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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핫산) 코제키 우이와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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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 #M #드라마 #우이 #??????

원본 by もち

=====================

<1a> ~ <2>

<1a>

제 이름은 코제키 우이.

트리니티 종합학원 3학년으로 도서부장이며, 고서관 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고서관의 마술사’ 같은 별명도 있습니다만, 결코 스스로 자처하는 이름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기본적으로는 고서관에 틀어박혀 독서나 서류 정리, 고서 해석과 연구를 하며─

가끔 시미코에게 연락을 받아 의뢰받은 아이를 해독하거나 수선하기도 합니다만, 그러다 보면 시간이 가는 것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바깥세상─이전까지는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샬레의 선생님이나 시스터후드의 히나타 씨 일행과 만난 뒤로 아주 조금, 변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지금도 바깥 분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예외라는 존재는 생기기 마련이라는 게 세상의 관습인가 봅니다.

제 고서관에 발을 들이는 분이라곤 시미코나 심부름꾼 정도였는데,

지금은 선생님과 히나타 씨를 비롯해 수많은 인간이 드나들게 되어버렸습니다.

조금씩 지인이 늘어가고, 그에 비례하듯 번거로운 관계도 구축되어 가는데.

그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차치하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전자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음침하고 부정적인 성격이 하루아침에 고쳐질 리도 없고, 감정적으로는 후자 쪽으로 기울곤 합니다.

─저벅.

“……어라, 누군가 온 걸까요?”

─저벅, 저벅.

조용한 고서관 내에 울려 퍼지는 발소리.

조심스러우면서도 존재를 알리는 듯한 반향음은 방문객의 존재를 저에게 고하고 있습니다.

─저벅, 저벅, 저벅.

고서관 문이 열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만, 저도 참 작업에 너무 집중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귀에 익은 발소리, 대인관계가 그리 넓지 않은 제가 그 소리를 착각할 리 없었습니다.

“…서, 선생님이신가요?”

“우이, 고생이 많네!”

불쑥 책장 옆에서 인사를 건넨 사람은 샬레의 선생님─네, 제 예상대로의 인물이네요.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며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내가 온 걸 용케 알았네.

혹시 방범 카메라라도 달아둔 거야?”

“…가, 가장 귀에 익은 발소리였으니까요.

그리고 발소리에서 배려가 느껴져서…….

그런 식으로 신경을 쓰는 분은 선생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은 “역시 우이야.”라며 칭찬해 주었습니다.

솔직히 호들갑을 떤다는 기분도 듭니다만, 선생님께 칭찬받는 건…….

뭐, 저로서도 싫지는 않으니 달게 받아들이죠.

“마중 나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런데 고서관 문은 잠가두지 않았나요……?”

“…아─, 응. 가볍게 노크했더니 열려버려서 말이야.

실례인 줄은 알았지만 우이라면 있을 것 같아서.”

“…그, 그랬나요. 몰랐던 점 사과드립니다.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만, 생각보다 작업에 몰두해 있었나 보네요.”

“혹시 작업 중이었어? 방해한 거 아냐?”

“아, 아니요……. 이 아이의 수선도 일단락된 참이라 괜찮습니다.

이제 몇 시간 정도 쉬게 해주면 끝이에요.”

“그거 다행이네. 타이밍이 안 좋으면 어쩌나 걱정했거든.”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선생님이라면 언제든 오셔도 상관없습니다.

상, 상황에 따라 상대해 드리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하하, 역시 우이는 다정하네. 그 아이도 우이가 고쳐줘서 기뻐하고 있지 않을까?”

“…과연 그럴까요.”

이 아이에게 만약 감정이 있다면, 분명 인간을 향한 깊은 증오에 휩싸여 있지 않을까요?

상태나 보존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최소한의 응급처치조차 받지 못한 것이 명백해서

이 아이가 얼마나 긴 세월을 고독하게 보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엮어가는 역할조차 다하지 못한 채 방치되었다면, 그것이 인간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질 거라고 선생님은 생각하시나요?”

