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카 짱 너무 신난거 아니에요?"
"아, 아니거든? 고작 샬레에 가는거 가지고 신날리가 없잖아?"
이른 아침의 샬레.
평소라면 아직 당번 학생들이 도착하지 않을 시간.
유우카와 노아는 그런 이른 시간부터 샬레를 향해 발을 옮기고 있었다.
"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거울을 계속 들여다 봤죠? 머리카락도 매만지고. 후훗~"
"아, 진짜 노아!"
언제나의 만담처럼 이어진 그들의 대화는 업무실 문 앞에서 잠시 멈추었다.
똑, 똑.
"선생님, 계신가요?"
똑, 똑.
"선생님?"
"안 계신 모양이네요."
"이상하네. 이른 아침부터.."
선생님의 샬레 부임 이후 한번도 잠긴 적 없는 문이었지만, 유우카와 노아는 언제나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들어갔다.
그것이 선생님께 차리는 최소한의 예의였으니까.
하지만 오늘처럼 선생님이 계시지 않을 때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저번에는 문 앞에서 계속 기다렸다가 잔소리를 들었으니까.
노아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자꾸만 나를 힐끗힐끗 보며 웃었다.
"후훗~ 유우카 짱, 선생님을 못 봐서 아쉬운건가요?"
"아니야! 선생님이 또 철야를 하다가 책상에서 잠들었을까봐 걱정한 거라고!"
"20XX.XX.XX. 유우카 짱이 소녀의 얼굴을 하고 선생님이 걱정된다는 발언을 함..."
"노아!!"
그녀들은 투닥거리는 소리가 너무 컸던 걸까?
업무실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밖에 누구 있니?"
"앗, 선생님? 계셨나요?"
방금까지만 해도 대답이 없던 선생님이, 갑자기 말을 꺼내오시다니.
역시 유우카 짱의 걱정이 현실이었던 모양이네요, 하고 노아는 생각했다.
"밖에만 있지 말고 들어와."
"네, 선생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선생님은 책상에 앉아 휴대폰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선생님?"
그녀들이 들어왔음에도 선생님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들은 선생님께 다가갔다.
"어, 어 그래. 왔니? 하야... 응."
"오늘은 좀 일찍 왔네."
선생님의 얼굴이 조금 굳어지는 것을, 그녀들은 눈치챘다.
'선생님 기분이 안 좋아보이네..'
'흐음.. 역시 너무 일찍 온 걸까요?'
또 선생님으로서의 훈계가 떨어지기 전에, 유우카는 선수를 치며 말했다.
"선생님이 매번 일이 나무 많다고 하소연 하셨으니까요. 오늘은, 제대로 사포트 해 드릴게요!"
"...내가 그정도로 찡찡댔던가?"
"그럼요! 맨날 시간이 없어서 영수증 정리도 못하겠다고 그러셨잖아요. 실제로 요즘따라 계속 바쁘시기도 했구요."
"그래서 저희가 도우러 온 거랍니다, 선생님? 밀레니엄의 세미나라면 어떤 일이든 도와드릴 수 있을 테니까요~ 후훗."
"하하. 고마워. 둘 다."
"...?"
"왜 그러니?"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일하죠, 일!"
유우카는 눈에 띄게 어색한 어투로 말했다.
선생님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고개를 돌렸다.
'이상해요. 선생님이 아까부터 우리 이름을 부르시질 않으시네요?'
'뭐, 또 이상한 장난을 준비하고 계신거겠지. 이번에는 쉽게 당하지 않을거라고!'
노아와 유우카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오랜 시간을 친구로 지내온 그녀들은 눈짓만으로도 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선생님? 여기 이 서류 정리 끝났어요."
"아, 고마워. 하지만 역시 너희는 쉬는게 낫지 않겠니?"
"네? ...혹시 저희가 방해되는 건가요?"
"아니 아니! 그런게 아니라! 매번 너희에게 도움만 받으니까 미안해서 그래."
오늘도 선생님은 저렇게 말씀하신다, 며 노아는 빙긋 웃었다.
선생님의 행동을 수첩에 기록하며, 노아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선생님의 장난을 받아 넘길 수 있는 재치있는 한마디였다.
"그렇게 고마우시면, 저희 이름을 블러주시겠어요? 아무리 장난이어도 그렇지. 저희도 상처받는답니다?"
