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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연방수사동아리 샬레의 업무라는 것은 실로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서류를 1장 끝낼 무렵에는 2장의 서류가 추가되고, 그 2장을 끝낼 무렵에는 4장의 서류가 추가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게, 이 학원도시 키보토스에는 수천 개의 학교가 있고 각각의 학교가 안고 있던 문제나 일으킨 문제들이 이곳으로 날아들어오니 끝나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나는 그런 격무의 중심지의 샬레의, 지금으로서는 단 한 명의 선생님이다. 총학생회장 실종 후 이곳을 찾은 나에게 닥친 업무는 아마 이전까지는 총학생회장이 하던 업무였겠지. 총학생회 사람들이 업무를 도와주고 있는 것도 감안하면 그녀의 업무 중 일부라고 바꿔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역시 초인이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고, 혼자 서류에 둘러싸인 책상에서 메마른 미소를 흘린다.
그런 초인이 하던 업무는 일부이긴 하지만 내 두뇌에 큰 타격을 주는 것들 뿐이고, 헤일로도 없고 신체도 키보토스 기준으로 빈약한 나로서는 이 업무와 마주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초과한 적도 적지 않다.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나는 샬레 업무를 시작한 날부터 이미 여러 차례 과로로 쓰러진 적이 있다.
그때마다 학생들은 지나치다 여겨질 정도의 걱정하는 말들을 비오듯 쏟아냈고, 걱정이 한바퀴 돌아 과잉 행동으로 변해버려 추가로 머리를 싸매는 일도 적지 않았지만, 이 업무는 모두 학생을 위해, 나아가 자신의 취미에 대한 투자 때문이라 손을 뗄 수도 없고 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물론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을 수 없었다. 눈물까지 흘리는 학생을 보고 마음 아파하며 진심으로 업무 태도 개선에 애쓰려고 했던 적도 있었지만, 학생들의 소중한 청춘을 이렇게 갑자기 나타난 아저씨에게 쓰게 하고, 심지어 그 내용도 단순한 업무라고 생각하니 그거야말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안 받은 당번 제도도 월 몇 번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오늘도 오늘대로 업무가 있고, 뉴스와 각 학교의 최근 정세를 감안하면 아마 오늘 업무는 평소의 3배는 하드하겠지.
모모톡을 열고 여유가 있어 보이는 학생에게 당번을 부탁하려 했지만, 역시 미안한 마음에 슬그머니 스마트폰을 닫고 샬레의 수면실에서 책상으로 향했다.
미래의 내가 이 시점의 나를 봤다면 분명 어이없어 하며 이 바보를 정좌시키고 적어도 한 시간은 설득한 후 누군가를 부르게 했을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이 행동을 매우 후회하게 된다는 얘기다.
하야세 유우카의 경우
내가 처음 쓰러진 선생님을 보았을 때의 그 감각은 아직도 아까 있었던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내 심장 소리만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눈앞의 광경을 뇌가 언어화 하지 못하는, 수학을 잘하는 나조차도 이 광경을 이론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때는 운 좋게도 근처에 있던(?) 트리니티 구호기사단 아이가 척척 선생님 상태를 확인하고는 같이 침대까지 옮겼는데, 옮길 때 겉으로 보는 것보다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아 그것이 심히 두렵고도 견디기 어려웠다.
쓰러진 게 이 한 번 뿐이었다면 나는 아직 진정할 수 있었을 텐데, 진정한다고 해도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언어화하기 어려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아둔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그러나 나는 밀레니엄에 있어서도 위에 서는 입장. 즉, 여러가지 정보가 들어온다. 예를 들면 게헨나 학생이 저지른 문제라든가 트리니티 학생이 블랙마켓에 출입하고 있다든가....... 선생님이 총에 맞았다든가...... 선생님이 또 과로로 쓰러졌다든가...... 선생님이 다시 또 과로 쓰러졌다든가...... 선생님이... 선생님이... 선생님이, 선생님이, 선생님이.........
나는 인내의 한계였다. 간접적으로 들은 정보 하나로 내 가슴의 두근거림은 멈추지 않게 되고 손과 입술은 떨리게 된다... 오늘이야말로 한마디 해주자. 제대로 눈을 보고 선생님에게 약속하게 하는 거야. 이제 다시는 무리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샬레에 도착해 선생님이 계신 방으로 가는 문을 연 나는 그곳에 펼쳐진 광경을 보는 순간 툭, 하고 실이 끊어졌다. 이것은 물질적인 비유지만, 확실히 나에겐 실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선생님......? 선생님!?"
