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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일선을 넘은 후 불안정해져 버린 이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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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을 넘고부터 불안정해진 이치카 개념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744022

시작은 사소한 장난기에서였다. 각설탕을 하나 더 넣었더라면 품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정말 사소한 변덕이었다. 하지만 그런 시시한 순간만으로도, 자신의 인생이 크게 일그러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만두는 편이 좋슴다」

저항 없는 신체와는 상반된 나의 말에, 그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보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걸까. 흐름대로라면, 내 쪽에서 유혹한 셈이 되니까.

솔직히, 기대는 있었다. 키보토스의 동경을 한 몸에 받는 선생님과, 밀실에서 단 두 사람. 많은 학생이 한 번쯤은 그려보는 시츄에이션. 나도 예외는 아니라서, 그날은 스스로가 생각한 이상으로 들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알고 싶어졌다. 매력적인 여자아이에게 매일 둘러싸인 그의 눈에, 과연 내 모습은 비치는지. 나는, 스스로의 장난기에 따르기로 했다.

그는 맥이 풀릴 정도로 간단히, 나를 소파 위로 넘어뜨렸다.

기대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하지는 못했다. 이런 행동에 이르면서도, 설마 자신의 신체에 그런 가치가 있을 리 없겠지, 하고 묘하게 비굴한 사고를 발휘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내 기대에 응해온 선생님을 보고, 나는 점점 무서워졌다. 선생님이 무서워진 게 아니다. 나 자신이 무서워진 것이다.

내 손목을 붙잡은 채로 움직이지 않는 선생님에게, 나는 변명하듯 계속했다.

「경험 같은 것도 없어서 잘 모르겠슴다만, 아마, 일선을 넘어버리면 죽도록 무거운 여자가 될 검다. 그렇게 되면······선생님께 폐를 끼쳐버림다」

자기가 도발해놓고, 스스로도 제멋대로인 말을 지껄인다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곤란하지만, 분명 그렇게 된다는 묘한 자신감이 있었다. 머리로 아무리 이해해봐도, 감정과 본능이 그를 따르지 않는 일은 종종 있다. 만약 이대로 일선을 넘어버린다면, 추악한 자신이 흘러넘쳐 되돌릴 수 없어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연히 그것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오늘까지 보여왔던 『나카마사 이치카』를 부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경계선은 사수해야만 했다. 한번 넘어버리면 그 다음은 이성의 제어범위 바깥이다. 『선생님』과 『학생』의 일선은, 내게 있어 데드라인과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강하게 거부하지 못했던 것은, 역시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나는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면죄부를. 눈앞에 깔린 하얀 선을 넘어야 할 이유를.

비겁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만두는 편이 좋다』 같은 거부법은 『디메리트를 고려한 다음 그리 결단했다면, 나는 상관없다』라는 의사 표시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의 경우에도, 『그때 경고했잖아』라고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보험을 든 다음, 그가 이쪽으로 오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두 번, 내 기대에 응했다.

그는 “괜찮아”라고만 말했다.

――――――――························.

어느새인가, 숨이 막힐 듯한 열기와 취기 속에서, 쾌락과 행복감의 잔물결에 흔들리고 있었다.

커튼의 틈새로 비쳐오는 아침 해에 눈을 떴을 때, 경계선은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지금 어디 계신가요?』

2시간 전의 메시지에 대답은 아직 없다. 5분 간격으로 모모톡을 체크해보지만, 읽음 표시가 붙을 기미조차 없다.

『오늘은 바쁘신 거 같네요?』

견딜 수 없어 연달아 메시지를 보낸다. 바쁘다면 바쁘다고 연락을 해줄 텐데, 그것도 없다.

오늘은 비번이다.

그날, 그 밤. 일선을 짓밟고 나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와 선생님의 관계는 끊기는 일 없이 계속됐다. 어쨌든 서로 시간이 맞으면 만나고,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짐승처럼 서로를 원하는 관계. 샬레 당번을 갑자기 늘리면 의심받을 가능성도 있어서, 당번 날 외의 밤과 휴일 같은 때에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어느 학생보다도 가장 선생님과 있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우리는 연인이 아니다. 만나면 뜨겁게 포옹하고, 입술로 연결되어, 몸을 겹치며, 사랑을 속삭인다. 살금살금 사람 눈을 피하며 만난다는 점을 빼면, 연인이라 해도 다를 바 없는 관계임에도 그렇다.

