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PC에 숨겨져있던 「극비」라는 이름의 엄중한 암호로 잠긴 파일을 열었더니
원문(스레)
몇 달 전 거긴 한데 없는거 같아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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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당번! 쿠로사키 코유키, 와버렸어요! 니・하・하・하!...어라? 선생님?"
오늘은 오랜만의 샬레의 당번, 기합을 넣고서 왔더니 선생님의 모습이 없다. 동시에 단말에서 들려오는 모모토크의 수신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름을 확인하니 역시나 선생님으로 부터.
『수고하는구나. 오늘도 당번 고마워, 코유키』
『하지만 미안, 잠깐 게임 개발부에 급히 불려서 말이야』
『집무실에 가는게 30분 정도 늦어질거 같으니까』
『그동안 편히 쉬고 있어줄래?』
"에엥~! 모저럼 제가 당번으로 오는건 레어한건데!"
평소에는 유우카 선배가 샬레에 가는일이 많다.
내가 가고싶다고 생각을 해도 어째서인지 이미 당번 모집 자리에는 유우카 선배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아니 정말로.
하지만 그런 선배도 오늘은 회계업무로 압박을 받고 있다. 그래서 내가 올 수 있었다.
......너무 당번을 빼앗기니까 몇몇 부활동의 예산을 건드려서 확인서류의 양을 불려놓은건 비밀.
금세 들키겠지만, 적어도 오늘 당번을 맡는 동안 정도는 속일 수 있다.
그랬는데.
"우~, 선생님과 놀 찬스였는데...아뇨아뇨, 일도 물론 도와드릴거 거든요? 돕겠지만...조금 정도는, 말이죠?"
선생님이 평소 앉으시는 오피스 체어에 앉자, 무의식적으로 혼잣말이 흘러나온다. 역시 나는 운이 나쁘다.
평소에는 유우카 선배가 선생님과 잔뜩 놀고 있으니까, 가끔은 귀여운 후배에게 양보를 해주게 하자.
그런 넘치는 의욕으로 당번을 왔더니 이렇다.
"뭐, 금방 돌아오시는거 같고, 선생님이 바쁜 몸이시라는 것도 알지만요..."
따분함에 의자에 몸을 맡긴채 빙글빙글 돈다.
당번용 의자의 위치와는 당연히 장소가 달라서인지, 조금씩 익숙해져 가던 실내도 신선하게 보인다.
그렇게 집무실을 둘러보던 중, 문득 눈에 들어온 선생님의 책상.
"집무용 PC는 변함없이 그대로...여전히 조심성이 없네요"
예전, 심야에 몰래 숨어 들어왔던때와 무엇하나 다르지 않은 배치.
이러다가 제가 또 파일을 보려고 마음을 먹으면 이번에야 말로 전부 봐버릴텐데.
"뭐, 아무리 그래도 더는 보려고 하지 않지만요~"
"......"
"............"
".................."
"..................!!"
크흠.
"하, 하지만? 확실히 선생님과는 【샬레의 비밀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고 약속을 했지만요!? 선생님의 사적인 건 약속의 범위 밖이었죠!"
"그리고 그건 PC내부의 데이터 역시 예외가 아니라구요!"
번뜩이고 말았다.
애초에 당번을 부탁해놓고서 늦으시는 선생님이 나쁜것이다. 선생님이 제 시간에 오셨더라면,
분명 나도 이런 생각을 떠올리지도 않고 선생님과 즐겁게 놀아, 아니 일을 도왔을게 분명하다.
그렇게 사고가 돌기 시작하니, 이미 손은 움직이고 있었다.
PC를 켜고서 암호를 입력한다......저번과 다르지 않아.
"니하하하~! 필요 경비라고 생각하시고 포기하세요!"
저번에 물리적으로 서랍을 열었을 때는 생각했던 것 이상의 물건이 튀어나와 한 방 먹었지만.
이번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이 튀어나와도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폴더를 열자.
"흐음, 흐음......샬레의 비밀도 완전히 그대로......하지만! 뭐,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이쪽에는 손을 대지 않는 제게 감사하도록 하세요 선생님!"