냉소적인 발언이라도 선생님이라면 받아주겠지─

그런 응석과 오만함 섞인 말이었지만, 예상대로 그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습니다.

“그렇네……. 응. 확실히 그 생각도 틀리지 않았다고 봐.

고서에 민감한 우이라면 더더욱 느껴지는 게 있겠지.”

“그, 그렇죠……. 역시 바깥세상 분들은…아니요, 문화의 예지에 경의를 표할 줄 모르는 인간은 싫습니다…….”

“우이의 마음도 이제는 이해해. 아무리 노력해도 모두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말이야, 하고 선생님은 단어를 골랐습니다.

“나는 그 아이가 과거에 제 역할을 다 했고, 사람들에게 소중히 여겨졌기에 현재까지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

그렇기에 미래인 오늘날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거라고.”

“…소중히 여겨졌는데도 이런 상태였다는 말씀인가요?”

“당시 사람들은 그저 탐독할 뿐이었고, 마음에 깊이 뿌리내린 이야기를 지키는 법을 몰랐어─

그래서 보관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지.

언젠가 먼 미래에 복원될 것을 믿으며 봉인했기에 형태만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뭐, 희망 섞인 관측일까?”

‘고서’란 미래에서 형용하는 표현일 뿐 과거에는 그저 ‘서적’이었으며,

당시 사람들은 ‘서적’을 고치는 수단을 몰랐기에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미래에 기탁했다─

과연 선생님다운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 정답인지 정할 수는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아이는 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그렇네. 그래서 우이의 생각도 소중하고, 나도 내 의견을 굽히지는 않을 거야.

그걸 결정하는 건 이 아이 자신이며, 언젠가 미래에 ‘서적’을 거친 ‘고서’를 발견한 누군가일 테니까.”

“…졌습니다. 역시 선생님이시네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긍정과 부정을 겹쳐놓은 선생님다운 의견.

반박하고 싶던 삐딱한 마음도 신기하게 잔물결처럼 가라앉습니다.

참으로…이상한 어른이네요, 당신은.

“아하하, 졌다니. 논쟁을 하려던 건 아니야.

그것보다 말이야, 오늘은 우이에게 부탁이 있어서 왔어.”

“저에게…말인가요?”

선생님은 생각난 듯 양복 안쪽에서 무언가를 소중하게 꺼냈습니다.

그것은 새까맣게 타서 여기저기 그을려 있었고, 원래의 윤곽이 무너져가고 있었지만─저는, 저만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혹시, 책인가요?”

손에 쥔 무게감으로부터 깨닫게 됩니다.

서적과는 오랜 세월 함께해 왔기에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수천 가지 이야기를 자아온 서적이라는 것을요.

“…뭐, 응. 어…그런 느낌일까?”

그런 느낌?

뭡니까, 그 적당히 얼버무리는 대답은.

교편을 잡으시는 어른이 막연하고 태만하게 대답하지 마세요.

그보다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여기저기 새까맣게 타버렸는데요?

“선생님!!! 이 아이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요?!”

“아, 아니, 그게 아니야! 이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필연적으로 이렇게 되어버렸다고 해야 할까……!”

“어쩔 수 없는 사정?! 필연적으로 이렇게 됐다?!

설마 선생님, 또 무슨 트러블에 휘말리신 건가요?!”

“아, 아하하……. 할 말이 없네.”

“할 말을 준비하는 게 어른의 책무잖아요?!

그리고 이 아이의 참상을 미루어 보건대 상당한 수라장이 아니었나요?!”

“아, 뭐, 응.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됐으니까 괜찮아!”

“어떻게든 됐다니요?! 왜 남 말 하듯 하시는 건가요?!

아아, 정말! 선생님도 걱정되고 이 아이 상태도 불안하니 차라리 두 사람 다 고서관에 가둬버릴까요?!”

