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엄 #M #드라마 #케이 #말쿠트
원본 by セクシーミ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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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 단말기가 울린다.
단말기 자체에 기본으로 설정된 알림음과는 다른, 아직 귀에 익지 않은 팝한 음색.
모모톡 알림음이다.
함께 강철 대륙에 맞섰던 게임개발부나 초현상 특무부 인원들과는 모모톡을 교환했지만,
급한 연락이 아니면 매일 직접 만날 기회가 있기에 모모톡이 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내가 주로 모모톡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상대라고 하면…….
“…선생님.”
일단 호출이라 그런지 내용은 딱 한 마디, ‘케이 짱’이라고만 적혀 있다.
『무슨 용건이십니까?』
『그리고 케이 짱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재삼 주의를 주었음에도 도무지 고쳐지지 않아 본의 아니게 정형화된 문답을 오늘도 주고받고 만다.
“정말이지, 이 어른은…….”
본심으로 싫은 게 아니지만, 역시 간지러운 구석이 있다.
가벼운 한숨이 나오지만, 직후에 도착한 선생님의 답장에 나는 숨을 삼키게 된다.
“이번 정류장은 OO, OO입니다. 내리실 분은 벨을 눌러주세요.”
하차 벨을 누른다.
벨이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데다 무장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있어서, 팔을 한껏 뻗어야 겨우 닿는다.
“다음 정류장에 정차합니다. 버스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그대로 기다려 주십시오.”
“어머, 귀여운 아가씨네.
이런 시골에 젊은 애가 오다니 드문 일이구먼.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놀러 왔니?”
통로 너머 옆자리에 앉아 계시던 고령의 여성분이 말을 걸어온다.
“아, 예……. 뭐, 그런 셈입니다.”
“내 그럴 줄 알았어. 안 그러면 이런 아무것도 없는 곳에 올 리가 없지.”
사는 사람도 별로 없다며 조금 자조 섞인 웃음을 짓는 할머니.
“오히려 자연이 풍부해서 볼거리가 많네요. 공기도 맑은 것 같아 기대됩니다.”
확실히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지만, 도심과는 다른 점투성이라 신선함이 느껴진다.
지식으로 인풋은 되어있지만 직접 와서야 처음 느끼는 것들이 많고,
무엇보다 내 다리로, 피부로, 호흡기로 느끼는 이 세계는 나에게 있어 모든 것이 새로운 감각이다.
이윽고 목적지 근처 정류장에 도착해 버스가 멈춘다.
“내리실 때 발밑을 주의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요금을 투입구에 넣으며 운전기사에게 가볍게 감사를 표하고 하차한다.
내가 지금 무사한 것은 운전기사가 안전을 배려하고 책임감 있게 운전해 준 덕분이다.
사람의 목숨을 맡는 중압감에 대해서는 나도 조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키보토스에서는 총격전이 일상다반사지만, 반대로 인명이 희생되는 사태로 발전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전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고, 그것이 세계의 멸망을 저울질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서로의 정의나 이상을 위해 충돌하고, 대개는 양쪽 모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의 우리들처럼.
“꽤 걸었습니다만, 여기가 목적지입니까.”
가림막 하나 없이 용서 없이 내리쬐는 태양 아래를 30분 정도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입구 문에는 ‘OPEN’ 팻말이 걸려 있고, 목조 벽돌 구조지만 화려함은 느껴지지 않는 중후한 인상의 건물.
접이식 입간판에는 『Tree of Life』라고 적혀 있었고, 알록달록한 분필로 간단한 메뉴 설명과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었다.
시선을 옆으로 돌리니 아직 뼈대 단계지만 증설 예정으로 보이는 카페 테라스도 있다.
어느 학교의 부지도 아니고 인적도 드문 외딴곳에 그 건물은 서 있었다.
문에 손을 뻗기 전, 뒤꿈치를 들고 창문으로 가게 안의 기색을 살핀다.
손님은 없는 듯 한데 밖이 너무 눈부신 탓에 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외부의 밝기에 적응해 동공이 축소되었고, 그것이 도리어 상대적으로 어두운 점내 관찰을 방해하는 꼴이 되었다.
인체의 신비가 가진 위대함을 이런 형태로 깨닫게 될 줄이야.
“나는 대체 무엇을 이토록 신중하게…….”
문득 자신의 행동에 정신을 차리고 ‘나답지 않다’라며 문손잡이에 손을 얹는다.
가게에서 풍겨오는 냄새나 자아내는 분위기, 이제 만날 상대를 생각하며 조금 긴장했던 모양이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은 뒤 손잡이를 당기자, 문 안쪽에 설치된 종이 딸랑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린다.
