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을 먹고 난 후 쉬는 시간에 쇼츠를 보고 있었다. 최근부터 알고리즘에 자주 올라오는 쇼츠 중 우연한 만남 또는 소꿈 친구가 부부가 되어 꽁냥대는 쇼츠를 누르자 어김없이 바텐더에게 락스 한 잔 온더락으로 부탁하고 싶은 내용의 쇼츠였다.
"하... 결혼이라..."
중얼거린 말이었지만 타이밍 좋게 들어온 카즈사가 내 말을 들어버렸다. 손에 든 디저트를 보니 밥먹고 후식으로 같이 근처에서 산 디저트를 먹자고 온 모양세였지만 지금 카즈사는 얼어붙어 있었다.
"선생님... 뭐라고?"
카즈사에게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방금 본 쇼츠를 보여줬다. 하지만 나도 당황해서 실수로 다음 쇼츠의 내용을 보여줬다. 그 쇼츠의 내용은 학생과 선생으로 만난 사이에서 부부가 되어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을 본 카즈사는 더욱 당황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선생님...학생이랑 결혼하려고?"
"잠깐! 아니야! 카즈사, 이건 오해-"
"그럼 나랑 결혼할래?"
"뭐?"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즈사의 폭탄발언에 할 말을 잃었다. 카즈사도 자신의 발언을 인식했는지 얼버무리며 사족을 덧붙였다.
"아! 아니 뭐...진짜 결혼하잔건 아니고... 그런 쇼츠를 보기도 했었고...어떤 기분인지 궁금해서..."
말 끝을 흐리면서 무마하려했지만 나도 저 쇼츠의 사람들의 기분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니까 한번 체험삼아 해보자는 거지?"
"그... 그렇지! 하루이틀 정도만 맛보기로 말이야!"
확실히 하루이틀 정도면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을 것이고 진짜 부부관계만 아니면 상관없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 우리 둘다 궁금해하는걸 보면 이런 기회도 나쁘진 않겠지. 오히려 카즈사라서 다행일수도 있겠네."
"나라서?"
"응, 카즈사는 거리감을 확실하게 하는 편이니까. 관계에 대해서 확실하다고 해야하나?"
"그런가?"
"그럼 해보는걸로 하는거 맞지?"
"응, 대신에!"
"대신?"
"집에서 하는거야. 학교에서 우리가 이런걸 하는걸 걸리면... 짜증나는 녀석들에게 평생 놀림감이 될거야...특히 나츠..."
"아..."
"그러면 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나도 잘 부탁할께. 카즈사."
생각만 하는데도 짜증이 난다는 듯한 카즈사의 표정이 보였다. 확실히 나츠는 특유의 말투는 카즈사를 자주 열받게 했다. 아무튼 그렇게 우리의 결혼 생활?은 일과가 끝난 후에 시작되었다. 오늘은 그래도 일이 빨리 끝나서 카즈사의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자 날 반겨주는 건 앞치마를 한 카즈사였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던 참이었는지 된장국 냄새와 생선 굽는 냄새가 났다.
"다녀오셨어요?"
"다녀왔어, 카즈사."
"저녁 거의 다 했으니까 손 씻고 오세요."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식탁에 앉자 카즈사는 준비한 저녁 식사를 차렸다. 내 앞에 놓인 된장국을 한 수저 떠먹으니 맛도 괜찮았다. 간도 적당했다. 무난한 메뉴와 약간은 어설프지만 정성이 들어간 음식들은 커플보단 신혼 부부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식탁을 만들었다.
"맛있어?"
맛이 괜찮은지 확인하려는 카즈사의 얼굴엔 혹시라도 입에 안 맞으면 어쩌나 하는 표정이 보였다. 하지만 카즈상의 우려와는 다르게 국과 생선, 그 밖에 반찬들도 내 입맛에 맞았다.
"엄청 맛있어! 평소에 요리도 하고 있었어?"
"뭐... 종종 하긴하지..."
주방에 요리책이 보였지만 굳이 모른척을 해주고 그렇게 오후에 있던 일을 서로 이야기하며 우린 식사를 마친 우리는 다 먹은 그릇들을 싱크대에 넣고 식탁을 정리했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쉬고 있어."
내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는 동안 카즈사는 소파에서 핸드폰과 티비를 보고있었다. 티비에 집중하느라 내가 뒤까지 왔는데도 모르자 난 카즈사의 동물쪽 귀에 바람을 불어넣어보았다.
"후우-"
"히잌!!"
바람을 불자 이상한 소리를 내며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완전 방심한 상태에서 당한 것이라 그런지 반응이 상당히 재밌었다.
