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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핫산) 티파티 래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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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 #M #스포츠

원본 by ことこ

==========================

<1> ~ <6>

<1>

“래프팅이다.”

물수제비를 뜨고, 바비큐를 즐기고, 거기에 물놀이까지 마친 뒤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세이아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미카가 멍한 표정으로 세이아를 바라보았다.

“래프팅이라면, 고무보트를 타고 강을 내려가는 그거 말인가요?”

나기사의 물음에 세이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치카와 하스미도 놀란 기색이었지만, 딱히 토를 달지는 않았다.

“그래, 래프팅이다.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지.

맞아, 우리에겐 물보라가 부족해.”

“자, 잠깐만 세이아 짱!”

당황한 기색으로 미카가 확 일어섰다.

“이번에는 좀 더 평화롭게 놀기로 했잖아! 저번에는 너무 격렬했으니까!”

“그래, 격렬했지.

하지만 미카, 다시 한번 떠올려 보게나.

그건 ‘꺄르르’거리는 격렬함이 아니라, ‘예술은 폭발이다’ 식의 격렬함 아니었나?”

“윽…….”

미카가 말문이 막혔다.

나기사의 위안 여행으로 바다에 나갔던 티파티 일행이 그곳에서 조우했던 수많은 이레귤러들.

그 끝에 “에잇” 하는 귀여운 기합과 함께 일어났던 대폭발.

어찌저찌 잘 마무리되긴 했지만, 그건 미카가 당초 원했던 평온한 여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여행은 그 리벤지로서 기획된 것이었다.

“뭐 어떤가, 오늘은 날씨가 좋아.

미카가 우려하는 위험은 없을 테고, 무엇보다 래프팅도 제대로 즐기기만 하면 안전한 액티비티라네.

걱정할 것 없어.”

“그, 그건 그렇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미카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고 슬쩍 선생을 쳐다보며 도움을 요청했다.

선생은 나기사에게 물었다.

“글쎄…나기사는 어때, 래프팅.”

“음…매우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외라고 해야 할지, 당연하다고 해야 할지.

개인으로서의 나기사는 세이아 쪽 의견에 가까운 듯했다.

“미카 님, 호위라면 저희도 있으니까요.”

“맞슴다, 안심하셔도 됨다!

뭐, 저번 일이 저번 일이다 보니 당당하게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하스미와 이치카는 중립적인 입장이었지만, 그렇다고 미카 편인 것도 아니었다.

일동은 다시 선생에게 눈길을 보냈다.

“나도 괜찮다고 생각해. 기왕 온 거,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거…그렇구나, 그렇네!”

선생의 응원에 미카도 의욕이 생긴 모양이었다.

이야기는 정리되었다.

일행은 강의 상류로 향할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출발 직전, 이치카가 묘하게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무슨 일 있어?”

“에, 아, 아니…음.”

이치카는 두 손을 모으고 고민하는 시늉을 하더니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왠지 모르게 불길한 기운이 느껴진달까…그래요, 천적의 기척 같은 게…….”

“천적……?”

이치카의 천적이라면 아마 온천개발부 녀석들이겠지.

하지만 여기는 트리니티 자치구의 자연이 풍부한 곳이다.

사람도 적고, 이치카의 기분 탓이 아닐까.

“괜찮아, 설마 카스미까지 있겠어? 느긋하게 즐기자!”

“그러면 좋겠지만요…….”

이치카는 영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걷기 시작했다.

선생이 그 뒤를 따라가려던 순간.

―하하하하!

왠지 모르게, 그래, 왠지 모르게.

어디선가 귀에 익은, 그리고 특징적인 웃음소리가 들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2>

래프팅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방수복 따위 필요 없다. 풍류를 모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세이아의 한마디에 전원이 수영복 위에 그대로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 후 간단한 강의를 듣고, 선생 일행 6명과 가이드를 포함한 7명은 고무보트에 올라탔다. 노가 전원의 손에 쥐어지자,

“자, 여러분, 갑니다—!”

