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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사키 히나(5일밤샘) vs 흥신소 68 & 만마전 등등 (전편)
한밤중, 게헨나 학원 자치구의 주요 도시 근교.
발키리의 필사적인 교통 통제를 무시한 차량들이 속속들이 날아가는 현장이 그곳에 있었다.
정면에는 지그재그로 달리며 때때로 비명과 폭발을 내뱉는 토라마루.
오른편에는 공용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속도를 내며 드리프트를 시전하는 급양부 차량.
왼편에는 폭약을 전부 내던지며 선두로 치고 나가려는 중장비 무리와 전차들.
웬만한 폭주족 차량은 무리에서 날아온 폭발물에 먼저 속도가 줄고, 엉뚱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을 토라마루의 포신에서 튀어나온 대포에 의해 불타올랐으며, 급기야 그 위를 급양부 차량이 화려하게 타고 넘는 식이었다.
――어쩌면 그러나, 이 차량들에 치이는 편이 수배는 더 나은 운명이었을지도 몰랐다.
해가 저문 뒤로 몇 번째인지도 모를 보랏빛 번개가 게헨나의 탁한 하늘을 다시 낮으로 되돌려 놓았다.
이야기는 3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흥신소 68의 사장, 리쿠하치마 아루의 개인 휴대전화로 벨이 울렸다.
"선도부장 소라사키 히나야. 지금부터 당신들에 대한 조사 활동을 나갈게."
그 말만 남기고 전화는 끊겼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부장님도 참 고생이 많네!"
"아루 님의 수면을 방해하는 녀석들에게는 폭발을……"
"최근 게헨나에선 의뢰를 받은 적이 없을 텐데 말이지."
각자 한마디씩 하는 와중에,
돌연 벽이 비명을 질렀다. 자신도 모르게 공명하여 모두 '꺗' 하고 소리를 내뱉는다.
"망했다, 선도부장이야!"
"게다가 왠지 오늘 엄청나게 강해! 아니, 평소에도 강하지만!"
밖에서 고막을 찌르는 불량배들의 고함과 헬멧단의 비명. 당연한 현상이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창문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 있었으니까.
――정신이 나간 불량배들이 쏜 건가?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튼튼한 유리를 사 두는 건데. 하지만 설마, 아까 그 빛 때문에 깨진 건 아니겠지!
네 사람 모두 생각하는 것은 같았다. 하지만 상황은 달랐다.
다시 한번 진동하는 벽 너머, 깨진 유리 파편이 히나의 모습을 비춘다. 비단 같은 백발, 남색과 보라색의 제복, 그리고 동공이 풀려 완전히 눈이 뒤집힌 보랏빛 눈. '종막의 디스트로이어'를 작은 몸에 짊어지고 있었다.
"도망치자!!" 아루가 소리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적을 앞에 두고 도망치다니 하드보일드한 무법자답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기서 타 죽는 건 절대 아니라고!!"
"이대로라면 아루 쨩의 헤일로가 부서져 버릴 것 같으니까!"
"무서운 소리 하지 마!"
아루에게 제지당하면서도 하루카가 던진 수많은 폭발물 따위는 이제 폭죽에 불과했고, 가볍게 뛰어넘은 히나는 이쪽을 노려본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그저 섬뜩할 뿐이었다.
불행 중 다행인지, 정보를 잘못 짚은 불량배들과 헬멧단, 그리고 소문을 듣고 나타난 듯한 블랙마켓 간부들이 소란을 피워준 덕분에 흥신소 일행은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지금, 토라마루 안에 콩나물 시루처럼 끼어 타고 있다.
차장, 조종수, 포수, 그리고 장전수. 전차는 최대 네 명까지 탈 수 있다는 사실은 키보토스에서는 중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현재, 매우 시끄럽고 흔들림이 심한 이 전차에 타고 있는 것은 어처구니없게도 아홉 명이다. 망가지지 않고 버티는 것은 전원이 한창때의 소녀들이기 때문인지, 기술력의 정수인지, 아니면 신비의 묘리인지.
