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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설령, 의미 없어 보일지라도 - 카가미 치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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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고

"...응, 에러는 나오지 않게 됐어."

"다행이다. 수고했어, 치히로. 끝이야?"

어두컴컴한 서버룸에서 다수의 모니터를 마주보고있는 치히로. 그 등을 향해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아니, 미안. 선생님. 앞으로 두 번만 더 그쪽 컴퓨터로 같은 조작을 해줄 수 있을까? 그 로그를 확인하면 끝날 테니까."

"알겠어. 바로 할게."

치히로가 시키는 대로 배운 조작을 반복한다.

PC나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마 새로운 설정이 잘 되고 있는지 어떤지를 최종 확인하는 거겠지.

"...괜찮네. 선생님, 고마워. 끝났어."

"다시 한번 수고했어. 뭔가 잘 모르는 채로 끝나버렸는데 도움이 됐을까?"

"후후. 꽤나 말이지. 나 혼자였으면 밤까지 걸렸을 테니까."

그런가. 아직 밤이 아니구나.

간만에 시계를 보니 오후 4시 쯤이었다. 이 방에는 창문이 없기 때문에 시간 감각이 없어져 버렸다.

"그건 그렇고, 이런 작업은 힘들구나. 같은 일을 몇 번이나 반복한다고 할까..."

"그렇지. 검증은 중요하니까. 똑같아 보여도 분석해보면 똑같지 않은 경우도 많고."

"그렇구나. 의미 없어 보여도 아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있는거네."

"뭐, 그런 얘기야."

치히로는 안경을 벗고 등받이를 한껏 젖히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치히로, 피곤하지."

"선생님도 그렇잖아. 잠 오는 것처럼 보이는 걸."

"하하, 그런가. 그래도 느긋하게 쉬고 싶은데."

"그러네. 커피 마시고 싶어."

"그럼 말야 치히로. 좀 걸어서 카페라도 가지 않을래?"

"좋네. 그래도 선생님은 괜찮아? 일이라든가 예정이라든가."

"괜찮아. 오늘은 치히로의 날이니까."

"뭐야 그거. 그런 날 없잖아."

카페는 학교에서 몇 분만 걸으면 도착한다.

낮게 비치는 석양이 강변의 매화봉오리를 포근히 감싸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비어있는 자리에 앉아주세요."

가게 안은 사람이 드물어 신경쓰지 않고 아무 데나 앉을 수 있을 듯 하다.

별다른 말을 주고받지 않은 채 서로 눈을 마주치고 작게 고개를 끄덕인 뒤 창가의 4인용 넓은 테이블석을 골랐다.

"치히로. 먼저 골라도 돼. 자, 메뉴판."

"고마워. 뭘 고를까. ......아."

메뉴판을 넘기는 치히로의 손이 멈췄다.

손끝에 눈길을 주니 「밸런타인 계절 한정 디저트」라고 적혀 있었다.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오늘이 딱 밸런타인데이였네."

"완전히 잊고 있었어. 선생님, 이런 날 하루 어울리게 해서 미안해."

"하하. 아무것도 아니니까 괜찮아. 게다가 오늘은 치히로의 날이니까."

"또 말했어. ...아, 그래."

치히로는 메뉴판을 돌려 내 앞에 내밀었다.

"선생님.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거 골라줘."

"응?

"한턱 낼게. 내가 주는 밸런타인 선물."

"어, 그건... 괜찮아?"

"오늘 답례도 있고. 뭐든지 좋아."

"왠지 미안한데... 그래도, 고마워. 그러면..."

이번에는 내가 메뉴판을 돌려 치히로에게 보여주며 가리켰다.

"이 가토 쇼콜라로 해도 될까?"

"응, 알았어."

"아, 그리고 뜨거운 커피도."

"후훗. 선생님, 의외로 뻔뻔하네. 커피 세트라니."

"아, 아니. 커피는 그럴 생각이..."

"농담이야. 그래도 괜찮아. 커피도 같이 선물할테니까."

"하하, 고마워. 치히로는 상냥하네."

"그렇지도 않아. ......아, 선생님."

치히로는 메뉴판에서 시선을 올렸지만 눈을 마주치지 않고 계속했다.

"이건 밸런타인데이 선물이지만, 어느 쪽이냐 하면 평소의 감사 같은 뜻이니까."

"응. 고마워. ......아, 그렇다면."

손을 뻗어 치히로의 눈앞에 있는 메뉴를 다시 한 번 가리킨다.

"치히로도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거 골라줘."

"어?"

"나도 치히로에게는 항상 감사하니까. 밸런타인 선물."

"후훗 이상해. ...그래도, 응. 나쁘지 않네."

"어떤거라도 괜찮아."

"고마워. 그럼... 같은 걸로 할까."

몇 분 뒤.

테이블에는 가토 쇼콜라와 커피가 둘씩 놓여 있었다.

"...맛있다."

"맛있네."

유리 너머로 오렌지색 햇빛이 테이블을 데우고, 포근한 시간이 지나간다.

포크를 놓고 커피를 집어드는 타이밍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눈이 마주쳤다.

"...선생님. 이거, 그거네."

"응?"

"결국 같은 걸 주문했으니까 스스로 자기 것을 주문한 거나 마찬가지야."

"확실히 그러네. 의미 없어 보여."

"그렇지."

"그래도, 좋네."

"......응. 좋아."

먼 빌딩에 삼켜져 가는 석양.

조용히, 잔잔하게, 시원섭섭한 하루가 끝난다.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원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329893

무찌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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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3.02.19번역

소설핫산) 설령, 의미 없어 보일지라도 - 카가미 치히로

#카가미 치히로#소설
좋아요 0댓글 3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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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gamebokusan작가
게시물 1개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3.02.19 10:14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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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나
ㅇDC
ㅇㅇ123.02.19

잔잔하니 좋노

ㅇDC
ㅇㅇ223.02.19
디시콘
ㅇDC
ㅇㅇ323.02.21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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