그렇다고는 해도, 연인이라는 직함을 손에 쥔 자신을 상상하면 마음속 깊이 소름이 끼쳐서, 어중간한 관계인 편이 오히려 형편 좋을지도 모르겠다. 뭐, 비참한 변명에 지나지 않지만.

나는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금이라도 무겁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말해주세요. 선생님에게 꺼려지는 쪽이 훨씬 꺼려지니까요』

나의 말을 들은 선생님은, 나를 껴안으며 이렇게 답했다.

“이치카라는 건 변함없어. 괜찮아. 어떤 이치카라도 나는 받아들일 테니까”

이 한마디에 얼마나 마음이 흔들렸는지. 나는 그에게 속박되는 자신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자신을 선택해준 선생님의 상냥함에 응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선생님은 나의 마음 깊은 곳을 모른다. 몰라도 좋다. 추악한 자신을 보였을 때,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해』라는 대답을 들을 자신이, 적어도 내게는 없었다.

그래서 선생님이 다른 학생과 다정히 지낼 때도, 데이트를 하고 있어도, 샬레에서 하룻밤을 지낼 때도, 나는 그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와 연결되어 있으니, 질투 따윈 너무나도 값싼 대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지금 그거 누구임까?』

붕괴는 이 한마디에서 시작했다. 다른 학생에게 팔짱을 껴안기며 약속 장소에 나타나, 헤어질 때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드는 선생님에게 무심코 그리 물었다. 쌓일 대로 쌓인 질투심이, 충격적인 광경을 방아쇠로 단숨에 터져버린 것이다.

동시에 『아차』라고 생각했다. 스스로도 알아챌 정도로, 음색과 어조가 차갑고 비난적이었기 때문이다. 끓어오르듯 순식간에 솟아오른 거무칙칙한 감정이, 태도로 명확하게 전해졌다. 잡담이라고 주장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었다.

핏기가 가신 나를 향해 선생님은 말했다.

『방금 그 아이? 다도부의 학생이야. 여기로 오는 길에 우연히 만나서 말이야. 차에 대해 잘 알아서 가끔 엄청 좋은 차를 가져다 해주기도 해』

의외로 선생님은 특별히 기분 나빠하는 모습이 없이, 평소처럼 그렇게 답했다.

선생님은 상냥했다. 그렇다기보다도 둔하다는 표현 쪽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내 질문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일 없이 끝났다.

······그렇지만, 그것이 문제였다. 그의 상냥함과 일종의 둔감함이 나를 성대히 착각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이 정도라면 용서해줄지도 몰라, 라고.

그날을 경계로,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본심이 새어나갔다.

본모습의 나는 상상 이상으로 성가신 성격인 듯했다. 점차 사소한 말과 행동에 불신감이 심해지고, 지금까지는 가볍게 흘러넘기던 일상의 스킨십조차 격하게 질투하며, 나를 향한 선생님의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해지고, 형편에 맞게 해석을 왜곡하면서, 에둘러 의사 표시를 하게 되었다.

하루 연락이 없으면

『······어제는 얘기를 나누지 못했슴다만, 뭐하고 계셨슴까? 저는 음악을 들었슴다』

라고 어둡게 연락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다른 학생과 거리가 가깝다고 생각되면

『선생님이 손을 잡고 걷는 걸 봐버렸슴다만, 설마 그 아이와도 관계를 갖고 있슴까? 아니죠?』

라고 몇 번이나 확인하고, 둘이서 가게에 가면

『여기 오는 거 처음임까? 설마 다른 아이랑 같이 온 적 있는 건 아니죠』

라고 괜한 걱정을 앞세우고, 새로운 옷을 칭찬해주면

『귀여워? 에헤헤, 감사합니다. ······그, 종종 샬레로 오는 아이들보다도······임까?』

라고 다른 학생과 비교해서 자신의 평가에 신경 쓰고, 끝에 가서는, 어느 순간 버려지지 않을까 갑자기 겁이 나서

『이제 선생님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슴다······.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슴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곁에 있게 해주세요』

라고 매달리듯 애원했다.

자신의 가면은 날이 갈수록 쩍쩍 벗겨져 나갔다. 어디까지가 이전의 자신이고, 어디부터 보여주고 싶지 않던 자신인지. 그 경계선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오늘은 비번이다.

