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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 #M #드라마 #메인스 #히나 #세나

원본 by 真桐 楓

=========================

<1> ~ <7>

<1>

“그럼, 이것으로 응급의학부 · 선도부 합동 점검 제1회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다들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를 맡은 학생이 폐회를 선언하자 참석자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오늘은 실제 점검 내용이나 양 부서 간의 연계 강화 등을 논의하는 회의였다.

회의는 차질 없이 진행되어 예정보다 10분 정도 일찍 끝났다.

나는 자리에 남은 채 자료와 메모를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피로가 쌓인 탓인지 이따금 머리가 지끈거렸다.

문득 누군가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자 세나가 서 있었다.

“선도부장님,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나야말로. 기획부터 오늘 세팅까지 여러모로 고마워.

선도부와 응급의학부가 서로 더 힘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

“치나츠가 선도부로 옮기긴 했지만, 여전히 서로 도울 수 있는 일은 많으니까요.

다음 회의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세나가 말을 멈추고 잠시 뜸을 들였다.

“히나. 이번에 둘이서 어디 좀 나가지 않을래요?”

“어?”

예상치 못한 제안이라 나도 모르게 되묻고 말았다.

“저랑 히나, 둘이서 외출하자는 겁니다. 이른바 데이트라는 거죠.”

평소와 다름없는 무뚝뚝한 얼굴로 그런 소리를 하니, 농담인지 진담인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일단 떠오른 생각을 입 밖으로 냈다.

“기쁘긴 한데…갑자기 왜?”

“첫째는 히나와 둘이서 어디 가본 적이 없어서.

둘째는 요즘 히나가 너무 무리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리고 마지막으로…당신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이유를 말할 때, 세나의 표정이 아주 잠깐 괴로운 듯 일그러졌다.

“좋네! 다녀와, 부장.

솔직히 뇌제 소동 이후로 아침부터 밤까지 일만 했잖아?

사후 처리도 이제 다 끝났고, 문제아들도 나름 조용하니까 딱 좋은 타이밍 아냐? 그치, 아코?”

“네, 그렇네요. 솔직히 엄청 부럽고 저도 데려가라고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만!!

…뭐, 세나 부장님이라면 괜찮겠죠.”

이오리와 아코가 저렇게까지 말하니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게다가 세나-나를 ‘히나’라고 불러주는 몇 안 되는 사람-와의 외출은 순수하게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오리, 아코, 고마워. 꼭 가고 싶어, 세나.”

“결정됐군요. 그럼 자세한 건 모모톡으로.”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한 뒤, 세나는 짐을 챙겨 나갔다.

“부장님이 누군가에게 놀러 가자고 권하다니, 정말 드문 일이네요. 무슨 바람일까요?”

치나츠가 물었다.

“글쎄……. 뭐, 변덕이겠지. 세나는 의외로 그런 면이 있으니까.”

거짓말이다. 그건 결코 변덕이 아니었다.

방금 세나가 보여준 그 짧고 괴로운 표정.

나는 알고 있다.

그것이 내가 지금도 느끼고 있는 마음의 응어리와 분명 같은 종류의 것이라는 사실을.

<2>

세나와 만나기로 한 날.

‘조금 따뜻하게 입고 오세요’라는 연락이 와 있었다.

최근 내내 제복만 입었기에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몰라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미모레 스커트를 맞췄고, 긴 양말을 신었다.

그 위에 길이가 짧은 코트를 걸쳐 기온에 따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끈이 달린 숏부츠를 신고 기숙사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조금 차가운 바람에 내 날개가 가볍게 흔들렸다.

태양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어 가을의 맑은 빛이 거리를 부드럽게 비추고 있다.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으음, 하고 기지개를 켠 뒤 나는 걷기 시작했다.

오늘 어디에 가는지 나는 아직 모른다.

세나가 ‘일정은 제가 정해도 될까요?’라고 묻기에 수락했더니, ‘모처럼이니까 당일까지 행선지는 비밀로 하죠’라는 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역시 좀 엉뚱하다고 생각했지만, 놀러 다닌 경험이 적어 이럴 때 어디를 가면 좋을지 잘 모르기에 솔직히 큰 도움이 됐다.

설령 세나가 일정을 상의했더라도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을 테니까.

어쩌면 세나도 그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냥 장난기였을까.

