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변태!!!"
화려한 은발을 흔들며 이쪽을 노려보는 소녀가 있었다.
꼬리를 쫑긋 세우는 모습은 고양이의 위협 같았다.
지금으로부터 몇 분 전의 일이다.
오늘도 그녀의 말도 안 되는 오해를 받고 교사에 붙기에는 치명적인 꼬리표가 붙어버렸다.
하긴 나는 그녀의 발을 핥았고, 졸업앨범을 블랙마켓에서 거래했고, 함정에 빠진 그녀를 사진으로 찍어 히죽히죽 웃으며 쳐다본 적은 있다.
그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가 나에 대해 수많은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대로는 내 체면과도 관계된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나는 학창시절 그레이 매터로 불리던 명석하고 우수하며 회전이 빠른 두뇌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리고 번쩍이듯 떠오른 묘안.
그녀를 신사적이고 성실하게 대하기, 바로 그것이다.
그녀의 다리는 매력적이고 통통하지만 근육질이어서 촉감은 독보적이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메모리폼 베개는 그녀의 허벅지에 비하면 쓰레기다.
갈색 피부는 건강하고 아름답다.
남자들은 튀김이나 카레를 좋아한다.
결국 본능적으로 갈색계열의 물건에 끌리게 되는 것이라, 그녀를 대할 때 다른 학생보다 텐션이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충동을 모조리 억누르고 참아 그녀에 대해 성실하려고 노력한다면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생식자가 아니라 성직자이다.
학생들에게 존경받고 공경받아야 할 것이지, 변태라는 비난을 받는 것을 기분 좋게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안녕, 이오리."
성직자가 되리라고 마음에 새기며 오늘의 당번 소녀 시로미 이오리를 본다.
"응, 좋은 아침이네. 선생님."
"밖에 추웠지? 무릎담요 쓸래?"
"아니 괜찮은데...뭘 꾸미고 있는 거야?"
그녀의 오해가 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했다.
이건 시간이 걸리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런 게 아냐, 이오리가 감기에 걸리면 나도 슬플걸."
"흥."
그날 나는 그녀에게 늘 신사처럼 행동했다.
발을 핥는다는 것은 어림도 없다는 듯한 행동에 나 자신조차 평소의 나는 어디로 갔는가 하고,
마음 속에서 스스로를 찾는 여행을 떠났을 정도다.
"선생님 감기라도 걸렸어? 오늘은 발이라든지 핥으려고 안 하는데."
"그런 짓 안 해. 오히려 평소에 이오리한테 너무 폐를 끼쳤지."
"헤에…뭐 마음을 바꿔서 조금은 제대로 된 사람이 됐나 보네? 응, 그 쪽이 선생님으로서는 좋을 것 같아."
나는 마음속으로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솔직히 그녀에게 장난을 치고 싶은 생각은 항상 있었다.
그것들을 억제함으로써 겨우 조금 오해를 푸는 데 성공한 듯 하다.
이대로 계속하면 머지않아 오해도 완전히 풀리고 그녀에게 제대로 된 선생님으로 생각될 것이다.
다음에 만날 때도 이대로 가자.
"오늘도 수고했고 조심해서 돌아가."
"응……고생했어 선생님."
"괜찮아? 어디 아파?"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났다.
나는 그녀에게 신사적이고 성실하게 행동하려고 계속해서 최선을 다했다.
수도승도 어떨까 싶을 정도의 고행이었음은 물론이다.
2주가 넘었을 때는 깨달음 비슷한 걸 얻은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비례하듯 요즘 이오리는 어딘가 기분이 안 좋다.
이유를 물어도 '아무것도 아닌데' 라고만 할 뿐이다.
이전에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정강이를 가볍게 걷어 차였다.
더구나 요즘은 만날 때마다 치마길이가 짧아져 내 이성은 흔들리기만 했다.
"저기 선생님, 밀레니엄 학생에게 짓밟아달라고 부탁했다는 게 사실이야?"
심장이 멎는 듯 했다.
이오리에게 신사적일 때마다 나의 갈색 다리에 대한 욕망은 부글부글 부풀어 오르고만 있었다.
그걸 그대로 두면 언젠가 발키리의 신세를 지고 만다.
그래서야 원래 목적인 선생으로서의 체면 따위는 지킬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고민 끝에 도달한 것은 카린이라는 오아시스였다.
나는 종종 그녀에게 가서 밟아 달라고 간청해 왔다.
옆에서 보면 그저 변태로 보이겠지만 거기에는 이오리라는 학생의 오해를 풀고,
학생들에게 신뢰받는 어른이 되겠다는 대의가 있었음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아, 아니야 이오리, 오해야...!"
"부탁했다는 건 부정하지 않네."
"앗."
제 꾀에 제가 넘어간다는 게 이런 걸까?
아니, 애초에 나는 꾀를 부린 게 아니기 때문에 이건 그저 무덤을 파고는 마음대로 빠진 것일 것이다.
구멍이 있다면 들어가고 싶다, 물론 무덤 이외의 구멍에.
그녀는 이쪽을 시큰둥한 눈으로 노려본다.
뱀의 시선을 받은 개구리의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요즘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변태였잖아!!"
"아니아니아니, 정말 오해라니까!"
"내 발은 최근엔 핥지도 않았으면서!!!"
---휘잉, 하는 자막이 나오듯 집무실 전체가 조용해진다.
이오리는 입을 뻐끔거리며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방금 한 말로는 마치 발을 핥길 바라고 있었던 것 같은데?
더욱이 내 발은 핥지도 않으면서 다른 학생에겐 밟히네 하는 질투처럼 들리기도 한다.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나는 그녀의 눈을 본다.
"아니야! 틀리니까! 그런게 아니니까! 이상한 상상하지마 변태!!!"
그녀는 한껏 화가 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부끄러움이 더 큰 듯했고,
그 표정은 자기의 부끄러운 실수를 감추려는 아이 같아 그저 사랑스러울 뿐이었다.
"괜찮아, 아무것도 상상 안 했으니까."
"그건 그거대로……열받아…..."
불합리함이 지나치지 않은가 싶어 나는 두 손을 들어 포기의 뜻을 표했다.
그녀는 벌레라도 씹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끙끙거리다가 조금 후 한숨을 내쉬더니,
눈짓으로 이쪽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의 변태 행위 전부 발키리에 신고할 거야......"
"그, 그건 역시 그만두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짓을 당해 버리면 나는 수많은 여죄와 함께 키보토스 한가운데에서 효수당하고 말 것이다.
일단 키보토스에서 권위 있는 위치에 있는 인간이 그런 이유로 붙잡히면 교과서에까지 실려,
학생들의 후손 대대로까지 나의 추태와 수치를 계속 보여줄지도 모른다.
그것만큼은 용서해 주었으면 한다.
"애초에 난 지금까지의 성희롱을 전부 용서했다고는 안 했고."
"…어떻게 하면 용서해 줄 거야...?"
어떻게든 용서해 주지 않으면 내 체면은 티끌처럼 날아가 버리고 말 것이다.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
그녀에게 용서를 받는다, 이것이 그녀의 오해를 풀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내 말을 듣고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잠깐 사이를 두고 그녀는 히죽히죽 심술궂게 미소짓더니, 크게 발걸음을 내딛어 내 바로 앞에 오자
그녀는 고혹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발을 핥으면 용서해 줄게."
내 허리에 감긴 꼬리가 퇴로를 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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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친변태련

이오리가 백인이될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