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요청

그것은 돌연히, 아무 맥락 없이 시작됐다.
미카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을 들은 대로 반복했을 분이다. 말한 후에도 아마 잘못 알아들었을 거라고 생각해 당황하는 나를 둔 채 혼자 들떠 있는 미카에게 확인한다.
"...미안, 다시 말해줄래? 잘못 들은 거 같아서."
"미소노 미카가 최고의 여자인 이유 10선."
"잘못 들은 게 아니었어..."
맞았구나... 너무 갑작스러워 자신을 믿을 수가 없었다. 다행이다. 아직 그렇게까지 늙은 건 아닌 듯 해서. ...그렇다고 할까 도대체 뭐야, 그 웹 기사나 동영상에서 자주 볼 수 있을법한 질문은... 하고 내심 툴툴거리며 글자로만 보면 굉장해 보이는 그것의 전모에 다가간다.
"그래서 그게 왜?"
"선생님은 여러 여자아이에게 둘러싸여 있잖아?"
"...일이니까?"
"그중에는 선생님이 좋아할 것 같은, 헌신적이고 귀엽고 매력적인 아이들도 있고?"
"말투..."
"역시 나도 이제 못을 박아둬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암퇘... 다른 여자아이들에게 정신 팔리기 전에 말이야."
"말투!"
미카와는 그때부터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안정된 것 같아 그 점은 안심하고 있지만, 대신 이쪽을 향한 어필이 노골적으로 되었다.
그것에 관해서는 솔직히 미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몇 번이고 정조의 위기에 몰린 적도 있을 정도로 상당히 과격한 학생은 여럿이다. 그리고 미카는 그런 학생들과 매우 궁합이 나쁘다. 틈틈이 서로 주도권 다툼을 하고 호전적인 성격의 미카는 물리적인 다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꽤 얽매여버린 미카를 풀어나가려면, 이쪽도 충분히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참극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미카와 이런 이야기를 할 때는 진정되질 않는다.
"뭐 말은 이해했어. 말하자면 미카가 나를 위해 자기 PR을 해준다는 얘기일까?"
"에~ 그 말투 재미없어!"
"그럼... 구애?"
"엑...... 뭐어... 그, 틀린 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런 노골적인 말을 들으면... 말이야...?"
기세가 오를 때의 미카는 꽤 적극적이지만 조금이라도 냉정해지면 이렇게 위축된다. 근본적인 부분은 변하지 않은 거 같지만, 그런 게 그녀의 또 다른 사랑스러운 면이기도 하다.
"아, 아무튼! 다시 한번 선생님에게 나를 알려주기 위해 여러 가지 어필 포인트를 생각해온 거야! 봐봐!"
"오오! 여러 가지가 쓰여 있어."
그렇게 말하며 미카가 꺼낸 메모지에는 다소 엉성한 글씨로 쓰인 문장들이 나열되어 있다. 아마도 이것이 그녀가 말하는 『미소노 미카가 최고의 여자인 이유 10선』인 거겠지.
"이거, 전부 스스로 생각한 거야?"
"아니, 주관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도 있어서 몇 사람의 도움을 좀 받았어."
"그렇구나."
"그런 거야. 그러니까 일단 제삼자의 시선도 있다는 거거든?"
대체 누가 그녀의 충동적인 행동에 어울려준 걸까. 왠지 2명 정도 얼굴이 떠오른 것 같지만 아마 기분 탓일 거다.
크흠, 하고 헛기침한 미카가 검지손가락을 높이 치켜들었다.
"첫 번째!"
"응, 첫 번째."
"『얼굴이 예쁘다.』"
"응, 이의 없음!"
"정말!?"
"정말. 미카는 귀여워."
"에헤헤, 아싸~! 이건 내가 생각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얘기해 준 거지만 역시 내가 말하긴 부끄러운걸..."
미카는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말했다. 부끄러움을 떨쳐버리듯 '좋아 다음!'하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두 번째
"두 번째는... 『좋은 냄새가 난다.』 야!"
"오오... 이건 또 민감한 부분을."
"샴푸, 섬유유연제, 향수 뿌리는 방향. 엄청 신경 쓰고 있어. 맡아볼래? 선생님이라면 괜찮다구?"
"하하, 여러 가지로 위험하니까 사양할게."