가이드의 구호에 맞춰 일제히 노를 젓기 시작했다.

고무보트가 천천히 전진한다.

오늘은 강물의 흐름이 완만해 속도가 잘 나지 않는 만큼 자력으로 저어야 했다.

요령은 팔이 아니라 몸을 크게 쓰는 것이라고 한다.

고무보트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다른 이들의 상태를 살폈다.

세이아와 나기사가 앞쪽에, 가운데에는 미카와 이치카가 나란히 앉았다.

선생과 하스미가 뒤쪽에 앉고, 맨 뒤에서 가이드가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오빠, 힘 좋네요—!”

“감사, 합니다……!”

가이드가 칭찬해 주었지만, 선생은 벌써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아니, 이게 생각보다 빡세다니까.

발을 고무보트에 단단히 걸고 떨어지지 않게 버틴다.

“자, 스톱! 이 앞은 물살이 급하니까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가이드의 목소리에 노를 들어 올렸다. 기왕이면 앞쪽의 급류를 살펴보려고 했지만,

“나, 날개가……!”

이럴 수가.

미카의 날개에 시야가 가로막혀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든 보려고 낑낑대고 있자니, 미카가 간지러운 듯 몸을 흔들었다.

그 바람에 흔들린 날개가 선생의 몸에 닿은 순간.

“으악!”

“우와앗?!”

미카가 놀란 듯 소리를 질렀고, 이어 충격이 고무보트를 흔들었다.

급류 지점에 진입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선생은 그 반동에 몸이 붕 떠올랐다.

잠시 걸어둔 발 덕분에 튕겨 나가지 않았지만, 그것도 한계에 다다라,

“우와아!”

중력을 거슬러 몸이 공중에 떴다. 아, 이거 떨어진다 하는 순간.

“선생님!”

몸이 낙하하는 감각.

차가운 강물에 처박힐 충격에 대비하고 있자니, 폭신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온몸을 감싸며 강하게 끌어당겨졌다.

그 급제동에 잠시 멍하니 있었다.

“괜찮으세요, 선생님?”

“하, 하스미…….”

“그, 죄송합니다. 위험해 보여서 제 날개로 선생님을 붙잡아버렸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하스미의 얼굴이 바로 코앞에 있었다.

하스미의 품 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공중으로 튕겨 나갈 뻔한 선생을 하스미가 자신의 날개로 껴안은 것임을 깨달았다.

어색하게 고무보트에 발을 디뎠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발판이 사라졌던 건 꽤 공포스러운 경험이었다.

“고마워, 살았어.”

“아니요, 저도 모르게 상스러운 짓을…….”

“……?”

하스미는 금세 얼굴을 붉혔다.

그 이유를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니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미카가 선생을 노려보고 있었다.

“꽁냥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꽁, 꽁냥거리다니…….”

“자, 자자, 미카 님. 분명 선생님도 모르고 그러시는 걸 검다…….”

당황하는 선생을 이치카가 거들었다.

살짝 눈을 뜨고 있는 게 좀 무서웠지만.

그 모습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던 세이아는 선생에게 무심하게, 그리고 아주 명쾌하게 고했다.

“선생, 트리니티에서 이성에게 날개를 두른다는 건 단적으로 구애 행동에 가깝다네.”

“으으, 고의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왠지 싫어!”

“싫다니…미카, 자네는 아직 유치한 소리를 하는군.”

“날개도 없는 세이아 짱은 모른다구!”

세이아와 미카가 왁자지껄 떠드는 것을 곁눈질하며 선생은 하스미를 바라보았다.

‘구애 행동’이라는 세이아의 말에 하스미는 분명하게 동요하며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부, 부끄러우니까 보지 말아 주세요…….”

“으, 응…….”

선생은 어색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던 한 사람이, 작게 날개를 불만스럽게 흔들었다.

