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밝고 감정표현도 풍부해서 그만큼 꿀밤도 많이 불러들이는 악동 코유키가 있음
샬레 당번으로 오늘은 선생님한테 무슨 장난을 칠까 같은 철없는 고민과 함께 까불거리며 샬레 사무실 문 앞에 선 코유키.
"선생님! 코유키가 등장했습니다!!!"
당차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문을 박차고 들어왔고, 이쯤에서 선생님이 "어휴 시끄러워 죽겠네, 좀 조용히 들어와라!" 하며 장난스런 꿀밤을 날릴걸 예상한 코유키였지만,
정작 사무실에서 들려오는 대답은 프린터로 인쇄하는 소리나, 정수기 돌아가는 지극히 사무적인 잡음들뿐.
여기 오기 전에 미리 코유키는 선생님이 여기 있다는 말을 다 듣고 왔기에 어디서 퍼질러 자고 있구나~ 싶어 일단 소파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는거임
그 때 소파 밑에서 웬 종이컵이, 그것도 방금 뽑은 것 처럼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커피와 함께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거임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는걸 깨달은 코유키는 그 소파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고,
소파 뒤 편에 종이컵 말고도 다른 것들, A4 용지 같은 것들이 우수수 쏟아진게 보이는거임.
심장이 터지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쿵쾅대는걸 느끼며, 그 뒤를 확인하는 코유키
온갖 불안감이 몸을 옥죄지만, 이건 선생님의 악질적인 장난이라고 자기 좋을대로 믿어보려고 노력하는거지
"...하하.... 선생님! 이런 장난으로 제가 놀랄거 같아요? 장난 그만치시고-"
그 뒤에 있던건,
"...장..난.....
흰 거품을 문 채로,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코유키가 가장-
......어?"
눈 앞에 들어온 정보를 이해하기 까진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코유키는 마치 온 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은 착각과 함께, 식은땀을 폭포수같이 흘리기 시작하는거지.
그러나 반대로, 코유키의 머리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차분하고, 냉정해지기 시작함
이 때 필요한 조치는 무엇인지, 누구에게 연락하는게 좋은지, 상황이 언제부터 발생했고, 골든 타임이 지난건지,
마치 기계가 된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선생님에게 조치하기 시작하는거지
혀를 말려들어가지 않게 조치하고, 호흡을 확인하고, 체온을 확인하고, 병원 측에 연락해서 위치를 알리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쏟아부으며 선생의 숨을 유지시키는거지
정말 유래가 없을 정도로 민첩하게 행동한 코유키는 머지않아 찾아온 구급대원과 함께 병원으로 선생을 이송했고, 그 와중에도 선생님의 손에 손을 떼지 않으며 자기를 다독이는거지
선생님은 강한 사람이라고, 배에 총알이 박혔어도 살아남았고, 이 키보토스의 수많은 위협 속에서 자기 목숨을 담보로 활동해온 선생님이라고, 이런 하찮은 일로 죽을 리가 없다면서, 목 끝 까지 차오른 진흙같은 감정을 애써 닦아보려고 노력하는거지
애애앵 거리는 사이렌과, 휙휙 지나가는 바깥 풍경, 덜컹거리는 차 소리 모두 들리지 않고, 선생과 자기가 잡은 두 손의 감각만을 느끼고 있던 코유키는, 마침내 병원에 도달했음을 알아채고 선생의 손을 놓으며, 이 뒤의 일은 병원 인원에게 맡기는거임
마지막까지 잡고 있던, 손에 남은 그 미약한 온기를 느끼며 잡아야 할 것이 없는 것 마냥 손을 비비는 코유키는 우선 세미나의 인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천천히 병원 응급실 앞 의자에 앉아 대기하는거지
약간의 시간이 흘러, 선생은 언제 그랬냐는듯 편안한 얼굴로 환자 침실에 누워 곤히 잠들어있는거임
그런 태평한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실소를 흘리며 문득 옆에 걸린 거울을 바라보는데
거기 비친 코유키는, 소동 속에서 잃어버린건지 한쪽 머리핀이 없었고, 창백해진 피부와 입술, 약간 치켜 뜨고 있는 두 눈, 퍼석해진 머리 끝과 정말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 무표정하게 서 있었던거지
마음 같아선 목 놓아 엉엉 울고 싶지만, 이상하게 그럴 엄두도, 그럴 힘도 나지 않았고, 그냥 선생님이 깨어나길 하염없이 기다리던 코유키 눈 앞에서 이윽고 선생님이 깨어나는거지
한 호흡 핫. 하고 삼킨 코유키는 자기가 왜 여기 누워있는지도 모르는 이 한심하고 태평한 인간의 얼빵한 얼굴을 보며, 이윽고 니히힛하고 장난스럽게 말하는거지
"뭔가요 선생님! 제가 오는게 너무 기대되고 설레서 거품물고 쓰러진건가요?
제가 없었으면 어쩔뻔했어요?
이걸로 빚이 생겼으니 선생님한테 마침 갖고 싶었던걸 요구할 수 있게 됐네요~ 이거 억울해하지 마세요?
저는 선생님의 생명의 은인이니까요!"
죽다 살아난 사람 앞에서 또 예의없이 까불거리는 코유키
무례하다면 무례한 그 행동에 선생님은 그냥 말 없이 물그러미 지켜보고 있었고
평소같은 명랑한 목소리로 까불거리는 이 악동은 선생님의 꿀밤을 기다리며 준비했지만,
머리 위에 닿은건 꺼슬거리는 손바닥.
