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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하누마 집안의 좋은 아내 마코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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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오역 지적 환영

이전화(다른핫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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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 a.m.

아침.

요란하게 지저귀는 작은 새들의 노랫소리가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커튼 틈새로 스며든 아침 햇살이, 늦잠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내 얼굴 위로 무심하게 쏟아져 내리고 있다.

상반신을 비틀어 머리맡에 놓인 스마트폰으로 손을 뻗었다. 연결된 충전 케이블을 뽑자 화면이 밝아지며 오늘 날짜와 현재 시각, 모모톡을 비롯한 온갖 알림이 표시되었다. 초점이 맞지 않는 졸린 눈을 비비며 시각을 확인했다. 6시 반…… 설정해 둔 알람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이르다. 출근하는 날에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등 떠밀려 일어나 잠을 잔 것 같지도 않은 기분으로 일터로 향하는데, 느긋하게 늦잠을 잘 수 있는 휴일만 되면 유난히 일찍, 그것도 저절로 눈이 떠진다.

몸을 쭉 펴고, 멍하니 화면에 표시된 시각을 바라보았다. 옆을 보니, 새근새근 귀여운 숨소리를 내며 기분 좋게 잠들어 있는 마코토가 보였다.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자 「으응……」 하고 작게 반응했지만, 잠에서 깬 것 같지는 않았다.

평소의 마코토도 더없이 아름다운 미인이지만, 이렇게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마코토는 마치 동화 속 세상에서 빠져나온 듯한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풍긴다. 그러면서도 잠든 얼굴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기도 하다. 비유하자면, 백설공주 같은 느낌이랄까.

조금 더 잘까 싶어 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다시 내려놓자, 타다닥, 하는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바로 옆에서 멈췄다. 침대 옆으로 시선을 돌리니, 반려견 『호헤토』가 눈을 반짝이며 앉아 있었다. 아무래도 늦잠은 잘 수 없을 모양이다.

「안녕. 아침부터 활기차네……」

머리를 와락와락 쓰다듬어 주자, 꼬리를 흔들며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무언가 호소하려는 듯, 피잉피잉 울고 있다. 밥을 달라는 건 아닌 것 같다. 앉아 있는 그의 발치로 시선을 내리자, 그곳에는 낯익은 보라색 팬티가 떨어져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본 것이다.

주워 들어 양 끝을 잡고 펼쳤다.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보랏빛으로 빛나고 있다. 그나저나, 꽤 비치는 재질이다. 팬티 너머로 호헤토의 의기양양한 표정이 엿보인다.

「가져다준 거야?」

「멍!」

내 물음에 답하듯 호헤토가 작게 짖었다. 이 방에서는 짖으면 안 된다는 약속을 잘 지키는 착한 아이다.

담요를 들춰 마코토의 상태를 확인했다. ……안 입고 있다.

「이 장난꾸러기 녀석~」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엄마(마코토)의 팬티라고 생각하는 구석이 있다. 사실이 그렇긴 하지만, 그래서 때때로 나를 기쁘게 해 주려고 마코토에게서 팬티를 강탈해 내게 가져다준다. 아 주 영리하고 똑똑한 충견이다.

「좋아, 밥 먹고 산책 가자!」

그렇게 말하자, 호헤토는 주인을 내버려 두고 침실을 뛰쳐나갔다.

---

7:30 a.m.

호헤토의 아침밥과 산책을 마치고, 이제는 사람이 움직일 시간……. 하지만 침실을 들여다보니 마코토는 아직 자고 있는 듯하다. 바로 이거다. 이것이 하누마 가문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평일에는 마코토가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나를 깨워 주지만, 휴일이 되면 이 관계가 역전된다. 어째서인지 일찍 일어나게 되는 나와, 평일의 모습이 거짓말처럼 아침잠이 많아지는 마코토. 기묘하고 기적 같은 이 조합 덕분에 이 집은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다.