<3>

“그럼 여기, 고무보트 위에 일어납시다! 시소 게임이에요—!”

휴식 후 한참을 더 나아간 곳에서 가이드가 크게 외쳤다.

“시소 게임인가…….”

“세이아 짱, 안 힘들어?”

“음, …아직 괜찮다네.”

노를 고무보트 중앙에 모으고 전원이 일어섰다.

고무보트 튜브 위에 조심스레 발을 올리고 서로 손을 잡았다.

“자, 하나, 둘 하고 타이밍을 맞춰서 고무보트를 흔들어 봅시다!

누군가 떨어지면 종료입니다!”

“좋아, 지지 않을 거야—!”

“미카, 자네는 좀 적당히 하게나.”

선생은 미카와 이치카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하나’에 일어서고 ‘둘’에 굽히는 거였지.

그 이미지를 그리고 있자니, 오른손을 꼼지락거리며 쥐어오는 감촉이 느껴졌다.

“이치카?”

“하하, 손을 잡는다는 게 왠지 생각보다, 꽤 부끄럽슴다.”

“그럴 일이 잘 없긴 하지. 그래도 즐겁지?”

“그렇네요―우왓?!”

“―!!”

이치카와 대화하는 사이 시소가 시작되었다.

선생은 서둘러 자세를 가다듬었다.

양발로 단단히 버티지 않으면 굴러떨어질 것 같았다.

“꺄악—!”

옆에서 미카가 즐겁게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활기찬 건 좋지만, 가속도가 붙은 고무보트의 흔들림이 점점 격해졌다.

나기사는 능숙하게 균형을 잡고 있었지만, 세이아는 약간 위태로워 보였다.

무엇보다 선생 자신부터가 금방이라도 중심을 잃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고무보트가 뒤집힐 정도로 흔들림이 절정에 달했을 때,

“우왓.”

결국 중심을 잃은 선생이 뒤로 튕겨 나갔다.

평소에 운동을 게을리한 대가인 걸까.

선생은 포기하고 물에 빠질 충격에 대비했다.

그 순간, 왼쪽에서 덥석 매달리는 듯한 감촉이 느껴졌고―첨벙, 하고 강물 속으로 빠졌다.

구명조끼 덕분에 몸은 금방 수면 위로 떠 올랐지만, 갑작스럽게 눈을 감고 빠진 탓인지 찰나의 공포가 엄습했다.

한 손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아냈다.

눈을 뜨자 나기사 일행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왠지 몸이 무겁다.

그러고 보니 물에 빠지는 순간 누군가를 껴안았던 것 같다는 기억이 떠올라 옆을 보았다.

“에헤헷.”

그러자 바로 옆에서 미카가 둥둥 떠 있었다.

머리카락이 물에 젖어 착 달라붙은 게 꽤 무거워 보였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선생의 시선을 눈치챈 미카가 생긋 웃었다.

“떨어져 버렸네!”

“떨어져 버렸구나…….”

그건 소극적인 낙하가 아니라 적극적인 투신 아니었을까?

하지만 굳이 입 밖에 말을 꺼낼 필요는 없겠지.

위험하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강으로 다이빙해도 좋다.

미카와 함께 고무보트로 돌아갔다. 하스미 일행의 도움을 받아 올라타는 동안, 세이아가 가자미눈으로 미카를 쳐다보았다.

“아니, 자네의 경우 떨어지는 선생을 겨냥해서 뛰어든 게 명백하네만…….”

“무,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걸!”

<4>

“허억, ―헉, 헉…….”

“세이아 짱, 너덜너덜하잖아.”

“지쳤다고, 말해주게나.”

“그 상태로 뛰어들 수 있겠어?”

“그게, 메인 디시니까 말이야.”

몇 킬로미터를 더 가자 세이아의 체력이 먼저 바닥났다.

선생도 슬슬 한계였지만, 학생들에게만 노를 젓게 할 수는 없었다.