"에~? 괜찮은데―"
"이것도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준 거야?"
"응, 기본적으로 외면적인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판단해달라고 했달까. 앞으로 8개나 더 있고 팍팍 가자!"
"팍팍 가자!"
세 번째
"세 번째는~ 『머리가 찰랑거리고 예쁘다.』"
"미카 머리는 예쁘지. 색감도 아름답고 윤기 나는 게 보석 같아.
"엄청나게 칭찬하잖아~☆ 선생님이 그렇게 말해주니 기쁜걸... 후훗, 매일 내 아이처럼 정성껏 손질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인데, 선생님. 이 머리는 예쁘기만 한 게 아니야."
"...그렇다는 얘기는?"
"이쪽으로 와 봐, 선생님."
시키는 대로 미카의 눈앞에 선다. 그러자 미카는 긴 머리카락을 머플러처럼 내 목에 감았다.
"짜잔! 머리 머플러!"
"우오...!?"
찰랑찰랑 흐르는 듯한 머리카락의 감촉, 언제까지나 목에 감고 싶은 기분이다. 하지만...
"미, 미카...! 가까워!"
"어때, 선생님? 기분 좋아?"
"기분 좋아! 촉감도 최고야!"
"에헤헤! 다행이다~"
"그래도 슬슬 떨어져줘...!"
"쳇~"
이 거리감은 꽤 위험했다. 아무리 귀여운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눈이 높아졌다지만, 지근거리에서 미카와 눈이 마주치는 것은 위험하다. 무엇보다 미카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서 풍기는, 향기롭고 부드러운 샴푸향은 꽤 이성의 끈을 놓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엄청나게 기분 나쁜 리뷰가 되어 버렸군. 잡담은 여기까지.
"좋았지? 겨울에 추운 날 또 해줄게."
"...다음으로 갈까."
"아, 응!"
네 번째
"다음은 ― ...아♡"
"? 왜 그래?"
"아니! 네 번째는, 『가슴이 크다.』 야♡"
"...!!!"
"어라~? 선생님~? 무슨 일이야~? (웃음)"
"...아니."
"으응~~~~?(웃음)"
미카는 가슴을 양손으로 들어 올려 도발적인 자세로 이쪽을 향해 몸을 들이민다. 기회라는 듯이 공격하는 미카, 여러 의미로 반응이 곤란한 나.
"...다음."
"선생님은~ 가슴이 작은 애랑 큰 애 중에 어느 쪽이 좋아?"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에~? 어째서~??"
"아무튼! 자! 다음은!?"
"아하핫! 선생님도 참, 귀여워~☆ 응, 괜찮아. 알고 있어. 선생님이 큰 가슴을 좋아하는 것도. 힐끗힐끗 내 가슴을 보는 것도...♡"
"~~~읏!!!"
다섯 번째.
"여기서부터는 내면적인 부분이니까, 내가 스스로 생각했어!"
"오! 기대되네."
"그럼 다음. 나, 『엄청 일편단심』이야."
"일편단심? 그게 다섯 번째야?"
"응. 언제든지 선생님 생각만 한다? 밥 먹을 때도, 누구랑 얘기할 때도, 목욕할 때도, 자기 전에도, 꿈속에서도."
"그건... 응, 솔직히 기쁘려나. 조금 부끄럽지만."
"...정말?"
"응? 정말이야."
"...이런 건, 그... 부담스럽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만큼 누군가를 생각할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 아닐까?"
"...그런가, 그런 거네. ...응, 고마워, 선생님."
여섯, 일곱 번째
다음엔 두 개 같이 갈까? 나는 『배려심이 많아』 그리고 『가정적』이야!"
"그건 좋은 얘기네."
"그렇지? 요즘 요리에 열중하고 있어."
"그렇구나! 대단하네."
"요리 퀄리티도 올라가고 레퍼토리도 늘었어. 선생님만 괜찮다면 다음에 내가 직접 만든 요리 먹으러 올래?"
"괜찮아? 그럼 부디!"
"정말? 좋았어...! 엄청 맛있는 음식 만들고 기다릴게!"
"기대할게. 음, 그리고 배려심이 많다, 였나?"
"아, 응. 선생님이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집안일도 열심히 하고, 일 때문에 귀가가 늦어지는 날은 돌아올 때까지 깨어있을 거야!"