“세상에, 감금?!”

“관리라고 해주세요!!!”

아차.

고서관에서는 정숙히.

“흠흠……. 실례했습니다. 저답지 않게 흥분해 버렸네요.”

“아니야, 나야말로 아무런 배려 없이 불쑥 꺼내서 미안해. 적어도 마음의 준비를 시켰어야 했는데.”

“아, 아니요, 저야말로─그만하죠. 이러면 불모한 문답만 반복할 뿐입니다.”

서로 충분히 사과를 전했다고 생각했기에, 저는 다시 선생님으로부터 그것을 정중히 건네받았습니다.

“처참한 상태입니다……. 윤곽을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 할 수 있겠네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풍전등화로군요.”

전체적으로 심하게 불에 타고 탄화되어서, 일반인이 보면 그저 그을린 덩어리로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겨우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책등, 꽃천, 날개 덕분에 저는 이 아이가 책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서, 선생님.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만 이건……?”

“…사물이나 본질에는 다양한 시각이 있어.

우이의 해석대로 생각해도 좋아.

다만, 네가 ‘이것’을 책이라고 불러준 것만으로도 기쁘구나.”

선생님은 이 아이를 책이라고 정의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조금 전 발언도 애매모호했죠.

해석대로 생각해도 좋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정체를 가르쳐줄 마음이 없다는 뜻이겠지요.

“…단도직입적으로 부탁하고 싶어. 우이, 이 아이를 고쳐줬으면 해.”

선생님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진지한 모습으로─저를 향해 깊숙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서, 선생님……?! 고, 고개를 들어주세요!”

“…그건 지금의 나에게 남은 유일무이한 소중한 물건이었어.

어떤 사정으로 이런 모습이 되어버렸지만, 줄곧 마음에 걸린……. 하지만 나에겐 고칠 방도가 없었거든.”

“…이 아이는 선생님께 소중한 존재인가요?”

응, 하고. 선생님은 망설임 없이 즉답하셨습니다.

“…조금 멀리 갈 일이 생겨서 말이야.

긴 여행이 될 테니 이 아이도 함께 데려갈 생각이야.

하지만 역시 이런 상태로는 마음이 아파서.”

그러니 이제 의지할 사람은 우이밖에 없어─라는 선생님의 비통한 목소리가 제 가슴을 때립니다.

그 음성은 제가 알던 선생님의 그것과는 달랐고, 온갖 고초를 겪어온 듯한 무게감마저 느껴지는 탄원이었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협력할 테니까…….

우, 우선 고개를 드시고 나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다면 그에 응하는 것도 학생의 역할이며, 고서관 위원장으로서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무의 귀결이겠지요.

시스터후드도 아니고, 티파티도 아니고, 낯선 바깥 분들도 아닌─다름 아닌 ‘코제키 우이’에게 맡겨진 의뢰.

선생님께는 평소 신세를 지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완벽하게 재생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만……. 가능한 처치는 전부 해보겠습니다.”

상태가 상태입니다.

수선의 영역은 진작에 넘어섰고, 문제는 어디까지 정교하게 복원할 수 있느냐입니다.

…아니요,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죠.

저 자신이 그리 좋아하는 말은 아닙니다만─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입니다.

다행히 환경은 나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저의 안식처, 고서관이니까요.

수선에 쓸 도구는 조금 전까지 사용하고 남은 분량이 있고, 필요한 도구들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습니다.

우려되는 점은 타버려서 해독 불가능한 부분이지만…….

과연. 이 정도라면 지면의 요철과 잉크 자국을 판별해낼 수 있다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릅니다.

“고마워, 우이. …부디, 이 아이를 잘 부탁해……!”

게다가─선생님의 기대를 제가 저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네. 그…선생님께서 대답해 주실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좋으니, 이 아이는 선생님께 어떤 존재인지 여쭤보며 작업을 진행해도 될까요……?”