이후에 있을 다이빙에 대비해 일단 세이아만 노를 물 밖으로 빼고 체력 회복에 힘썼다.

“저기, 선생님.”

갑자기 옆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이치카가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있었다.

“왜 그래?”

“아니, 저 앞쪽 말임다…저거 뭔지 아시겠나요?”

이치카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니, 똑같이 래프팅을 즐기는 그룹이 있었다.

아직 멀리 떨어져 있지만, 왠지 뿔이 달린 학생들처럼 보였다.

“하하하하!” 하는 웃음소리도 들려온다.

음, 그렇군.

선생은 가이드를 돌아보았다.

“저기, 가이드님. 저 앞에서 래프팅하는 분들, 혹시 게헨나 학생들인가요?”

“네, 맞아요. 흔치 않은 광경이죠?”

“흔치 않다기보다…….”

잘도 허가를 내줬네, 하고 선생은 내심 쓴웃음을 지었다.

이치카도 몸을 내밀어 가이드에게 물었다.

“인원수가 꽤 많은 것 같은데, 저거 다 같은 단체인가여?”

“그렇다네요, 무슨 동아리 활동이라나. 참, 청춘이네요, 하하하.”

“참고로 그 이름이……?”

“어디 보자, 아마”

가이드는 생각하는 시늉을 하더니,

“―온천개발부, 였던 것 같네요.”

“――.”

순간, 이치카의 얼굴이 핼쑥해진 것 같았다.

선생은 슬쩍 이치카의 손을 잡았다.

“스테이, 이치카, 스테이.”

“…하하, 진정하고 있슴다, 선생님.”

아니, 어깨를 부들부들 떨고 있잖아.

여기 총이라도 있었으면 강을 헤엄쳐서라도 온천개발부 놈들에게 달려들 기세가 팍팍 느껴지는데.

“가, 가이드님. 슬슬 다이빙 타임이었죠?”

“그렇죠~! 오늘은 물살이 완만해서 원 없이 할 수 있어요—!”

“다, 다이빙이래, 이치카.”

이치카의 어깨를 붙잡아 천천히 앉히자, 이치카는 불만스러운 듯 선생을 올려다보았다.

“저기, 저를 뭐라고 생각하시는 검까…?”

“적어도 래프팅하는 동안은 괜찮을 거야.

그리고 저쪽도 아직 눈치 못 챈 것 같으니까, 지금은 이쪽을 즐기자, 응?”

“으, 그래도…있다는 걸 알아버린 이상 그것도 좀 어렵달까……”

“난 이치카랑 같이 강에 뛰어들고 싶은데. 차갑고 기분 좋을 거야.”

이치카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는 부끄러운 듯 몸을 흔들더니, 체념한 듯 한숨을 내뱉었다.

“…알겠슴다. 일단은 지켜보겠슴다.

하지만 래프팅이 끝날 때까지만임다. 그걸로 됐나요?”

“응, 충분해. 고마워.”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까지나 이건 나기사의 위안 여행 리벤지지만, 그렇다고 다른 아이들이 즐기지 못해서는 안 된다.

모처럼의 기회라면 모두가 즐겨야 한다.

그래, 온천개발부 녀석들도 여행을 즐기고 있겠지.

그렇다면 서로를 위해 엮일 필요는 없을 터였다.

조금 더 노를 젓자,

“자, 그럼 여기서 한 명씩 강으로 뛰어듭시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전원 일어서서 튜브에 발을 걸었다.

어떤 순서로 뛰어들까 하는데 미카가 먼저 손을 들었다.

“나부터 갈게—!”

“그럼 미카 씨 다음에 제가.”

“이치카, 나기사 님 다음에 제가 뛰어내리겠습니다. 세이아 님 다음을 부탁해도 될까요?”

“알겠슴다. 그럼 선생님이 마지막인가요?”

“알았어, 그렇게 하자.”

