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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허리를 삔 키쿄를 그날 밤까지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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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백귀야행에서의 업무 떄문에 필요한 서류를 챙기고 샬레를 나섰다. 무덥던 여름을 넘어 슬슬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날씨와 동시에 시원한 바람은 가을 특유의 냄새를 가져왔다. 지하철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니 백귀야행의 입구를 지나쳐 백화요란의 앞까지 도착했다. 평소처럼 미닫이문을 여니 내 앞에 키쿄가 쓰러져있었다. 키쿄는 바닥에 엎어진 체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키쿄?! 무슨 일이야!"

"선생님... 도와줘..."

평소에 내지 않던 앓는 소리에 난 키쿄를 일단 바르게 눕히고 어디가 아픈지 물었다.

"어디가 아파? 알려주면 내가 할 수 있는건 뭐든지 할게."

"허..."

"허?"

"허리를 삐었어..."

순간 무슨 소리인가 했다. 키쿄는 아직 허리를 삐기엔 젊은 나이인데...

"어쩌다가?"

"천장을 수리하려고 공구함을 가져오려는데...바닥에 놓인 공구함을 들어올리려다가..."

본인이 말하고도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돌려 내 시선을 회피했다.

"그런데 키쿄는 허리를 삐기엔 어리지않... 아!"

짐작가는게 있다. 키쿄는 평소 의자의 등받이가 아닌 팔걸이에 기대 앉는다. 그게 쌓이고 쌓여 추워진 날씨에 근육이 긴장된 상태에서 무거운 걸 들게 되면...

"우선 얼음으로 찜질을 하자. 얼음 가져 올 테니까 여기에 누워있어."

부엌에 가서 냉동고에서 얼음을 꺼낸 후 비닐 봉지에 채운 후 너무 차갑지 않게 얇은 수건으로 감싸서 다시 방에 가보니 키쿄는 여전히 끙끙 앓고 있었다. 아픈 티를 내지 않는 키쿄의 평소 모습을 보면 제대로 삐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엎드릴 수 있겠어?"

"응..."

누워있던 키쿄는 힘겹게 몸을 뒤집에 엎드렸다. 난 키쿄의 교복을 살짝 위로 올려 가져온 찜질팩을 허리에 댔다.

"하읏!"

순간 차가운 것이 닿아서인지 흠칫 놀람과 동시에 꼬리가 내 얼굴을 쳤다.

"아! 미안...놀라서..."

"괜찮아. 그나저나 이러면 키쿄는 오늘 푹 쉬어야겠네."

"그럴 순 없어...당장 천장도 수리해야하고 처리해야할 서류가..."

"어허, 그러다가 진짜 골병난다. 천장이랑 서류는 내가 처리할 테니까 키쿄는 오늘 누워있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충고였다. 아플 때 억지로 일하면 몸이 더 망가지기 마련이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들은 더더욱. 우선 키쿄가 춥지 않게 이불을 덮어준 후 거실에 있는 마루에 놓여있던 공구함과 사다리를 이용해 천장을 수리했다. 다행히도 조금만 손보면 돼서 그리 오래걸리진 않았다. 이후엔 키쿄가 처리해야할 서류를 보았다. 이것 또한 키쿄가 보기 쉽게 정리해둬서 조금의 수정사항만 내가 체크해줬다. 내가 처리해야할 서류도 처리하다 시계를 보자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키쿄가 있는 방으로 가자 키쿄는 엎드린 체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서류를 처리하는 내내 문쪽을 바라보고 있었겠지.

"키쿄 밥 먹을까?"

"아, 난 괜찮..."

꼬르륵--

말은 괜찮다 하지만 몸은 그러지 않아보인다. 키쿄도 그런걸 아는지 배게에 얼굴을 묻었지만 빨게진 그녀의 귀까진 감출 순 없었다.

"금방 밥 해올게 쉬고 있어."

키쿄는 말없이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다시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를 보니 간단하게 된장국과 연어구이 재료가 있어서 나름의 레시피로 식사를 만들어 식탁으로 옮겼다.

'밥을 옮겼으니 이제 사람을 옮겨야지.'

키쿄를 부축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 엎드려 있던 키쿄가 일어날 수 있도록 키쿄의 팔을 내 어깨에 둘러주었다. 원래라면 허리도 감싸서 제대로 고정을 해줘야겠지만 허리를 삔 사람을 상대로 나 또한 조심스러웠기에 키쿄의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넣어 부축해줬다. 어찌저찌 의자에 앉혔으나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다. 앉아있기도 힘든지 키쿄는 의자의 등받이에 기대고만 있었다. 젓가락질이든 숟가락질이든 하려면 몸이 어느정도 숙여져야하는데 그마저도 힘든 모양이다.

"앉아있기도 힘들지? 내가 먹여줄게."

난 내 의자를 옮겨 키쿄의 옆자리로 간 후 키쿄의 젓가락을 집었다.

"먹고 싶은 반찬있어?"

"우선...연어 구이...."