"결혼할 생각이구나. 뭐 그건 기쁘지만 역시 기다리지 말고 자줬으면 하는데."
아마 현모양처라는 걸 어필하고 싶은 거 같다. 『배려심』이라니 어딘가 붕 뜬 느낌이다. 솔직히 미카에게는 그런 이미지가 없기에 결혼한 뒤 어떻게 될지는 조금 신경 쓰이는 부분이긴 하다.
여덟 번째
몇 개째였지? 음... 9개째였나? 다음은 말이야! 『강하다.』 야!"
"아아, 이건 확실히 그렇지."
"선생님도 알겠지만 나는 꽤 강하니까 말이야, 내가 옆에 있으면 선생님은 안전해."
"그럴지도."
"아핫☆ 어때? 날 옆에 둘래?"
"학생을 경호원 취급하고 싶진 않다고 할까..."
"...우으."
실제로 미카는 강하다. 맨손으로 감옥 벽을 부수고, 몇 명이 붙어서 고전한 적을 초살하며, 피지컬은 츠루기와 호각. 그녀의 무용담에 있어서는 하나하나 셀 수도 없다. 그래서 알력이 심한 것도 있겠지만.
아홉 번째.
"마지막~! 나 사실 『관대』하다?"
"흐음?"
"선생님이 다른 학생과 사이좋게 지낸다고 해도 그걸 참견하진 않을 거야."
"정말?"
"...응. 선생님을 믿으니까. 바람피우지 않을 거라고, 날 떠나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 속박하지 않을게."
"...그런가."
"응! 그러니 만약 내가 부담스러운 여자라고 생각한다면, 그 부분은 인식을 다시 해줬으면 좋겠어! 선생님의 일에 방해가 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이것을 꺼낸 건 미카의 의도였을까. 일반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았으면 하는 것, 즉 가장 전하고 싶은 것을 마지막에 내세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미카가 가장 주장하고 싶은 거라면...
「나는 부담스러운 여자가 아니야.」
「나를 싫어하지 말아줘.」
그런 마음이 담긴 듯 해 조금 어두운 기분이 들었다. 이 10선도, 여자아이의 어필이라고 생각하면 귀여운 느낌이지만, 미카의 것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깊고 중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견디기 힘들다.
진정한 의미에서 미카를 구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미카를 그녀의 어둠에서 구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날이 올 때까지 나는 그녀와 계속 마주할 뿐이다.
...그러면.
"어때? 내 매력, 제대로 전달됐어?"
"응. 잘 전달됐어."
"정말? 다행이다~☆ 어때? 선생님에게 가장 좋은 여자는 나라고 생각하지 않아?"
"미카."
"응?"
"...아직 9개째인걸?"
"엑."
미카가 가져온 메모지를 둘이서 확인한다. 거기에는 분명 9개만 적혀 있었다.
"...응, 1개 부족하네..."
"에... 모처럼 생각해왔는데 마지막이 허술했네."
미카가 말하길, 이것이 생각난 것은 오늘 아침. 오전부터 나와 만나기로 약속한 탓에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고, 서두르기도 해서인지 실수로 잘못샌 듯하다.
"어쩔 수 없지. 그럼 10선이 아니라 9선으로..."
"그럼 10번째는 미카가 지금 생각해봐."
"...에, 지금!? 그렇게 말해도 아침에 이미 다 꺼내버렸는데~..."
"괜찮아! 미카는 이렇게나 멋진 여자아이인걸. 더 매력적인 점이 있어."
"와―오... 정말이지 선생님은 그렇게 쉽게... 아니, 맞는 말이야. 선생님이 그렇게 얘기한다면 선생님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가 아직도 분명 있겠지."
입가에 손을 올리고 잠시 앓는 소리를 내며 생각하던 미카였지만, 이윽고 "아!" 하는 소리와 함께 손뼉 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제일 중요한 거 까먹었어."
"제일 중요한 거?"
"응. 너무 당연해서 생각지도 못한 거였지만 엄청 중요한 거야. 제대로 전해줘야겠지."
"가르쳐줄래?"
"응. 미소노 미카가 최고의 여자인 이유 10번째는..."
"『선생님을 누구보다도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거야♡"
...마지막에 불의의 일격을 당해버렸구나.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댓글 39
이 썩을것 같아


무거운 미카 좋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