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2자
#이오리
원문 大木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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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코멘트 서론】
졸업 후 히나와 결혼한 선생님. 사랑하는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한편, 학생 시절 관계를 가졌던 선도부의 세 사람과도 관계를 질질 끌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인 시로미 이오리는 학창시절 은근히 선생님을 동경하고 있었고(선생님은 그것을 알면서 이용하고 있었다) 정실이 될 수 없음을 알면서도 몸을 허락했다. 선생님이 결혼한 뒤 『이제 그만하자』고 만날 때마다 설득을 시도하지만 결국 본인도 관계가 끝나는 것을 원치 않아 마지막에는 설득되거나 억지로 입을 다물도록 당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음에도 불려나온다. 선생님은 집착이 강한 아코에게 시달리고 있지만 사실 불륜 도중의 이오리도 그에 못지 않게 무거운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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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가 거리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D.U. 교외에 위치한 한적한 주택가에서는 이 시간대에 접어들면 갑자기 인적이 뚝 끊긴다. 시끌벅적한 소음은 사라지고 터벅터벅 지친 발자국 소리와 매미의 합창만 쓸쓸하게 골목에 울려퍼진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닦는다. 가슴까지 늘어진 셔츠를 펄럭이며 바람을 통하게 하지만 달라붙는 습한 공기 앞에서는 소용 없었다. 뒤편에 우뚝 솟은 빌딩 숲 너머 물감을 칠한 듯한 구름이 보인다. 아마도 곧 비가 올 것 같다.
본래는 지금쯤이라면 아라바 해안의 리조트 호텔에 머물며 개방된 테라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아내와 저녁을 즐기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전에 쏟아진 일거리, 각종 긴급사태 등 내가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 즐거운 여행을 울며 겨자 먹기로 취소해야만 했다. 내 사정으로 계획이 백지화되는 것은 원치 않아 아내에게 대신 친구를 데려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아내도 『당신이 더운 날씨에 일하는데 나만 놀 수는 없다』며 양보하지 않았다. 그래도 끈질긴 설득 끝에 마지못하면서도 어떻게든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쓸쓸하게 혼자 보내야 한다.
지금껏 급한 일로 예정이 엉망이 된 적은 몇 번 있었다. 직업상 그런 숙명은 싫을 정도로 이해하고 있고 아내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결혼하기로 결심했지만 막상 이렇게 큰 즐거움이 물거품이 되버리면 안타까움이 크게 남는다.
"아으..."
오늘 몇 번째인지도 모를 약한 소리를 낸다. 흠뻑 젖어 피부에 달라붙은 셔츠가 불쾌하다. 여행을 못 가게 된 것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은 빨리 집에 가서 땀범벅이 된 몸을 씻고 싶다. 어찌됐든 몸과 마음을 한 번 리셋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발을 질질 끌며 걸었다.
집까지 십여 미터 쯤 남았을 때 현관 앞에 낯익은 인물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건강한 갈색 피부, 특징적인 양갈래 머리, 느리게 흔들리는 꼬리.
"앗."
"... 이오리?"
"안녕, 선생님."
나를 알아채자마자 늠름했던 얼굴이 반가워하는 강아지처럼 바뀌었다.
시로미 이오리. 내 학생이자 아내의 동료이기도 했다. 그래서 졸업하고 다른 길을 간 지금도 이렇게 가끔씩 얼굴을 보이러 오는 것이다. 좋은 의미로 그녀는 옛날과 다르지 않다.
"뭐하고 있어? 이런 곳에서."
"응, 우연히 근처에 올 일이 있어서. 얼굴 좀 보러 왔어."
그리고 그녀는 커다란 수박이 담긴 망을 내밀었다. 받은 손에 묵직한 감각이 느껴진다. 게헨나산 수박은 크기가 크고 당도도 높다. 아이스크림이나 주스로는 얻을 수 없는 신선한 과일의 달콤한 향기가 여름 더위로 축 늘어진 몸에 스며든다. 옛날에는 여름철에 게헨나에 가면 즐겨먹곤 했다.
"오오, 고마워. 근데 아쉽지만 히나는 지금 멀리 나가서 집에 없어."
"그렇구나. 일?"
"아니. 사실은 같이 여행갈 예정이었는데 샬레에 급한 일이 생겨서. 대신 아코랑 갔어."
"그래... 여전히 선생님의 일은 힘들구나."
"그렇지. 그래도 보람이 있는 최고의 직업이야."
"흐응..."
이오리가 긍정도 부정도 아닌 오묘한 반응을 보인다.
"모처럼 왔으니 차라도 마시고 갈래?"
"... 그럼 호의를 받아들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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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역시 퇴근 후 하는 샤워는 개운하네."
"... 적어도 옷은 입지 그래?"
손님이 왔는데 샤워하는 건 실례가 아닌가 싶지만 땀냄새가 나는 것도 유쾌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샤워로 몸을 개운하게 했다. 다 벗은 채 목욕타올만 허리에 두르고 거실로 돌아온 나에게 이오리가 불평한다.
"딱히 상관없잖아. 우리 사이에... 새삼스럽게 왜 그래?"
"... 그런 문제가 아닌데."
짧은 침묵이 흐르고 이오리는 어이없다는 듯 시선을 선반 위 사진첩으로 돌리며 내 말을 부정한다.
그녀는 옛날부터 변하지 않았다. 무언가 불만이 있을 때, 원하는 게 있지만 직접 말하고 싶지는 않을 때 그녀는 자주 팔짱을 낀다. 난처한 표정을 짓지만 꼬리는 언제나처럼 솔직하다. 그녀의 성격인지 종족으로서의 숙명인지는 모르겠지만.