내가 비번인 날은 시간을 내서 만나는 것이 최근 암묵적인 약속이 되었다. 평소라면 대체로 5분 안에 반드시 답장이 올 텐데, 오늘은 답장이 없다.

어디 있는 걸까.

누구와 있는 걸까.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불쾌한 상상만이 머릿속을 맴돈다. 자신의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끊긴 대화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내장이 일제히 솟구치듯 기분이 나빠졌다. 참지 못하고 메시지 입력칸에 새로운 문장을 입력하기 시작한다. 연속되는 메시지가 기분 나쁘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가만히 기다리는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 문장이라도 생각하며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최근, 저 무겁거나 함까? 스스로는 억누르려고 함다만, 선생님이 보면 무거운 걸까 싶어서. 혹시 그렇다면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꼭 고칠 테니까』

메시지라기보다는, 변명. 미움받고 싶지 않다고, 안색을 살피는 듯한 말을 고른다.

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 한두 마디로 충분하다. 그런데도, 왜인지 우리는 기만과 죄책감으로부터, 불필요한 말로 그것들을 코팅하려 한다.

점점 글자가 늘어나고, 최초의 문장이 입력칸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무거워. 귀찮은 여자.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연달아 쓰던 글자를 단숨에 지우고, 다시 처음부터 써 내린다. 그것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싫증나셨나요?』

『연락 기다릴게요』

30분 가까이 고민한 끝에, 그런 말로 수렴됐다. 전송 버튼을 눌러, 공허한 화면으로 문장을 보낸다. 당연히, 읽음 표시는 없다.

「하―······」

성대히 한숨을 내뱉으며, 벽에 기댄 채로 질질 흘러내린다.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 무릎을 껴안고 얼굴을 묻었다. 마치 고개를 숙여, 손을 잡고 기도를 올리는 신도와 같이, 양손으로 스마트폰을 움켜쥐었다.

자기혐오의 파도가 몰려왔다. 저질러버렸다. 이런 성가시기 짝이 없는 메시지를 결국 보내고야 말았다. 사실 당장이라도 전송 취소 버튼을 누르고 싶다. 하지만, 솔직한 마음을 알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두근거림이 가라앉지 않는다. 자신이 이렇게 혼자 비참함에 빠져 있는 순간에도, 선생님은 다른 여자아이와 즐겁게 떠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구역질이 나며 초조해진다. 지금이라면 이상한 탈력감과 권태감은 덤이다.

붕붕붕, 하고 느닷없이 손 안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조건반사 수준의 속도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화면을 확인한다. 이 일순간만으로, 오늘의 우울했던 몇 시간이 눈 녹듯 사라질 정도였다. 모모톡의 알림. 발신자는······

「하스미 선배······」

한숨과 함께 스마트폰을 집어던지고, 다시 몸을 둥글게 말며 고개를 떨궜다. 비참한 것도 정도가 있다. 무심코 입꼬리를 올리며, 무미건조한 자조를 쏟아냈다. 이런 일에 일희일비하는 자신이 진심으로 한심하고, 연락 없는 선생님에게도, 곁에 있을 이름 모를 학생에게도, 타이밍이 나쁜 하스미 선배에게도, 세상 모든 것에 짜증이 났다.

과학기술은 공죄다. 차라리 문명이 편지 수준에 멈춰있었다면, 찾아서 만나러 갈 이유가 됐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단순한 화풀이 지나지 않지만.

――――――――··················.

어느샌가 해가 완전히 저물어 방은 완전한 어둠 속에 있었다. 전등을 켜기 위해 일어서는 것조차 지금은 귀찮아서 어쩔 수 없었다.

변함없이 답장은 없고 읽지도 않았다. 정기적으로 갱신되는 SNS의 갱신도 없다. 위치 확인 메시지를 보낸 지도 6시간 조금 안된 시간. 이 6시간 동안 무슨 일을 할 수 있었을까. 함께 외출, 쇼핑······은 불가능하더라도, 나는 선생님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운데. 아아, 허무하다.

슬슬 인내의 한계다. 적어도, 안부 확인만이라도 하고 싶다. 모모톡이 안된다면 음성통화다. 통화가 연결되지 않는다면 지인과 SNS를 통해 선생님의 정보를 모은다.