---

9:00 a.m.

집을 청소하거나 호헤토와 놀며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적당해져서, 가볍게 아침 식사를 만들고(휴일 아침의 마코토는 소식한다) 마코토를 깨우러 갔다. 침실 커튼과 창문을 활짝 열자, 방이 화창한 햇살과 신선한 공기로 가득 차며 공간의 채도가 올라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다. 그런 건 알 바 아니라는 듯 여전히 꿈속을 헤매는 마코토의 몸을 흔들어 깨웠다.

「마코토, 아침이야. 일어나.」

「……으음~」

「『으음~』이 아니야. 마코토가 오늘 외출하고 싶다고 했잖아.」

「으응…….」

대답(?)은 하는 걸 보니 깨어 있기는 한 것 같다. 하지만 이대로 두면 대부분 다시 꿈나라로 돌아가 버리기 때문에, 다소 강제로라도 일으켜야만 한다. 마코토의 양손을 내 목뒤로 둘러 잡게 했다.

「자, 잡아. 몸 일으킬게.」

「우으응…….」

마코토의 등을 손으로 받치고,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자, 일어나. 어린애도 아니잖아.」

「으음~…….」

이번에는 나를 껴안은 채 떨어지지 않고 그 상태로 잠들려고 하길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막았다. 휴일 아침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이웃 사람들은 지금 마코토의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이 모양이지만, 이 근방에서는 『톱 모델처럼 당당하고 기품 넘치는 부인』으로 꽤 유명하다.

「아침밥 다 됐으니까, 얼른 먹어. 자, 일어나…… 앗…….」

「우그그읏.」

대답인지 아닌지도 의심스러운 기묘한 소리를 내는 마코토를 어떻게든 일으켜 세워, 속옷을 입혔다. 막 잠에서 깼을 때의 생활력은 전무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돌봐 주지 않으면 점심까지 자는 게 그녀다.

아직 잠결에서 헤매는 마코토의 손을 이끌고 거실로 향했다. 눈을 비비며 비틀비틀 걷는 모습은, 마치 막 일어난 세 살배기 아이 같다.

마코토를 자리에 앉히고, 마침 다 구워진 토스트에 잼을 발라 우유와 함께 내어주었다.

「자, 얼른 먹고 나갈 준비해야지.」

하지만 마코토는 식사를 시작할 기미 없이, 시든 식물 같은 자세로 몸을 흔들흔들 흔들기만 할 뿐, 눈도 여전히 감은 채였다. 입도 헤벌쭉 반쯤 벌어져 있다.

이런 상황에도 익숙해져서, 옆에 앉아 토스트를 마코토의 입가로 가져다주었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냄새에 마코토의 코가 살짝 반응한다. 입술에 토스트의 모서리를 몇 번 가볍게 대자, 천천 히 입이 열리고 슬로 모션처럼 느릿한 동작으로 끝부분을 베어 물었다. 새 모이만큼이나 앙증맞은 한 입이지만, 그래도 그녀의 의식을 깨우기 위한 한 걸음으로는 충분하다.

눈을 깜빡이며 입에 넣은 조각을 씹어 삼키고, 다음 한 입으로 넘어간다. 이 과정을 대략 15분 정도 반복한다. 마지막에는 졸린 눈이긴 했지만 평범하게 깨어 있었는데도, 완강하게 스스로 먹으려 하지는 않았다. 어린아이처럼 보살핌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마코토의 휴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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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a.m.

「준비 다 됐어?」

외출 준비를 마치고 마코토의 상태를 보러 침실에 들어가니,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 중인 마코토가 보였다.

「조금만 더.」

한 손에 길쭉한 마스카라를 들고, 속눈썹을 톡톡 들어 올리며 마코토가 대답했다. 유연하게 펼쳐진 속눈썹이 조명을 받아 섬세하게 반짝인다.