그래, 쓰러진 선생님을 보고 말았으니까.
눈을 떴더니 침대에 있었다.
마치 시간이 사라진 것처럼, 기억 속에서는 아직 아침이었는데 지금은 저녁이라 조금 웃고 말았다.
"뭘...... 웃고 계신 건가요...?"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유우카가 있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줄곧 나를 지탱해 준, 아로나에 버금가는 든든한 나의 파트너다. ......뭐, 당번은...... 미안해서 부탁하지 않지만......
"여어, 유우카. 여기까지 유우카가 옮겨준 거야?"
"뭘! 웃고 계신 거냐고! 묻고 있는 거에요!!"
갑자기 유우카가 눈을 부릅뜨고 이쪽을 똑바로 노라보며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는 큰 소리를 낸다.
당연히 그 성량에 내 뇌는 순간 쇼트될 것 같았지만, 유우카를 자세히 보면 그 눈에는 깊은 다크서클이 생겨있고 눈물 자국이 펜으로 그렸다고 생각할 정도로 뚜렷하고 짙게 남아 있었다.
"미, 미안 유우카...... 그런 것보다 유우카는 괜찮아? 심한 다크 서클이야... 게다가 눈물 자국도......"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항상, 매번, 남의 생각만 하고!!! 제가 이렇게 된 건 선생님이 자신을 돌보지 않은 결과라구요?!"
눈물 흘리며 오열 섞인 목소리를 흘리는 유우카를 보며 그제서야 이해되기 시작됐다.
그렇구나, 그렇다면 정말 나는 바보였던 거야.
나는 조심스레 유우카를 끌어당겨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해, 유우카. 나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을 끼쳐서... 지금까지 몇번이나 들었는데도 나는 유우카의 마음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어. 어떻게 사과해도 될 일은 아니겠지만 부디 용서해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사과한다니, 어른으로서는 상당히 그렇지만 이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쓰다듬던 내 손을 유우카가 꽉 잡는가 싶더니 가슴 언저리에 부드럽게 닿는 충격이 느껴졌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유우카가 내 가슴에 머리를 문지르며 껴안고 있었다.
"쓸데없는 걱정이 아니에요. 선생님, 선생님이 저희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당번을 부탁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저희는 그래도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선생님이 쓰러지지 않기를 바라요..."
"부탁이에요, 저희를 의지해주세요... 아니면 저희가 믿음직 하지 못하나요? 선생님 업무에 방해가 되나요?"
나는 그것을 강한 어조로 부정한다. 그럴 리가 없다. 학생이 업무에 도움이 됐으면 됐지, 방해가 될 일은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저희를 의지하셔야죠. 이젠 선생님이 쓰러져 있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 몇 번이고 꿈에 나오고, 눈을 감으면 그때의 광경이 플래시백 돼요... 전부, 전부 선생님 때문이라구요...?"
잠깐의 경직 후,
"정말 미안해...... 그럼...... 내일부터 의지해도 될까?"
나는 쑥스러움을 감추고 조금 서투른 미소를 지으며 유우카에게 의지해도 되겠냐는 취지의 대답을 했다.
"내일부터가 아니라 오늘부터! 오늘 선생님의 일은 쉬는 것, 저녁도 청소도 오늘은 제가 할 테니까 선생님은 푹 쉬세요!"
유우카는 그렇게 말하고 수면실 문을 닫았다.
(눈물 흘리는 건 조금 비겁한 행동이었을까, 하지만 눈물도 동요도 슬픔도 모두 사실이었으니까 괜찮겠지?
선생님은 내일부터 의지하겠다고 했지만 그 선생님이니까 제대로 감시해야해...... 내가 선생님을 받쳐주지 않으면......
더 이상 선생님을 쓰러지게 하지 않겠어...)
소녀의 눈에는 빛이 없었다. 선생님이 그걸 눈치채지 못한 건 분명 과로 때문이리라.
그날부터 하야세 유우카는 매일같이 샬레를 찾게 되었다.
소라사키 히나의 경우
나는 선생님이 쓰러졌다는 얘기를 항상 정보로만 들었을 뿐, 세세한 횟수는 기억하지 못한다. 들을 때마다 의식이 흐러져 기억이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선도부원으로서 항상 업무에 쫓기는 나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일을 선생님은 하고 있다. 총알 하나가 치명상이 될 수 있는 몸으로.....
선생님이 총에 맞았던 그날이 지금도 떠오른다. 꿈을 꿀 때마다 눈물이 쏟아진다. 내가 좀 더 강했더라면, 내가 그때 쓰러지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만 머릿속을 맴돈다.