순서가 정해지자마자 미카가 기운차게 강으로 뛰어들었다.

이어지는 나기사도 공격적으로 앞구르기를 하며 다이빙했다.

“기분 좋아—!”

“그러게요~”

지체 없이 하스미와 세이아가 뒤를 이었다.

하스미는 등부터, 세이아는 뒤구르기로 뛰어내렸다.

“적당한 온도네요.”

“흠, 역시 이게 있어야지.”

어푸어푸 헤엄치는 세이아 뒤를 하스미가 쫓아갔다.

무슨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해 바로 곁에서 대기하려는 모양이다.

이치카는 튜브에 발을 걸고 어떻게 뛰어내릴지 잠시 고민했다.

평범하게 뛰어내리자.

아니, 평범한 게 뭐지?

뛰어내린 뒤 바로 자세를 잡고 싶다면 깔끔하게 입수하면 된다.

이미 뛰어든 티파티 멤버들에게 물이 튀지 않도록 얌전하게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순식간에 수많은 선택지가 떠올라 이치카는 판단을 망설였다.

그 옆에서 선생이 입을 열었다.

“하고 싶은 대로 뛰어내리면 되지 않을까?”

“…역시 그게 좋겠져?”

“뭐, 앞으로 몇 번은 더 뛰어내릴 수 있을 테니까.

지금만큼은 눈앞의 일에 집중해도 되지 않겠어?”

선생은 미카와 나기사 쪽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나기사는 평소의 행실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들떠 있었고, 미카는 미카대로 전력을 다해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따지면 세이아도 그랬고, 하스미 역시 즐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괜찮은 걸까요?”

“괜찮아.”

확신에 찬 말에 이치카는 무심코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구나. 그럼, 조금만 어리광을 부려보자.

“그럼 선생님. 각오하십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치카는 선생을 껴안았다.

“어, 이치카, 이건……?”

“후후, 그럼 갑니다~!”

“아니, 이대로 뛰어내리는―우와앗?!”

선생을 끌어안은 채, 이치카는 힘껏 튜브를 걷어찼다.

누구보다 높이 날아올라, 꽉 선생의 품에 얼굴을 묻고―첨벙.

물속은 상상했던 것보다 몇 배는 더 기분 좋았다.

소리가 단번에 차단되고, 들리는 것은 보글보글 공기가 수면으로 빠져나가는 소리뿐.

구명조끼에 의해 몸이 수면 위로 밀려 올라오자,

강물의 흐름은 완만하지만 천천히 몸이 흘러가는 감각이 느껴졌다.

그 자리에 머물려 하면 자연스레 발이나 손으로 물을 저어야 했다.

하지만 이치카는 그러지 않았다.

떠내려가도 좋았다.

예정도 없이, 맥락도 없이, 되는 대로 흘러가도 좋았다.

선생과 함께 있으니까,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아, 아니아니아니아니!”

그런데 선생이 필사적으로 헤엄치는 바람에 이치카는 아쉽게도 몸을 뗐다.

조금 화난 듯도 하고, 곤란한 듯도 하고, ‘어쩔 수 없네’ 하며 받아들이는 듯한, 그런 여러 표정이 선생의 얼굴에 오갔다.

시시각각 변하는 선생님의 표정은 질리지 않는다.

…질리지 않는 것이다.

“후, 후후, 아, 죄송함다!”

“위, 위험하니까 정말…….”

“하하, 이번 한 번뿐임다!”

“…이번 한 번뿐이야?”

이번 한 번뿐. 응, 이번 한 번뿐이다.

―지금은 그걸로 됐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치카는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5>

그 후, 몇 번의 다이빙을 더 하고 래프팅은 무사히 종료되었다.

고무보트를 들어 올려 준비된 트럭으로 옮기고 나자 선생은 크게 기지개를 켰다.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아, 나기사도 수고했어.”

“래프팅은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지만,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니 다행이네.”