가볍게 눈을 깜빡여 마무리를 확인하더니, 마스카라를 뚜껑에 빙글빙글 돌려 넣고 화장대 위에 놓았다. 화장대 위에는 수많은 화장품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고, 이어서 마코토는 그중에서 립스틱을 휙 집어 들었다.

나는 화장품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어느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어떻게 쓰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마코토가 지금 손에 든 것이 립스틱이라는 것만큼은 잘 안다.

마코토는 거울 너머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본 채, 입을 살짝 벌리고 입술에 색을 입혔다. 마코토의 부드러운 입술이, 눌러진 립스틱 끝을 따라 고혹적으로 모양을 바꾼다.

탱글하고 촉촉한 입술. 윤기나게 발린 붉은빛. 우수를 머금은 듯 가늘게 뜬 눈. 눈가에 선명하게 드리운 무수한 가는 그림자. 무방비한 귀부인을 연상시키는 그 옆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이 이 세상에 존재하다니, 하고 아직도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이윽고 한 차례 다 바르자, 마코토는 가볍게 입술을 맞대고 「음파, 음파」 하고 소리를 냈다. 그리고 화장품 몇 개와 방금 썼던 립스틱을 파우치에 넣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어이, 끝났다.」

「……아, 응.」

「뭐냐, 남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키킥, 마코토 님의 미모에 반해 버렸나?」

「……나도 모르게. 정말 예뻐.」

그렇게 대답하자, 마코토는 약간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자신의 입술을 가리키며 「음」 하고 무언가를 나타내는 듯한 제스처를 했다.

「에, 뭐?」

「음.」

「입술? 입술이 왜?」

입술에 무언가 묻었나 싶어 얼굴을 가까이 댄 순간, 마코토가 귀여운 립 소리와 함께 내 입술에 입술을 포개 왔다. 예상치 못한 기습에 놀라고 있자, 마코토는 휙 등을 돌려 「자, 나가자」라고 말하며 문 쪽으로 걸어갔다. 침실을 나가기 직전에 멈춰 서서, 얼굴만 이쪽으로 돌아봤다.

「좋은 립스틱이군. 너치고는 센스 있잖아?」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마코토는 침실을 나섰다.

희미하게 남은 온기와 부드러운 감촉을 확인하듯, 입가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화장대 앞에 서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아니,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잖아…….」

그런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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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a.m.

가는 길에, 음료수를 사러 편의점에 들렀다.

세련된 디자인의 커피잔을 한 손에 들고 편의점에서 씩씩하게 나오는 마코토의 모습은, 어딘가의 모델처럼 보인다. 이 비주얼이라면 아마 충분히 통할 것이다. 자기 긍정감이 강하고, 강철 멘탈을 가졌으며, 명성과 권력을 강하게 원했던 마코토라면, 꽤 적성에 맞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런 세계선도 있었을까. 압도적인 존재감과 아름다움으로, 그야말로 세계를 무대 로 활약하는 존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세계의 마코토는 어떤 느낌일까. 지금처럼 감정이 풍부하지 않고, 더 다가가기 힘든 고귀함이 있으며, 어쩔 수 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존재일 것 같다.

그런 생각을 멍하니 하며 차에 오르자, 「아야앗!!」 하는 비명이 조수석 밖에서 들려왔다.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 쪽으로 돌아가 보니, 한 손으로 다른 손을 잡고 웅크리고 있는 마코토가 있 었다.

「괜찮아? 왜 그래?」

「……윽…… 저, 정전기가…….」

「아아…… 또?」

「대체 뭐냐! 이제 겨울은 지났잖나!」

「체질은 어쩔 수 없지.」

마코토는 상당한 정전기 체질이다. 특히 겨울에는 심해서, 심한 날에는 가끔 머리카락이 붕 뜨기도 한다. 봄이 되면서 어느 정도 잠잠해지긴 했지만, 역시 날에 따라 이렇게 정전기에 당해 앓는 소리를 한다.

