있을 수 만은 없었다.

나는 조용히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아, 선생님."

"...나기사."

"...선생님? 무슨 일 있으신 건가요? 목소리가..."

"나기사. 미카를 괴롭히던 학생들이 누군지, 알고 있지?"

"네? 아, 네. 그렇죠."

"혹시 나한테 알려줄 수 있을까? 이유는 묻지 말고. 부탁해."

"네, 뭐.. 선생님 부탁이라면야.. 잠시만 기다려주시겠나요?"

"그래. 고마워. 나기사."

뚝, 전화가 끊기고 나자, 깊은 한숨이 뱉어져 나왔다.

미카의 죽음을, 알렸어야 했을까?

따돌림과 폭력으로 인한 상처, 그리고 나의 무관심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 했어야 했을까?

아니, 아니야.

언젠가는 나기사 또한 알게 되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나기사가 자초지종을 알게 되면, 나기사의 마음은 무너져내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는 앞뒤 가리지 않고 미카를 괴롭힌 주동자들을 벌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나기사에게 짐을 지우게 될 뿐이니까.

그러니까 내가 그 아이들을....

......내가, 뭘 해야하지?

내가 학생들을 혼내야 하나? 얼마나? 어떻게?

....내가 무슨 자격으로?

또다시 구토감이 올라와, 급하게 화장실로 달려갔다.

목이 타버릴 듯한 뜨거움이 올라왔고 계속해서 헛구역질만 반복했다.

차라리 속을 게워내버렸다면 편해질 만도 하건만, 내 목을 움켜쥔 죄책감은 그것 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 뒤에서 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라? 선생님?"

뒤를 돌아보니, 미카가 서 있었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 너무나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

"미안해. 선생님. 그냥 깜짝 놀래켜주려고 한건데, 깜빡 잠들어 버렸지 뭐야? 헤헤.."

"...손 똑바로 들어야지. 미카."

"으응!"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요즘 연락을 잘 안 받아줘서 삐졌단다.

그래서 뭔가 복수하는 겸 장난칠 거리를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블랙마켓까지 흘러들어갔고, 그곳에서 이걸 발견 했단다.

바로, 피가 나오는 총을 말이다.

진짜 화약냄새도 나고, 붉은 액체 또한 시간이 지날 수록 검게 굳어가는 것이 누구든 깜빡 속을만한 퀄리티였다.

그래서 이걸로 장난을 치려고 했다고 한다. 어짜피 헤일로로 장난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을거고, 그러면 다 들통날 테니까.

하지만 밤새 깨어있던 탓에 잠들어버렸고, 그 사이에 내가 들어온 모양이었다.

생각해보면 맥을 짚든, 숨을 쉬는지 확인하든 어떤 방법이라도 써 봤다면 알아차릴 수 있었겠지만 그때의 나는 패닉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내가 헛구역질 하는 소리를 듣고 깨어났다나.

"헤헤. 선생님, 내가 죽으니까 충격이었나보네?"

"당연하지. 미카는 소중하니까."

"와.. 와오☆"

"그러니까 이 총은 이제 압수야."

그래도, 미카가 제때 깨어나 준 덕분에 단순한 헤프닝으로 끝나서 다행이었다.

앞으로 어떡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이 끝까지 차오르고 있었으니, 조금만 늦었다면.... 어휴.

나는 그동안 미카를 서운하게 만든 것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그녀에게 점심을 사주기로 했다.

"헤헤, 선생님이랑 같이 있으니까 좋네~"

"그래도 이런 짓은 두번 다시 하지 말아주라. 심장에 안 좋으니까."

"흐응~ 어쩔까나☆"

한껏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앞서나가는 미카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만약 내가 이런 장난을 친다면, 어떻게 될까?'

"선생님? 왜 그래?"

"아, 아냐. 금방 갈게."

역시, 나는 선생 자격이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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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0.15창작

[피폐 한 숟갈] 좋아, 자살로 할까? ☆

#피폐
좋아요 0댓글 14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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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C
Lament작가
게시물 3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10.15 06:55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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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나
ㅇDC
ㅇㅇ24.10.15

오

ㅇDC
ㅇㅇ124.10.15
디시콘
ㅇDC
ㅇㅇ224.10.15

걍 둘다 미친놈이잖아

ㅇDC
ㅇㅇ324.10.15

한 숟갈이라 다행이다 달달한 미카 순애도 써줘

ㅇDC
ㅇㅇ424.10.15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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