선생은 구명조끼를 벗고 어깨를 돌렸다.

몸을 조이던 감각이 사라지니 이제야 끝났다는 실감이 솟구쳤다.

“즐거웠다면 다음에 또 할까?”

“글쎄요…….”

“왜 그래?”

나기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의 나기사는 개인으로서 놀고 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어떤 책임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이렇게 친구들과 천진하게 놀고 있다.

그것이 얼마나 드문 일인지 나기사는 잘 알고 있었다.

“아니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을 뿐입니다.”

트리니티 종합학원 3학년.

졸업을 앞두고 새로운 출발의 시기가 다가오면 가끔 생각하곤 한다.

남은 미련은 없는가, 하고.

그럴 때마다 나기사는 아쉬움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스스로를 타일러 왔다.

나는 어디까지나 티파티의 키리후지 나기사니까.

하지만 이런 기회가 생기면 문득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내가 그저 평범한 키리후지 나기사로서 트리니티에 다녔다면 다른 생활을 보내고 있지 않았을까, 하고.

‘…‘만약’ 같은 건 아무도 알 수 없는 법이죠.’

이렇게 아주 조금 얼굴을 내비치는 개인으로서의 키리후지 나기사가 묻는다.

‘그걸로 된 거야?’라고. 지금 이렇게 졸업을 앞둔 나기사는 대답한다.

‘이걸로 충분했다’라고.

“선생님은, 즐거우셨나요?”

“그럼, 당연하지.”

옆에 선 어른은 약간의 피로가 묻어나는 얼굴이면서도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미소가 지금 자신을 향하고 있다.

다시 한번 생각한다.

―응, 이걸로 충분합니다, 라고.

“자, 그럼 돌아가겠습니다—.”

가이드가 그렇게 말하며 마중 나온 버스로 향했다.

미카와 이치카가 강에서 올라와 구명조끼를 벗기 시작했다.

“후우, 이거 꽤 압박감이 심했네요.”

“래프팅 중에는 신경 안 쓰였는데 확실히 꽤 꽉 조이긴 하네…….”

“…….”

세이아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잠시 후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세이아 님.”

“…아니, 아무것도 아니네.”

세이아는 하스미 쪽을 돌아보더니 즉시 눈을 피했다.

볼이 파르르 떨리는 건 아마 기분 탓일 것이다.

선생은 전원이 무사히 강에서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나기사에게 돌아섰다.

“나기사도 구명조끼 벗지 그래?”

“그렇네요, 이제 필요 없기도 하고…죄송하지만, 좀 벗겨주시겠어요?”

그렇게 말하며 나기사는 슥 몸을 선생님 쪽으로 돌렸다.

“아…괜찮겠어?”

“계속 들떠 있었던 탓인지,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 뜻은 아니었지만…뭐, 좋아.”

선생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나기사의 구명조끼 버클을 찰칵 풀었다.

“이제 벗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후우.”

구명조끼가 어딘가에 걸렸는지, 나기사는 힘을 주어 조끼를 벗어 던졌다.

그러자 선생의 시야에 티 없이 맑고 아름다운 살결이 드러났다.

나기사의 수영복은 과감하게 깊이 파인 칠흑색 원피스 수영복이었다.

그것이 나기사의 눈처럼 하얀 피부를 수놓고 있었―어야 했는데.

“――?!”

어째서인지 그 칠흑이 있어야 할 곳에 없었다. 눈처럼 하얀 피부, 그리고―

“…왜 그러시나요?”

나기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선생은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나, 나기사! 수영복이 어긋났어, 어긋나버렸다고!”

“에…――?!”

나기사의 비명 섞인 신음이 들렸다.

다이빙 등 격렬한 충격 때문에 수영복이 흘러내린 모양이었다.

선생의 뇌리에는 나기사의 가슴이 빈틈없이 각인되어 버렸다.

