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최종편 스포일러

"부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응."
그 한마디만 답해주고 나는 친한 친구와 통화를 끊는다.
나와 그녀의 대화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녀가 신뢰해주기에 나도 그녀를 신뢰하니까.
홀로그램 너머로 보이는 친구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라곤 없었다.
연보라색 눈동자는 결코 흔들리지 않은 채 그저 똑바로 나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녀의 진정한 마음 같은 건 알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그랬으면 좋겠다고 서로 생각하는 것으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샬레의 임시 숙소, 침구와 책상만 놓인 방 하나.
내 호흡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방을 나온다.
친한 친구 외에, 아직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목적지인 방까지 도착해서 노크를 세 번.
그러자 이내 안에서 목소리가 돌아온다.
"...실례합니다."
살며시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방의 주인, 선생님은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옆에 놓으면서, 나에게도 앉으라고 권해준다.
"선생님은 아직도 뭔가 작업을? 쉬라는 얘기는 들으셨잖아요."
선생님은 아하하, 하고 모호하게 웃으며 얼버무린다.
"노아와의 얘기는 끝났어?"
선생님의 질문에 나는 조용히 한 번 고개를 끄덕인다.
뭔가 얘기하려고 했을텐데.
선생님의 얼굴을 본 뒤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아.
여느 때와 다름없는 잔소리도 처음의 그것밖에 나오지 않았다.
몸이 떨린다, 시야가 흐릿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두려움 같은 건 없었을 텐데, 노아와 얘기하고 제멋대로 용기도 얻었다.
원래부터 낮은 성공 확률, 밑져야 본전, 최선의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
세상이 끝날지도 모른다는데, 그 사실에는 분명 두려움이란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내 가슴을 조이는 이 감정은 뭘까.
공포, 불안, 우려, 모두 아닌 것 같으면서 모두 해당되는 기분.
"유우카."
이름이 불리고, 따스한 것에 감싸인다.
안심되는 냄새가 난다.
항상 가까이 있고, 그러면서도 멀리 있는, 당신의 온도를 느낀다.
오열이 새어나온다.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나를 껴안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어깨에 얼굴을 묻고, 선생님에게 붙은 채, 나는 울고 있었다.
10분 정도 그러고 있었을까, 더 짧았을 수도 있고, 더 길었을 수도 있다.
조금 생각할 여유가 생긴 머리를 조금씩 움직여 간다.
내일 세상이 끝날지도 모른다.
막기 위한 성공 확률은 3%. 그것도 원하는 곳에 「다다르는 것」 만으로.
그것조차 기적 같은 확률인데 아직도 예상치 못한 불확정 요소마저 존재한다.
기적에 기적을 거듭해도, 잘 될 보장이란 어디에도 없다.
"선생님은, 불안하지 않으세요?"
분명 선생님에겐 불안이란 없겠지, 그렇게 돌아올 대답을 알면서도 선생님에게 묻는다.
돌아온 대답은 그런 예상과는 정반대의 대답이었다.
뭘 착각하고 있었을까, 그럴 리가 없는데, 선생님은 우리보다 더 미력하고 여린 존재다.
너무나 평소대로였기에, 평소대로 웃어주었기에, 내 마음이 불안정했기에, 그런 이유로 놓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선생님은 아직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우리에게는 말할 수 없는 그런 무언가를 선생님은 안고 있다.
그런 것을 짊어지면서도 우리를, 나를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강한 척을 하고 있다.
"선생님은 태연하시네요?"
물론, 이라고 바로 돌려받았지만, 지금의 나는 왠지 모르게 알 수 있다. 이것도 허세겠지.
아아, 그렇구나, 나는 세상의 끝보다도, 선생님이 없어지는 게 두려운 거야.
성공률 3%의, 세계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보다 선생님이 무사할 가능성이 더 낮은 기분이 들어서.
선생님에게 기대는 힘을 늘리며 나는 눈꺼풀을 감았다.
부디, 이 따스함이 사라지지 않기를.
부디, 이 따스함을 잊지 않기를.
부디, 이 시간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부디, 부디.
이 기적이 결코 끝나지 않기를.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댓글 3
이제 스레형식 번역은 없노
그런류의 소설이 안보이니까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