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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기준 3225자
번역 피드백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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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잘 자"
"선생님도"
휴가차 시구레가 아르바이트 했던 온천 여관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다른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어찌저찌해서 또 시구레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잠자리가 제대로 두 명분만큼 준비되어 있었다.
나 하나, 시구레 하나.
나는 방 안을 가득 채운 냉기로부터 도망치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불로 덮었다.
내일 아침엔 눈이 그쳐주면 좋을 텐데, 같은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이불 속에 숨은 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졸리지 않았다.
눈보라가 건물을 쉴 새 없이 두드리는 혹한 속에서는 이불을 아무리 잘 덮더라도 몸이 따뜻해지지 않았다.
거기다 옆에서 잠든 시구레의 존재도 신경 쓰였다.
어쩔 수 없이 [내일은 하루 종일 업무구나]라거나 [붉은겨울 간식을 몇 개 사가서 탕비실에 둬야겠다] 같은 생각을 하며 졸음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생님, 잠들었어?"
바로 옆에서 아직 쌩쌩한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시구레도 잠들지 못한 듯하다.
"잠들었어"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깨있네 뭐"
"늦었으니까 자야 해"
에이, 하는 야유가 날아왔다.
"모처럼 선생님이랑 같이 있는 건데, 이대로 그냥 자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일 못 일어날 걸"
"뭐, 그것도 하나의 재미겠지"
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싫은 예감이 들어 그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시구레가 상반신을 일으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 그러면..."
방 구석의 램프가 시구레의 모습을 흐릿하게 비췄다.
그녀는 양 팔꿈치로 얼굴을 괸 채 장난스럽게 웃고 있었다.
"선생님이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
그리고는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좋아하는 사람? 갑자기 그건 왜"
"수학여행 국룰이야.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드라마에서 봤어"
"그렇구나... 뭐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도 그랬지. 요즘도 똑같나 보네"
"그럴 거야. 그래서 선생님,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빼고"
"없어"
"뺀다고 했잖아"
"없으면 없는 거지"
"에이, 재미없어"
시구레는 입술을 삐죽이며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선생님 주변엔 여자아이가 엄청 많지"
"오해를 낳는 표현"
"사실이잖아. 수가 그렇게나 많으니 학생들 중에서 한두 명 정도는 좋아하게 되어도 이상하진 않을 거 같은데"
"학생을 좋아하게 되진 않을 거야"
"선생이니까?"
"응. 거기다 나이 차도 있고"
으음, 하고 시구레가 신음했다.
"그래도, [나는 역시 그 아이가 좋아. 나이라든가 신분이라든가, 그런 건 관계 없어], 학생과 선생의 금단 러브스토리! 같은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태연한 체 하는 말투였다.
바텐더가 되어 칵테일을 만들 때도 생각했지만, 시구레는 콩트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아니야. 드라마를 너무 본 거야"
"칫"
시구레는 일부러 실망하는 티를 크게 냈다.
이걸로 단념하고 이제 자러 가지 않을까 했지만,
"...나는, 있는데"
아직 뒷이야기가 있었다.
시구레는 다시 베개에 머리를 가져다 댔다.
마주보도록 누워있는 탓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맞았다.
"헤에"
"신경쓰여?"
"아니, 별로"
"에이. 듣고 싶다고 얼굴에 다 써져 있으면서"
시구레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확실히 남의 연애사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는 게 인간의 본성.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 의미로는, 정말 얼굴에 써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 누구?"
[수학여행 국룰]이라는 시구레의 말을 빌려, 나도 수학여행 중인 남자아이가 되어 물었다.
"봐봐, 역시 궁금하잖아"
시구레가 킥킥 웃었다.
그에 맞춰 뺨에 붙은 머리칼이 흔들렸다.
"있다고 하면 역시 그렇게 되네"
"후훗, 솔직해서 좋네. 하지만 바로 말할 수는 없어"
"그럼, 어떤 사람이야?"