시간에 여유가 있어 길가 편의점에 들러 녹차를 사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걷는 동안에도 선도부 업무를 생각했겠지만, 오늘은 그만두기로 했다.

마음속 응어리에서, 그 통증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고 싶었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주변을 관찰하며 걸어 보았다.

페인트가 벗겨진 공원의 놀이기구.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 은행나무 잎.

지각이라도 할 모양인지 빠른 걸음으로 앞서가는 게헨나 학생.

근처 어린이집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

어느 집에서 풍겨오는 갓 구운 빵의 고소한 냄새.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지만, 감각을 집중하니 여러 가지 발견이 있어 즐거웠다.

‘아, 지금 조금 들떠 있구나.’

문득 그런 자각이 들었다.

게헨나 정문 앞 로터리에는 약속 10분 전에 도착했다.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니 세나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종종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안녕, 세나. 미안해, 기다리게 했네.”

“좋은 아침입니다, 히나. 대기가 취미니까요.”

여전히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말투다.

세나는 파란 셔츠에 회색 테일러드 재킷을 매치하고, 아래는 검은 스커트에 타이츠, 숏부츠 차림이었다.

나와 비슷한 계절감이라 안심했다.

“평소 쓰는 응급의학부 차량으로 가는구나.”

“네. 처음에는 렌터카를 빌리려 했는데,

부원들이 이 차는 거의 세나 부장 전용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마음껏 쓰라고 하더군요.

조금 눈에 띄는데 괜찮을까요?”

“난 상관없어.”

“감사합니다. 저도 손에 익은 차가 여러모로 안심이 되니까요.

자, 타시죠.”

세나가 조수석 문을 열어주어 눈인사로 고마움을 전하고 차에 탔다.

차 안에는 라디오가 흐르고 있었다.

『오늘의 키보토스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에서 어젯밤, 실험 중 사고로 인한 폭발 소동이 있었습니다.

폭발 근원지는 엔지니어부로 추정되며…….』

세나가 거기서 라디오를 껐다.

“실례했습니다. 직업병이라 이런 라디오를 자주 듣다 보니.”

“딱히 신경 안 써. 그대로 틀어둬도 되는데.”

“아뇨. 오늘은 모처럼이니까 일상에서 벗어난 일을 하고 싶거든요.

…히나, 좋아하는 노래 있나요?”

순간, 세나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들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표정 변화는 읽기 힘들지만, 세나도 즐거워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조금 간지러운 기분이다.

좋아하는 노래로는 어떤 피아니스트가 최근 발표한 곡을 꼽아보았다.

사실 유행가라든가 좀 더 센스 있는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세나가 스마트폰을 조작하자 카오디오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왔다.

우리 둘은 십여 초 동안 아무 말 없이 그저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좋은 음악이네요.”

“응.”

“그럼 출발할까요.”

창밖의 풍경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디로 가는 거야?”

“힌놈 화산 기슭의 계곡에 단풍 명소가 있습니다. 거길 가볼까 해서요.”

“단풍 구경이구나.”

“이 근처 나무들은 이제 막 물들기 시작했지만, 그쪽은 딱 보기 좋게 물들었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걸려?”

“점심때쯤 도착할 겁니다.”

“그럼 도착해서 밥 먹겠네.”

“계곡 입구에 작은 마을이 있어요. 거기서 먹죠.”

“가게는 정했어?”

“아뇨. 전부 정해버리면 재미없으니까요.”

“그렇네. 가서 찾아보자.”

“네.”

담백한 대화였다.

세나와 이야기할 때는 자주 이런 식이 된다.

겉보기에는 업무 연락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강물처럼 흐르는 이 리듬이 편안했다.

“그러고 보니 히나에게 제안하기 며칠 전, 샬레에 당번하러 갔을 때 선생님과 히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어.”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조심스럽게 물었다.

“히나는 귀엽다는 말을 듣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말을 해주면 엄청 수줍어하는데 그게 또 귀엽다느니 하는 이야기요.”

예상대로 그런 이야기였다.

“역시 당신도 선생님도 날 놀리려 드는구나.”

“아뇨? 저도 선생님도 히나가 실제로 귀여우니까 하는 말입니다.

다만 반응이 훨씬 더 귀엽다는 것뿐이죠.”

“~윽, 정말!”

나는 휙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부끄러움에 귀까지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세나는 쿡쿡거리며 작게 웃음소리를 흘렸다. 얄밉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다시 세나가 입을 열었다.