가게의 외관처럼 내부 역시 꾸밈없는 인상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본능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등 뒤의 문이 닫힐 즈음, 안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카운터 안쪽으로 연결된 뒷문에서 목적의 인물이 나타난다.
“어서 오세…당신은.”
그녀의 눈동자에 약간의 동요가 스쳤고, 나는 서둘러 양손을 내저으며 진정하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대화를 전개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안심하세요. 저 혼자입니다. 그리고 딱히 특별한 용건이 있어 온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이곳을?”
선생님에게 좌표를 공유받았다는 말을 덧붙인다.
“이 가게도, 당신의 소재지도 알고 있는 건 선생님과 저뿐입니다.”
“…과연, 싯딤의 상자입니까.”
“그렇겠지요. 그 오파츠의 권능은 자세히 모릅니다만, 그런 일도 가능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서서 이야기하기도 그러니 앉으시지요.”
권유에 따라 총을 옆에 세워둔 뒤 카운터석 중 하나에 자리를 잡는다.
좌석이 조금 높아 발가락 끝이 들리지만, 착석을 유지하는 데 문제는 없을 듯하여 넘어가기로 한다.
“이쪽이 오늘의 메뉴입니다.
주문을 결정하시면 앞에 있는 벨을 울리거나 직접 말씀해 주십시오.”
정중한 억양으로 말하며 그녀는 눈앞에 있는 호출 벨을 가볍게 눌러 소리를 내 보인다.
“…그런 말투도 쓸 줄 아는군요.”
“제가 이곳에 착륙한 뒤 신세를 진 분들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것을 흉내 내고 있을 뿐입니다.”
강철 대륙에서의 결전을 마치고 함께 밀레니엄으로 귀환한 뒤, 그녀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홀로 떠났다.
이곳에 내려앉은 것은 사람의 출입이 적고 자신을 아는 이도 없는, 몸을 숨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서임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았지만…….
“신세를…졌다고요?”
“네. 제가 이곳에 내려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였습니다.”
그것은 그 세 자매로부터의 소망과는 별개인, 말하자면 목적이 아닌 수단을 뜻하는 것이리라.
“저는 식용 가능한 나물도 모르며 잠자리를 확보하는 법도 모릅니다.
야생 동물을 사냥하는 것은 가능하나 적절한 조리 과정을 거칠 수 없습니다.”
당연하다.
그녀는 불과 며칠 전 강철 대륙에서 우리와 싸우던 세 자매의 계획에 의해 눈을 뜬 존재이며,
제로부터 시작하는 장기적인 생활 지식 따위를 갖추고 있을 리 만무하다.
나나 아리스, 나아가 수많은 학생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 노인은 저를 보자마자 곧바로 다른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는 주민들 사이에 독자적인 관습이나 외지인에 대한 편견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들었기에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다.
“그리고 그 모든 사람이 제가 살아가기 위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녀가 내려앉은 이 장소는 오히려 환영하는 마음이 강했던 모양이라, 우려했던 전개는 일어나지 않았음에 내심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녀의 외모나 풍기는 아우라는 일반인과는 명백히 이질적인 만큼, 이곳 주민들의 사람 좋음은 상당한 수준인 모양이다.
“…인복이 많았군요.”
“네. 이 가게도 그중 한 분이 물려주신 것입니다.
문을 닫을 예정이던 곳을 제가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과연, 접객도 그분에게 배웠다고.”
“맞습니다.
그리고 도무지 주문은 하지 않고 수다만 떠는 민폐 손님은 영업 방해이니 쫓아내도 된다고도 가르쳐 주셨지요.”
“…아.”
대화에 열중하느라 자신이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서둘러 사과한 뒤 메뉴를 훑어본다.
메뉴는 책자가 아니라 아크릴판에 끼워진 종이 한 장.
앞면에는 커피 종류가, 뒷면에는 로스팅이나 추출에 관한 지식과 방법이 적혀 있다.
“저, 커피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강철 대륙 수송선에서 지낼 때 토키가 아침마다 선생님이나 리오를 위해 커피를 내리는 것은 보았지만,
나나 아리스에게는 핫밀크가 제공되었기에 철의 대륙에서 커피를 마실 기회는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무작위로 골랐다가 너무 쓴 게 나와도 곤란하니…당신의 추천은 없습니까?”
“저도 잘 모릅니다.”
“왜 점원이 모르는 겁니까!”
조건반사적으로 태클을 걸고 만다.
나 외에 손님은 없다지만 내 목소리가 울려 퍼진 것이 어쩐지 부끄럽다.
“제가 이 가게를 물려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인풋된 것이라고는 커피 종류와 전문 용어, 그리고 추출 방법 정도입니다.”
“그, 그랬습니까. 하긴 그렇겠군요. 큰 소리를 내서 죄송합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인데, 멋대로 대화에 고저가 붙어버린 것이 묘하게 낯간지럽다.