분명 나는 선생님이 쓰려져 있는 걸 보면 견딜 수 없을 거다. 그날의 선생님과 겹쳐 봐버려서 분명 변변한 대처도 하지 못하겠지.
오늘은 업무도 적고 아코나 치나츠, 이오리만으로도 충분히 돌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에게 갔다 올게."
업무가 일단락된 시점에 내가 그렇게 말하자 다른 선도부원들도 의도를 헤아려줬는지 흔쾌히 보내주었다.
다른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업무를 방치하는 죄책감은 지금 내가 내세우는 사명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선생님에게 제대로 충고해야 하니까.
그리하여 샬레에 도착한 나는 바닥에 쓰러진 선생님을 보고 기억이 날아가 버린 것이다.
눈을 뜨자 몸 곳곳이 아팠다. 정신을 차릴 때 자신이 누워 있던 장소를 보고 그 이유를 납득했다.
그런가, "또" 쓰러져 버렸구나......
그러나 평소와 다른 것은 발에 하얗고 푹신푹신한 무언가가 매달려 있었다는 것이다.
조금 생각해보니 그 푹신푹신한 게 히나라는 걸 알았다. 키보토스에서 헤일로는 개인 식별에도 도움이 되니 편리하다고 감탄하며 히나를 침대로 옮기고 업무로 복귀하려 했을 때 나는 있을 수 없는 힘으로 침대 쪽으로 끌어당겨졌다.
"뭐 하려는 거야?"
냉랭한 음색에서는 분노를, 떨리는 소리에서는 불안과 슬픔을 느끼게 하는, 그런 일그러지면서도 박력있는 목소리에 순간 당황하자,
"있지, 선생님... 안 돼, 그건 안 돼."
"선생님... 부탁이니 오늘만큼은 나와 함께 있어줘... 나를 떠나려 하지 말아줘, 제발."
평소보다 조금 목소리가 여린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떨어지려고 해도 손을 꼭 잡고 허리에는 히나의 날개가 감겨 있어서 떠날 수도 없다.
"알았어. 내가 히나 곁에 있을게."
"그래, 맞다, 선생님. 나, 무서운 꿈을 꿨어. 샬레에 도착했더니 선생님이 쓰러져 있고, 나는 아무것도 못한 채 그냥 매달리기만 하는... 선생님이 지금 떠나면 분명 떨림이 멈추지 않을 테니까."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분명 히나가 샬레에 도착했을 때 내가 쓰러져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히나는 그것을 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지적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할까 지적해 버리면 모든 게 무너져 버릴 것 같아서 두려웠다.
"그건 무서운 꿈이었겠네... 괜찮아. 그럴 리가 없잖아."
"후후, 그렇지...... 선생님이 쓰러질리가 없는걸. 그래도 걱정이야... 있지, 선생님... 선생님은 내가 지킬테니까... 무슨일이 있어도 내가 지킬테니까..."
그 후로 매달려서 떨어지지 않는 히나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항상 열심히 하는 히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속 깊이 칭찬하거나 잔뜩 쓰다듬다 보니 해도 완전히 져 시각은 벌써 20시가 되어 있었다.
"히나, 슬슬 게헨나로 돌아갈까. 다들 걱정하고 있을 거야."
"아니, 오늘은 선생님과 함께 있을 거니까... 제멋대로 굴어서 미안해, 하지만 오늘만큼은 떨어지고 싶지 않아... 떨어지면 어떻게 될 것만 같아......"
학생의 이런 표정을 보고 거절할 만큼 나는 무도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흔쾌히 히나의 제안을 승낙하고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 식사 중에도 히나는 나를 떠나지 않아 무릎 위에 올라 탔는데, 역시 히나도 먹기 힘들거라 생각해 옆으로 비키려 하면 책상에 매달려 울먹이는 히나를 보고 모든 걸 포기하고 엄청 먹기 힘든 자세로 저녁을 먹게 됐다.
"다소 예상은 했지만, 역시 같이 자는 거지?"
"아냐?"
"아니...... 틀리지 않았어..."
조금이라도 떠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 눈물이 고이는 히나를 보며 나는 어찌할 수 없었다.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관계상 같이 자는 건 매우 좋지 않지만, 그 이전에 학생을 울리는 건 선생님 실격이다. 그렇게 자신에게 타이르고 같은 이불로 파고들자 옆에서는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피곤했겠지... 그것도 나 때문에......
"고마워. 수고했어, 히나."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자 히나가 살짝 미소지은 것 같았다.