키쿄의 부탁대로 연어 구이를 집어 입에 넣어줬다. 연어 구이가 아직 뜨거운지 입 속에서 식혔다.

"아! 미안, 여기 물!"

건내준 찬 물을 한 모금 마시자 뜨거운게 가셨는지 숨을 내쉬었다. 설마했는데 고양이혀였구나... 내 생각을 읽었는지 키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날 째려봤다.

"이상한 생각하지말고 다음엔 밥을 먹고 싶어."

"예이 예이"

이번엔 뜨겁지 않도록 후 후 불어서 키쿄에게 밥을 먹여줬다.. 이번엔 적당한지 우물우물 씹더니 삼켰다. 이후에도 된장국도 떠멱어주었다.

"음식은 어때? 키쿄가 해줬던 된장국이 생각나서 만들어본건데."

"생각보다 괜찮네. 가끔은 이렇게 당신에게 얻어먹는 것도 괜찮겠어."

의외의 극찬이었다. 이렇게 밥을 먹여주던 중 키쿄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반찬이 있었다.

"자, 키쿄, 야채도 먹어야지. 아~"

난 식탁 한켠의 츠케모노(일본식 국룰 절임 반찬)를 집어서 키쿄에게 가져다 주었다. 누가봐도 먹기 싫은 표정이었지만 내 성의를 봐서인지 기꺼이 먹어주었다.

"이렇게 보니 아기같네, 밥도 먹여주고 반찬 투정도하고?"

그 말에 키쿄는 부끄러운지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 평소엔 잘 보이진 않던 귀여운 모습이다. 사진으로 저장하고 싶지만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분명 엄청 화내겠지.

그렇게 식사를 마치자 키쿄가 늘 유카리에게 말하던게 생각났다.

"키쿄?"

"응?"

밥을 다먹고 의자에 기대서 내가 치우던걸 기다리던 키쿄는 내 부름에 날 바라보았다.

"양치해야지?"

잠깐 멈칫했다가 내 말의 뜻을 알아들은 키쿄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잠깐! 양치정도는 혼자할 수 있어!"

"어허! 아기 키쿄는 얌전히 있어!"

화장실에서 키쿄의 칫솔을 가져와 키쿄에게 다가갔다. 다가갈 때마다 키쿄는 도망치려했으나 뭐 어쩌겠는가 허리가 삐어서 제대로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하는데. 마치 독안에 든 쥐... 아니 독안에 든 고양이었다.

"흐리그 늣기믄흐브.."

복수를 다짐하는 키쿄였지만 지금은 내 앞에서 입을 벌리고 얌전히 치아 하나 하나 씻겨지는 고양이었다. 타인에게 자신의 입 속을 훤히 보여지는게 부끄러운지 키쿄는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가글까지 마친 후 키쿄를 다시 방에 눕혔다. 난 마저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키쿄가 누워있는 방 안에서 뭔가 살기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난 그저 무시하고 자판을 두드렸다. 슬슬 해가 기울자 난 마저 키쿄의 상태를 확인해보기 위해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들어온걸 본 키쿄는 자신이 들어가 있는 이불을 살짝 들추며 내게 말했다.

"선생님, 얼음 찜질 때문에 추운데 같이 이불에 들어와줄 수 있겠어?"

"어?"

"처음에 말했잖아?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해주겠다고."

"아."

백귀야행의 작전참모에게 말꼬리가 잡혔다. 이건 쉽게 못 벗어난다. 난 하는 수 없이 이불 속에 들어왔다. 내가 이불에 들어가자 키쿄는 날 살며시 끌어안았다. 키쿄의 체온과 키쿄의 체온에 의해 따뜻하게 댑혀진 이불은 내게도 아늑한 기분을 선사했다.

"역시 당신의 체온은 편해..."

키쿄의 숨결과 향기는 나와 키쿄가 같이 들어가 있는 이불 속에서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을 만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멈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한 키쿄는 고개를 들어 날 보며 말했다.

"역시 이렇게 있으니까 조금 덥네. 씻고 싶어."

"뭐? 그건 아무래도..."

키쿄는 자신의 검지 손가락을 내 입에 대며 내 말을 끊었다.

"들키지만 않으면...괜찮잖아? 그리고 설마 걷지도 못하는 아기를 혼자서 씻게 할거야?"

이렇게 복수를 하는구나....말조심해야지.... 어찌되었던 간에 키쿄 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건 사실이었기에 난 키쿄를 부축하고 욕실로 갔다. 탈의실에 들어서자 난 하나의 난관을 더 마주쳤다.

"옷 벗겨줘. 아 그리고 보면 죽일거야."

그게 무슨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같은 말인가? 옷을 벗기려면 앞을 봐야하는데.

"아 위는 내가 벗을 수 있으니까 아래만 벗겨주면 돼. 위에서 아래로 내리기만 하면 되니까. 당신 정도면 눈 감고도 할 수 있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남들 벗기고 다니는 줄 알겠어.."

"아니야?"

"아니야!"

