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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달빛에 비쳐 ~미식연구회 밀주 권유~ 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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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내가 이런 업무를......」

선도부 행정관 아마우 아코는 손에 빨간 경광봉을 흔들고 푸념을 흘리며 트럭을 세운다.

이곳은 게헨나 학원의 서쪽 끝. 다른 행정구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을 확인하는 검열소다.

아코는 선도부의 넘버 2. 경비원 흉내를 낼 처지가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정이 있었다.

「미식연구회와 온천개발부가 동시에 날뛰다니......」

서로 짠 것 같은 타이밍의 소동. 미식연구회는 자치구 동쪽에서 폭파 행위를, 온천개발부는 서쪽 자치구 경계에서 온천개발을 시작했다. 경계에서 날뛰면 단순히 학원과의 거리도 먼 데다가 이웃 자치구와 트러블이 되는 케이스가 많다. 당연히 선도부는 동쪽과 서쪽 둘 다 인원을 보내야 한다.

부장인 소라사키 히나는 동쪽으로 떠났기 때문에 행정관인 아코는 서쪽 담당이었다. 2학년 시로미 이오리와 함께 왔지만......

「설마 검열반까지 동원하게 되다니. 온천개발부는 질리지도 않고...」

온천개발부는 소수정예인 미식연구회와는 달리 대규모. 수맥을 발견하면 즉시 땅을 파내는 성가신 동아리다. 그것을 멈추기 위해선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전투가 가능한 사람을 우선으로 배치하자 전투로는 특필할 만한 점이 없는 아코가 마지막으로 남아버린 것이다.

「왜 내가 이런 일을......」

그렇게 투덜거리고 있는데 다음 트럭이 왔다. 드라이버가 보드에 끼운 서류를 아코에게 건넨다.

「물건을 확인할게요.」

「아, 물론.」

밀레니엄의 마크를 확인한 아코는 서류를 보고는 화물 하나에 눈살을 찌푸린다.

「증류기인가요......」

「음, 잘은 모르지만 실습에 사용한다나. 밀레니엄 제품은 품질이 좋으니까.」

그런 건가요, 라며 흥미없다는 듯 아코는 트럭의 짐칸을 확인했다.

대량 양산품인 식기류와 시스템 키친이 쌓여 있다. 그 안쪽에 확실히 양동이 같은 증류기가 있다.

아코는 뭔가 걸리는 걸 느끼면서도 문제없다며 사인한 후 서류를 드라이버에게 돌려줬다.

증류기의 수입은 불법이 아니고, 서류에도 미비점이 없으며 적재량도 초과하지 않았다. 돌려보낼 이유는 없었다.

아코는 트럭을 보내고 다음에 올 트럭에 대비했다.

***

미식연구회 네 사람은 반성실이라는 이름의 감옥에 들어갔다. 옆 감옥에서는 온천개발부 멤버들이 떠들고 있다.

「너희들 시끄러워!」

「우리는 조용해!」

온천개발부와 함께 간수에게 혼났다는 사실에 준코가 역으로 화를 냈다.

그러나, 화난 건 준코뿐이고, 다른 세 사람은 감옥에 갇혀 있는데도 태연한 모습이다.

「어째서 그렇게 익숙해진 거야......」

준코가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아카리가 검지손가락을 세웠다.

「뭐라고 할까, 늘 있는 일이잖아요.」

아카리의 말에 이즈미는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나는 목소리를 낮춰 말한다.

「게다가, 오늘은 소란을 피워 주목받는 게 목적이니까요...... 으흠.」

교도관이 지나간다. 네 사람을 흘끗 보고 온천개발부 쪽으로 향했고, 그 후 호통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온천개발부가 서쪽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예상 밖이었어요.」

「그러네. 모처럼 밀레니엄까지 갔는데 증류기가 들키면 끔찍해.」

미식연구회가 동쪽에서 소란을 피운 것은 오늘 증류기가 서쪽 검문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선도부 부장은 강할 뿐만 아니라 머리도 좋다. 증류기에서 밀주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검문과 반대편에서 폭파 소동을 벌여 히나를 떼어놓으면서 자신들의 알리바이를 만들기로 했었다.

하지만 아카리의 말대로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옆에서 떠드는 온천개발부의 존재다.

「여기, 의외로 수맥이 통할지도.」

「오오! 온천이 나온다면 파는 수밖에 없어! 나오지 않는다 해도 파는 수밖에 없어!」

「그만! 나오든 안 나오든 그만해!」

준코는 간수 학생을 조금 동정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쪽은 들릴 걱정 없이 대화할 수 있다. 아마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어도 옆이 너무 시끄러워서 알 수 없겠지.

하루나는 일어선다.

「여기서 나가게 되면 모든 걸 가지고 사전에 지정한 숲으로 가죠.」

그것은 잡히기 전 하루나와 아카리가 꺼낸 말이었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밀주를 하자는 얘기다. 하지만 준코는 어째서 먼 숲으로 가는지 의문이다. 그건 이즈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준코를 대신해 하루나에게 묻는다.