"어라, 성실하게도 「개인용」같은 폴더로 나눠 놓으시긴. 이런건 완전히 제게 봐달라고 하는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익스플로러를 열고, 폴더를 한 단계씩 나아간다. 해킹조차 아닌, 단순한 PC조작.
그리고 발견한 「개인용」폴더 안, 정중하게도 「극비」같은 이름을 붙인, 그다지 특별한 것도 없는 폴더.
마치 내가 발견하는 것이 전제인듯한 모양새다.
"자 그럼, 뭐가 나올까요~. 유우카 선배에게 혼날만한 로봇 장난감의 데이터? 그게 아니면 C&C의 비장의 바니 사진?
......설마 제 바니 모습까지!? 아, 아니~? 뭐, 딱히 상관은 없지만요? 저는!?"
얇은 책을 발견했을때도 부끄러웠지만, 나의 바니 모습은 또 다른 방향으로 부끄럽다.
그런걸 보존이라도 해둔거라면 부끄럽다는 수준이 아니다. 이건 선생님에게 엄중히 항의해야겠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솔직히 폴더의 내용물은 뭐가되었든 좋았다.
선생님의 부끄러운 비밀이라도, 특별할 것 없는 사진이어도, 뭣하면 가계부였더라도
(평소에 그렇게나 유우카 선배에게 잔소리를 듣는 선생님이 가계부를 적을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걸 내가 봤다는걸 알게된 선생님이 허둥대면서――허둥대 주시면서 나를 꾸짖으신다.
세미나의 선배들에게 연락을 보내기라도 한다면,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섭지만.
특히 회계업무를 손댄것도 합해서 유우카 선배에겐 호되게 부려먹히고, 노아 선배의 손에 의해 반성실로 보내지겠지.
하지만 그렇더라도 분명 선생님께서 보러 와주실 계기가 생기는거고, 그러면 그 방에서 선생님과 놀면 된다.
어떻게 굴러가더라도 종합적으로 보자면 내가 전부 이득을 보는것이다. 칸페키~......라고나 할까.
그런 들뜬 마음으로 폴더를 클릭했다.
마지막 저항이라는 듯이 암호를 요구해온다. 하지만, 그런 건 내 앞에선 없는거나 마찬가지.
적당히 머리에 떠오른 「0000」. 네자리 숫자를 망설임 없이 입력한다.
―――? 어라, 이 숫자......? 어디선가 본 듯한......?
날짜......생일? 아니, 아마도 아니다......
한순간 느껴진 위화감은 엔터키를 누르는것과 동시에 흘러나갔다.
그렇게 열린 「극비」폴더.
그 안에 놓여있는것은.
「to_airi」
「to_akane」
「to_akari」
「to_ako」
.
.
.
「to_koyuki」
.
.
.
「to_yuuka」
.
.
.
「to_noa」
.
.
.
네자리 숫자에 대한 위화감은.
직전까지 존재하던 나의 들뜬 생각들은.
뇌리에 떠올랐던 선생님의 곤란한듯한, 질린듯한, 그런 꾸짖는 표정은.
늘어선 폴더에 압도당해 사라지고 말았다.
"......? 뭔가요, 이거"
"학생의 이름? 그것도 한 명, 한 명?"
"흐, 흐응? 이렇게나 여자애의 이름만?"
"이거 정말 얕볼 수가 없네요 선생님은! 정말이지! 발칙하시다니까요!
이러니 유우카 선배의 잔소리도 많아 질 수 밖에요!"
게헤나의 풍기위원장, 트리니티의 시스터 후드, 백귀야행의 음양부 등등, 나도 들어본 적 있는 이름부터, 본 적도 없는 이름까지.
경향을 통해 추측해보면 선생님과 교류가 있는 학생들의 이름일테지.
"......분명 데이트나, 그 때 찍은 사진이나! 그런 음흉한 사진 투성이 일테죠! 이건!"
"그래요! 이거 참 정말이지, 정말이지!!"
니하하하, 소리를 내서 웃어본다.
입을 통해 나오는 소리들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은 잘 안다.
그야, 단순히 데이트 때의 사진이라면, 일상을 잘라내 한 순간을 보존한거라면,
잊지 않기 위해, 빛이 바라지 않기 위해 돌아보기 위한 「추억(메모리얼)」이라면.