일단 난 눈을 감고 키쿄가 윗도리를 벗기를 기다렸다. 시야가 차단된 체 옷 벗는 소리만 들리자 내 상상력은 매우 자극되었다. 그러다가 또 앓는 소리가 들렸다.

"흐읍!"

"왜 그래?! 괜찮아?"

"괜찮긴한데...허리가 아파서 브래지어를 못 벗겠어... 등에 손이 안 닿네."

"어?"

"내가 위치를 말해줄 테니까 손 내밀어봐"

키쿄의 말대로 손을 내밀자 내 손 끝에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키쿄의 등이었다.

"조금더 위로...더 더 더"

손을 위로 올리는 동안 느껴지는 키쿄의 살결은 부드러우면서도 매끈했다. 그렇게 올라가다가 마침내 끈의 감촉이 느껴지자 난 끈을 붙잡았다.

"거기서 후크를 빼면 돼."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자 브래지어는 스르륵 벗겨졌다. 이제 위는 끝냈으니 아래를 벗을 차례였다. 치마의 단추를 풀자 난 키쿄의 치마자락을 잡고 아래로 당겼다. 이제 속옷을 벗겨야지... 약간의 레이스의 감촉이 느껴지는 키쿄의 속옷도 벗겨지자 내 앞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키쿄가 있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되었다. 타월을 건내주고 몸에 두르게 하고 난 키쿄가 욕조에 몸을 담굴 수 있도록 부축했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

조심스레 한 발, 또 한 발 욕조 안으로 들어가 천천히 몸을 담군 키쿄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 좀 괜찮아?"

"후우...사는 것 같아."

잠깐의 정적에 난 여전히 눈을 감은 체 키쿄를 불렀다.

"키쿄?"

"당신도 들어와야지?"

"어?"

"설마 씻지도 않을 셈이야?"

약간의 장난과 경멸 어린 말투에 난 어쩔 수 없이 수긍했다. 나도 옷을 벗어두고 수건을 두른 후 욕조에 들어갔다. 수중기가 가득한 욕실은 따뜻한 물의 향과 함께 은근한 나른한 기운이 감돌았다. 따뜻한 물에 몸을 지지고 있던 중 키쿄가 내게 기댔다.

"이게 더 편해."

그러면서 슬쩍 내 팔을 껴안았다. 물에 젖은 그녀의 머리칼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샴푸향은 내 코끝을 간질이더니, 이내 내 심장까지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선생님, 심장이 빨리 뛰는데?"

"기분 탓이겠지..."

키쿄는 작게 웃었다. 눈은 감고 있었지만 입꼬리는 분명 올라가 있었다. 내 머리 속은 점점 과열되고 있었으나 키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러니까 꼭 부부같네?"

"그런가..? 키쿄는 허리를 삐었으니 그럼 키쿄 할멈인가? 키쿄 할멈~아악!!"

약간의 장난을 치던 중 키쿄는 팔짱을 끼고 있던 내 팔뚝을 꼬집었다. 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아까는 아기라며."

"아기 싫다하지 않았어?"

"할머니는 더 싫어."

약간 삐진 체 목욕을 마치자 시간은 완전 밤이 되었다.

다시 자기 이불 속에 들어간 키쿄는 눈만 쏙 빼놓고 내게 말했다.

"...고마워. 오늘 하루 종일 챙겨줘서."

"말했잖아. 뭐든지 해주겠다고."

"그러면 이것도 부탁해도 돼?"

"뭔데?"

"오늘 밤도 내 옆에 있어줘..."

"아기를 혼자 재울 순 없지."

이젠 나도 적응한 듯 키쿄의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불 속에서 서로 껴안은 동안 키쿄의 머리 속엔 하나의 장면이 스쳐갔다.

'이대로 당신과 결혼해서...서로 늙을 때까지 살면서 마루에 앉아 차나 한잔 마시면 좋겠네...'

===============================================

오랜만에 쓰네요 ㅎㅎ 키쿄 의자에 앉는 모습보고 떠오른 소재로 써봣습니다.

재밋게 읽어주시고 개추와 댓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제가 쓴 다른 소설들도 있으니 재밌게 감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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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4.05창작

소설)허리를 삔 키쿄를 그날 밤까지 책임졌다

#키류 키쿄#소설
좋아요 0댓글 25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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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
coly작가
게시물 80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04.05 13:59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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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나
ㅇDC
ㅇㅇ125.04.05

이거 비슷한 내용의 떡인지있던거같은데

CDC
coly작성자25.04.05

ㄹㅇ?

ㅇDC
ㅇㅇ125.04.05

아니였나?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기억이 잘 안남

CDC
coly작성자25.04.05

어쨋든 재밋게 읽엇지?

ㅇDC
ㅇㅇ125.04.05

ㅇㅇ

ㅇDC
ㅇㅇ225.04.05
디시콘
ㅇDC
ㅇㅇ325.04.05

이런 잔잔한 느낌 소설 되게 오랫만에 읽는거같아서 되게 좋네

ㅇDC
ㅇㅇ425.04.05
ㅇDC
ㅇㅇ525.04.05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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