「그건 상관없는데, 왜 숲이야? 평소에 모이던 『부실』도 아무도 안 오고, 거기서도 괜찮지 않아?」

「뭐 어때요☆ 밀주라고 하면 숲속인 게 일반적이죠.」

「그래요. 저희는 미식가. 요리사도 아니고 양조장도 아니지만 역시 디테일은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불평한 준코도 그렇게까지 말하니 어쩐지 알 것 같았다. 집에서 먹는 디저트도 맛있지만 세련된 가게에서 먹는 디저트는, 비록 같은 것이라 해도 다른 맛이 나는 법이다. 요컨대 분위기라는 거겠지.

미식연구회가 들어가 있던 감옥의 철창이 열린다. 간수가 나오라고 눈짓을 보낸다.

「꽤 빨랐네.」

석방까지의 속도가 평소보다 몇 배나 빨랐다. 이곳은 반성실이기에, 즉 반성의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당연하죠. 그야...... 폭파 소동을 일으켰을 뿐이지 이번에는 어디에도 피해를 주지 않았으니까요.」

***

선도부 집무실에 앉아 있는 작은 소녀는 한숨과 함께 중얼거린다.

「헛걸음이었어.」

「수고하십니다, 부장님. 뭐였던 걸까요, 이번 미식연구회는.」

선도부장인 소라사키 히나다. 그녀의 가늘고 긴 날개가 땅에 찰싹 달라붙는다. 서쪽에서 온천개발부를 체포한 아코는 지친 히나를 격려했다.

「공터만 폭파했을 뿐 별다른 피해는 없었어. 그 정도면 딱히 잡을 필요는 없었을 텐데.」

히나는 미식연구회의 행동에 뭔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미식연구회는 매주 소란을 피우는 문제아들이지만 별 이유 없이 폭탄을 터뜨리는 타입은 아니다. 요리가 맛이 없다거나 접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거나 해서 터뜨리는 타입이다. 그 정도로 폭파하는 게 문제지만.

「뭔가 속내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마도. 그 4명, 자신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지 않았어. 마치......」

「일부러 잡히려 했다?」

아코의 말에 히나는 그 생각을 자신에게 납득시키듯 작게 두 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고, 미식연구회도 입을 열지 않잖아. 아코, 온천개발부 쪽은 어땠지?」

「그게, 들어주세요! 그쪽은 완전히 자치구 경계를 넘어서 피해를 주려고 했기에 제대로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제가 검문을 말이죠!」

아코가 자신의 불행 이야기를 시작한다. 히나는 그다지 불평을 듣고 싶은 게 아닌데, 라고 생각하면서 들어주는 것도 상사의 의무라며 포기했다. 하지만 그 중 두 사람에게 신경 쓰이는 정보가 나온다.

「그러고 보니, 트럭 안에 밀레니엄제 증류기가 있었어요. 그런 걸 수입하는 건 드물죠. 공장에서 쓰기는 작고.」

「증류기라니, 알코올?」

「네. 공업용 에탄올을 만들 수 있는 물건이에요.」

「......혹시.」

「왜 그러세요? 부장님.」

「미식연구회의 석방을 중단시켜. 그리고, 급양부에 연락해 주겠어?」

사태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네 사람은 반성실을 뛰쳐나온 뒤다.

***

이날은 아이키요 후우카에게 최악의 날이었다. 미식연구회 때문에 최악의 날은 1년에 몇 번씩 있지만 이번에도 아마 미식연구회 때문이겠지.

날카로운 선도부 제복 소녀의 선도를 받아 선도부가 모여있는 건물까지 끌려가고 있다. 그렇다, 연행이다.

「저기, 딱히 도망치지 않으니까 양팔을 잡는 건 그만해 주면 안 될까?」

「안 됩니다. 행정관이 확실하게 연행하라고 해서.」

명확하게 연행이라는 말을 듣고 말았다.

게헨나 학원의 치안을 유지하는 선도부의 신세를 지는 이유에, 후우카는 짐작 가는 게 없었다. 급양부는 가끔 식중독 사건을 일으키거나 주리가 만들어낸 의문의 괴물이 난동을 부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 정도로 붙잡혀 부장인 히나에게 끌려갈 만한 일은 하지 않았을 텐데.

생각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는 와중에 어느샌가 눈앞에 문이 있었다.

앞서가던 선도부원이 문을 노크하며 말한다.

「부장님, 확보했습니다.」

확보라는 말을 듣고 말았다. 후우카는 의기소침한 눈으로 열린 문을 통해 입실한다.

「? 어째서 양팔을 잡혀 있는 거지?」

「너희들이 지시한 거잖아!?」

히나가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후우카는 무심코 태클을 걸고 말았다. 하루나에게 하듯이.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네.」

부원들에게 퇴실을 고하자 그녀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떠난다. 남은 건 히나와 후우카, 그리고 아코였다.