조수석에 앉은 마코토는, 여전히 투덜투덜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불평만 하는데도 표정이나 텐션이 계속 바뀌어서, 보고 있으면 정말 질리지가 않는다.

「분명 이로하 탓이야…… 음? 왜 웃고 있지?」

「아무것도 아니야. 자, 슬슬 출발할까?」

「아, 그랬지.」

아니…… 아마, 어느 세계에서든 마코토는 이런 느낌일 것이다.

그런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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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a.m.

거기서 30분 정도 차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장소는 초대형 쇼핑몰. 매장뿐만 아니라, 게임 센터나 영화관, 미술관, 스케이트장이나 애슬레틱 등도 들어서 있는 대규모 복합 시설이다. 오 늘 볼일이 있는 곳은 영화관이지만, 상영 시각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둘이서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몰 안은 수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휴일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나 학생 무리가 특히 많다. 장소에 따라서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걸어야 해서, 자칫하면 헤어질지도 모른다.

「마코토, 손 줘.」

「?」

「자, 손.」

「……잡으려고?」

「부부잖아. 별로 이상하지 않지.」

「뭐, 그렇긴,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 앞에서 손을 잡는 건 부끄러운 모양이다. 저렇게 대담한 키스는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참 이상한 여자다.

그건 그렇고, 정말 큰 쇼핑몰이다. 통로 양쪽에 늘어선 스포츠용품점, 인테리어 숍, 잡화점, 카페, 아웃도어 브랜드, 서점, 액세서리 숍…… 이만큼 라인업이 풍부하다면, 특별한 목적 없이 와도 지루하지 않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코토와 나란히 걷다가, 세련된 편집숍이 눈에 띄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가게 앞에 선 마네킹이 입고 있는 체스터 코트. 마코토가 잘 입지 않는 베이지색에, 허리를 살짝 조여 여성스러움을 전면에 내세운 타입이다.

「오~, 이거 좋네.」

「여자 옷이잖아.」

「마코토한테 어울릴까 해서. 필요해?」

「키킥, 바보냐. 벌써 봄이라고? 지금 사도 입는 건 몇 달 뒤다.」

「뭐, 그렇긴 하지만~」

왠지 아쉬워서, 코트의 원단을 손가락으로 만져 보며 마코토의 지당한 말에 불만 섞인 대답을 했다. 슬쩍, 가게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진열된 옷을 보니, 아무래도 여성복 전문점인 것 같다. 「잠깐 구경해 볼까?」 하고 마코토를 데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검은색과 짙은 갈색을 기조로 한 인테리어, 직선적인 철제 집기에 나무 소재의 선반. 천장에서 늘어뜨린 작은 펜던트 조명이, 드문드문 따뜻한 빛을 비추며 가게 전체를 은은하게 밝히고 있다.

세련된 시크 모던 분위기라, 패션 고수인 어른들이 입는 브랜드 옷만 있을 줄 알았는데, 진열된 상품을 보니 의외로 힘을 뺀 캐주얼한 옷도 많은 것 같다. 모두 디자인은 세련되었지만, 대학생 이 편하게 입을 법한 아이템도 간간이 섞여 있다. 가격표를 보니, 손이 닿을 만한 가격대의 물건도 있어, 고급스러움 일변도는 아닌 듯했다.

그중에서, 특히 눈에 띈 옷을 집어 들었다. 빛을 받아 희미하게 비치는 하얀 원단과, 물결치듯 장식된 프릴, 그리고 어깨를 대담하게 드러내는 디자인. 이른바, 프릴 오프숄더 블라우스라는 것 이다.

문득 옆을 보니, 이 옷을 입은 마네킹이 서 있었다. 아래에는, 무릎 위 기장의 검은색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있다. 길거리에서 대학생쯤 되는 여자애들이 입고 있는 걸 자주 보니, 그 연령대에는 아마 정석 코디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마코토가 이런 계열…… 프릴이 달려 있고, 하늘하늘하고, 말하자면 『귀여운 계열』의 옷을 입는 걸 본 기억이 없다. 결혼하고 나서도 그렇고, 성인이 되기 전, 학생 시절에도 본 적이 없다.

