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뭔가 이상하다.
샬레에 모인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침묵을 한 소녀가 깼다.
"선생님."
"어? 응."
"왜 그런 표정이야?"
그렇다.
항상 즐겁게 미소짓던 선생이 그날따라 다소 뚱한 표정으로 계속 있자, 누가 봐도 뭔가 이상한 것이다.
"아, 아무것도 아냐."
"말해줘."
"진짜야, 별 거 아니라고."
그러나, 그게 되려 학생들을 도발한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그 별 거 아닌 게 뭡니까? 선생님? 알고 싶습니다."
"계속 시선이 어딘가를 훑으시던데, 후훗~ 혹시 학생들의 몸매감상?"
"야, 야한건 안 돼! 사형!"
"그랬으면 저런 뚱한 표정은 아니셨겠죠."
학생들이 한 마디씩만 해도 여럿이 모여 있다 보니 시끌시끌하다.
결국, 손을 든 선생은 발언했다.
"그냥, 그냥 궁금한 게 있어서!"
"궁금한 거?"
"무엇입니까?"
"어머, 그거면 이 전지의 학위를 가진 밀레니엄 최고의 초천재미소녀병약해커에게 묻지 않으시고........"
"날개 달린 학생들이라고 딱히 날 수 있는 건 아니지."
"............"
좀 뜬금없는 말에 서로를 돌아본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습니다. 저나 게헨나의 어느 테러리스트 수장처럼 편익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당연하고, 한 쌍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해도 딱히 날아다니지는 못하죠."
스즈미가 답하자, 선생은 말을 이었다.
"응, 그런데 아무튼 날갯짓을 하는데 몸을 못 띄우는 건 날개 크기와 그 힘에서 나오는 양력이 학생의 몸무게를 띄우기에는 부족해서 아냐?"
"후훗, 과학적으로 말해서는 그렇죠."
"그럼 큰 날개와 강한 힘, 그리고 거기에 반비례해서 몸무게가 가벼운 학생이 날갯짓을 한다면 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학생이 누가..... 아."
모두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게헨나의 선도부장, 소라사키 히나는 그 시선에 흠칫했다.
"어...... 나도 딱히 날지는 못하는데."
"응, 근데 생각을 해 보니 날개의 형상도 고려를 해야 하지 않나 했거든, 예를 들어 츠루기의 날개 형태로 날기는 조금 힘들잖아."
"키엑, 키에에엑."
츠루기 본인도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날아보고 싶다 생각한 적은 없지만 깃털 상태도 영 아니고, 딱 봐도 공기를 밀어내기에 훨씬 적합한 건 부부장인 하스미 정도일 것이다.
문제는 하스미는 날아다니기에는 본인 앞에서 절대 말할 수 없는, 츠루기조차 정색하게 만드는 결격사항이 있단 거지만. 다들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졌는데."
"잠깐, 선생님, 일 안 하고 딴 짓 하셨어요?"
"내 말은, 새들은 날기 위해서 뼈 속을 비웠다는데 너희가 그러지는 않았을 테고, 하지만 그럼 날개를 전혀 안 쓰냐고 생각해 보니.......... 어딘가에서 뛰어내릴 때 짧게 비행해서 좀 더 멀리 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
"뛰어내릴..... 때?"
물론 여기 있는 이들은 다들 어딘가에서 뛰어내려본 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건물 옥상에서 적의 위치를 파악한 다음 뛰어내려서 조진다거나.
그런데 그 과정에서 본인의 날개를 이용하느냐?
'.............'
아무도 즉답하지 못했다. 워낙 자연스러운 과정인지라 그 찰나를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가 없었던 탓이다.
"아, 내가 너무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 했네, 일하자 일."
학생들이 고민에 빠져들자 선생이 주의를 환기했지만, 여러 학생들에게 있어서 이는 굉장히 쓸데없는 건 맞는데, 머릿속 어디 한 군데를 간질이는 의혹으로 남았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날개를 이용해서 활공할 수 있는가?