「to」 같은걸 붙일 필요가 없다. 그 학생과의 단순한 기록으로써 남겨두면 되니까.
그런데 굳이―――
"그, 그렇지! 시험삼아 유우카 선배의 폴더를 봐 보죠!"
무언가에 생각이 도달하기 전에 자신의 다음 행동을 입밖으로 내뱉는다.
"어차피 선생님과 선배의 추억에 관한거라면 저도 자세히 아니까요!"
이건 거짓이 아니다. 유우카 선배에게 잔소리를 듣는 도중 작게 「......선생님」 이라고 중얼거리곤, 높은 확률로 창끝이 선생님으로 행하니까.
주로 선생님에 대한 불만점? 으로.
선생님은 영수증을 정리하는게 서투니까 자기가 정리를 해야한다느니.
식비를 줄여가며 장난감을 사다니 믿을 수 없다, 아리스와 함께 초콜릿을 주었다, 기뻐해 주셨을까 라느니.
평소에는 미덥지 못하지만, 게임 개발부때도, 생텀 공략전때도 믿음직 스러워서.
그러고 보니 자신은 선생님에게 귀엽지 않은 모습만 보여주고 말았다, 인상이 나빠지진 않았을까 라느니.
그러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장황히 늘어놓고는, 잠시 기다리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떠나간다.
그런 일을 반복하는 사이, 알게 모르게 그 두사람의 추억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 그래요! 그 이야기와 이 폴더의 내용물이 일치하는지 확인해보면 되는거에요! 그걸로 한 건 해결이라구요!"
사고를 회전시켜서는 안된다는 듯이, 생각하기 전에 입을 움직인다.
행동을 입으로 내뱉으면 몸이 거기에 따른다. 몸을 움직이면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뇌리에 떠오른 예감을 떨치기라도 하듯이 「to_yuuka」 폴더로 포인터를 이동한다.
「to_koyuki」 폴더로는 포인터를 향할 수가 없었다.
당연한 듯이 암호를 요구해오지만, 당연히 내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이거......
「hwakjeong_singo」
"확정......신고? 어째서?"
애초에 암호같은건 문자열을 나열했을 뿐이다, 하지만 어째서 선생님을 이 문자열을 설정하신걸까?
떠오른 의문을 머릿속 한 켠에 밀어두고 단계를 나아간다.
격납되어 있던것은 두개의 텍스트 파일.
「인계.txt」
그리고
「유우카에게.txt」
"......읏!"
나도 모르게 숨을 삼킨다. 이 폴더를 열기 전에 무엇이 나오기를 기대한걸까. 그것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가르친다거나 교육용 이라거나, 연수용이라도 된다. 그거라면 아직 설명이 가능하니까.
샬레에 사람이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이고, 선생님이 바쁘시다는건 당연히 알고 있다.
전속인 사람이 늘어나면 나는 조금 쓸쓸하겠지만, 선생님의 바쁜 일정이 해소된다면 상관없다.
유우카 선배가 그렇게 된다고 하면, 세미나의 일은 불이 붙은듯이 바빠지겠지만, 지금은 그것조차 괜찮다.
하지만 「이어받는」건 다르다. 그건――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떨쳐낸다. 위험해, 벌써 사고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해야해.
하지만 무엇을? 우선 지금은 눈 앞에 있는것을.
떨리는 손으로 「인계.txt」를 열었다.
・서류의 보관장소에 대해서
・기밀정보의 보관 기간에 대해서
・집무실의 열쇠를 두는 장소
・업무를 진행하는 방법
・현재 남아있는 안건, 앞으로의 안건
・끝난 안건, 과거의 일처리에 대한 반성점
etc......
반 정도 까지 흘려 읽은 시점에 닫아버렸으니 순서같은건 기억 못한다.
내용이 맞는지 조차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지 않는 편이 좋았다.
이건 정말로 「인계」다. 당번에게 맡겨지는 일 같은건 쓰여있지 않다.
선생님 밖에 담당 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 알기쉽고 자세하게, 이 파일만 있다면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록되어있다.
그건 다시말해.
선생님이 없어진 뒤.
선생님이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선생님 이외의 누군가가 할 수 있도록.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작성된 서류였다.
심지어
"이거......갱신 되고 있잖아요......!?"