그날 밤, 선생님이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오자 과호흡으로 주변을 뒤집으며 선생님을 찾아다니는 히나가 있었다.
그날부터 히나는 선생님과 함께 있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게 되었고, 선생님이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기억이 날아가 버린다고 한다.
스미 세리나의 경우
처음 선생님이 쓰러졌을 때도, 그 다음 때도 나는 거기에 있었다. 엉망진창인 식생활에 엉망진창인 몸. 몇 번 주의해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은 구호기사단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사태다. 몇 번이고 주의를 줬지만 어물쩍 그 자리를 넘겨버린다. 내 마음도 모르고......
항상 옆에서 지켜보고 있기에 알 수 있다. 선생님은 자신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학생의 일이라면 재빨리 달려가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신의 건강 문제나 자신에게 향하는 감정 같은 부분에선 틀려먹었다.
가끔 선생님이 보는 세계에 선생님은 존재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그것은 심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선생님은 쓰러졌다.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고, 당연히 예상은 했지만 역시 언제 봐도 괴롭다.
평소와 같이 선생님을 침대로 옮겨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간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구호에만 전념해도 괜찮다구요...?"
그런 말이 입에서 흘러나온 나는 분명 구호기사단원으로서 실격이겠지.
눈을 떳을 때, 너무도 익숙한 천장과 침대 위였다. 옆을 보니 극진한 간병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그녀가 와준 것이라 짐작해 미안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녀에게 폐를 끼치는 건 이번이 몇 번째일까...?
잠시 가만히 있자 문 열리는 소리가 났고, 소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그곳에는 몸이 아플 때마다 나타나는 천사 같은 소녀가 있었다.
"아아, 안녕, 세리나... "또" 해버린 걸까?"
"안녕하세요, 선생님. 네. "또" 해버리셨다구요?"
세리나는 평소처럼 웃으며 대답했지만 말투와 표정에서 엄청난 압박을 느낀다.
"혹시... 화났어?"
"네. 물론이죠."
분명 얼버무릴 수 있을거라 생각해 물어봤지만 돌아온 건 제대로 분노를 품은 말이었다.
"화나지 않았을 리가 없잖아요......! 이게 몇 번째인가요?! 매번 힘들면 저를 불러달라고 말씀드렸는데...!!"
"미, 미안 세리나..."
"아뇨, 이젠 용서 안 해요.... 선생님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제가 따라다니면서 돌봐 드리겠어요! 거부권은 없어요!"
반론은 용납치 않겠다는 기세로 몰아붙이는 세리나의 제안을 나는...
"고마운 제안이지만... 세리나에게는 세리나의 생활이 있을 거고, 좋지 않아."
라고, 부드럽게 거절했다.
순간 "쾅!!!!!!" 하고 침대 옆에 있던 책상을 세리나가 힘껏 내리쳤다.
"거부권은 없어요!!!!!!!!!!! 아시겠어요? 선생님. 사실 선생님이 샬레에 있는 것도 참을 수 없어요. 계속 제 눈이 닿는 곳에 두고 싶고, 계속 건강하길 바라고, 저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아무것도 몰라요! 저뿐만아 아니에요. 선생님이 쓰러질 때마다 몇몇 학생들이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이 된다구요......!!!!! 그렇지 않아도 선생님은 한 번 총에 맞았는데!!!! 이제 선생님이 쓰러지는 모습을...... 이 눈으로 보는 건 한계예요......"
세리나는 평소 그녀에게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목소리로 심정을 토로한다. 그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떨어져 나는 내 실수를 이제와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럼... 세리나... 오늘부터 일주일간 내 주변 일을 부탁할 수 있을까?"
나는 그녀의 제안을 긍정하고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며 그녀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보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니까요!"
눈물을 닦은 그녀의 눈은 어둡고 탁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 후 일주일 동안 세리나는 정말 내 곁을 조금도 떠나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화장실과 욕실은 필사적인 저항에 의해 혼자 가게 됐지만, 그 외에는 계속 함께.
조금이라도 떨어지려고 하면 강한 힘으로 그녀가 끌어당기고,
"안 돼요... 선생님은 제 곁에 있어야 해요."
라며 떨리는 손으로 옷자락을 잡으며 말하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분명 이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세리나의 충고를 모두 무시한 나에게는 그녀에게 의견을 낼 자격이 없으니까.
그날부터 선생님의 휴대전화에는 GPS 설치가 의무화됐고 세리나는 매일같이 샬레에 방문해 선생님의 건강을 관리하게 됐다.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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