그 전에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메시지를 보내볼까 하고 톡 화면을 연다. 하지만 입력할 문장이 바로 생각나지 않아 엄지가 키보드 위를 우왕좌왕한다.

「헷」

심장이 쿵쾅 뛰면서, 얼빠진 소리가 새어 나왔다.

차가운 우주 공간에 내던져진 듯한 문장에, 『읽음』 글자가 붙어 있던 것이다. 다음은 틀림없다. 선생님이다.

2, 3시간 전 낙담했던 것 따윈 이미 기억 저편으로 날려버렸다. 기쁘고 또 기뻐서, 아직 읽음 표시가 생겼을 뿐인데도, 펄쩍 뛰고 싶어지는 기분이었다.

일단 모모톡을 닫는다. 왜냐면,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니, 무거운 여자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 뭐 이미 때늦은 일이지만.

『미안! 답장 늦었어!』

선생님으로부터의 알림이, 어두운 방을 희미하게 비춘다. 저도 모르게 히죽 미소를 짓고 만다.

『데카그라마톤이 출현해서, 긴장한 채로 대책에 임하고 있었어. 하스미한테서 연락 없었어?』

쉴 틈 없이 메시지가 도착한다. 그러고 보니 하스미 선배한테서의 메시지는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핏기가 살짝 가셨지만, 지금은 그걸 보충하고도 남을 기쁨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바로 답장하는 건 그것만 기다리고 있던 것 같아서 조금 싫어지지만, 여기서 굳이 답장에 시간을 둬서, 다시 연락이 닿지 않게 되는 건 더 싫다. 스마트폰을 주워서, 선생님과의 모모톡을 열어 글자를 입력한다.

『정말이지―――걱정했습니다』

보낸 것만으로 심장이 격렬히 울린다. 이 짧은 문장 하나에, 엄청난 긴장감이 뒤따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간다. 글자를 두드리는 순간도 히죽히죽 미소가 멈추질 않는다.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한 여자다.

읽는 건 금방이었다. 안도의 한숨이 넘쳐흘렀다.

『진짜 미안! 전투가 격렬해서 스마트폰 만질 여유도 없었어』

『수고하셨습니다! 끈질기게 메시지 보내서 죄송해요』

『신경 안 써~. 오늘 비번이었지? 벌충은 또 다음에 할게』

『아싸!』

그래도 역시, 불안은 남는다.

『전화 걸어도 괜찮을까요?』

읽음 표시는 떴다. 전화 같은 건 이제 와선 드문 일도 아닐 텐데, 처음 선생님과 전화했던 때 이상으로 긴장하고 있다. 10초······20초······30초······. 답장이 오질 않는다. 1분············2분············.

(귀찮다고 생각하고 있나?)

그런 생각에 이른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심장이 빨라진다. 몸이 심장 박동에 맞춰 흔들리는 기분을 느꼈다. 호흡이 얕아져서 숨이 막힌다. 이 흐름에 답장이 멈출 이유 같은 건······.

「왓······」

갑자기 토크 화면이 착신 화면으로 전환됐다. 선생님에게서의 착신. 흔들리는 손가락으로 응답 버튼을 눌러, 스마트폰을 귀에 댄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미안! 아직 밖이었어서 빠르게 샬레로 돌아왔어』

전화 스피커에서 선생님의 쾌활한 목소리가 들린다. 수십 년만에 들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그립고 또 상냥한 목소리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 힘껏 참으며 애써 태연한 척을 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직접 걸게 해서 죄송합니다」

『전혀 신경 안 써.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님다만······조금, 선생님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져서. 혹시 아직 바쁘심까?」

『으응, 지금은 정리됐어. 아, 미안해. 답장 늦어져서』

「아뇨! 바쁘신 와중에, 이상한 말에 독촉까지 해버려서 저야말로 죄송함다. 그, 잊어주세요」

『신경 쓰지마. 나는 이치카가 싫다는 생각 같은 거 해본 적 없어. 앞으로도 말이야』

「············감사합니다」

『이치카?』

「넷!? 뭐, 뭐임까?」

『괜찮아? 목소리가 떨리는데······』

「기······기분 탓이 아닐까요」

『······그런가』

그로부터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어색한 침묵이 아니라, 왠지 모르게 “기다리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

『응?』

「저············무거울, 까요」

『이치카는 그렇게 생각해?』

「······네」

어느새인가, 뚝뚝 눈물이 흘러넘쳐 멈출 수가 없었다. 안도가, 불안이, 혹은 죄책감 때문일까. 전부일지도 모른다. 스스로가 울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게는 알 수 없었다.