“…그런 수다도 떨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이 제가 모르는 히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어떤 선물을 기뻐하는지.

당신이 간식으로 무엇을 선호하는지 같은 것들요.”

방금보다 훨씬 진지한 톤이었다.

창밖을 향해 턱을 괸 채 곁눈질로 세나의 얼굴을 보았다.

“이번에 히나를 초대한 첫 번째 이유, 기억하시나요?”

빨간불에 차가 천천히 멈췄다.

“나랑 둘이서 나간 적이 없어서?”

“네. 선생님과 이야기하며 생각했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의외로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고요.

그리고 그건 이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나가 말을 끊고 내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보름달처럼 노란 눈동자가 내 시선을 옭아맸다.

“즉, 히나에 대해 더 알고 싶다.

그리고 저에 대해서도 더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고 생각한 겁니다.”

귀가 아니라 마음에 살며시 닿는 듯한 목소리로 세나가 말했다.

두근, 하고 심장이 크게 한 번 고동쳤다.

마침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었고, 세나는 정면을 향했다.

사실 나도 같은 마음이라고 전하고 싶었다.

나도 당신에 대해 알고 싶고, 알려주고 싶다고.

더 친해지고 싶다고.

하지만 내 입은 세나처럼 솔직하게 움직여주지 않았고,

“…그럼, 이야기 많이 하자.”

그저 어설픈 대답을 할 뿐이었다.

<3>

그 뒤로 세나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물로 받으면 기쁜 것. 최근 먹어서 맛있었던 것.

근처에 새로 생긴 가게. 수학에서 어렵다고 느낀 문제.

선생님 이야기도 했다.

세나는 여전히 선생님과도 거침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양이라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나는 세 번째 이유인 ‘하고 싶은 말’을 아직 꺼낼 생각이 없는 듯했다.

나 역시 문득문득 엄습하는 마음속 응어리의 욱신거리는 통증을 모른 척 했다.

창밖 풍경도 조금씩 바뀌어 갔다.

처음에는 빌딩 숲, 다음은 교외의 쇼핑몰과 노점들.

큰 다리를 건너자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드넓게 논밭이 펼쳐진 농업 지역으로 들어섰다.

길 끝에는 힌놈 화산이 보였다.

창문을 살짝 열어 바람을 느껴보았다.

조금 춥긴 했지만, 이 풍경을 보니 왠지 그러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세나도 똑같이 창문을 열고 기분 좋은 듯 눈을 가늘게 떴다.

“아, 이 노래 알아.”

카오디오는 자동 재생으로 여러 장르의 곡을 틀어주고 있었는데, 드물게 내가 아는 노래로 바뀌었다.

“저도 아는 노래네요. 괜찮다면 같이 부를까요?

주변에 차도 사람도 없으니까요.”

“어, 하지만…가사가 가물가물한데…….”

“저도 비슷하니까 괜찮습니다.”

세나의 노랫소리는 명료하고 투명했다.

북쪽 추운 지방의 교회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차가우면서도 빛이 느껴지는 목소리.

나도 천천히 노래를 시작했다.

나와 세나의 목소리가 차 안에서 얽혀 귓가에 전달된다.

신기하게도 기분이 편안해졌다. 솔직히 즐거웠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길도 어느덧 끝이 났고, 막다른 길에서 왼쪽으로 꺾자 완만한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에 접어들었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진 탓인지 아침에 본 것보다 나무들의 단풍이 더 짙어져 있었다.

언덕을 다 오르자 민가가 조금씩 늘어났고, 주유소나 체인점 간판 등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침에 말했던 마을에 거의 다 온 것 같네요. 배는 좀 고픈가요?”

“딱 적당히 고파졌어.”

“그럼 예정대로 여기서 점심을 먹죠.

조금 더 가서 차를 세우고 가게를 찾아볼까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세나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근처에 관광 안내소가 있어 팸플릿을 살펴보았다.

이 마을은 화산의 선상지에 형성된 모양이다.

맛집 코너를 보니 은어 정식이 유명하다고 적혀 있었다.

어디가 좋을지 상의하다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인 곳을 골랐다.

가게에 도착해 메뉴판을 보니 은어 정식 외에도 햄버그, 카라아게, 고등어 된장 조림 정식 등,

다양한 종류의 요리가 맛깔스러운 사진과 함께 나열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결국 둘 다 은어 정식을 시켰다.