코유키는 그 행동에 일시정지된 것 마냥 덜컥 멈추는거지
"코유키.
정말 미안하구나. 내가 걱정을 많이 끼쳤구나.
무서웠을텐데 용감하게 잘해줬구나."
슥슥,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는 선생님.
자기가 가장 존경하고,
곁에 머물고 싶고,
무심코 폭 껴안아지고 싶어지는,
약하기 짝이 없으면서 누구보다도 강한,
이 파렴치한 인간의 다정한 말과 행동에
코유키의 속에선 참을 수 없을 만큼 격한, 지금까지 꾹 꾹 억눌러왔던 감정이,
폭발하듯 찾아오는거지
"그래요... 그래요, 그래요!!!! 그렇다고요!!!!!! 걱정 엄청 했어요!!!
즐겁게 얼굴보고 시작하나 했더니 바닥에 널부러져 자고 있질 않나, 급하게 처리하느라 옷도 엉망, 머리도 엉망이고, 전화로 유우카 선배가 졸도할 뻔 했다고 노아 선배한테 들었을 때 얼마나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웠는지 알아요??!!!
의사가 뭐라는지 알아요? 과로래요 과로!!!!!! 일 너무 많이해서 쓰러진거라고요!!!!!
어른이면 다에요?!!! 다냐고요!!! 그렇게 자기 몸 혹사하고 쓰러지면 이 뒤는 어떻게 할 건데요??! 선생님을 대체 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거 같아요?!!! 자기 몸이 얼마나 중요한 지 정말 1%도 관심이 없나보군요!!! 아주 잘나셨네 진짜!!!!
왜 항상 그렇게 행동해서 사람 걱정끼치고, 이렇게 대못을 박아넣어요?!!? 왜 맨날 자기는 뒷전이고 일만 그렇게 죽어라 하냐고요!!! 선생님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저도 아주 잘 알아요!! 너무나 잘 안다고요...!!!
그래도... 자기 몸 걱정은 좀 해야할 거 아니냐고요......!
진짜.... 사람 걱정이나...끼치곤......"
악에 받친 말들의 폭우를 맞으면서, 선생님은 코유키가 조금 진정될 때 까지 기다리며 숨을 몰아쉬는 코유키를 살며시 끌어당겨 자기 쪽으로 앉히는거지
코유키는 그 모든 행동을 하면서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으려고 했고,
그런 모습을 본 선생은, 이 악동이, 더할 나위없이 자랑스럽고 안쓰러워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품에 꼭 껴안고 토닥여주는거지...
코유키는 갑작스러운 행동에 잠시 당황했지만, 뒤에 들려오는 선생의 말에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거임
"코유키, 네가 받은 아픔과 슬픔의 무게는 감히 내가 평가할 수 없겠지.
몇 번을 사과해도 모자랄 것이고, 이런 일이 앞으로도 안 일어난다는 장담도 할 수 없단다.
하지만 네가 들려준 네 아픔을 평생 잊지 않으마.
네가 거기 없었더라면, 나는 더 큰일을 당하고 이 자리에 없었을 지도 모르지.
네 덕분에 나는 내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배우게 됐단다.
내 자랑스러운 학생 코유키. 고맙단다.
그러니 이제 그만 울렴. 머리 아프겠다.
코유키는 웃고 있을 때 세상에서 제일 이쁜 학생이니까."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만져보니, 자기 얼굴은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던거지.
언제부터 울기 시작한건지 모를 만큼, 울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버티고 있던 댐이 무너진 것 마냥, 그제서야 코유키는 선생 품에 머리를 박고 펑펑 우는거지
"나쁜말해서 미안해요... 걱정돼서 그랬어요...
선생님이 절 떠나갈까 봐... 너무 무서웠어요...
매 번 바보같이 구는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내 선생님이... 두 번 다시 못 볼 곳으로 가버린다는 생각에...
심한 말을 퍼부었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서럽게 우는 코유키를 토닥여주며, 이미 저녁 시간이 되어 노을이 비추는 병실 내부를 천천히 비추며 땅거미가 드리우고, 그러다 코유키는 울다 지쳐 잠에 빠지는거지.
잠든지 얼마 되지 않을 시점에, 유우카와 노아가 병실 문을 열고 헐레벌떡 들어왔고, 침대에 엎어져 코를 골며 자는 코유키가 눈에 들어온 유우카는
"코유키...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네... 하여간..."
라며 그런 코유키의 모습에 어이없어 하고, 노아는 그런 유우카의 말에 우후훗 하고 웃고 있지만,
선생만큼은 이 태평한 무대뽀 소녀가 사실 누구보다 여리고, 걱정도 많고, 그럼에도 부러지지 않는 강한 심성을 지닌,
자기가 소중하게 아끼는 학생이라고 독백하며, 이 세 명의 소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미소짓는거 좋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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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제대로 소설로 써와
이거 쓰는데 40분 걸린레후
알빠노?


40분밖에 안걸렸네 400분 써오셈
지금 쓰고있지? 더가져와
그럼 세시간 주면 되는거지?
너무 맛있다

글 존나잘쓰네 더 써볼 생각 없냐
방금 떠오른거 막 휘갈겨 쓴거라... 아이디어 떠오르면 써봄

휘갈겨썼다기엔 너무 문신이네
선개추후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