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백귀야행에 볼일이 생겨 가봤더니 어딘가 퀭해보이는 키쿄가 있었다. 날 부른 것도 키쿄였기에 뒤에서 지나가는 키쿄를 불렀다.
"키쿄~"
"아, 왔구나..."
"괜찮아 키쿄? 엄청 얼굴에 그늘이 졌는데?"
"당신이 조금 더 자주 왔으면 그럴 일도 없었을텐데."
"미안..."
조금 더 자주 와야겠다. 키쿄는 부실로 날 대려가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여름 가을 시즌에 축제가 몰려 축제를 관리하는라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구나... 확실히 축제 하나를 하는데도 신경써야하는게 많지."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아. 문제는 취객들이지."
"취객?"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자 흥겨운 분위기에 과음을 한 사람들의 난동을 매일매일 정리하다보니 진이 빠진다고한다. 하루에 수십명은 취해서 난동을 피우고 총으로 제압하자니 과잉진압소리를 들을까 일일히 친절하게 대려다 놓아야한다고한다. 그리고 취한 사람들이 은근슬쩍 학생들을 성희롱한다는 소리가 있었다. 키쿄가 날 부른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
"흠... 그건 확실히 내가 도와줘야겠네."
다른 건 넘어가도 학생들의 몸에 손대는 건 넘어갈 수 없었다. 키쿄의 부탁을 수락하고 난 다시 축제가 시작되는 시간에 키쿄와 같이 순찰에 나섰다. 키쿄의 말대로 모두 술을 마시고 있었고 벌써부터 고주망태가 된 사람도 있었다. 어딘가 언성이 높아지는 소리가 들려 그곳으로 가봤더니 역시나 취객이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아니! 어묵탕을 시켰는데 왜 짬뽕이와! 난 분명 어묵탕을 시켰다고!!!"
"손님, 분명 짬뽕을 시켰어요. 여기 손님이 작성하신 주문지에도 짬뽕이라고 적혀있잖아요."
"어디서 손님한테 말대꾸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하아...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난 조용히 다가가 취객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많이 취하셨습니다. 그만 돌아가실까요?"
"넌 또 뭐야!"
"이 아이들의 선생님입니다."
"선생이면 말이야! 애들 교육을 똑바로 해야할 거야니야! 하여간 당신부터 이러니 애들이 이러지!"
"하아..."
짜증이 올라온다. 취해도 곱게 취할 것이지. 난 조용히 취객의 손과 어깨를 꽈악 잡았다. 예로부터 취한 사람들한텐 이게 약이라고 했다. 때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깨운다나 머라나. 아무튼 효과는 있었는지 취객은 고통을 호소하며 온몸을 배배 꼬았다.
"아아악! 아파!"
"가실까요?"
최대한 미소를 유지하며 취객을 가게 밖으로 대리고 나왔다. 무사히 바래다 주고 다시 순찰을 돌았다.
"많이 힘들었겠네. 키쿄."
이런 취객을 하루에 수십명을 상대하면 누구라도 진이 빠질 것이다.
"방금 사람은 심한 부류였으니까. 그래도 선생, 당신 꽤 능숙하게 대하잖아?"
"어른이니까."
키보토스에 오기 전에도 술은 마셔봤고 그 과정에서 취한 사람은 많이 다뤄봤다. 그럴땐 아까처럼 하면 대부분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 편이다. 물론 몸이 다부진 사람한테는 잘 안 통했지만.
"흐음... 그럼 선생도. 술을 잘 마셔?"
"음...마시긴하지. 많이는 못 마셔도."
"이렇게 보니까 당신의 주사도 보고 싶은걸?"
흥미가 생긴 키쿄의 눈을 애써 피했다. 물론 내 주사는 그냥 자는 거지만 애들 앞에서 취할 정도로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고 싶진않다. 하나 둘 취객들을 돌려보내니 어느덧 시간은 자정을 달려가고 있었다. 심야식당을 제외한 가게들은 슬슬 문을 닫고 있었다. 상황도 어느정도 정리돼서 난 키쿄와 간단히 배를 채울겸 가게로 들어갔다. 쿠시카츠와 닭꼬치를 주문하고 음식이 나올 동안 수다를 떨었다.
