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엄 #S #순애 #미요
원본 by mint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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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1>
「너와 교제할 수는 없단다.」
휴일 오후, 우연히 거리에서 선생님과 딱 마주쳤다.
갓 구한 타자기의 무게 때문에 쩔쩔매고 있자, 선생님은 "마침 볼일이 있었거든"이라며 싫은 내색 하나 없이 그 무거운 짐을 들어주셨다.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나란히 걷는 단둘만의 귀갓길.
그의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무방비한 다정함에 닿아 있는 동안, 가슴 깊은 곳에 가둬두려 했던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넘치고 말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멈춰 서서, 인적 없는 거리에서 그의 등을 불러 세워 결정적인 말을 내뱉고 있었다.
푸른 하늘을 덮을 듯 연분홍 꽃잎이 바람에 흩날린다.
눈앞에 있는 연모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한다.
연애 소설의 단골 소재다.
하지만 쇼케이스 너머, 절대로 손에 넣을 수 없는 보석을 억지로 취하려 한 결과가 바로 이 꼴이다.
알고 있었다.
억누르려 했다.
하지만 억누를 수 없었다.
선생님은 나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처음에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의연한 태도를 잃지 않으셨다.
"역시, 제가 학생이라서?“
답은 알고 있다.
내가 먼저 모범 답안을 제시했으니까.
"응, 그래.“
―역시 그렇군요.
애초에 승산 없는 싸움을 건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물어본 건, 만에 하나라도 다른 대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아주 미세한 가능성에 매달리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에게 매력이 없는 걸까요?“
"그럴 리가.
미요는 정말 멋진 여성이라고 생각해.
그렇기에 이런 아저씨보다 더 멋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봐.“
참으로 전형적인 대답이다.
어른이 아이를 타이르기 위한 상투적인 수단.
이런 소설을 지금까지 몇 번이나 읽었던가.
그렇기에 이다음 전개도 알고 있다.
첫째, 깔끔하게 포기한다.
둘째, 졸업까지 자신을 가꾸어 다시 고백한다.
셋째, 강경 수단을 동원해 함락시킨다.
첫 번째는 무리다.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두 번째가 가장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자신 없는 건 아니지만…라이벌이 너무 많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률이 치솟을 건 불 보듯 뻔하다.
세 번째.
솔직히 이 전개가 가장 편할지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장소를 마련해 선생님에게 쾌락을 각인시킨다.
그렇게 하면 선생님을 나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머릿속으로 어떻게 하면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 필사적으로 계산하는 내가 있다.
수면제 조달?
아니, 아름답지 않아.
가짜 정보를 꾸며내 완전히 외부와 차단된 공간으로 선생님을 유도한다.
통신 수단을 끊고, 내가 유일한 '외부와의 연결고리'가 된다.
공포와 안도를 치밀한 계산 아래 계속 주입하며, 그 이성을 조금씩 깎아내린다.
자신의 경험과 정보망이 마치 완벽한 추리 소설을 집필하듯 무한한 플롯을 뇌리에 새겨 나간다.
할 수 있다, 지금의 나라면,
2주일의 준비 기간만 있으면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완수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만을 갈구하며 초점 없는 눈으로 매달리는 선생님의 모습이 상상 속에 떠오른다.
내 바람대로 움직이는 나만의 선생님.
―하지만.
그 상상 속의 선생님을 본 순간,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감정이 등줄기를 훑고 지나갔다.
안 된다.
그런 건 안 될 게 뻔하다.
가장 빠른 수단이긴 하지만, 그렇게 손에 넣는 건 내가 연모하는 선생님의 ‘껍데기’에 불과하다.
억지로 손에 넣은 쾌락과 의존의 끝에 선생님의 진심 어린 미소가 있을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괜찮니? 미안하다, 널 상처 주려던 건―“
나의 침묵을 걱정하듯 선생님이 살짝 몸을 내민다.
아아, 안 되겠다.
이 사람은 정말이지 끝까지 비겁하고, 또 다정하다.
그 다정함이 지금은 잔인하게 가슴을 후벼파지만, 동시에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 이유 그 자체이기도 하다.
자신의 독선적인 욕망으로 이 사람의 웃음을 빼앗을 수는 없다.
억지로 손에 넣은들 그곳에 선생님의 진심 어린 미소가 없다면, 그건 내가 원하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그렇다면 선택해야 할 길은 단 하나뿐이다.
"…후훗, 아하핫!“
"어?“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전 아직 어린애고, 선생님의 학생이죠.“
나는 나조차 놀랄 만큼 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선생님의 얼굴에 안도한 듯하면서도 동시에 조금 허탈해하는 기색이 스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낼 내가 아니다.