마코토는 어느 쪽인가 하면, 어른스러운 패션을 선호한다. 행사나 부부만의 시간 등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노출이 많은 옷을 잘 입지 않고, 스커트보다는 팬츠 스타일이 많다. 그것도 마코토 다워서 좋지만, 이런 귀여운 계열의 옷도 가끔은 입어 주었으면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우왓.」

등 뒤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보니, 떨어진 곳에서 다른 옷을 보던 마코토가 눈앞에 서 있었다.

「그런 옷을 좋아하나?」

내가 손에 들고 있던 오프숄더 블라우스를 보고 마코토가 물었다.

「에? 아니, 좋아한다기보다…… 마코토는 이런 거 잘 안 입잖아.」

「입어 줬으면 하나?」

「……」

내 손에 들린 옷, 마네킹, 마코토의 얼굴을 차례로 보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끄덕이자, 마코토는 내 손에서 옷을 휙 빼앗아 들고, 옆에 놓여 있던 플레어스커트 한 장을 들고 「입고 오겠다」며 탈의실로 향했다.

옷을 갈아입기를 기다리는 동안은, 묘하게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괜히 안절부절못하고, 신선하면서도 어딘가 그리운 듯한 기분으로 마코토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 커튼이 힘차게 열리며 하얀 프릴 오프숄더 블라우스와 검은 플레어스커트를 입은 마코토가 나타났다.

오프숄더 블라우스의 부드러운 원단이 조명 빛을 부드럽게 머금어, 마코토의 투명감 있는 하얀 피부와 어우러져 천사처럼 보인다. 곧게 뻗은 목을 따라, 선명하게 양옆으로 뻗은 쇄골이, 무방비하게 드러난 완만한 어깨선과 이윽고 만난다.

블라우스의 밑단은 살랑거리며 흔들리고, 검은 플레어스커트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스커트의 검은색이 그녀의 가녀린 몸을 단단히 조여 주어, 반대로 하얀 블라우스의 부드러움을 돋보이게 한다.

「……어떠냐?」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반응하지 못하고 있자, 마코토가 드물게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머뭇머뭇 감상을 물어왔다.

「……귀여워, 귀여워. 깜짝 놀랐어. 정말…… 너무 귀여워서.」

「키킥, 당연하지.」

너무 큰 충격에 어휘력이 사라진 수준의 감상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정작 마코토는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옷의 영향인지, 평소의 마코토와 비교해 어딘가 부드러운, 좋은 의미로 소녀적인 인상 을 받는다.

「……하지만, 꽤 휑하군. 원단도 얇디얇고.」

마코토는 스커트 자락을 집어 들며,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스커트의 천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확인해 보거나, 엉덩이 쪽을 신경 쓰거나…….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몸에 전율이 흘렀다. 하늘하늘한 스커트라고 하면 그거다, 그걸 해달라고 해야 한다.

「마코토!!」

「우왓!? 뭐, 뭐냐!?」

「"그거" 해 줘! "그거"!」

「……? "그거"라니?」

「빙그르르 한 바퀴 도는 거.」

「하아……?」

손목을 돌려 손가락으로 허공에 원을 그리며, "그거"에 대해 설명했다. 일단 알아들은 것 같았지만, 부끄러운지 마코토는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

「부탁이야!」

「……한 번뿐이다.」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렇게 말하고는, 마코토는 그 자리에서 빙그르르 한 바퀴 돌아 보였다. 스커트가 공기를 머금고 사뿐히 떠올라, 펼친 우산처럼 크게 퍼진다. 그것은 회전과 함께 부드러운 호를 그리고, 회전이 끝나자마자 마코토의 가는 다리를 한순간 스르륵 스치더니, 이윽고 툭 하고 원래대로 돌아왔다.