세나는 밥을 곱빼기로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자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양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잡곡밥에 두부 미소된장국, 토마토와 양상추 샐러드.

뜨끈뜨끈한 차완무시에 겉절이 같은 밑반찬까지.

메인인 은어는 황금빛으로 잘 구워져 보기만 해도 입맛이 돌았다.

이거 맛있다느니, 저 장식품 귀엽다느니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밥을 먹었다.

내가 다 먹음과 동시에 세나도 젓가락을 놓았다.

의외로 세나가 대식가라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됐다.

“여긴 내가 낼게. 운전해 줬으니까.”

“그래도 될까요? 그럼 호의를 받아들이죠. 감사합니다, 부장님.”

참나, 이럴 때만 싹싹하다니까.

<4>

마을을 벗어나자 드디어 산길로 접어들었다.

길 폭은 좁아졌고 갓길에는 산림이 바짝 다가와 있었다.

마주 오는 차들의 모습도 바뀌어 요란하게 머플러 소리를 내는 바이크나 2인승 스포츠카 등과 자주 마주쳤다.

“세나, 운전 잘하네.”

“거의 매일 운전하니까요. 시체…아니, 응급 환자를 이송할 때도 있으니까요.”

산길에 들어서자 세나의 뛰어난 운전 실력이 돋보였다.

가속도 감속도 매끄러웠고, 험한 길임에도 조수석에 앉아 관성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계기판을 보니 엔진 회전수를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수많은 헤어핀 커브를 지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한 뒤, 갑자기 오른쪽 시야가 탁 트였다.

도로 오른쪽은 절벽이었고 그 아래로 강이 흐르고 있었다.

목적지인 계곡과 합류한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계곡을 따라 길이 이어집니다. 벌써 단풍이 아름답네요.”

“응…정말 그러네.”

지금 달리는 길은 발 아래 강에서 15m 정도 높이에 있을까.

물줄기에 의해 형성된 골짜기가 강 너머 산들을 향한 조망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초록, 빨강, 노랑의 삼색으로 선명하게 칠해진 산들과 맑은 가을 하늘의 푸른색이 이루는 대비가 훌륭했다.

세나의 옆얼굴과 풍경을 함께 바라보고 있으니 어느새 목적지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은 점심을 먹었던 마을보다 확실히 기온이 낮았다.

힌놈 화산에는 항상 여름 합숙으로 갔던 터라 무척 신선한 기분이었다.

산책로 입구에는 게이트가 있었고, 입장료를 낸 뒤 게이트를 통과했다.

“와……!”

“이건…상상 이상이네요.”

둘 다 저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시야에 펼쳐진 것은 온통 붉은색이었다.

길 양옆으로 단풍나무가 심겨 있었는데, 중앙에서 그 가지들이 서로 겹쳐 하늘을 붉게 가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단풍 터널이었다.

발밑에는 낙엽이 쌓여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사각, 사각 소리를 냈다.

부드러운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따스했다.

세나의 얼굴을 보니 그 무뚝뚝한 그녀조차 풍경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입꼬리가 쓱 올라가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까지 기뻐졌다.

터널을 조금 지나자 나무 계단이 나타났다.

귀를 기울이니 아래쪽에서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천천히 풍경을 만끽하며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가 터널을 빠져나왔다.

쏴아아. 물소리가 부드럽게 우리 귓가를 감쌌다.

물줄기는 울퉁불퉁한 강바닥을 누비듯 물결치고 있었다.

강 한가운데에는 이끼 낀 커다란 초록색 바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그 바위들 사이에서 단풍나무와 너도밤나무가 곧게 자라나 풍경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단풍 터널이 인공적인 아름다움이었다면,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웅장함으로 가득했다.

후우, 하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숲의 냄새와 맑은 공기가 몸속 깊숙이 스며들었다.

왜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까.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감 전체로 그 광경을 오롯이 받아들였다.

누구랄 것도 없이 천천히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다.

길은 통나무 두 개로 양 끝을 막아놓은 간소한 것이었지만, 그 간소함이 튀지 않고 풍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강 쪽으로만 눈이 가지만 반대편 암벽도 엄숙한 박력이 있었다.

바위 표면에 난 상처 하나하나조차 수백 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만들어진 것이리라.

조금 경외감마저 느껴졌다.

앞으로 더 나아가자 이번에는 폭포가 나타났다.

강물 소리와는 또 다른, 물이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

자세히 보니 폭포수 아래에는 작은 무지개가 걸려 있었다.