「계속 그랬습니다. 선생님이 없는 세계에서는 살아갈 의미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다른 학생과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 심하게 질투하고, 제가 안 보는 장소에선 뭘 하고 있을까 같은 생각이, 계속 들어서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엄청 무겁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읏. 그런 스스로를 보여주기 싫은데도, 인내하지 못하는 제가 밉고 미워서 견딜 수가 없어서······읏! 우우······아아······읏」

흐느끼듯 울었다. 지금까지 쌓아왔던 여러 감정이, 반동으로 거세게 흘러나왔다. 말을 입에 담기 전에 오열이 새어나와 어찌할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선생님은 계속 『괜찮아』 『천천히 말해도 돼』 라며 나를 달랬다.

얼만큼 울고 있던 걸까. 5분인지 10분인지, 더 길었던 건지. 선생님이 말하는 대로 몇 번이고 심호흡하며, 간신히 침착함을 되찾았다.

『진정했어?』

「······네. 죄송합니다.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드렸슴다」

『미안해. 이치카가 힘들어했던 걸 눈치 못 채서』

「그렇지 않슴다. 이건 제 문제이니 말임다. 저는······저는, 계속 무서워했던 검다. 이렇게 금방 불안정해져서 선생님께 폐를 끼치고, 그래서 선생님께 미움받는 게. 줄곧, 계속」

『이런 일로 미워할 리가 없잖아』

「그래도」

『폐를 끼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이치카의 마음은 솔직하게 기뻐. 직업상, 이치카에게는 결국 앞으로도 괴로운 생각을 하게 하겠지만, 나는 이차카를 사랑해』

「······읏」

그런 말을 들어버리면, 또 착각해버린다.

또 우쭐해지고 만다.

하지만, 어쩔 도리 없이 행복을 느끼는 내가 있다.

『가능한 한 이치카의 마음에 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혼자서 끌어안지 말고 얘기해줬음 좋겠는 걸』

「······감사합니다. 선생님」

《선생님! 이번 피해에 대한 보고서 제출은 아직인 듯합니다만》

전화 저편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미안. 바로 작성할게. ······미안, 이치카. 아직 일이 안 끝난 것 같아서 끊을게. 벌충을 다음에 확실하게 할 테니까』

「아······네」

『그럼――――』

「저기, 선생님」

『응?』

나는 선생님을 불러세웠다. 입이 멋대로 열린다.

듣고 싶었던 말. 확인하고 싶었던 말. 지금이라면.

「저와 선생님은」

저와 선생님은, 연인인가요?

「······계속 잘 해나갈 수 있을까요?」

『물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야』

――――――··················….

······결국, 들을 수 없었다.

마주할 각오가 없었다.

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던지고, 위를 보며 침대로 쓰러졌다. 오랜만에 울어서, 조금 목이 아프다. 장시간의 긴장에서 벗어나니 순식간에 졸음이 몰려온다.

그날, 그 밤. 그러고 보면 이런 식으로 넘어뜨려졌던가. 그의 말을 되새긴다.

“어떤 이치카라도 나는 받아들일 테니까”

선생님, 그건 진심인가요.

이런 저라도 받아들여주는 건가요.

제가 꿈을 꿔도 되는 건가요.

······모르겠다.

꿈은 언제나 좋은 것만을 보여주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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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4.20번역

소설핫산) 일선을 넘은 후 불안정해져 버린 이치카

#나카마사 이치카#소설
좋아요 0댓글 18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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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blac1203작가
게시물 38개
비DC
비리밀린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4.04.20 06:55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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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나
ㅇDC
ㅇㅇ124.04.20

얀데레 이치카라...애초에 쿨이 빠지게 되지만 그래도 느낌은 있노

ㅇDC
ㅇㅇ224.04.20
디시콘
ㅇDC
ㅇㅇ324.04.20

미식이네요

ㅇDC
ㅇㅇ24.04.20

존나 맛있노

ㅇDC
ㅇㅇ424.04.20

이 멘헤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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