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우카 「선생님이 울고 있다」
3059자
한여름의 태양이 저물어 갈 무렵. 샬레의 문을 열자 선생님이 울고 있었다.
살짝 강한 에어컨 바람 아래, 짧게 다듬은 검은 머리를 나부끼는 선생님은, 책상에 엎드려, 소리를 내며, 때때로 숨가쁜듯 콜록이며 울고 있었다.
나는, 선생님은 좀 더 어른스러운-- 양 눈에서 천천히 한방울씩 눈물을 흘리며, 그것을 손수건으로 훔치는, 그러한 식으로 우는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틀린 생각이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 모양인지, 양복 소맷자락에 눈을 비비며 쓰윽 쓰윽 소리를 내며 닦고 있었다. 분명, 눈 만이 아니고 그 주변도 새빨게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코가 막혀서 편하게 숨을 쉬기도 힘든 모양인지, 때때로 코를 훌쩍이며 괴로운 듯이 기침을 하며, 그리고선 다시 소리를 내며 울고 있다.
어린애 같은 모양새로 울고 있지만, 꼴사납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언제부터 『선생님』 이었는지를 나는 알지 못한다. 그치만, 선생님이 선생님으로서 어떤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지를 정한 것은 분명 그의 인생 그 자체로, 상당히 긴 시간동안, 누군가를 가르치고 이끄는 이상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으리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라던가 소망이라던가 무거운 것들을 짊어지는 한편으로, 자신의 부정적인 부분은 마음 깊은 곳 암막 속에 꽁꽁 숨겨놓았을 것이다. 울어야 할 때 어떤 식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지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그런 삶을 관철해온 그에게, 연민을 느꼈다.
내 착각이 아니라면, 지금 선생님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한 원인을 나는 알고 있다. 무척이나 개인적인 일이면서, 그러함에도 선생님의 마음에 결정적인 상처를 만들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을 일.
조금 전, 선생님답지 않게 격식을 차린 문장으로 보내져 온 당분간 당번 제도를 임시 중단한다는 메일을 떠올린다. 아마도,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뜻이리라. 평소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학생을 불렀을 그가.
그치만, 그런 그이기에, 『선생님』이라는 가면을 벗고, 지금 이렇게 감정을 드러내며 울부짖는 모습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도 생각했다.
어른이 울고 있을 때 어찌 하면 좋을지 같은 건 나는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 선생님의 모습이 나에게 있어 그저 제삼자로서 지켜보기에는 너무나도 참을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었고, 나는 어느새 문을 소리내지 않고 닫는 것도 잊고 사무실 안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매트리스를 척척 밟으며 "선생님" 이라고 말을 걸었지만, 오열하고 있던 선생님은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자, 선생님이 조금씩 몸을 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등은 평소보다도 한 품은, 아니 두 품은 더 작았고, 본 적 없는 그의 어릴 적 모습이 겹쳐 보였다.
선생님의 새빨개진 귀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소곤소곤 "선생님" 이라고 말을 걸었다. 선생님은 의외로 부끄럼쟁이라서, 평소라면 쑥쓰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을 텐데, 계속 우느라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열을 품은 몸으로는 반응을 알 수가 없었다.
확인의 의미를 담아, 왜소한 등을 탁탁 두드리며 다시 한 번 "선생님" 이라고 한 마디. 하지만 역시 반응이 없다. 흔히들 말하는 "부처님 얼굴도 세 번까지" 라는 말이 있는데, 원래는 "부처님 얼굴도 세 번 쓰다듬으면 화가 난다" 라고 한다.
원래 문맥에서는 세 번째에 화를 냈다는 거니까, 결국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 하면 "이젠 충분하시죠?" 라는 거다. 딱히 화가 났다던가 하는 건 아니지만.
등 쪽으로 손을 둘러서, 양 손으로 선생님의 어깨를 들어올린다. 저항은 전혀 없었고, 소매를 눈에 댄 그대로, 오열하다가 그대로 "후에?" 하는 얼빠진 목소리. 귀여워라.
선생님이 책상에 다시 엎어지기 전에, 무릎 위에 올라타 버린다. 물론, 선생님을 정면에서 바라보는 방향으로. 중력에 몸을 맏기고, 엉덩이의 형태가 변할 정도로 눌린 선생님의 다리는 단단하고, 어른 남성이라는 느낌이 났다. 문자 그대로 아기처럼 새빨간 뺨과의 대비가 우스울 정도로.
숨이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훌쩍거리며 몸을 떠는 선생님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으니, 자신의 울상이 부끄러운 건지,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으로 얼굴 전체를 가려버렸다. 미처 다 숨겨지지 않는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귀여워라.