“미, 미안! 고의는 아니었지만……!”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제 부주의였으니까―앗!”

나기사가 유독 크게 소리를 질렀다. 선생이 급히 뒤를 돌아보자,

“나기사?! 괜찮―읍!”

이쪽으로 쓰러지는 나기사가 시야 가득 들어왔다.

그 가슴이 선생의 얼굴을 정면으로 짓눌렸고―포개지듯 넘어졌다.

“잠깐, 괜찮아, 둘 다?!”

“다치지 않았슴까!”

미카와 이치카, 그리고 세이아와 하스미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나기사는 두 손으로 몸을 일으키며 네 사람을 돌아보았다.

“저는 괜찮습니다. 선생님이 받쳐주셨으니까요…….”

“이, 이쪽도 어떻게든. 바위가 없어서 다행이야……”

선생은 바닥을 가볍게 두드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네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돌렸다.

“나, 나기 짱, 그거…….”

“아…통째로 다 보임다…….”

“흠, 너무 고삐를 풀었던 것 아닌가.”

“나기사 님, 앞!”

네 사람의 시선은 나기사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인간의 본능일까, 수많은 사람이 쳐다보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는 것은.

선생도 그 시선을 따라 무심코 나기사를 보았다.

바로 눈앞에, 매끄럽고 아름다운 복숭아빛의―.

“아.”

봤다. 두 번이나.

나기사도 천천히 시선을 자신의 몸으로 옮겼고, 몇 초 뒤, 펑 소리가 날 정도로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6>

“하하하하! 래프팅이란 참 좋은 것이로군!”

키누가와 카스미는 구명조끼를 벗어 던지며 고소방가했다.

그저 한 개인으로서 휴가를 즐기던 중, 무슨 우연인지 부원들과 마주쳐 래프팅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가끔은 고등학생다운 일을 해보자며.

숨겨진 명소인지 래프팅 참가자는 적었고, 자신들을 제외하면 뒤따라오는 한 그룹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아직 안 오는 건가.”

그 참가자들과 함께 버스를 타야 하는데, 영 늦는다.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

한참을 기다리자 드디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카스미는 의기양양하게 그들에게 다가갔다.

“제군들, 래프팅이 즐거운 건 알겠다만―응?”

카스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뒤따라온 그룹의 면면이 너무나도 낯익은 얼굴들이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에, 이치카 양 아닌가!”

“키누가와 카스미…….”

말을 걸자 이치카는 쓴약을 씹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무래도 저쪽은 우리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말 한마디 안 걸어주다니 서글픈 우정이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이치카가 폭발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고, 지금은 딱히 한판 붙을 이유도 기분도 아니었다.

카스미는 다른 면면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응?”

곧바로 위화감을 느꼈다.

“…….”

“…….”

“…….”

뭐랄까, 어색한 분위기. 싸운 건 아니다.

티파티의 호스트 나기사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미카는 그 옆에서 쓴웃음을 짓고 있고, 선생은 안절부절못하며 이따금 나기사의 눈치를 살핀다.

세이아는 어깨를 으쓱하고 있으며, 하스미는 그 뒤에서 시치미를 떼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선생 쪽으로 힐끔힐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연.”

카스미는 대충 상황을 제멋대로 짐작했다.

응, 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러니까 선생님이랑 ㅇㅇ하고, xx한테 ㅁㅁ를 $$하게 했다는 거지!!”

하고 소리쳤다.

미카는 눈을 깜빡이다가 당황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그, 그런 적 없거든!”

“게헨나, 이 무슨 외설적인 소리를……! 역시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스미가 스르륵 앞으로 발을 내디딘다.

이치카 역시 뺨을 실룩거리며 걷기 시작한다.

“앗, 위험해. 버스로 서둘러!”

“이봐요, 도망치지 마세요!”

발길을 돌려 쌩하니 버스로 도망치는 카스미를 미카 일행이 뒤쫓는다.