다시 멈춰 서서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뒤로도 우리는 별다른 대화 없이, 찬찬히 풍경을 바라보며 그저 걸었다.

산책로를 되돌아 나와 터널 아래까지 왔을 때, 세나가 입을 열었다.

“히나. 두 번째 이유, 기억하시나요?”

“내가 너무 무리하는 것처럼 보여서, 였지.”

“네. 기분 전환이 좀 되셨나요?”

“응. 고마워. 아주 상쾌한 기분이야.”

전해야 할 말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산책로 입구에 있던 매점에서 둘이 핫초코를 사서 천천히 마셨다.

산책로가 강가라 그런지 더 서늘했기에, 음료의 온기가 목에서 배까지 잔잔하게 스며드는 게 느껴졌다.

<5>

“한 군데 더 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응. 가자.”

왠지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어디인지 묻지도 않았다.

세나는 더 상류를 향해 차를 몰았다.

산책로 입구를 지나자 길 폭이 더 좁아졌고 더욱 구불구불해졌다.

어느새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늘어나 태양을 가리고 있었다.

세 번째 이유가 아직 남아 있다.

욱신, 하고 마음의 응어리가 쑤셨다.

아무런 표지판도 없는 주차장에 세나가 차를 세웠다.

“따라와 주세요.”

고개를 끄덕였다.

주차장 끝에 있는 계단을 내려가자 그곳은 바비큐장 같은 공간이었다.

지금은 비수기라 아무도 없지만, 여름에는 분명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을 것이다.

청량음료 제조사 이름이 인쇄된 벤치에 우리 둘은 나란히 앉았다.

세나가 주머니에서 차 키를 꺼내 벤치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세 번째 이유?”

“나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세나가 힘없이 웃었다.

“네.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이야기는 지난번 뇌제 소동에 관한 겁니다.”

세나의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로 줄곧 마음이 개운치 않습니다. 문득문득 떠오르곤 해요.

치나츠에게, 선생님에게, 그리고 환자에게 내뱉었던 말들이.”

“응.”

“특히 괴로워지는 건 환자의 차트를 볼 때입니다.

응급의학부에서는 차트에 ‘진료 사유’를 적습니다.

평소에는 ‘선도부와의 전투에서’라든가 ‘온천개발부의 폭발에 휘말려서’ 같은 이유지만…….”

세나가 괴로운 듯 말을 끊었다.

“그때, 체제에 저항하다 응급의학부로 실려 온 학생들의 차트에는 대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게헨나의 위대한 숙원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제가 무서운 건 그걸 적은 기억이 생생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차트 담당자란에 제 이름이 적혀 있다는 사실도요.

의료의 근간을 지탱하는 서류인 차트에서 그 문장을 볼 때마다…저는 제 ‘의료’와 그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렇게 말하는 세나의 얼굴은 눈썹이 처지고 눈길은 바닥을 향해 있었으며, 안색이 몹시 나빴다.

평소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세나가 이렇게까지 괴로워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차트는 기본적으로 다시 쓸 수 없고, 다시 쓴다 해도 기록이 남을 터였다.

일상적으로 보는 서류 속에서 자신이 적은 비정상적인 문장을 계속 마주해야 하는 고통이 얼어붙을 듯 차갑게 내 마음을 옥죄었다.

“히나는 어떤가요?”

“나?”

“사실 첫 번째 이유와 세 번째 이유는 같습니다.

그 사건이 끝난 뒤 히나는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느꼈는지, 무엇이 괴로웠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무슨 말이라도 대답하려 했지만, 무서워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몸이, 마음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내가 느낀 것을 세나에게 전하면 세나가 실망할지도 모른다.

더 이상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선생님은 어른이니까 받아주셨지만, 세나는 나를 싫어하게 될지도 모른다.

무섭다. 춥다. 아프다.

하지만?지금 나를 믿고 의지해 준 세나의 마음에 응답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싫었다.

“나, 는. 내가 상처 입힌 선도부원들의 상처를 보는 게 괴로웠어.

내가 했던 말들을 떠올리는 게 고통스러웠어.

하지만 무엇보다 싫었던 건, 대의명분을 내세워 주먹을 내지르려 할 때 아주 조금이지만 기분 좋다고 느껴버린 거야!”

말하기 시작하자 멈출 수 없었다.