“물론 난 상관없지만……. 우이는 이야기하면서 작업해도 괜찮겠어?”

“선생님만 괜찮으시다면……. 수선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본래 책 수선 작업은 혼자 묵묵히 풀어가고 싶지만,

선생님이라면 거리낌 없이 대화하며 이 아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외로 몇 시간 만에 끝날 수도 있고, 난항을 겪는다면 며칠 이상 걸릴 가능성도 있어요.

선생님은 시간 괜찮으신가요……?”

“…응, 지금의 나는 시간이 아주 많거든. 영원히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얼마든지 우이 곁에 있을게.”

시간이 남아돈다니…….

…아, 아니요, 결코 놀리거나 비꼬는 게 아닙니다……!

아하하, 알고 있어, 라며 쓴웃음 지으며 대답한 선생님의 눈가에는 웬일로 다크서클이 없었습니다.

평소 업무에 치이는 샬레에서 일하느라 잠잘 시간도 거의 없다고 한탄하시던 선생님이었기에,

어쩌면 오늘은 오랜만에 휴가를 내신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원이라는 말은 좀 많이 보태신 것 같지만요.

그렇다면 집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지만, 이 아이가 있었기에 멀리 트리니티 고서관까지 발걸음을 해주신 거겠죠.

“그럼─시작하겠습니다.”

“…일단 먼저 말해둘게. 우이는 작업도 해야 하니까 억지로 대답할 필요는 없어.”

작업을 시작한 저를 향해 혼잣말을 하듯 선생님은 이야기를 시작해 주셨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배려입니다.

선생님은 선생님의 페이스로 설명해 주시고, 저는 제 페이스로 대답하면 됩니다.

이러면 지장 없이 수선에 집중하면서도 요점마다 확인할 수 있겠네요.

“아까도 가볍게 설명했지만, 나에게 있어 이 아이는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야.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유일하게 남겨져 있던 한 조각의 추억…같은 것이려나.”

모든 것을 잃었다니─참으로 선생님답지 않은 발언이 귓가를 스쳤습니다.

우리가 사는 키보토스의 특이점인 샬레, 그곳에 주재하는 유일무이한 어른으로서 온갖 문제를 해결해 오신 분이 바로 선생님 아닙니까.

적어도 제가 아는 한 선생님이 무언가를 잃는 일 따위는 없었습니다.

“…나는 선택을 틀리고 말았어.

그 결정들은 어느덧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했지.

구해야 마땅할 손을 맞잡지 못했어─전부 내 실수였지.”

나약한 말투.

곁눈질로 훔쳐본 선생님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을 지은 채, 무거운 음성으로 말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결말’에 도달해서야 비로소─나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었어.”

선생님의 발언에는 추상적인 표현이 많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은 과거에 어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고, 그에 따른 죄의식에 시달려 오신 걸까요……?

“…결국, 전부 떠넘겨 버렸지만 말이야.

혼도 났고, 기가 막힌다는 소리도 들었고, 걱정도 많이 끼쳤지.

뭐, 그래도…이 정도면 용서해 주겠지.”

저로서는 대답할 말을 찾을 수 없습니다.

동의해야 할지, 아니면 부정하며 답해야 할지. 선생님이 짊어지고 있는 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제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무겁고 괴로운 내용이었습니다.

“…이 아이는 말이야, 어떤 여정의 끝자락까지 나를 지탱해 준 보물이야.

그 이야기는 이미 끝나버렸지만─이어받은 뒷이야기는 지금도 빛나고 있어.”

선생님의 시선은 제 손끝에서 다시 태어날 순간을 기다리는 한 권의 책으로 향해 있습니다.

정말이지 이 서적에는 얼마나 장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일까요.

꿈, 희망, 고난, 좌절─ 일찍이 선생님이 걸어온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나는 이제 무대에서 내려왔어─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이 아이를…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만나게 해줬으면 해.”