또다시 완전히 넋을 잃은 나에게, 마코토가 물었다.

「만족했나?」

「아…… 동영상 찍는 걸 깜빡해서 한 번만 더…….」

「안 된다!」

마코토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나의 앙코르를 거절했다. 역시 좀 부끄러운 모양이다. 함께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마코토의 부끄러움 포인트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한 번만 더 하면 좋잖아~」

「한 번뿐이라고 약속했잖아!」

「그 정도는 융통성 있게 해 줘~ 닳는 것도 아니잖아.」

「읏…… 적어도 집에 돌아가서는 해 주마! 여기서는 안 돼!」

「……? 그럼 이 옷 사면 입어 주는 거야?」

「…………마음이 내키면.」

여기까지 왔으면 승리는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나머지는 그냥 밀어붙이면 된다.

「에, 입어 줄 거지? 살 테니까. 기껏 사는데 입어 줄 거지? 응?」

「알았다, 알았어! 입을 테니! 좀 진정해!」

「해냈다.」

「정말, 왜 이럴 때만 고집을 부리는 건지…….」

어이없어하며 탈의실로 돌아가는 마코토의 등을 바라보며, 듣고 보니 확실히 마코토가 입는 것(주로 부부 관계 시의)은, 내 희망 사항을 이래저래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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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0 a.m.

시간이 적당해져서 영화관으로 이동했다. 휴일의 쇼핑몰에 딸린 이 영화관은, 점심시간인데도 꽤 붐볐다. 사람들의 흐름이 스크린마다 완만하게 나뉘어 있다. 영화관 특유의, 팝콘의 달콤한 향 기와 좌석 시트의 독특한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오늘,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한 것은 마코토였다. 마코토가 영화에 흥미를 보이다니 드문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이부키가 추천해 줘서 보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티켓 카운터에서 예약해 둔 티켓을 구매했다. 인기 영화인지, 좌석은 거의 다 차 있었다. 매점에서 음료수와 팝콘을 사서, 지정된 스크린으로 향했다.

「흥, 영화배우라는 것도, 의외로 별 볼 일 없군.」

복도 벽과 기둥에 늘어선 상영 중인 영화나 곧 개봉 예정인 영화의 포스터, 스탠드를 둘러보며 마코토가 중얼거렸다. 마코토가 「볼 만하다」고 인정할 영화배우가 존재할까, 하고 조금 궁금해 졌다.

「마코토가 출연하는 게 더 빛나지 않을까?」

「키키킥, 틀림없지! 마코토 님이 주연을 맡는 영화라면, 종영일까지 매일 매시간 만원사례일 것이다.」

시시한 대화를 나누며,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어둑했고, 이미 절반 이상의 좌석에 사람이 앉아 있었다.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지정된 좌석을 찾아, 둘이 나란히 앉았다. 좌석 위치는 중앙 뒤쪽. 스크린이 가장 잘 보이는 좋은 자리다. 컵 홀더에 음료수를 놓고, 시작하기 전까지 작은 목소리로 마코토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윽고, 조명이 천천히 꺼지고 예고편이 시작된다. 몇 분 정도 예고편이 흐른 후, 드디어 본편 시작이다.

이번에 볼 영화는 로맨스물인 듯하다. 비밀 조직의 요원과, 대립 조직의 간부가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우연히 만나, 불타는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조직의 명령으로 서로를 말살 대상으로 쫓 던 중, 상대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두 사람은 임무를 완수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에 살 것인가――――――.

대략적인 스토리는 꽤 왕도적이다. 설정도 뭐 어디선가 본 듯한 것이고, 관객 연령층도 젊은 사람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농밀한 어른의 로맨스라는 느낌은 아닐지도 모른다. 특별히 새로운 점도 없고,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는다.