눈을 돌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다시 한 번 파일을 주목한다.
성실하게도 갱신 년월일이 기재되어 있으며, 그 날짜가.
"어제의 날짜......"
일단 만들어 둘까 같은, 보험으로써 만일을 위해가 아닌.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정비되어 있다.
거울은 보지 않았지만, 자신의 얼굴이 새파랗다는걸 알 수 있다.
이런게 있고, 그리고, 이름을 지명하는 텍스트 파일이라니.
"아, 아직 결정난 건 아니고 말이죠?"
분명하게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이곳에 왔을때의 즐거움, 오랜만의 당번으로 들떠있던 기분이 그립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되돌아갈 순 없다.
나는 거기서 멈출 수 없다.
거기서 멈출만한 성격이었다면 애초에 반성실이 반쯤 내 개인실이 되진 않았을거다.
"죄송해요, 유우카 선배"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남은 하나의 텍스트 파일을 열었다.
【유우카에게.】
【이런 식으로 문장을 남기게 된 걸 용서해줘.】
【하지만――】
안돼.
이 이상은, 아무리 나라도 알 수 있다. 아니야, 몰랐어, 알지 못했어.
하지만 가르침을 받았다.
이 뒤를 읽는건, 그 때 선생님과 했던 약속을 깨는것이다.
이 텍스트 파일은, 지정된 본인 이외의 사람이 읽어서는 안되는 부류의 것이다.
의식적으로 맨 위의 한 줄만을 주시하며 곧바로 창을 닫았다.
"......어째서 선생님은 이런――같아 보이는걸」
유우카 선배의 파일은 이 이상 읽을 수 없다.
하지만, 내 앞으로 적힌거라면?
그거라면 봐도 되지 않을까.
나에게 주어진, 아니, 보내진......「편지」라면. 그거라면 선생님과의 약속도 깨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보는것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것도 아니다.
선생님께서 내게 보내고, 그걸 내가 읽는거니까.
숨을 크게 내뱉고, 옅어진 호흡을 가다듬은 뒤 한 단계 위로 돌아간다.
PC의 화면에는 학생들의 이름의 폴더가 표시된다.
천천히 스크롤을 하니 목표로 하는 폴더는 금방 찾아냈다.
「to_koyuki」
니하하하.
매우 의식적으로. 평소처럼 웃는다. 웃는 방법을 떠올리지 않으면 웃을 수 없었다.
전혀 평소처럼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의 손이, 여전히 떨리는 포인터가 폴더를 연다.
표시되는 암호 요구 화면.
무었을 입력해야 하는지는 금세 알았다.
"......저에게 암호같은건 의미 없다는걸 알고 계시잖아요......!"
개인에게 보내진 폴더들
당연히 읽는쪽에서 열지 못하면 내용물을 보는것 조차 불가능할테니, 개봉 가능한 암호를 설정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건 나 이외의 학생들의 경우.
내게는 어떤 문자열이더라도 푸는데 걸리는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
정정, 문자수에 의한 타자의 시간이 조금 달라지는 정도다.
그렇다면 적당한 문자열이라도 설정해 놓으면 될텐데.
하필이면.
「lucky_clover」
그건, 그 때의 경치는, 내게 있어서 소중한, 빛이 바라지 않는 추억이다.
분명 선생님도 같은 생각을 하신걸까? 그러니 일부러 이 문자열을, 아니, 「네잎 클로버」를 암호로 설정하신걸까?
"아아, 그래서"
"다들 암호를 풀어버리면 화를 냈던건가요?"
문득 입에서 그런 말이 흘러나왔다. 무엇인가가 머리속을 스쳐간 듯한 느낌이 들지만,
정지 직전인 상태로 아슬아슬하게 굴러가는 사고로는 그걸 잡지 못한다.
나의 손은 정확하게 키보드를 두들겨 암호를 입력했다.
그리고 나는, 「to_koyuki」 폴더,
그 안으로 나아갔다.
내 폴더 안에는 하나의 텍스트 파일이 있었다
「코유키에게.txt」
한순간, 내게는 인계용 파일이 없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잘 생각해보니 당연한 일이다.
나보다 유우카 선배가 훨씬 더 많이 당번을 맡아왔고, 선생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었다.