“─네. 저에게 맡겨주세요.”

그 이후로 선생님이 이 아이에 대해 입을 여는 일은 없었습니다.

저 또한 선생님께 건넬 말은 없었습니다…….

아니요, 이제는 필요 없습니다.

고치고, 억누르고, 다듬고, 엮으며.

그저 일념으로 수선 작업에 몰두하는 저를 선생님은 묵묵히 지켜봐 주셨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한밤중의 칠흑을 넘어 유리색 새벽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보물’ 수선이 완료된 것은─그로부터 20시간 이상이 경과한 뒤의 일이었습니다.

“─끝났습니다.”

눈앞에 놓인 것은 여기저기 불에 탄 자국이나 이 빠진 부분이 남았을지언정, 그 대부분이 정성스럽게 수복된 한 권의 서적.

선생님으로부터 기탁받은 이 아이는…분명 다름 아닌 선생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가득 품고 있겠지요.

물론 복제 같은 야속한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선생님보다 어울리는 사람이 없을 테니까요.

“우이…고마워……. 정말로, 고마워……!”

─처음 보았습니다. 선생님이 울고 계신 모습을.

“아, 아니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니까요…….

그보다 이 아이를 받아주세요…….”

감동적인 재회의 순간에 무례한 시선을 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저는 보물을 아끼듯 품에 안아─본래의 주인인 선생님에게 돌려드렸습니다.

“…고마워, 우이.”

그리고 선생님은 받아주셨습니다.

─제 손에서, 한 마리 종이학을.

“…어?”

이해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종이, 학……?”

조금 전까지 제가 죽을힘을 다해 수선 작업에 매달렸던 한 권의 서적이─어째서 한 마리 푸른 종이학이 되어 있는 것일까요.

“…응. 역시 우이네, 완벽한 복원이야.”

“서, 선생님……. 이, 이건 대체……?!”

어째서 책이 종이학으로?

어째서 선생님은 놀라지 않지?

어째서 나는 눈치채지 못했지?

연달아 솟아오르는 의문들 속에서, 수선을 시작하기 전 선생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사물이나 본질에는 다양한 시각이 있어.

우이의 해석대로 생각해도 좋아.

다만, 네가 ‘이것’을 책이라고 불러준 것만으로도 기쁘구나.』

─즉, 처음부터 ‘이 아이’는 책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책’으로 보였고, 선생님에게는 ‘종이학’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어떤 불가사의한 힘이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선생님이 쓰는 태블릿에는 실종되었다는 소문이 자자한 총학생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혹은 그런 초자연적인 기적이 이 아이에게 깃들어 있었던 것일까─아니면, 이 종이학에 담긴 염원이 아득한 기적을 만들어낸 것일까요.

“─마지막까지 함께해 줘서 고마워.

내가 걸어온 길에 후회는 없었어.

설령 몇 번을 다시 시작한다 해도…나는 이 선택을 할 거야.”

선생님의 발언을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누구와 대화하는 것인지, 무엇을 생각하는 것인지.

하지만─그걸로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유도 근거도 증거도 논리도 선생님과 이 아이의 감동적인 재회 앞에서는 무미건조한 사족에 불과할 테니까요.

“…다, 다행입니다. 선생님께 도움이 되어서─윽.”

찰나의 순간, 단번에 몸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듯하여 소파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장시간의 집중 상태가 풀리며 근육이 이완되고, 안도감에 긴장이 풀려버려 몸을 지탱하던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이건 평소의 무절제함이 화근이 된 모양이네요.

나중에 시미코에게 혼날 것 같아 조금 우울해집니다.

“우이……. 정말 고생 많았어. 마지막 힘을 짜내 의지한 사람이─너라서 다행이야.”

“…어, 어라……?”

느닷없이 눈꺼풀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졌습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신중한 수선 작업에서 해방된 탈력감 탓인지,

전신에 피로감이 퍼지며 의식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워집니다.