귀엽지만, 좋지 않아. 지금, 선생님은 제대로 울지 않으면 안되니까, 내가 멋대로 선생님의 퍼스널 스페이스에 들어와 놓고 할 말은 아닌가 싶지만, 내 시선을 신경쓰지 말아주었으면 하니까.
「얼굴을, 들어주세요」
튀어나온 목소리의 부드러움에 나 자신도 놀란다. 그치만, 선생님은 그런 건 신경쓰지 않는지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젓는다.
「그러신가요」
아아 정말이지, 진짜 이 사람은--
선생님의 몸을 등받이에 밀어붙인다. 몸을 흔들며 저항해보려 하지만, 애석하게도 선생님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가 없다. 원래부터 신체능력이 턱없이 다른 나를 어찌 해 볼 위력이 없는 것이다. 턱이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감싸안듯 선생님의 양 손목을 붙잡는다. 인체 중에서도 얇은 부위일 터인데, 나의 작은 손으로는 최대한 뻗어도 손가락끼리 닿게끔 감쌀 수가 없다. 그치만 지금은, 그런 듬직함조차 사랑스러워서, 상처가 나지 않게 천천히 선생님의 팔을 얼굴에서 거두었다.
그렇게 드러난 선생님은-- 아아... 부들부들 경련하는 입술을 강하게 다물고, 불쌍할 정도로 충혈된 동그란 눈동자에서 해변의 모래처럼 멈추지 않고 물방을을 흘리고 있었다.
뇌내에서 파직파직하고 무언가 스파크가 튀는 것 같은 감각을 느낀다. 평소에는 칠칠맞을 정도로 흐물거리며 부드러운 표정을 하면서, 때때로 어린아이 같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여주면서, 그치만 우리들을 위해서라면 예리할 정도로 진지한 선생님.
그런 선생님이 울고, 울고, 처절하게 무너진 얼굴은 심장이 떨릴 정도로 감미롭고, 아름답고, 역시 귀여웠다.
선생님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기세 좋게 끌어안는다. 보기에는 왜소해도 역시, 안아보면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감촉. 그러나, 전신에 전해지는 온도는 아늑하게 감싸주는 햇살처럼 느껴졌다. 한 손을 선생님의 머리에 올리고, 검은 머리카락이 흐르는 대로 두피를 쓰다듬는다.
「선생님」
오늘 낮, 선생님은 샬레의 고문으로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샬레 발족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활동내용의 공표. 그리고 앞으로의 샬레의 지침을 발표하는 것이 목적인, 말하자면 조직으로서의 단순한 홍보활동의 일환이었지만, 선생님의 영향력 덕분에 그 주목도는 무척이나 높았다.
기자회견은 키보토스 전역에 생중계로 방송되었으며, 나 또한 밀레니엄의 식당에서 수많은 학생들 속에 섞여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송개시로부터 약 2분. 선생님이 등장한 순간, 모두가-- 키보토스 전역이 술렁였다.
선생님의 바지 지퍼가, 열려 있었다. 순백색 바지의 고간 부분이 방추형으로 활짝 열려있었다.
그치만, 그것만이었다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칠칠맞은 모습을 보여 창피할 수는 있겠지만, 애초에 누구에게나 친밀한 사람이었으니까, 보여버린 속옷 무늬를 농담거리로 써먹을 정도의 여유는 있었을 것이다. 분명 그랬을 텐데
선생님은, 바지 안에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눈치챈 사람들은 숨을 쉬는 것 조차 잊어버리고 반쯤 열린 입을 다물 줄을 몰랐고, 잠시동안의 침묵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간 후에는 그야말로 끔찍했다.
이곳 저곳에서 울려 퍼지는 환호성, 전신을 검은 양복으로 감싼 남자, 나무로 된 인형, 얼굴이 없는 남자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어느새 회장에 나타나선 뜨거운 박수세례를 보내는가 싶더니 갑자기 사라지고, 선생님은 선 채로 기절해서--
「저기----」
「들어 주세요」
「저는, 선생님을 바보취급하지 않아요」
「그 때, 선생님이 하늘에서 귀환했던 때 말이에요. 선생님은 알몸으로, 만면에 웃음을 띠고, 아드님이 전후좌우 종횡무진 활기넘치게 휘둘리는 것도 신경쓰지 않으시고 폭주해서 달려오셨죠」
「알몸이 신경쓰이지 않았다고는 하지 않을게요. 그치만, 그 때 저는 그 이상으로, 선생님이 살아계신다는 사실 그 자체가 그저 하염없이 기뻤단 말이에요」
「오늘 일어난 일도 -- 그렇죠」
「선생님의 아드님이 건강해 보여서, 저는 안심했다고나 할까요--」
선생님은, 이번에야말로 건물이 떠나가라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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