선생님이 계획한 장난을 크게 방해하면서도 자신들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것에대한 작은 항의의 뜻이었다.
이제 선생님은 난처한 듯 웃으며 "들켰어?"나 "노아에겐 못당하겠네." 같은 말을 하실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선생님의 착봐도 어색한 웃음.
그 뒤에 숨겨진 살짝, 아주 살짝 일그러진 표정.
그의 얼굴에 담긴 것은 고통인가 슬픔인가.
"하하, 미안하네.."
선생님은 말꼬리를 길게 늘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까지 산생님의 행동을 기록해온 노아였지만, 그녀에게도 생소한 장면이었다.
"아이쿠, 화장실이! 선생님은 잠시 볼일 보고 올테니 너희도 쉬고 있어!"
선생님은 즉시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뭐야, 결국 이름 안 불러주셨네."
"...그러게요."
꿍얼대는 유우카와 볼이 빵빵해진 노아.
선생님의 장난이 어디까지 심해지는 것인지 한탄하는 그녀들이었다.
"이따 선생님이 돌아오시면 점심을 사달라고 할까요?"
"그게 좋겠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한 벌이니까!"
"후훗~ 네, 벌이니까요."
* * *
하아, 하아...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변기 뚜껑 위에 앉았다.
그리고는 휴대전화를 뒤져 한가지 파일을 찾아냈다.
학생 명부.
지금까지 만난 학생들에대한 인적사항이 적힌 파일이었다.
물론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들과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에 대한 기록장에 가까웠다.
나는 파일을 켜고 폴더에서 두개의 이름을 계속해서 찾았다.
"하야세... 하야세... 우시오.. 우시오..."
아, 찾았다.
하야세 유우카. 별명은 냉혹한 계산의 회계.
우시오 노아. 특징은 내 행동을 계속해서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
나는 그녀들에대한 정보를 읽고 또 읽었다.
내 머릿속에 각인이라도 시키려는 듯이.
나는 그녀들 앞에서 잘 행동했을까.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하진 않았을까.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을 장난으로 넘겨주어서 다행이다.
나는 휘몰아치는 잡념들을 어거지로 떨쳐내며 말했다.
"하야세 유우카. 우시오 노아. 유우카. 노아. 유우카. 노아...."
입에 익숙해질때까지 몇번이고 몇번이고 이름을 불렀다.
속에서 토악질이 올라오는 것을 참아가며, 명부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계속해서 그녀들을 머릿속에 되새기기를 몇분.
나는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갔다.
"기다렸지, 유우카, 노아? 미안해~."
나는 오늘도 "기억"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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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소설입니다...
선생님이 어른의 카드의 부작용 때문에 학생들에 대한 기억이 하나 둘씩 사라진다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에 명부를 보며 학생들의 이름을 다시 기억해내는 간데, 하필이면 이름을 완전히 외우기 전에 노아와 유우카가 들이닥친 상황입니다.
모바일로 써서 일끼 블편하셔도 양해부탁드립니다 :)
댓글 57
개맛있는데 당장 더 써와주세요

오
호오...
이거 일본 소설중에 기억을 계속 잃어버려서 새벽 4시부터 깨서 달달 외우고 평범하게 학교생활하던 소설이 생각남.. 진짜 저런 상황이 오면 너무 슬플거같음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거였다
나도 그거 읽다가 삘받아서 썼어

그거 차기작 좆같던데
내가 8자리 코드도 입력해서 좋아요 눌러주고 3자리 코드 입력해서 댓글도남김 너 재능있어

이건 찐추다 ㅋㅋ ㄹㅇ 귀찮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