나의 본능이 여기서부터가 진짜 승부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선생님. 한 가지 잊지 마세요.“
"그게 무슨……?“
"네. 선생님은 방금 저를 '멋진 여성'이라며 분명히 가치를 인정해 주셨죠?“
나는 한 걸음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발끝이 닿을 듯한 거리.
의연했던 선생님의 눈동자가 아주 살짝 흔들린다.
'졸업까지 기다린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나는 잡다한 라이벌들에게 선수를 뺏길지도 모른다.
'강경 수단'은 선생님의 행복을 빼앗아 버린다.
그렇다면 선택지 중 그 어느 것도 아닌, 나만의 네 번째 길을 만들자.
"제 신념상 가치를 인정받은 물건을 헐값에 넘기는 일은 절대 없거든요.
…그러니까,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내 대답이 바뀔 일은─“
"오늘 이 순간부터 전 온 힘을 다해 선생님을 꼬실 거예요.
졸업을 기다리는 느긋한 짓 따윈 안 해요.
학생이라는 신분 그대로, 선생님 입에서 '너 이상의 여자는 없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겠어요.“
살며시 까치발을 들고 선생님의 넥타이에 손을 얹는다.
그대로 가볍게 끌어당기자, 어른의 여유를 가장하던 선생님이 살짝 숨을 들이켜는 게 느껴졌다.
"라이벌이 많다고요? 경쟁률이 높다고요?
바라던 바예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그 누구보다 대담하게, 정면에서 선생님의 마음을 낙찰받아 보일 테니까요.“
지척의 거리에서 최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봄바람이 다시금 불어오고, 연분홍 꽃잎이 우리 사이를 흩날린다.
의연했던 선생님의 얼굴이 지금은 분명하게 당혹감으로 물들고, 그 뺨이 옅게 붉어진 것을 나는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승산 없는 싸움? 아니, 천만에.
이제부터 시작되는 것은 나라는 최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가장 짜릿한 '연애 소설'의 프롤로그다.
<2>
"…그나저나 미요. 이거 완전히 그때 일이잖아!“
다 읽은 원고 뭉치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나는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후훗. 어디까지나 연애 소설의 프롤로그라니까요?“
뒤에서 들려오는 즐거운 목소리와 함께 달콤한 향기가 감돈다.
달그락, 눈앞에 놓인 것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내린 커피다.
한 모금 마신다.
입안에 퍼지는 완벽한 온도와 향에 나는 자연스레 눈을 가늘게 떴다.
"음, 맛있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취향에 맞춰 내렸거든요.“
머그컵을 든 채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봄날의 선언 이후, 그녀의 말에 거짓은 없었다.
야근이 이어지는 밤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완벽한 간으로 맞춰 만들어다 주었다.
문제가 겹쳐 심신이 지쳐 있을 때는 아무 말 없이 곁에 머물며 일을 도와주었다.
때때로 그녀를 살짝 놀려주면 나이에 걸맞게 볼을 부풀리며 삐치곤 했다.
그런 귀여운 면모를 보여주는가 싶으면, 다음 순간에는 깜짝 놀랄 만큼 요염하고 어른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이다.
몇 번이고 "안 돼",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니까"라며 이성의 벽을 쌓으려 했다.
정면에서, 때로는 교활하게, 전신전령으로 부딪쳐 오는 그녀의 곧은 헌신과 매력 앞에 그 벽은 서서히 허물어져 갔다.
1년 뒤의 졸업을 앞두고 나의 이성은 완전히 백기를 들었다.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나를 지탱해 주고 눈앞에서 사랑스럽게 미소 짓는 미요의 매력을 거부할 수 없었다.
달그락, 작은 소리를 내며 미요가 자기 몫의 커피를 테이블에 놓았다.
그러고는 아주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내 옆에 앉더니, 빈틈없이 내 팔에 꽉 매달려 왔다.
"있잖아, 미요.“
밀착된 체온의 기분 좋은 느낌에도 어느새 익숙해졌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물었다.
"이것도 전부…네 플롯 대로였니?“
나의 물음에 미요는 팔에 매달린 채 조금 생각하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글쎄요, 어떨까요?“
살짝 장난스럽게 미소 지은 뒤, 그녀는 슥 왼손을 내 눈앞으로 뻗었다.
"그렇군요.
기승전결 중 '승'과 '전'은 몇 번이고 수정의 연속이라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결말은 이상대로 되어서 다행이에요.“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아 그녀의 왼손―
그 약지에는 작품의 완성과 영원한 맹세를 증명하는 은빛 반지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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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요 대승리

크아 이게 초식 미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