"더 빨리 달릴 수 없는 거냐!? 이대로라면 불타버릴 거다!"
애초에 이런 비좁은 사태를 만든 원흉, 혹은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은 탱크에 걸터앉아 이로하에게 소리치고 있는 이 하누마 마코토 단 한 명뿐이었지만.
*
소란스러운 불량배들만큼 통솔력 없는 존재도 없어서, 현재의 소라사키 히나의 손을 거치면 아루 일행이 대단한 거리를 벌리기도 전에 기절시킬 수 있었다.
종막의 손, 그 보랏빛 갈퀴가 분명히 이쪽으로 뻗어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아루를 멀리 도망치게 하려던 세 사람과, 그런 세 사람을 어떻게든 지키려던 아루가 서로 맞붙으려던 찰나에 들이닥친 것이 토라마루였다. 당연히 흥신소는 경계했지만, 공격할 기미도 보이지 않을뿐더러 관측수인 치아키는 큐폴라에서 카메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 소란스러움, 밝기, 폭발…… 혹시 일생일대의 특종일까요!"
특종 수준이 아니야! 무심코 네 사람의 입에서 튀어나온 태클에 치아키도 발아래에서 이상하리만큼 겁에 질린 네 사람을 알아차렸다.
그 뒤로는 단순한 이야기로, 정보망대로 흥신소 68은 오늘 밤 최고의 수배자가 되어 있다는 것, 그것을 쫓는 것은 5일간 밤을 새워 무언가 이성이 끊겨버린 소라사키 히나라는 것. 그런 사실을 새삼 확인한 마코토가 해치를 멋대로 열고, 멋대로 네 사람을 불러들인 것이었다.
"적의 적은 아군이다! 평소의 소행은 알고 있지만, 이 만마전 의장 하누마 마코토 님께서 너그럽게 구해주도록 하지!"
해치에서 상체를 내밀고 큰 소리로 웃는 마코토, 그 은발 끝자락이 순식간에 타버린다. 히나는 이미 흥신소가 도망친 곳을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토라마루는 키보토스에서 손꼽히는 견고함을 자랑한다. 이것이 파괴되는 일 따위는 신비의 힘이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다.
이미 숨이 턱 끝까지 찬 네 사람에게는 타고 도망치는 것 외에 선택지는 남아있지 않았다.
*
하지만 적어도 죽음의 외적 요인은 사라졌다 쳐도, 내적 요인, 즉 개성이 너무 넘치는 아홉 명이 밀폐된 전차에 동승해서 괜찮을지에 대해서는 전혀 보장할 수 없었다.
조종석에는 마코토의 영문 모를 지시를 한숨 섞인 표정으로 실행하는 이로하. 두 사람 사이, 즉 시트와 탱크 틈새에 끼어 졸음과 흔들림 사이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부키. 슬쩍 반대편 배관 사이에 자리 잡고서 무츠키와 사츠키가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해치 쪽으로 말하자면 아루를 촬영이라도 한 건지 하루카와 치아키가 매달려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고, 당사자인 아루는 큐폴라 밖으로 밀려 나갈 것 같아 눈을 뒤집고 있었다. 카요코도 근처에 자연스럽게 걸터앉아 있었다.
전차장의 기계 조작에 의해 초인적인 힘을 낸 만마전 직속 전차는 가스 냄새 가득한 공기를 내뱉으며 지면을 달린다. 살짝 열린 해치로 차내에 불어오는 것은 한낮의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 뜨거운, 뺨을 태울 듯한 열풍. 노성, 웃음, 탄식―― 그런 것들이 눈 깜빡할 사이에 비명으로 바뀌었다.
무언가와 부딪혔다. 단단하고 크다. 그것은 분명했다.
주리는 눈을 떴다. 손발이 자유롭지 않다. 멍석말이가 된 채 좌석에 묶여 있었다. 옆에는 실질적인 상사인 후우카가 똑같이 앉아 있었다. 이쪽을 안심시키듯 바라본다.
"저기…… 이건 어떻게 된……?"
"미식연구회야."
