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7자
#노아 #유우카
원문 白灰イ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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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포키게임 하실래요?"
일에 몰두하던 나는 갑자기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현실로 돌아온다.
목소리의 주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녀는 길고 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어딘가 장난기를 머금은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계획대로인가. 나는 마음 속으로 히죽히죽 웃었다.
"포키게임? 좋아."
"어머? 별로 놀라지 않으시네요?"
오늘은 11월 11일. 이른바 포키데이다. 이런 날 그녀가 샬레의 당번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는 이미 수를 써놓았다.
오늘이야말로 그녀의 여유로운 표정을 무너트릴 때다.
"그렇지만 노아가 게임할 상대는 내가 아니야."
의문을 표하며 사랑스럽게 고개를 갸우뚱하는 그녀를 힐끔 바라보며 나는 모모톡 메세지를 보낸다. 몇 초 뒤,
쾅!
커다란 소리와 함께 숙직실 문이 열린다.
"이야기는 전부 들었어!"
"유, 유우카?! 왜 샬레에?"
그 수는 바로 이것이다. 며칠 전부터 유우카에게 연락해 노아의 여유로움을 무너트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노아! 너는 지금부터...!"
유우카는 기세를 잃지 않고 포키를 입에 문 채 노아에게 다가간다.
"아항 호히헤이 하으어야!(나랑 포키게임 하는거야!)"
"유우카 잠깐만 스톱..."
"읍!(자!)"
여기서 유우카의 작전을 되돌아보자.
"선생님, 아시다시피 노아는 무엇을 하든 곧바로 반격해올 거에요."
"그건 그렇지... 노아는 대응력이 굉장하니까."
"그래서."
"그래서?"
"대응 못하게 논스톱으로 갑니다. 기세가 전부에요."
...회상 끝. 어라,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거 괜찮은거야? 작전다운 작전은 하나도 세우지 않은 것 같은데.
아, 벌써 노아에게 포키를 물게 했다. 내가 회상하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뭐 됐어. 나이스 유우카.
"룰은 간단해. 먼저 포키에서 입을 떼면-"
바삭바삭바삭바삭
유우카 빠르다 빨라.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유우카는 엄청난 기세로 빼빼로를 먹고 있다. 눈이 진심이다. 저번 황륜대제에서 달릴 때와 똑같은 눈을 하고 있어.
그렇게 빠르게 먹다보면 포키의 길이는 순식간에 줄어들고,
유우카와 노아의 입술이 닿기 몇 센티미터 직전.
뽀각
재밌는 소리를 내며 포키가 부러졌다.
그리고 노아가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
"유, 유우카 쨩? 제가 진 걸로 할게요."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뺨은 희미하게 물들어 있었다. 이거 기대 이상의 대성공 아니야?
"굉장히 빨리 결판이 났네. 노아의-"
"아직 안 끝났어 노아!"
유우카? 유우카 괜찮아?
또다시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우카가 노아에게 다가선다.
유우카가 다시 포키를 물고 노아에게 얼굴을 가까이한다. 노아도 조그맣게 입을 벌리고 포키를 문다.
아, 저항은 안하는구나. 의리있네. 귀여워. 뜻밖의 수수께기가 풀리고 혼자서 훈훈하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유우카가 노아의 머리를 두 손으로 붙잡았다. 그대로 아까보다도 빠른 속도로 포키를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으음~! 으읍읍?!"
당연히 그 상태에서 도망갈 수도 없고 유우카와 노아의 입술이 맞닿는다.
"읍!"
노아는 눈을 부릅뜬 채 경악한 표정을 짓는다.
...
......
.........
넉넉히 잡아 십 초쯤 지났을까.
푸하, 하고 유우카가 노아로부터 입술을 뗀다. 노아와 유우카의 입술 사이를 잇는 타액의 다리가 매우 윤기있다.
좋은 걸 봤네...
털썩, 노아가 바닥에 쓰러지듯 앉는다.
격하게 키스하고 있었으니 다리와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거겠지. 보는 사람도 텐션이 올라갈 정도였으니까.
"하아... 후아... 제가 졌다고 했는데..."
노아는 얼굴을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인 채 푸념한다.
"노아가 잘못한거야."
"응. 노아가 잘못했어. 아, 잘먹었습니다."
"제가 뭘 했다고..."
이기고 지는 상품같은건 이제 의미없어졌고, 애초에 설명하지를 않았으니 상관없지 않을까. 어쨌든 노아의 여유를 무너트렸다는 점에서는 대성공이다. 나중에 유우카에게 뭐라도 사주자.
노아는 약간 볼을 부풀리고 나를 노려본 뒤 유우카도 째릿 노려본다.
그러다가 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히죽, 하고 수상한 미소를 지었다.
뭘까... 예감이 안 좋다.
"유우카 쨩. 유우카 쨩♪"
"왜?"
노아는 의아해하는 유우카에게 손짓한다.
"속닥속닥"
"응?"
"속닥속닥"
"(번뜩)"
아, 유우카가 받아들였다.
이후에 일정은 괜찮나... 급한 일은 없었을 거야...
"선생님~?"
"잠깐"
"시간 되시나요?"
그리고 두 사람은 빼빼로를 들고 나에게 다가온다.
"상냥하게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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