――――라고 생각했는데, 시작해 보니, 이게 꽤 재미있다. 주연 두 사람은 물론, 동료나 상사, 친구나 가족 같은 조연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두 사람을 둘러싼 환경의 일부로서 명확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도 피식 웃음이 나거나, 은근히 중요한 정보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대화 내용에 집중하게 만드는 등, 어느새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문득 옆을 보니, 마코토는 지루한 듯 팔꿈치를 괴고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 아직 조마조마하고 두근거리는 장면이 아니니, 조금 재미없게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스크린으로 향했다.

이윽고, 이야기는 절정을 맞는다. 고뇌와 갈등에 찢기면서도, 두 사람은 극비리에 접촉을 거듭한다. 서로의 정체를 밝혔을 때, 오간 것은 총구──. 하지만, 방아쇠는 당길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사랑을 택했다.

하지만, 당연히 조직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평온과는 거리가 먼, 조직의 자객으로부터 계속 도망치는 생활. 안식은 어디에도 없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격렬한 총격전. 마음을 시험하는 배신과 신뢰. 목숨을 건 도피행. 사랑과 배신, 절망과 희망을 몇 번이고 오가며, 조직이 꿈틀대는 대도시를 달려 나간다――――.

어쩔 수 없이 사랑하게 된 사람과, 거대한 조직. 어느 쪽을 택해도 행복한 미래는 오지 않는다. 하지만, 선택하는 것 외에 길은 없다. 그런 운명이니까. 주인공이 극한의 선택을 강요당하는 장 면에서는, 주연 배우의 연기가 너무나 실감 나서, 나도 모르게 숨 쉬는 것조차 잊고 몰입했다.

그리고 문득 뇌리를 스치는 것은, 『나라면 어떻게 선택할까』 하는 것이다. 만약, 마코토와 원치 않는 형태로 대립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나는 그때, 어떻게 할까.

나는 다시 한번, 마코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놀랍게도, 마코토는 어딘가 멍한 표정으로,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장대한 드라마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재미있는 여자다. 만약 내가 이 주인공과 같은 입장이 된다면, 틀림없이, 나는 마코토를 선택할 것이다.

드디어 이야기는 피날레를 맞는다. 모든 망설임을 버리고, 오직 둘이서 살기 위해, 마지막까지 믿고 따라와 준 동료들과 함께 거대한 조직을 무너뜨린다. 모든 것이 끝나고, 두 사람에게 찾아온 진정한 평온과 행복. 해피 엔딩…….

거대한 고난을 극복한 두 사람이, 마지막에 마주 보고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은, 여러 가지 감정, 주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복받쳐 올라, 무심코 옆에 앉은 마코토의 손을 잡아 버렸다. 마코토에게는 감흥이 없어 보이고, 거절당할까 싶었지만, 의외로 마코토는 살며시 손을 마주 잡아 주었다.

그런 점이 좋다.

---

15:20 a.m.

좋은 영화를 보고, 여운에 잠겨 극장을 나오는 시간은, 정말 멋진 것이다. 한편, 마코토의 얼굴은 영화가 시작되기 전과 전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어땠어? 영화.」

「잘 모르겠다. 남의 연애 따위를 보고 뭐가 재미있는 건지.」

마코토다운 감상이다. 동물 영화에서는 계속 우는데.

「마코토 취향이 아니었나 보네. 이부키한테는 뭐라고 할 거야?」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였다』고 전해 두겠다.」

「하하, 역시.」

마코토는 기본적으로 이렇다. 조금도 감동하지 않았어도, 이부키 앞에서는 이부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이야기를 잔뜩 부풀려 둘러댄다. 결과적으로, 마코토의 취향이라고 착각한 이부 키가 마코토에게 비슷한 것을 추천하는…… 그런 흐름이 정해져 있다.