예상컨데 인계, 또는 그런 부류의 파일은, 선생님과 다소 일을 함께 해왔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남겼을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게 타당하다.
게다가 인계 파일은 본론이 아니야.
진짜는 이쪽.
본인만이 관람을 허락받은 파일. 이걸 읽으면 조금이나마 「어째서」의 부분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솔직히 열고싶지 않다.
생각해보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 전자락 해제는 오랜만이다.
노아 선배나 유우카 선배에게 혼이 날때도, C&C가 출장을 왔을때 조차도 이렇게 까지 마음이 내키지 않은적은 없었다.
......아니, 거짓말, 마음이 내키지 않는것이 아니라.
무섭다.
직시만은 피해왔던 결정적인 무언가를 보고 말테니까.
그렇게 확신하고 있는 시점에 봐버린거나 마찬가지인데도, 눈을 돌리는 시늉조차 할 수 없게 되버리니까.
"그래도......무시는 할 수 없다니까요......"
그렇게, 나는 내게 보내진 파일을 열었다.
클릭한 순간 눈을 꼭 감고서, 심호흡을 한 뒤 천천히 눈을 뜬다.
첫 마디는 내 이름.
두번째 마디는 사과문.
세번째 부터는 추억이.
적혀있기라도 하면 어쩌지.
결정적인 증거를 눈 앞에 들이밀기라도 했다간 분명 나는 움직이지도 못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실눈으로 확인한 파일의 선두, 첫 마디.
【만약 아무 일도 없을때 열어본거라면 곧바로 닫으렴.】
......
............
응?
어라, 뭔가 이상한데.
유우카 선배의 문맥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나 할까.
샘플이 적으니 완전히 비교하는건 불가능 하겠지만.
【이건 만약의 때를 위해서, 모두에게 남기는 파일이니까.】
아니아니.
나는 각오를 다지고 이 파일을 열었다.
선생님이 무었을 생각하고――같아 보이는걸 남겼는지, 그것을 알기 위해서.
【그러니 만약, 아무 일도 없을때. 따분하다고 한가할 때, 우연히 눈에 들어온 내 PC 내부를 조금 들여다 본 뒤 놀려주자,
같은 생각으로 이 파일을 열어본 거라면.】
......이건 혹시나.
......아니 확실하게
【지금 당장 닫아줬으면 해.】
......전부 예상 범위 내?
히엑.
우와아아아앙――!
그렇게 소리를 지르기 직전에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던 건, 다음 문장이 눈에 들어왔으니까.
【하지만.】
【정말로 만약의 사태가 벌어졌거나.】
【혹은 여기까지 읽고도 그 이유를 어떻게든 알고싶은거라면.】
【이 앞을 읽어주렴】
【사실은 코유키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많거든.】
【그 때 읽게 된다면, 늦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늦어버릴지도 모른다.
그 한 문장은 내 목에서 비명을 거둬들이기 충분한 일격이었다.
【이 앞은 만약의 일이 벌어졌을때를 상정하고 써놓을게.】
【위에서 이런 저런 말들을 써 놓았지만, 우선은 이런 식으로 전하게 된 걸 용서해줘.】
【어디보자, 그래. 우선은 처음 만났을때를 기억하니?】
......잊을 수 없다구요. 그런거. 저, 정말로 깜짝 놀랐으니까요. 「어른」인 「선생님」이라니.
뭐, 그때는 도망 칠 생각으로 가득했으니, 이렇게 당번을 위해 오게 될거라는건 상상도 못했지만요.
【자신만만하게 우리들을 잡았지만, 그 뒤에 곧바로 아스나한테 전부 뒤집혀져서.】
윽......잊어 줬으면 하는 기억만 들쳐내신다니까요......
【그리고 그 뒤에――】
거기서부터는 우리들의 추억이 늘어져있었다.
골든 프리즈호에서의 일들. 저격 당해서 하마터면 빠져 죽을 뻔 했던 일.
생텀 공략전때 갑자기 불려나와 영문도 모른채 뛰어다녔던 일.
이 부분은 유우카 선배와 노아 선배로부터 들으셨다는 듯 하지만......저도 엄청 노력했거든요?
그리고.