"고생했네. 키쿄."
"아니, 오늘은 선생이 더 고생했으니까. 축제시즌도 막바지라 취객은 이제 많이 안 나올거야."
"그건 다행이네."
"자~ 음식 나왔습니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자 우린 하나씩 집어서 먹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쿠시카츠를 먹다 보니 술이 땡겼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 오늘은 학생들이랑 취객들을 상대했다며? 힘들진 않았어?"
"아, 별일 없어서 크게 힘들진 않았네요."
"고생한 보상으로 이거라도 하나 마셔, 전부터 많이 도와줘서 줄려했으니까."
거게 주인이 내게 사케를 건냈다. 맛이 좋다고 알려진 물건이었기에 마시고 싶었지만 학생 앞에서는... 특히 취객으로 고생한 키쿄 앞에서 마셔도 되나 싶었다.
"난 상관없으니까 마셔도 돼. 선생."
'당신이 취한 모습도 보고 싶기도 하고.'
키쿄는 내 맘을 읽었는지 술을 마셔도 된다한다. 주인장은 이미 술 잔을 내게 건내줬다. 나도 이제 모르겠다 싶어 술 잔에 술을 채웠다. 차가운 술을 마시니 쿠시카츠로 기름진 속이 싸악 내려갔다. 사람들 말대로 역시 맛 좋은 술이었다.
"어때 선생님, 듣던 대로지?"
"키야... 이 술 엄청 맛있네요."
한잔 두잔 마시다 보니 옆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응? 키쿄, 왜?"
"아니, 아무것도."
나와 술병을 번갈아보는 시선에 난 술을 내쪽으로 가져왔다.
"술이 어떤 맛인지 궁금해?"
"아니, 별로..."
아니라고는 하지만 꼬리와 눈은 매우 궁금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한잔만 마셔볼래?"
한잔 정도는 괜찮겠지 싶어서 잔에 반정도 따라 키쿄에게 건내 주었다. 그러자 키쿄는 못 이기는 척 내가 준 술을 입에 털어넣었다. 입에 넣자마자 키쿄의 얼굴이 구겨지는 모습은 꽤나 재밋는 구경거리였다.
"쓰지?"
"이게 뭐가 좋다고...그렇게 마셔대는거야."
"키쿄는 아직 어리니까. 술은 이르지."
"아니... 백귀야행의 작전 참모한테는 이정도는 아무렇지 않아."
"그런 것 치고는 아까 엄청 표정 안좋지 않았어?"
"하?"
방금까지 엄청 인상 써놓고 조금 놀리자 아무렇지 않아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하지만 그러지 말았어야했다. 자존심이 긁힌 키쿄는 술 병을 채가 병나발을 불었다.
"잠깐 키쿄!"
이미 꿀꺽꿀꺽 술을 들이킨 키쿄는 병에서 입을 땐 후 소매로 입가를 닦았다. 독기 서린 눈에 나와 가게 사장은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키쿄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병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키쿄는 다시 닭꼬치를 먹었다.
"키쿄... 괜찮아? 그거 그래도 무시 못하는 도수인데."
"당신은 내가 그정도 마시고 취할 줄 알았어? 한 두잔 마시고 취하는 건 만화에서나 그런거지 이정도는 괜찮아."
키쿄의 말대로 키쿄의 얼굴은 취객들처럼 빨개지지도 않고 말투도 평소처럼 차분했다. 남은 술은 내가 마저 다 마시고 주문한 음식도 마저 먹고 계산을 한 후 나왔다.
키쿄를 다시 부실로 바래다 주기위해 백화요란 쪽으로 발걸음을 향하자 키쿄는 내 팔을 자신의 두팔과 꼬리로 꼬옥 감쌌다. 어느새 손엔 실로 나와 키쿄의 손이 묶여있었다.
"당신도 꽤 마셨으니 술기운이 돌 거 아니야? 내가 잘 인솔해야지."