「좋은 영화였는데, 인간 드라마는 마코토한테는 안 와닿는구나~」

「……하지만.」

「응?」

「내가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하고는 생각했다.」

「……마코토는 어떻게 할 건데?」

「키킥, 전에도 말했잖나. 지옥이든 세상 끝이든, 어디까지고 따라가겠다고.」

「어째서?」

「사랑하니까.」

「……」

「……」

「이번에는 멋있게 정했네.」

「흥, 당연하지. 마코토 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나.」

「귀가 새빨개.」

「마, 말하지 마!」

나도, 세상을 적으로 돌리더라도 마코토를 선택할 거야.

---

15:30 a.m.

「배고프다~. 그러고 보니 점심을 안 먹었네.」

「지금 먹으면 저녁이 안 들어갈 거다.」

「그렇긴 하지. 뭔가 간단하게 요기할 만한 거…… 오, 크레이프는 어때?」

「괜찮군.」

마침 근처에 크레이프 가게가 있어서, 마코토는 초코 크레이프, 나는 식사 대용 크레이프를 주문하고, 근처 벤치에 앉았다.

「식사 대용 크레이프인가. 맛있겠군.」

「그치. 데리야키 치킨이랑 달걀이랑…… 앗.」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도 않고, 마코토가 내가 들고 있던 크레이프를 베어 물었다. 그렇다고 해도, 마코토의 한 입은 그렇게 크지 않아서, 별 차이는 없지만.

「으으아이다(맛있네).」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나보다 먼저 맛을 본 것이, 마코토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키킥, 그런 표정 짓지 마라. 자, 내 것을 주겠다.」

「잠, 으음읍……!?」

반쯤 억지로, 마코토는 자신의 크레이프를 먹여 주었다. 크레이프와 초콜릿과 크림의 달콤함과 차가움이 입안 가득 퍼진다.

「어떠냐? 맛있나?」

「응, 응…… 마이쪄, 맛있어.」

「핫핫핫, 입가에 크림이 묻었잖나? 꼭 어린애 같군.」

마코토는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입가를 가리키며 지적했다. 내가 크림을 떼려고 입가를 닦고 있자, 「반대쪽이다」라며 킥킥 웃고는 이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반대쪽에 묻은 크림을 손 가락으로 부드럽게 닦아 내더니, 그 손가락을 그대로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 낼름 핥았다.

「달콤하군.」

마코토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지었다.

그런 점이 좋다.

---

17:30 a.m.

그 후로 마음 가는 대로 어슬렁거리다, 돌아가기 전에 슈퍼에서 저녁 장을 보기로 했다. 오늘은 아직 조금 쌀쌀해서 나베로 결정. 재료와 생활용품 보충분을 사서 밖으로 나오니, 하늘은 아름다운 주홍빛이었다.

「하나 들겠다.」

양손에 쇼핑 봉투를 들고 있는 나에게, 마코토가 그렇게 제안했다.

「그렇게 무겁지 않아서 괜찮아. 그것보다 가방에서 차 키 좀…….」

「손은 안 잡아도 괜찮나?」

예상치 못한 말에, 나는 그만 어안이 벙벙해졌다. 마코토가, 한 방 먹였다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다. 마지막에 제대로 당한 기분이다.

「그럼, 부탁할까.」

오른손에 들고 있던 쇼핑 봉투를 마코토에게 건넸다. 마코토는 받은 봉투를 오른손에 들고, 비어 있는 왼손을 이쪽으로 내밀었다. 나는, 오른손으로 마코토의 손을 잡았다.

「부부 같네?」

「키킥, 부부니까.」

「하하, 그랬었죠.」

마코토의 그런 점이 정말 좋다.

--------

오랜만에 번역한거라 오역이나 오타 좀 있을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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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9.19번역

소설핫산) 하누마 집안의 좋은 아내 마코토 2

#하누마 마코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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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blac1203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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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5.09.1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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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ㅇDC
ㅇㅇ1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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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225.09.19

내아내임ㅋㅋ

ㅇDC
ㅇㅇ3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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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4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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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5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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