또 노아 선배에게 혼나서 반성실로 보내졌을때, 선생님이 구해주셨던 일.
그 때 이후 당번일로 집무실에서 만나는 일도 많아져서, 그리고, 그리고.
【――알게 된 계기도 놀랍지만, 그래도 코유키와 보내온 시간은, 언제나 자극적이고, 정말 즐거웠어.】
네,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러니까 이렇게, 일부러 찾아온 거 잖아요.
......어째서 과거형인거죠. 즐거「웠어」라니. 「즐거워」로 충분하잖아요.
......앞으로도 즐겁고 재미있게 저와 놀자구요.
"어째서......!"
그 뒤의 말은, 마치 예상했다는 듯한 선생님으로 부터의 메세지에 의해 움츠러든다.
【언젠가 코유키가 말 했었지.】
【세미나에서 주어지는 일들은 전부 지루하고 재미없었다고.】
【코유키가 보기에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일들 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누구나가 할 수 있는게 아니야.】
【그러니까 코유키는. 좀 더 자신을 가져도 돼.】
【좀 더 빨리 말해 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늦어져서 미안.】
"아니야......!! 그런게 아니라......!!"
전혀 늦지 않았는데! 어째서 전부 떄를 놓친것 처럼 말하시는 거에요!?
지금 말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도와줬으면 해.】
【분명 이 폴더까지 도달하더라도, 모든 학생들이 암호를 풀 수 있는건 아닐거야.】
그건......그럴지도 모른다.
평소 세미나에서 처리하는 일도, 실제로는 노아 선배나 유우카 선배조차 하지 못하는 일들이 나한테 주어지니까.
【하지만 자유롭게 누구나 볼 수 있는 상태로 문장을 남길 수도 없어.】
【나 자신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지만, 학생들은 그렇지 않을테니까.】
아아, 다행이다. 나는 아무래도 약속을 깨진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을 잘도 하신다니까.
............그런 책을 숨기고 있으면서.
【그리고 몇 번이나 말 했지만, 그 책들은 압수한거니까 말이야. 정말로 그 부분만은 착각하지 말도록.】
......역시 전부 파악당하고 있다.
【......이야기를 되돌리자면.】
【이 폴더를 발견했지만, 암호를 풀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서 협력 해주렴.】
네, 물론이고 말구요.
선생님께서 그렇게 까지 말씀하신다면, 해드리도록 하죠.
【그리고――】
어?
【――――그/그녀를 위해서】
또다. 명확하게 이야기가 변하는 감각.
하지만 아까와는 달라. 이 편지의 앞부분은 마음을 다잡는 유예가 되었지만.
지금 전환은 나를 혼란속으로 던져넣는 전환이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선생님!"
"그치만 여기 있는 폴더에는 학생들 이름밖에......"
【솔직히 여기서 부터 하는 이야기는 한층 더 가정을 하고서 하는 이야기야.】
【거기에 가정에 지론을 곂친걸 근거로 두고, 그것이 결국, 전부 소용이 없어지게 될지도 몰라.】
【코유키가 모처럼 노력을 해주더라도, 그 노력이 통째로 헛수고가 될 가능성 역시 커.】
【그러니까, 이 일에 관해서는 부탁조차 아니야.】
【만약 여유가 있다면, 머리 한켠에 두고있었으면 해.】
【그런 레벨의 이야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지만.】
【만약 이 부탁을 들어주려고 하는 코유키에게 위험이 도사린다면.】
【이 이야기는 잊어줘.】
【코유키를 위험하게 만들면서 까지 부탁 할 일은 절대로 아니니까.】
【제멋대로인 소리만 해서 미안하지만, 그것만큼은 약속해줘.】
【이 이야기는 이 이상 코유키에게 남길 메세지로 쓸 만한 게 아니니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낼게.】
【하지만 만약 도와준다고 한다면.】
【유지를, 이어주었으면 해.】
【나는, 여기까지 였으니까.】
......뭐가 뭔지 모르겠어.
모르더라도.
모르는 대로 이해를 해야해.
그러기 위해서 경고를 무시하면서 까지 읽은거니까.
"...나중에......선생님에겐 불평을 늘어놓을거에요......"
그래, 이런 걱정을 부추기는 문장을 좋을대로 써놓기나 하고.