사실 아무렇지도 않앗지만 반박하면 무서운 눈으로 바라볼 키쿄였기에 난 얌전히 키쿄와 백화요란으로 갔다. 부실에 도착해서 나도 돌아가려하자 키쿈는 내 팔을 놓아주지 않았다.
"당신...지금 시간대면 돌아가는 차는 전부 끊겼다고? 여기서 자고가는게 어때?"
키쿄의 말대로 시계는 이미 새벽 1시를 가리켰다. 이 시간대면 이미 차는 전부 끊겼다. 하는 수 없이 부실로 들어서자 키쿄가 날 확 끌어 당겼다. 어쩌다보니 키쿄의 무릎배게를 받고 있었다 눈앞에는 교복으로 아슬아슬하게 중요한 부분만 가려진 키쿄의 가슴과 천장. 그리고 키쿄의 얼굴만 보였다. 키쿄는 한손으로 내 얼굴을 고정시켰고 한손엔 칫솔을 들고있었다.
"양치하고 자야지. 오늘은 많이 도와줬으니 내가 특별히 해줄게."
치아 하나하나 닦아죽고 있었다. 나보다 힘도 쌧기 때문에 저항도 못했다. 이를 다 닦아준 키쿄는 자신도 이를 닦겠다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어릴 때 이후로 남한테 양치질을 당해본 적이 없어 어릴 때의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자신도 다 씻고 온 키쿄는 피곤했는지 자신과 손님용 이불을 꺼내 펼쳤다. 그런데 왜 딱 붙혀서 이불을 펼치지?
"늘 말했지? 시선이 닿는 곳에 있어달라고. 잘 때도 마찬가지야."
"잘 때는 눈을 감는..."
내 반박은 쨰려보는 키쿄의 눈빛에 묵살되었다. 키쿄가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자 나도 이불에 들어가 키쿄와 멀찍이 떨어졌다. 그러자 등 뒤에서 날 꽉 껴안는 느낌에 화들짝 놀랐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으면 내가 불안하다고... 당신은 내가 싫은 거야?"
"아니... 아무리 그래도 학생이랑 같이 자는건..."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잖아."
"그게 무슨 소리니..."
어느순간 뒤에서 새근새근 잠든 소리가 들려서 나도 어쩔 수 없이 잠을 청했다. 아침이 돼서 잠에서 깨자 키쿄는 여전히 날 꽈악 껴안고 자고 있었다. 팔다리, 꼬리로 날 안고 있었기에 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점심이 되기전에야 키쿄는 눈을 떴다. 아침에 약하다는건 진짜였구나. 잠에서 깬 키쿄는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내 모습에 평소와는 다르게 눈이 휘둥그래해졌다.
"꺄아앜!"
비명과 동시에 얻어맞았다...
"다다다 당신이 왜 여기에? 그리고 왜 같은 이불에서 자고..."
"키쿄 어제 기억 안나?"
"뭐...?"
내 말에 키쿄는 열심히 머리 속에서 어제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어제...같이 순찰을 돌고 간단하게 배를 채울려고 식당에 들어가고...내가 술을 바라보니까 선생이 술을 조금 줘서 마셨지..."
"그 이후는 기억 안나?"
"아니, 기억 나. 술이 써서 인상을 쓰니까 선생이 날 놀리고... 내가 술병을 들고 마셨지. 그 이후엔... 기억이 안나네..."
거기서 필름이 끊겼구나...어쩐지 한번에 막 들이킨다헀어. 그러고 보니 키쿄의 행동도 평소답지 않게 가까웠고 종종 취해도 얼굴색이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런데 키쿄."
"왜?"
"어제 키쿄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지?"
"어, 혹시 내가 무슨 짓을 했어?"
"음... 우선 우리가 한 이불에서 잤지?"
"그건 나도 알아. 혹시 다른 짓도 더 했어?"
"음... 알려줘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네."