"당신... 무슨 짓을 하는거야...!"
당황함과 부끄러움을 품은 얼굴이었지만 그 얼굴 마저 귀여웠다.
"엄청 집중해서 보길레 장난 좀 쳐봤지."
"선생님...다른 학생들한테 그러는 건 아니지? 그러다 누가 잡아갈..."
"그러면 카즈사가 잡아가면 되는거 아니야?"
"에?"
"부부니까 뭐... 서로 잡아가도 상관없지 않나?"
학생과 선생일때와는 다른 반응에 카즈사는 역으로 당황했다. 특히 '부부니까' 라는 말이 카즈사의 가슴에 박혔다. 더 능글맞아진 반격에 KO 당한 카즈사를 뒤로 한 체 난 샤워를 하러 욕실로 갔다.
'부부니까.'
선생님의 말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나에게 결정타를 날린 이 인간은 여유롭게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다시 정신을 차린 난 선생의 뒤를 따라 갔다. 벌써 욕실로 들어간 선생은 바구니에 자신이 입고 있던 옷가지들을 넣어 뒀다. 바구니 속의 와이셔츠를 본 순간 난 홀린 듯이 그 와이셔츠를 집어들어 내 얼굴 앞까지 가져다 댔다.
"선생님의 냄새..."
그렇게 셔츠의 냄새를 맡으려는 찰나 욕실의 문이 살짝 열리며 얼굴만 내놓은 선생이 말했다.
"카즈사?"
"으아아악! 아ㅏㅏ 아무겄도 아니야!"
"응?"
타인의 옷을 손에 들고 이렇게 당황하면 누가봐도 수상하게 여길 것이다. 난 당황한 탓에 아무말이나 내뱉기 시작했다.
"아.. 아니 그...빨래! 미리 빨래를 하려고! 오염도를 확인했을 뿐이야!."
"그래? 같이 씻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았지. 이참에 같이 씻을래?"
"뭐?"
브레이크가 풀린 선생의 발언에 난 처음에 걸었던 '진짜 부부관계는 제외'라는 걸 언급하며 자리를 벗어났다.
도망가는 카즈사의 뒷모습을 보며 난 피식 웃으며 다시 씻기 시작했다. 솔직히 그 상황에서 누가 빨래를 해주려했다는 말을 믿겠는가? 척 봐도 옷에 배인 체취를 맡으려 했던걸 일부러 말 안하고 농담을 던져본건데 보기 좋게 대어를 낚았다는 기분에 콧노래를 부르며 마저 씻었다.
다 씻고 여분으로 준비한 옷을 입고 거실로 나가자 카즈사가 다음에 씻기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아까의 여운이 아직 다 안 가셨는지 아직 얼굴이 화끈화끈해보였다.
"난 다 씻었으니까 카즈사가 욕실 써도 좋아. 아! 카즈사 옷은 카즈사가 세탁기에 넣을거지?"
"모.. 몰라!"
씩씩대며 욕실로 들어간 카즈사는 빠르게 씻고 욕조로 들어갔다. 입까지 푸욱 욕조에 몸을 담근 카즈사는 거품을 보글보글 내며 완전 달라진 내 모습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을 짰다.
"그래... 부부니까..."
후딱 샤워를 마친 카즈사는 큰 흰색 반팔티와 돌핀 팬츠를 입고 거실로 돌아왔다. 티가 커서 바지가 보일랑 말랑 한 모습이 더욱 카즈사의 다리부분에 눈길이 가게했다.
"있지 선생님... 너무 흘깃 흘깃 보는거 아니야? 그냥 대놓고 봐."
"어?"
"선생님은 모르겠지만... 여자애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를 보는 시선하난 기가막히게 알거든? 아까부터 내 다리를 그렇게 보던데?"
옷을 슬쩍 올려서 유혹하듯이 다리와 돌핀 팬츠를 보여주자 내 심장은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아까 너무 놀렸더니 샤워를 하면서 칼을 갈고 나온 것 같다. 뇌정지가 온 내 손을 잡고 카즈사는 소파로 끌고가 내 무릎 위에 앉아 티비를 켰다. 내 몸에 기대서 티비를 보는 카즈사는 기분이 좋은지 귀가 쫑긋 거리며 흥얼거리고 있었다. 난 카즈사의 허리에 팔을 두르려 하자 카즈사는 내 손을 꼬집으며 자신의 허리에 팔을 두르는 걸 저지했다.
"쓰읍! 여자애 허리에 손 대지마."
'혹시 뱃살이 있을 까봐 겁닌단 말이야...'