눈시울에 뜨겁게 차오르는 덩어리도 닦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나는 내 욕망을 위해 힘을 휘두르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그런 인간이었던 거야!

내 추악함에, 나약함에 구역질이 났어!

나도 내가 지금까지 지켜온 선이, 그 가치가 엉망진창이 된 것처럼 느껴졌어, 세나…….”

세나와 나는 서로의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녀의 눈에도 얇게 눈물막이 고여 있었다.

쏴아아, 강물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아까 하지 못했던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내가 입을 연 순간, 세나도 동시에 입을 열어,

“그래도 나는 세나가 지켜온 것들을 알고 있어.”

“그래도 저는 히나가 지켜온 것들을 알고 있습니다.”

똑같은 말을 둘이서 동시에 했다.

그리고 둘은 동시에 눈을 깜빡였고, 다시 서로를 마주 보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미소가 번졌다.

세나가 눈짓으로 먼저 하라고 권하기에 내가 먼저 말을 꺼내기로 했다.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마음을 가라앉힌 뒤 입을 열었다.

“선도부는 응급의학부가 없었다면 진작에 무너졌을 거야.

게헨나에서는 불량배들과의 총격전이 일상다반사지만, 당연히 다치는 부원들도 나오지.

그런 부원들을 신속하게 이송하고 치료해 주는 세나 같은 사람이 있기에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거야.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세나는 조용히 내 말을 듣고 있었다.

“네 태도를 나는 진심으로 존경해.

응급의학부에서 맡은 환자는 치료가 끝날 때까지 어떤 단체에도 넘겨주지 않지.

대의를 관철하는 그런 네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

천천히 숨을 고르고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똑바로 전했다.

“네가 쌓아온 ‘의료’와 그 자부심이 지금의 게헨나를, 그리고 나를 지탱해 주고 있어, 세나.”

강한 의지를 담아 한 마디 한 마디를 자아냈다.

세나는 내 말을 다 들은 뒤, 눈을 감고 가슴 앞에 두 손을 모았다.

전해진 말들이 확실히 그 손안에 담긴 것처럼 보였다.

“고맙습니다, 히나. 당신이 그렇게 말해준 것,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이번에는 제 차례군요.”

천천히 떠진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구름에 가려져 있던 가을 달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노란 눈동자는 눈물에 젖어 아침보다 훨씬 더 반짝이고 있었다.

“히나가 지켜온 ‘선’을, 저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아까 차트에 진료를 받게 된 경위를 적겠다고 하셨죠?

보통 문제아들은 ‘선도부한테 당해서’라고 설명하지만, 그러고는 꼭 이렇게 덧붙여요.

‘뭐, 어쩔 수 없지. 내가 좀 심하긴 했으니까’라고요.”

세나가 문제아 흉내를 내는 게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풉 하고 웃음이 터졌다.

“당신이 선도부에서 만들어낸 선은, 그걸 어기는 문제아들조차 납득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히나가 쌓아온 것들이 게헨나의 가치관마저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참 자랑스러워져요.

당신이 지켜온 선이 틀리지 않았다는 건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세나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한층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어갔다.

“그리고 저는 당신의 약한 모습을 많이 봐왔어요.

하지만 약함도 추함도, 전부 포함해서 히나인걸요.

상처를 안고서도 진흙투성이가 되어 다시 일어서는 당신이기에-지탱해 주고 싶었어, 히나.”

내 마음속에 깃들어 있던 어둠이 심연의 바닥에서부터 부드럽게 밝혀지는 기분이었다.

무척이나 따뜻한 빛이었다.

나는 세나가 건네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히 감싸안듯 되새기며, 눈물을 닦아냈다.

“고마워, 세나. 그 말, 절대 잊지 않을게.”

나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6>

팽팽했던 긴장이 풀리고 벤치에서 잠시 여유를 만끽한 뒤.

세나가 “강가에 조금 더 가까이 가보고 싶어요”라고 말해 둘이서 강변으로 다가갔다.

산책로와 달리 이곳은 물살이 꽤 거셌고, 가까이서 보니 제법 박력이 넘쳤다.

“여기로 행선지를 정한 이유를 아직 말씀드리지 않았네요.”

“그러고 보니 궁금했어.”

“1년 전 어느 여름날이었어요.

여기서 바비큐를 하던 학생이 강에서 놀다가 발을 헛디뎌 바위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죠.