"..."
"... 뭐야?"
양팔로 들려 강조되는 풍만한 가슴. 스커트 아래로 보이는 늘씬하지만 살집있는 다리. 꼬리는 뱀의 구애처럼 춤추며 흔들리고 있다. 문득 드러나는 그녀의 『암컷』의 모습에 무심코 뚫어지게 보게 된다. 음흉한 시선에 대한 경멸의 눈빛도 희미하게 달아오른 얼굴로는 정욕만 부추길 뿐이었다.
"... 이오리."
"... 저기, 오늘은 그런 의도로 온 게 아니야."
"오늘『은』?"
"앞으로도 마찬가지야! 선생님은 결혼했으니까... 이런 관계는 이제... 읍?!"
이 말은 이오리의 상투적인 대사.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다. 이렇게 키스로 억지로 입을 다물게 하는 것도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이것이 목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잠깐... 진짜! 갑자기 뭐하는 거야..."
"이런 관계를 끝내자고? 그 말만 몇 번째야?"
"그, 그건 아무리 말해도 듣질 않아서 그런 거잖아!"
"그래서 부르면 또 안기러 오는 게 누군데?"
"그건... 으응..."
혀를 집어넣으면 이오리는 쉽게 받아들여준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혀를 얽어온다. 거친 숨소리와 능숙한 혀놀림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르익은 정욕과 불건전한 기대감. 유혹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
"... 푸하, 적당히 해...!"
"사실은 오늘 히나가 없는 거 알고 있었지?"
"윽...?!"
"이오리는 반응이 알기 쉬워서 좋아. 평소에는 히나를 신경쓰느라 만족할 때까지 못하니까 일부러 부재중일 때를 노리고 찾아온다니 귀여운 짓을 하네."
"... 달라."
이오리는 의외로 계산적인 여자다. 언제나 절묘한 때에 그녀와 마주치는 것도, 단둘이 있을 때만 묘하게 옷차림이 요염한 것도, 도발하는 듯한 몸짓이나 행동도 아마 전부 계산된 것일지도 모른다. 솔직하지 않을 뿐.
"기대한 거 아니야?"
"... 그럴리가 없잖아."
"그럼 뿌리치든지 밀쳐내든지 해. 내 힘으로는 키보토스인을 이길 수 없으니까."
"읏..."
개의치 않고 이오리의 허리에 손을 감아 몸을 끌어당긴다. 어이없을 정도로 저항은 일절 없다.
"저항 안 해?"
"..."
새빨개진 얼굴을 숙이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무언을 긍정으로 간주하고 저항하지 않는 이오리를 그대로 소파에 밀어 넘어트린다. 일단은 밀착시킨 몸을 밀어내려는 듯 손을 올리지만 힘은 전혀 들어가있지 않다. 허울뿐인 저항을 무시하고 난폭하게 가슴을 주무르며 가랑이 사이에 무릎을 대고 목덜미를 혀로 핥는다. 이오리의 호흡이 한층 더 거칠어지고 점점 달콤한 목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선, 생님..."
이내 이오리는 녹아내린 표정으로 키스를 조른다. 입맞춤으로 화답하자 탐욕스럽고 격렬한 키스에 더욱 흥분하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그녀의 양손이 목을 껴안고 있고 양다리는 단단히 허리를 감아 붙잡고 있다.
눈앞에는 발정한 이오리의 얼굴, 귀에는 관능적인 숨결과 음란한 물소리, 입에는 타액의 단맛이 느껴지고 숨이 막힐 듯한 암컷의 향기가 비강을 가득 채우고 온몸으로 부드러운 그녀의 몸을 느낀다. 오감 전부가 이오리로 채워진다.
"이오리..."
"아읏..."
이제는 멈출 수 없다. 이성은 이미 옛날에 잃어버린 것 같다. 생각하기도 전에 치마 속으로 손을 뻗자 이오리가 손으로 누르며 막았다.
"잠깐만..."
"... 뭐야?"
가로막힌 나는 사춘기의 남고생처럼 초조한 심정으로 이오리를 바라본다.
이오리는 사진첩을 힐끔 본 뒤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던 내 왼손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목에 감겼던 양손을 풀고 본인의 오른손을 내 왼손에 포갰다. 이오리의 검지가 천천히 손등을 따라 미끄러진다. 그 행동은 약지 관절 근처에서 멈췄다.
"저기."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목소리였다. 애틋한 표정과 호소하는 눈빛으로 이오리가 나를 바라본다. 그녀는 엄지와 검지로 내 약지의 반지를 집었다.
"괜찮다면... 이거... 빼줘."
애원하는 눈빛과 애교섞인 목소리로 이오리가 부탁한다.
의도는 뻔했지만 굳이 물어본다.
"왜?"
"... 지금만큼은 나만 봐줘. 히나 부장이 아니라 나를..."
귀찮은 여자다. 그래서 더 귀엽다.
오른손으로 천천히 반지를 빼고 옆 테이블에 소리없이 올려놓는다. 어느새 해는 지고 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다. 안절부절 못하는 이오리에게 상냥하게 키스했다.
"사랑해, 이오리."
"... 나도."
당분간 비는 그칠 것 같지 않았다.
댓글 20
센남 미친새기야!!!
이거 아코편은 따로 업나요
일단은 이것뿐
웨순애아님....
불륜순애!

우우 쓰레기 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