갈곳이 없어진 손은 결국 카즈사의 머리로 가고 카즈사의 머리와 귀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이번엔 딱히 저지하지 않고 더 편해진건지 몸에 힘을 뺐다. 저녁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깔깔대고 드라마를 보며 악역을 같이 욕하면서 어느덧 잘 시간이 되자 침실로 갔다. 하지만 침대는 카즈사가 혼자 썼기 때문에 둘이서 쓰기엔 조금 좁았다. 하는 수 없이 난 바닥에 잘려했지만 카즈사는 날 자신의 침대에 눕히고 도망가지 못하게 벽 쪽으로 밀어 넣었다.
"같은 침대에서 자야지? 부부니까."
"하지만 조금 좁지 않겠어?"
"붙어서 자니까 오히려 좋지."
카즈사는 재빨리 침대 위로 올라와 이불을 덮었다. 한 이불 속에 들어온 우린 같은 이불 속에 있다는 사실에 두근거림이 쉽게 가시질 않았다. 진짜 부부관계는 하진 않지만 실제 부부였다면 여기서 끝내진 않았을 것이다. 남성으로서의 본능과 선생이라는 이성이 줄다리기를 했지만 카즈사는 내 속도 모른체 게속 장난을 쳤다.
"선생님한테서 우리집 바디워쉬 냄새가 나니까 좋네... 그러고 보니 저번에 냄새가 나는게 신경쓰여서 나한테 제품 추천을 받았지?"
카즈사가 내 품에 더욱 파고 들어 깊게 냄새를 맡자 카즈사의 숨결에 몸이 움찔거렸다. 그러고보면 그때도 그렇고 카즈사는 타인의 냄새를 맡는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카즈사가 진짜 내 아내였다면 몇번이고 잡아 먹히고 잡아 먹었겠지만 이것이 실제가 아니라 체험이라는 것이 새삼 아쉬웠다. 두근거림에도 적응이 되자 쌓여왔던 졸음이 한번에 몰려와 내 눈꺼풀도 서서히 감겼다. 눈이 감기기 전까지 보고 있던 카즈사의 얼굴은 졸음에 의해 흐리게 보였지만 행복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마지막까지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서 잠드는 것이 이렇게 좋다는 것을 처음알게 된 순간이었다.
선생님이 잠에 든걸 확인한 난 평소보다 더 가까이 붙어 선생님의 얼굴을 보았다. 평소의 얼빵한 얼굴이 더욱 얼빵해보이는게 퍽 귀여웠다. 잠시동안 선생님의 얼굴을 보다가 내 시선은 곧 선생님의 머리카락으로 향했다. 항상 우릴 쓰다듬기만 했지 우리가 쓰다듬어 본적은 없었기에 난 이불 속의 손을 꺼내 선생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분명 나와같은 샴푸와 린스를 썻음에도 내 머리카락과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도 잠에 드려던 그때 선생님이 움찔거렸다. 잠에서 깻나 싶었지만 선생님은 중얼거리며 내 몸을 끌어안았다.
"카..즈사.."
내 가슴팍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은 선생님은 바로 내 목덜미에 키스를 했다.
"히읏..!"
선생님이 잠에서 깰까 이를 악물고 신음소리를 죽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사람은 계속해서 내 목덜미를 공략했다.
"사랑해..."
찌릿한 느낌이 온 몸을 지배했다. 귓가에서 가장 듣고 싶은 목소리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을 속삭이자 내 몸은 움찔대기 시작했다. 정신이 아늑해지는 동시에 선생이 깨지 않도록 최대한 반응을 참느라 난 잠에 들 수 없었다. 그렇게 해가 뜨고 아침이 오자 보기 좋게 늦잠을 자버린 우린 허겁지겁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정말! 선생님! 내 목에 이거 어쩔꺼야!!!"
교복을 입고보니 목덜미에 선생님이 키스한 자국이 가득했다.
"응? 왜 그래? 모기라도 물렸어?"
으득...
"죽어!!!"
선생한테 에프킬라를 뿌리면서 집에서 쫗아내고 나도 서둘러 학교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섰지만...
"호오..."
가장 들키기 싫은 녀석들한테 걸렸다.
"어째서 니 집에서 선생님이 나오는거야? 목에 그 자국들은 뭐고"
"역시 카스팔루그... 선생님마저."
"으아아아아아! 다 죽어!!!"
여느때와 같은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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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서 써봤네요. 솔직히 오늘 못 쓸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글이 써지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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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마침 글 써진 김에 다섯 편만 더 - जय शरी राम

시리즈 생각하고 있긴한데 잘못하면 용두사미 엔딩날거같아서 고민중...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부부니까

제발 시리즈로 만들어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