운 나쁘게도 그 학생은 친구들과 떨어진 곳에 있어서 곧바로 구조되지 못했고…이 급류에 100미터 정도 떠내려갔나 봐요.”

“네가 그 학생을 구한 거야?”

“네. 마침 근처에서 활동을 마친 직후라, 신고를 받자마자 달려갔습니다.

머리의 상처에 더해 떠내려가는 동안 입은 전신 타박상,

기도로 물이 들어가 발생한 호흡 곤란과 저체온증 등 여러 증상이 겹쳐 아주 위험한 상태였죠.

…하지만 어떻게든 목숨을 건졌습니다.

지금은 회복해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정말 다행이네.”

세나는 그 무게를 되새기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담당했던 일 중에서도 꽤 큰 사고였거든요.

이곳에 와서 제가 살려낸 생명을 다시금 실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구나. 그럼 여기는 네가 용기를 얻는 장소인 거네.”

“네. …하지만 저만 용기를 얻는 건 왠지 불공평하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히나, 당신이 구한 생명에 대해서도 제가 이야기하게 해주세요.”

“그건…….”

“에덴 조약 때의 선생님 말입니다.”

가슴이 철렁했다.

선생님의 배에 남은 흉터. 그건 내가 지키지 못해서 생긴 흉터다.

내가 더 강했더라면 선생님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었을 텐데.

내게 그 흉터는 미숙함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히나. 조마에 사오리가 마지막에 쏜 탄환을 막아낸 건 당신입니다.

저는 잘 알아요. 당신의 몸은 그때 이미 완전히 한계를 넘어 있었습니다.

폭발의 후폭풍에 금이 간 뼈, 끊어지기 직전인 근섬유, 다량의 출혈까지……. 처참한 상태였죠.

원래라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을 텐데도 당신의 몸은 움직였습니다.”

세나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다정하게 나를 끌어안았다.

두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감싸 내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듯한 목소리였다.

“저는 계속 후회하고 있었어요.

히나가 눈을 떴을 때, 왜 좀 더 마음 쪽을 돌봐주지 못했을까 하고요.

깊게 상처 입은 히나에게 친구로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게 내내 걸렸습니다.”

세나의 온기가 몸으로, 귀로, 그리고 마음으로 전해져 온다.

“그러니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말하게 해주세요.

그때 히나가 있었기에 선생님은 살아계신 겁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아마, 아니, 절대로 불가능했을 거예요.

히나가 쌓아온 노력과 의지, 그리고 계속해서 지켜온 선이 당신의 몸을 움직여 선생님의 목숨을 구한 겁니다.”

눈물 한 줄기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까와는 다른 기쁨의 눈물이었다.

<7>

돌아가는 차 안은 올 때와 달리 꽤 정적이었다.

서로 이런저런 일로 지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세나와 나 둘 다 조금 쑥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멍하니 앞 유리를 통해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찰나의 순간 구름 사이로 태양이 얼굴을 내밀며 세상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여 갔다.

“눈부시네요.”

세나가 말했다.

왠지 그 말투가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그래도 조금 더 보고 싶어.”

“저도요.”

저 멀리 보이는 게헨나 시가지로 차가 조금씩 가까워졌다.

산길을 빠져나와 점심을 먹었던 마을까지 돌아왔다.

“세나, 오늘 고마웠어. 정말 즐거웠고…괴로웠던 게 아주 많이 풀렸어.”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저도 정말 즐거웠어요.”

응어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도 마음속 어딘가에 그 존재가 느껴진다. 세나도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물살에 깎인 상처 덕분에 언젠가 바위가 유일무이한 형태를 갖추게 되듯,

이 응어리도 아픔도 나를 형성하는 한 조각이라고?아주 조금은 긍정할 수 있게 되었다.

빨간불에 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

“저기…세나?”

나는 결심한 듯 세나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나의 감사함이, 진심이 전해지기를.

네가 준 따뜻함을 조금이라도 돌려줄 수 있기를.

기도를 담아 입을 열었다.

“다음번에는 내가 어딘가로 초대할게.

당신은 나의, 아주 소중한 친구니까.”

세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빡이더니, 이내 지금까지 중 가장 행복해 보이는 표정으로 웃었다.

“네, 꼭 부탁드립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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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일 전번역

소설 핫산) 스포) 온기를 전해주며

#소설#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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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P
ㅇㅇ작가
작가 정보 없음
고DC
고관위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10.2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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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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