선생님에게 설교다.
후후, 평소에는 혼나는 입장인 나지만, 이번 만큼은 내가 혼을 내는 쪽이 되는거야.
그런 상상을 하며 아주 조금 마음을 진정시킨다.
아마도 그 폴더에는 아직 보지 못한 파일이 있을 터.
생각해보면 처음 폴더를 봤을때는 충격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눈여겨 보지 못했었고.
두 번째는 내 앞으로 보내진 파일을 여는데에 긴장을 하고 있었으니까.
좋아, 우선은 다른 파일을 찾아보자.
그렇게 생각해서 내게 보내진 파일을 닫으려고――
아직 스크롤이 남아있다.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코유키】
【이것저것 부탁해서 정말로 미안해, 하지만】
【믿고 있단다.】
"~~~~~~!!"
"그러니까! 그런 말은! 직접 해달라구요......!!"
정했다.
선생님에겐 유우카 선배와 노아 선배 앞에서
커다란 목소리로
'코유키를 누구보다도 믿고있어'
라고 말하게 하자.
다음 유우카 선배가 당번일 때 억지로라도 끼어들거야.
노아 선배도 어떻게든 불러오자.
그런 곳에서 선생님이 큰 소리로 외치기라도 했다간.
분명 유우카 선배는 나에게 따져오기 보다도 먼저 선생님에게 덤벼들게 분명하다.
노아 선배도 빙긋 웃으며 조금씩 몰아넣을테고.
그런 광경을 뇌리에 떠올리며 불만을 씻어낸다.
이런 걸, 학생의 마음도 생각하지 않고서
자기 멋대로 써놓는 선생냄에게는 최대의 벌칙이다.
"흥, 선생님은 유우카 선배, 노아 선배에게 동시에 몰리면서 쩔쩔매기나 하시라구요."
"애초에 그 때 배신하고서 세미나에 연락을 한 거, 저는 조금도 용서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죠!"
파앙
자신의 뺨을 때리며 기합을 넣는다.
아직 머리속과 마음은 엉망진창. 오히려 마지막 한 문장이 한층 더 휘저었다.
그걸 선생님에 대한 분노로 억지로 변환시키고, 마음의 동력으로 바꾼다.
여기서 멈춰버린다면, 더는 이 앞을 볼 기력도, 체력도 남지 않는다는걸 아니까.
자, 파일을 찾도록 하자.
그나저나, 새삼스래 보니 엄청난 숫자네요......
이만한 수의 학생들과 교류를 지니고,
샬레에서의 일을 해내고,
그러면서 다른 학교에서의 일들을 의뢰 받는다니.
선생님의 과로에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아코......히나......사쿠라코......아니야"
"나기사......이것도 아니야, 아니 그보다......"
이 사람은 분명, 트리니티의 톱이었죠?
어떻게 해야 불구대천인 학교들의 학생들과 사이가 좋아질 수 있는걸까요......
아니, 이게 아니지.
정신을 다잡고서 폴더를 스크롤 해나간다.
그리고 발견한
100명 이상의 이름을 지난 끝에
조금 명명 법칙에서 벗어난 폴더가 하나.
아마도 가장 아래에 배치 되도록 이름이 붙여진 폴더의 이름은.
「zz_to_teacher」
"......선생님 앞으로?"
어째서일까.
애초에 이건......
아니, 이제와서 생각 해 봤자 답은 이 폴더 안에 밖에 없다.
모든걸 본 후에 생각하자.
"......자, 열어볼게요."
변함없이 떨림이 멎지 않는 손으로 포인터를 폴더에 가져가 클릭한다.
다른 폴더와 마찬가지로 암호를 요구해온다.
고민을 할 것도 없이, 나는 직감적으로 그 내용을 알았다.
어제까지의 나라면, 그것은 단순한 문자열. 단순한 방해물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나도 모르게 의미를 생각한다.
선생님은 어째서, 이 말을 암호로 설정한걸까?
"암호는―"
―phrenap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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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편에 계속...
직접 써보니까 볼때보다 생각보다 기네
댓글 26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거야
와 빨리 후편가져와
아니 잘나가다가 갑자기 프센세 뭔데ㅋㅋ 좀 깨는거같은데

이거 명작의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