"진지하게 사용해 보면 정의실현부의 기동 가능 범위를 훨씬 늘릴 수 있습니다."
영화 같은 데서 많이 나온 윙슈트 비슷한 느낌이다. 날개를 가진 학생들이 공중에서 뛰어내려 하늘을 활공하면서 적을 추격한다? 로망도 로망이지만 타격력이 강하다.
전투 와중에 아군 후방의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 츠루기가 하늘을 날아서 적 후방에 착륙한다고 가정하면 전황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봐도 그렇다.
꼭 츠루기가 아니어도 간부급 학생들이 적 후방에 착륙하면 적 지휘부를 잘라버릴 수도 있고, 그게 아니어도 뒤통수에서 총알이 날아오면 사기가 낮은 헬멧단이나 스케반 따위는 단번에 붕괴할 가능성이 높았다.
"음........ 으음......"
소라사키 히나는 계단을 올라가더니, 곧장 난간 너머로 뛰어내렸다.
어차피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도 낙법만 제대로 하면 툭툭 털고 일어날 신체능력이니만큼 계단에서 좀 뛴다고 다칠 일은 없었다.
'바람이 잘 드는 데서 해 봐야 하나?'
선생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긴 했지만, 그게 아니라도 그녀 본인도 제법 궁금해졌다.
'맞바람이 불어줄 때 날개 각도를 적절하게 펴 주면 진짜 글라이더처럼 가능할 것 같긴 한데.......'
그러면 툭하면 어디 터트리고 도망가는 미식연구회의 머리 위에 착륙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골목을 돌아 도망가는 미식연구회 차량의 지붕 위에 내려앉으면 쓸데없는 추격전을 벌이면서 소모될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겠나.
그게 아니더라도 착륙하면서 발차기로 한 명은 뒤통수를 후려갈겨 탈락시킬 수 있다.
'적절한 위치에서 날개를 접고 발차기를 하면서 내리꽃히면 어지간한 총탄보다 나을지도.'
본인 무릎이랑 발목 관절 작살날 소리였지만, 어차피 기관포탄의 사격을 비웃으며 돌진할 수 있는 신체스팩을 가진 히나의 능력은 그런 걸 상관없게 했다.
그리고 사고가 났다.
"으음......... 이 정도면 되겠지?"
아래를 내려다본 소녀가 씩 웃었다.
"그럼..... 간다!"
뛰어내리고, 날개를 이용해서 비행을..........
-퍽!
미카가 트리니티 학원에서 제일 높은 건물에서 투신했다는 소리를 듣고 기절하기 직전이 되어 나타난 나기사는 정원에 깊숙한 구덩이를 남기고도 멍 하나 들지 않은 미카를 보고 멱살부터 붙들.....지는 않았다.
"미카씨."
"으.... 으응?"
나기사에게 멱살이 잡히든 '변명은 지옥에서 듣도록 하겠습니다'라면서 목구멍에 롤케이크가 쑤셔박히든 뭐든 당할 줄 알았던 미카는 나기사의 죄책감 섞인 목소리에 할 말을 잃었다.
"제가 미안해요, 그렇게 힘든 줄도 모르고......"
물론 미카도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 건 아니었다. 글라이더와 새들의 비행 영상을 시청한 미카는 잘만 하면 트리니티 본교부터 대성당 건물까지 날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아니라도 누가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강 쪽으로 비행 루트를 잡았다.
활공은 커녕 20m도 못 가고 땅에 꼬라박았다는 게 문제지만.
그러나 나기사는 이걸 보고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미카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착각했고.........
결국 죄책감을 못 이긴 미카가 나기사에게 본인의 생각과 행동 이유를 실토했다.
그리고 샬레에서 다급하게 달려온 선생이 본 것은 미카의 입이 어디까지 벌어지나 시험하듯 미카의 입 안에 빈틈없이 마카롱을 쑤셔박고 있는 나기사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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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개웃기네

참신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