“서, 선생님……. 선생님께 도움이 되었다면…영광입니다.

저는 잠시…쉴 테니, 한 시간 정도 지나면…깨워, 주세──”

“…응. 알았어. 고마워, 우이─앞으로도 건강하게 지내렴.”

─그리고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식은 제멋대로 멀어져 갔습니다.

<1b>

“…그럼─뒷일은 맡기겠네, ‘선생’.”

붕괴하는 배, 썩어가는 육체.

거짓을 연기했던 색채의 향도자는 조용히 무대에서 홀로 내려간다.

유해 곁에 남은 것은 부서진 가면과─푸른 종이학.

<2>

─저벅.

“…어라, 누군가 온 걸까요?”

─저벅, 저벅.

조용한 고서관 내에 울려 퍼지는 발소리.

조심스러우면서도 존재를 알리는 듯한 반향음은 방문객의 존재를 저에게 고하고 있는 듯합니다.

─저벅, 저벅, 저벅.

조금 전 받은 연락대로 저는 고서관 문을 열어두었습니다.

기다려 마지않던 귀에 익은 발소리,

대인관계가 그리 넓지 않은 제가 틀릴 리 없었습니다.

“…서, 선생님이시네요.”

“우이, 고생이 많네!”

불쑥 책장 옆에서 인사를 건넨 사람은 샬레의 선생님─네, 제 예상대로의 인물입니다.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며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연락 고마워. 오랜만에 우이 얼굴 보니까 좋다.

요즘은 업무가 계속돼서 영 수면 부족이라 말이야…….”

변함없이 선생님의 눈 밑에는 시커먼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진위는 확실치 않지만, 들리는 소문으로는 선생님이 또 키보토스의 위기를 구했다나 뭐라나.

분명 강철 대륙이었던가……. SF나 그런 장르일까요?

“고, 고생 많으십니다…….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편히 고서관에서 쉬다 가세요……!”

“그럴까……. 응. 저녁 전까지는 비어 있으니까, 호의에 기대어 조금만 쉬다 갈게.”

선생님은 양복 상의를 벗어 익숙한 솜씨로 행거에 걸더니, 테이블 위에 놓인 교환 일기장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예전에 선생님과의 교류를 위해 제가 준비한 두껍고 커다란 아이를 선생님도 마음에 들어 하셔서,

가끔 고서관을 찾을 때마다 읽은 책의 감상이나 전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고 계십니다.

“…어라, 내가 이런 내용을 적었었나?”

“……? 무슨 일이신가요?”

“아니, 좀 가물가물해서……. 나 혹시 나이 먹은 건가?!”

“여, 여전히 젊으시다고 생각합니다만……. 지, 진심이라니까요?”

음─ 하며 선생님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교환 일기에 낯선 문구가 적혀 있었던 모양이지만, 이 아이에게 글을 남길 수 있는 건 저와 선생님 두 사람뿐일 텐데요.

게다가 곁에서 필적을 확인해 보니─보세요, 선생님이 쓰신 문장이라는 게 일목요연하지 않습니까.

『우이에게. 멋진 이야기를 돌려줘서 고마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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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4.24번역

소설 핫산) 코제키 우이와 보물

#코제키 우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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もP
もち작가
게시물 6개
[DC
[캐서린]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4.24 23:31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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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나
ㅇDC
ㅇㅇ126.04.25

프리파라너무좋아센세...ㅠㅠ

ㅇDC
ㅇㅇ226.04.25
디시콘
ㅇDC
ㅇㅇ326.04.25

프로테스탄트 센세...

ㅇDC
ㅇㅇ426.04.30

프래그마타 선생ㅠㅠ

ㅇDC
ㅇㅇ526.05.05

이궈궈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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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과로사 직전 선생님이 카노에에게 구원받는 이야기
ももち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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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세리나와 함께 샤워를 하고 싶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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