때론 모르는게 약이다. 하지만 진실을 알아버렸을 때 키쿄의 반응도 궁금했다. 둘을 저울질을 하며 화장실로 향했다. 그 와중에도 키쿄는 어제 자신이 뭘 했는지 알려달라고 하고있었다. 화장실에 들어가 볼일을 보다가 칫솔 통을 보니 어제 키쿄가 내게 양치질을 해준 칫솔 하나였다. 분명 두개여야하지 않나? 쓰래기통을 보아도 칫솔은 보이지 않았다. 에이 설마. 손을 씻고 화장실에서 나오자 키쿄는 불만이 쌓인 얼굴로 날 보고 있었다. 내가 진실을 안 알려줘서 화가 난걸까?
"음... 키쿄 진실을 알고 싶어?"
"백귀야행의 작전 참모가 자신이 어제 뭘 했는지 모르는게 말이 될거같아? 댱연히 알고 싶지."
"그전에 키쿄, 화장실에 하늘색 칫솔 하나 있던데 그거 키쿄꺼야?"
"어, 내가 쓰는 건데 왜?"
키쿄의 말을 듣고 난 더욱 고민에 빠졌다. 진실을 알아버렸을 때 키쿄의 반응이 어떨지. 아니면 날 죽여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 살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음... 키쿄... 사실은 아무일도 없었어. 그저 차가 끊겨서 나랑 키쿄가 같이 잔 것 뿐이야."
"거짓말."
단숨에 간파 당했다. 내가 거짓말로 무마하려하자 키쿄는 더더욱 집요하게 내게 물어봤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술집에서의 일을 말해줬다. 하나하나 이야기 해줄 때마다 키쿄의 얼굴색은 빨개지고 표정도 일그러졌다. 마지막 이불에서의 이야기를 했을 땐 키쿄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개져있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붉게 달궈질대로 달궈진 사람쪽 귀를 보니 얼굴은 안 봐도 뻔했다.
"내가... 그랬다고?"
"어... 술에 취해서 그런 거같은데?"
부들부들대던 몸을 멈추더니 독기 품은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불공평해."
"뭐?"
"불공평하다고. 나도 당신이 취한 모습을 봐야 형평성에 맞을 것같은데. 당신도 취할 때까지 술을 마셔줘야겠어."
"그게 무슨 말이야?"
"안 마시면 어제 내개 술을 줬다는걸 소문 낼거야."
학생에게 술을 마신 걸 들키면...여러모로 많은 일이 생길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난 키쿄의 말대로 술을 마실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키쿄는 안주를 만들어서 내게 가져다 주었다.
"자, 술만 마시면 힘들지? 이거도 같이 먹어."
"아... 고마워."
"그래서, 언제 취해?"
적당히 마시면 용서해줄거라 생각했지만 이 작전참모는 집요했다. 아니 사실상 자기가 달려놓고 왜 나한테 이러는지...
"방금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지?"
"아.. 아니! 전혀! 내가 잘못했지."
귀신같이 내 생각을 읽었다. 술병이 비어가는 만큼 나 또한 취기가 돌았다. 취기와 졸음이 동시에 몰려오자 난 꾸벅 꾸벅 졸기 시작하다가 어느새 잠들었다. 그 모습을 본 키쿄는 기가찬 듯한 표정이었다.
"아니... 그냥 자는게 끝이야? 나한테 안기거나 어리광 피우거나 하는게 아니라?"
불타는 키쿄의 속도 모른체 난 자고있었다.
"억울해...이러면 나만 손해인 기분이잖아."
나를 어떻게 골려줄까 생각한 키쿄는 잠든 내 얼굴에 붓으로 낙서를 하고 자신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
"아직 모자란데..."
곰곰히 생각하다가 키쿄는 잠든 내 뒤에 누워 날 안았다. 물론 난 그런 것도 모르고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어젠 내가 안고 잔 기억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야지."
같이 자고 일어나자마자 다시 얻어맞은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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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 앞으로 소설을 잘 쓸 수 있을지모르겟네요. 일단 생각나는 대로 써보긴하는데 앞으로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개추와 댓글은 작성자에게 큰 힘이 됩니당.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볼때 정말 좋더라구요
아래는 제가 쓴 다른 소설들도 있으니 같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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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개추후감상
흐흐 요망하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