주변을 둘러본 주리는 이것이 급양부 배달 차량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밖에서는 문제의 네 명과…… 만마전, 그리고 흥신소 68 일행이 왠지 말다툼을――이라기보다 흥신소는 근처에 있을 뿐이지만――하고 있다. 보기 드문 광경이다. 애초에 왜 저 네 명이 만마전 편을 들고 있는 분위기인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싶어 고개를 돌려보니, 다행히 고장까지는 나지 않은 듯 보이지만 발아래 범퍼 부분이 꺾여 있는 것이 보였다. 눈앞에 서 있는 것은 검고 거대한 차체. 토라마루였다.
후우카가 거창하게 한숨을 내쉬며 반쯤 감긴 눈으로 눈앞의 풍경을 바라본다. 해탈해서 영화라도 보고 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충돌한 거야…… 전차랑……"
팔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 따위는 없다. 도망치려 해도 차를 버리고 가는 건 언어도단. 눈을 뗀 사이에 폭발이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그저 둘이서 말다툼의 결말을 관찰했다.
만마전의 안색이 이상하다. 평소 모습과는 반대로 기이할 정도로. 두 사람이 알아차리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그 마코토가 초췌해진 기색으로 무언가 지껄이고 있고, 전화…… 아마 보이지 않는 얼굴로 보아 이로하로부터일까……의 상태도 분주하다.
하늘이 한 번, 아침으로 변했다.
몇 초 후에야 엄청난 섬광임을 이해한다. 날카로운 바람이 두 사람의 뿔을 흔들고 뺨을 꾹 눌러 훑었다. 눈이 따가워 무심코 눈꺼풀을 감았다.
"하늘을 보세요!"
하루나의 외침만이 들려왔다.
"새야?"
"비행기인가!"
"아니야!"
한 박자 쉬고,
""소라사키 히나다!!""
세 조직이 겹쳐진 아름다운 비명. 말한 쪽도 그 위협을 입 밖으로 내뱉고 나서야 깨달은 듯하다. 겹쳐진 비명에 무심코 움찔하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날개막을 한껏 펼치고 활공해 오는 존재가 보였다. 하얀 머리카락만이 살랑거리고 다른 것들은 모두 밤의 어둠 속에 녹아버려서, 한 순간엔 마치 하루살이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하얀 악마는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주변을 살피려고 몸을 비튼다. 스르륵,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매끄럽게 몸이 움직였다. 묘하게 팔이 저리다. 다리도 그렇다. 저릿저릿한 느낌이 드는 부위를 움직여보고 나서야 묶고 있던 밧줄이 없어진 것을 깨달았다.
등 뒤에 서 있었다. 처음으로 빤히 그 얼굴을 보았다. 보랏빛 눈동자가 번뜩이고 있다. 다크서클이 심하고 뺨도 야위었다는 것이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둥글고 작은 이목구비와 오밀조밀한 배치는 매우 사랑스러웠고, 화장기는 느껴지지 않는데 인형 같다. 히나가 두 사람을 보며 무언가 중얼거린다. 철컥철컥 금속음이 들렸다.
또한 자신의 머리 위에서 보랏빛 플라즈마가 번뜩였다. 그 정체가 무수한 총알임을 주리는 처음 알았다.
*
정신을 차려보니 주리는 다시 정신을 잃어 있었고, 그 헤일로는 히나의 섬광에 섞여 사라져 있었다.
그 사격 이후, 미식연구회 녀석들이 체조 선수도 놀랄 법한 몸놀림으로 뛰어 올라탔고, 히나가 날개를 펼친 지 3초도 되지 않아 급양차는 다시 굉음을 내지르게 되었다. 만마전과 흥신소 일행도 다시 전차 안에 틀어박혔을 터였다.
"……왜, 언제나, 이 모양인 거야ー……" 이제 소리 지를 기력도 없는 후우카는 중얼거린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관성대로 날뛰어서 뿔이 이제 슬슬 아파지기 시작했다.
"도망쳐요, 급양부 두 분! 선도부장은 오늘 밤으로 5일째 밤샘이라는 모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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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뭐든 허용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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