선생님이나 모모이 일행 탓이다.
“하지만 커피마다 쓴맛과 단맛의 정도라면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단것을 좋아하신다면…….”
그녀는 메뉴 중 하나를 가리킨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네. 우유나 설탕 등을 쓰지 않는 자연 유래의 단맛이라면 이 모카가 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것으로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녀는 준비를 시작하고 핸드 드립에 들어간다.
원두를 갈고,
내가 자리에 앉았을 때부터 끓기 시작한 포트의 뜨거운 물로 종이 필터가 세팅된 드리퍼를 데운 뒤,
갈아낸 가루를 넣고 소량의 물로 뜸을 들인다.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여러 차례 물을 붓고 필터를 걷어내자 마침내 추출이 완료된다.
“드세요.”
짧게 말하며 그녀가 커피를 내민다.
“……”
그 커피를 보며 나는 생각한다.
이 모카가 추출되기에 이른 경위를.
여기서 말하는 경위란 단순한 추출 방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라는 존재가 오늘 이 장소에서 나에게 모카를 내려준다는 지금의 상황을 만든, 이 모든 아득한 경위를.
“…잘 마시겠습니다.”
이 모카는 그야말로 기적 그 자체.
이렇게 작은, 기적의 체현자.
후룹.
“앗, 뜨거!”
“괜찮습니까? 화상에 주의하십시오.”
하지만─
“이렇게 작아도 향은 강렬하고 맛에는 깊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정함이 느껴집니다. 친애와도 닮은 다정함이.”
“…그렇습니까. 마음에 드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찰나의 순간 그녀가 반응을 보인 듯했지만, 그것이 내 평가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표현에 대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나 같은 지인에게 자신이 내린 커피를 대접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내 평가에 기뻐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빈말이나 할 성격으로는 보이지 않을 테니까.
“아, 이건 선생님의 명예를 위해 말해두는 겁니다만, 오늘 여기 온 건 제 독단입니다.
선생님께 좌표를 공유받긴 했지만, 저에게 상태를 보고 오라는 식의 부탁은 일절 없었습니다.”
뭐, 오히려 그런 부분이 선생님의 치사한 점이긴 합니다만…….
“저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당신 한 사람에게만 정보를 공유한 것, 선생님이 이곳을 찾지 않은 것이 그 증거겠지요.”
선생님 나름대로 모든 문제를 고려한 결과가 지금의 상황이라고 그녀는 추측한다.
“당신은…선생님에게 신뢰받고 있군요.”
“뭐, 뭣……!”
“길게 말하지 않아도 정확히 의도를 읽어내어 최적의 수단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총명한 학생.
그것이 선생님이 당신을 선택한 이유일 테지요.”
“아뇨, 그런…점도…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반사적으로 대꾸하려 했으나 상황 증거가 너무 완벽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긍정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그 사실을 확인받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기뻐하고 있는 내가 있다.
정말이지……. 왜 나는…….
“아, 아무튼! …당신이 순탄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안심했습니다.
커피 잘 마셨습니다. 이 가게 경영, 응원할게요.”
반쯤 얼버무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 인사 겸 이곳에 온 감상을 그녀에게 전한다.
“벌써 가시는 겁니까?”
“내가 여기 눌러앉아 있는 건 당신에게도 좋지 않겠지요.
말하는 걸 깜빡했습니다만 여기서 보고 들은 모든 것은 내 마음속에만 간직할 것이고, 다시 올 일은 없습니다.
선생님도 마찬가지고요.”
“…그렇습니까. 당신의 배려에 감사를 표합니다.”
하지만, 하고 그녀는 덧붙인다.
“당신이 오는 것을 저는 민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곳은 새로운 손님이 오는 일도 드물고, 당신 같은 대화 상대는 귀중하니까요.”
“그, 그렇습니까……?”
“저와 당신에게는 공통된 화제가 많습니다. 서로에게 이 세계는 신선한 것들로 가득하니까요.”
“그건…그렇습니다만……. 알겠습니다. 그럼…기회가 된다면.”
“네, 그렇게 해주십시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어느 쪽이든 여기는 도심에서 너무 멀어서 오가는 것만으로도 고생이지만요…….”
“제가 픽업해 드릴까요?”
“당신, 자신이 여기 있는 이유를 잊은 건 아닙니까?!”
이곳에서 얻은 정보나 그녀와 나눈 대화를 나는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건 나의 ‘프라이빗(Private)’이니까.
선생님도 짐작하고 있는 건지, 내가 보고하지 않을 것까지 계산에 넣은 건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답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휴일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그 카페에 가 보기로 할까.
아인, 소프, 오르. 보고 있습니까.
당신들의 언니는 있는 힘껏 지금을 살아가고 있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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