"으음, 그렇네"
시구레는 이불 속에서 팔을 꺼냈다.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문제아인 나도 신경 써주는 사람"
그리고, 하나를 말할 때마다 검지, 중지, 약지를 순서대로 들어올렸다.
마치 소중한 걸 잊지 않기 위해 세어 나가는 것처럼.
"선생님은, 누구라고 생각해?"
갑자기 질문이 들어왔다.
천장을 올려다보며 고민했지만,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다.
시구레의 교우 관계 전부를 알고 있지는 않기에 정답을 맞히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안, 아무도 떠오르지 않네"
"선생님. 나에 대해 너무 모르는 거 아냐?"
"미안"
가볍게 사과하자 시구레는 부푼 뺨을 풀었다.
"아, 그러면 그거 하자, 그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시구레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거라니?"
"좋아하는 사람을 하나 둘, 하고 말하는 거. 해보고 싶었거든"
"하지만 나는 없는걸"
"제일 신경 쓰이는 학생 정도라도 괜찮아"
"말하는 방식을 바꿨을 뿐이잖아. 거기다 학생 학정이라니ー"
"자 간다, 하나 둘!"
시구레가 유무를 말할 틈도 주지 않고 신호를 냈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나 신경 쓰이는 학생의 이름이 외쳐져야 할 순간은 매우 조용했다.
"잠깐, 선생님. 아무 말도 안 하면 안 되지"
"아니, 진짜 없으니까. 그리고 시구레도 말 안 했잖아"
"그건, 음, 그렇네"
시구레가 큭큭 웃었다.
그에 맞춰 또다시 그녀의 민트그린 머리칼이 흔들렸다.
한동안 웃은 후, 그녀는 준비를 마쳤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저기, 선생님"
"왜?"
"그쪽으로 가도 돼?"
"안 돼"
"에이, 이것도 수학여행의 묘미잖아"
"...조금 불건전한 드라마였나 보네"
"그래? 뭐 사소한 건 제쳐두고, 읏차"
시구레가 서서히 다가왔다.
"이 이불만으로는 추워서 못 잘 것 같아서. 탕파가 필요할 것 같아"
"탕파라면 내가..."
"물을 지금부터 끓이게?"
"...추우면 이불 줄게"
"선생님이 덮을 게 없잖아? 또 감기 걸릴 거라고?"
나의 거절 이유는 모두 거절당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더 이상 떠오르는 게 없었다.
"...알겠어"
단념하고 이불을 들어올렸다.
생겨난 공간에 시구레가 스윽 들어가 덩굴처럼 내 몸을 휘감았다.
그녀의 팔이, 다리가, 내 유카타와 그에 가려지지 않은 피부에 닿았다.
자극에 반응하지 않도록 몸에 힘을 줬다.
"아아, 딱 좋은 온도네. 온천과는 또 다른 따뜻함이야"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한숨을 푹 내쉬자 시구레가 가슴팍 쪽에서 귀엽게 웃었다.
거기엔 아까까지의 장난스러움은 남아있지 않았다.
"고마워, 선생님. 추웠던 건 진짜거든"
나를 껴안은 시구레의 팔이 조금 더 강해졌다.
"나는 선생님의 이런 상냥함이ー"
무언가를 말하려다 머뭇거리고는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무언가를 이어서 말할 것 같아 나도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침묵이 찾아왔다.
눈보라 소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졌다.
"...으응, 아무 것도 아니야. 잘 자"
그리고, 결국 그녀는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고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잠들었다.
"? ...잘 자"
방금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런 그녀의 진의가 무엇이었을지 고민해 볼 생각도 처음엔 있었지만, 찾아오는 졸음에 의해 유야무야 사라졌다.
나는 이불 속에 갇힌 서로의 열이 섞인 온기를 느끼며 따뜻한 잠에 빠졌다.
이번엔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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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탭으로 ㄱㄱ
어흐하네요
뭐야 분명 눌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