세이아도 어깨를 으쓱하며 그 뒤를 따랐다.

“어, 저기…….”

그 흐름에 뒤처진 사람이 둘.

당연하게도 선생과 나기사다.

뜻하지 않게 단둘이 남게 되자, 선생은 묘한 긴장감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슬쩍 나기사에게 눈길을 주었다.

조금 전의 영상이 뇌리에 스쳤다.

선생은 이미 나기사의 수영복 아래에 숨겨진 살결을 알고 있다.

“다, 다들 가버렸네. 우리도 갈까!”

“…….”

꾸벅, 하고 나기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몇 번이나 사과했지만, 진정된 후에 다시 한번 제대로 사과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발을 떼려던 순간.

“저기…….”

“어, 응?”

“그게, 결코 싫었던 건…아니니까요……?”

“――!!”

나직하게 흘러나온 말에 선생은 저도 모르게 발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나기사는 뺨을 붉히며 아래를 향하고 있었지만, 이윽고 슬쩍 선생의 눈치를 살피듯 가만히 고개를 들었다.

“그, 그렇구나…음, 그러니까…….”

선생은 나기사의 발언 의도를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대답이 막혔다.

선생의 표정을 어떻게 받아들인 걸까.

소녀는 얼른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선생님이라서, 그렇다는 거예요……. 아무에게나 그런 짓, 하지 않으니까요.”

“어, 아, 응…….”

―이거 위험할지도.

왠지 나기사의 상태가 이상하다.

그래, 평소의 그녀답지 않은 이 과감한 접근.

선생은 찰나의 순간 당황했지만, 나기사에게는 그 찰나면 충분했던 모양이다.

나기사는 살며시 한 걸음, 선생에게 몸을 밀착했다.

“그, 나중에 방으로 찾아가도 괜찮을까요……?”

“……!?”

선생은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나기사는 멈추지 않는다.

“정말로, 아무나 상관없는 게 아니니까요……. 그걸 알아주셨으면 해서…….”

어떠신가요, 하고 나기사가 치켜뜬 눈으로 선생을 바라본다.

“나, 나기사가 그런 애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어! 그러니까 그렇게 필사적으로 굴지 않아도―”

“―싫으신, 건가요?”

“…….”

그런 식으로 말하면 선생으로선 속수무책이다.

어딘가 체념하면서도, 선생은 발버둥 치듯 물었다.

“그, 그런데 방에 와서 뭐 하려고?”

“…….”

나기사는 슬쩍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더니, 무언가를 확인하듯 토닥토닥 만져본다.

그리고,

“…그건 조용한 곳에서, 단둘이 된 다음에 이야기할까요?”

라며 살짝 웃었다.

그 후, 카스미를 먼지 나게 두들기던 이치카 일행과 합류해 두 사람은 호텔로 향했다.

저녁식사도 끝나고, 각자 배정된 방으로 돌아간다.

그 중, 한 소녀만이 자신의 방과는 반대 방향으로 조용히 걷고 있었다.

이윽고 어느 어른의 방에 다다르자 똑똑, 조심스럽게 노크한다.

문이 열리자 소녀는 조심스레 주변을 확인한 뒤, 문제의 방 안으로 자취를 감췄다.

묵직하게 잠금장치가 걸린다.

그녀의 밤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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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9.21번역

소설 핫산) 티파티 래프팅!

#티파티#소설
좋아요 0댓글 6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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こP
ことこ작가
게시물 2개
고DC
고관위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9.21 01:00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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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나
ㅇDC
ㅇㅇ126.09.21

어어 따먹힌다

ㅇDC
ㅇㅇ226.09.21

아니 적어도 이치카나 미카 엔딩일줄 알았는데 이게 나기사 엔딩이네

ㅇDC
ㅇㅇ326.09.21
디시콘
ㅇDC
ㅇㅇ26.09.21

와 나기나기 쮸쮸

ㅇDC
ㅇㅇ4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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