「부장님, 후우카씨는 일단 용의자니까요.」

「알고 있어. 하지만 거의 결백해.」

「잘 모르겠는데......」

두 사람의 대화에서 자신이 뭔가 혐의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생각해 봐도 짐작 가는 게 없다.

「자 그럼, 호출해서 미안해. 미식연구회 말인데.」

그 이름을 듣자마자 벌써 2단계 정도 우울해진 기분이 들었다. 역시.

거칠어진 분위기를 느끼고 아코는 깜짝 놀란다. 그녀가 급양부 부장에, 온화하고 마음씨 좋은 인물이라고만 알고 있다. 평소에는 보여주지 않는 일면을 들여다본 것 같다. 그런 분위기를 개의치 않고, 아마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히나는 투명한 주머니를 꺼낸다. 안에 들어 있는 건...... 옥수수다.

「그거......」

「그래, 네가 미식연구회에 팔아넘긴 옥수수야.」

후우카도 왠지 모르게 자신이 팔아넘긴 옥수수라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 후우카라고 해도 역시 옥수수만 보고 자신이 구입한 건지는 알 수 없겠지만, 자신과 미식연구회를 연결하는 건, 지금으로서는 옥수수밖에 없다. 히나의 말대로 후우카는 며칠 전 옥수수를 하루나에게 건넸다.

「하지만 그게 왜......? 우리 식당에서도 많이 쓰는 평범한 옥수수인데.」

히나는 한숨을 쉰다. 히나 뒤에 선 아코가 말없이 고개를 흔든다.

「확실히 이건 평범한 옥수수. 하지만, 미식연구회가 증류기를 수입했다고 하면 어떨까?」

후우카는 증류기라는 이름에 감이 오지 않아, 순간 생각에 빠졌다가 굳어진다.

「어, 설마.」

「맞아. 역시 식품에 관련된 거라면 감이 좋네.」

「가능하다면 옥수수를 건네기 전에 짐작해 줬으면 하는데요.」

「코, 콘 위스키!? 밀주!?」

눈앞의 두 사람은 유감스럽게도, 라며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자식!!!!」

후우카는 전신이 새빨개져서는 일어선다. 당연히 자신이 밀주 제조의 한 축을 맡게 된 것에 대한 분노다. 그건 그렇다 치고, 아코에게는 할 말이 있다.

「옥수수만 가지고 밀주를 짐작하는 건 무리거든!」

아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건 그렇다고 자신도 생각하고 있으리라.

「그래도, 확실한 거야? 그 녀석들은 음식점에 민폐를 끼치는 일은 있어도 그런 일...... 그런 일......」

자신의 양심에 걸리기라도 했는지 후우카는 조금 그녀들을 변호하려 하다가 지금까지의 소행을 떠올린다. 몇 번이고 납치당하고, 제멋대로 급양부 차를 타고 다니며, 위험한 곳에 돌입하게 하고, 자신의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위험한 생물을 처리해야 했던 씁쓸한 추억들을.

「하겠네.」

「하지.」

「하죠. 게다가 다른 증거도 있습니다. 이오리의 보고로는 멤버인 시시도우 이즈미가 설탕을 대량으로 구입한 듯합니다.」

이즈미는 슈퍼마켓에서 평범하게 구입했기 때문에 슈퍼마켓에 문의하면 증거도 나온다. 주요 재료가 하나 더 있다는 걸 후우카는 기억하고 있다.

「효모가 필요해...... 하지만, 손에 넣을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이미 재료는 갖춰져 있다고 보면 되겠네.」

히나도 아코도 후우카의 견해와 같다.

「확인할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술 제조는 불법이야.」

「그것도! 게헨나 학원의 법이 아니라 총학생회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후우카씨는 아시나요?」

새삼스레 그 말을 듣고 후우카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

「게헨나라는 이유로 감쌀 수 없다...... 그런 거지?」

「그래, 범죄자의 체포는 기본적으로 각 학원 자치구의 치안 조직, 게헨나라면 우리 선도부가 맡고 있지만 총학생회법을 위반하고 있다면, 확실히 총학생회에서 간섭이 들어올 거야. 덮어두거나 넘겨버리는 건...... 가능하지만 하고 싶지는 않아.」

「만마전 녀석들에게 무슨 말을 들을지도 알 수 없고 말이죠.」

「뭐 그냥, 하루나가 평범하게 혼나면 그만이잖아.」

후우카의 대사에 무슨 말이냐고 히나와 아코는 어이없어한다.

반대로 후우카는 히나의 주장을 의아한 기분으로 듣고 있었다. 그것은 하루나, 그리고 미식연구회를 어떻게든 감싸고 싶다는 생각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쁜 짓을 한 그 녀석들에게 동정의 여지는 없을 텐데.

「뭘 남의 일처럼. 만약 미식연구회가 잡히면 급양부도 죄를 뒤집어쓰거든요?」

후우카는 순간 굳어졌다.

「하? 어째서!? 우리 급양부는 아무 상관도!」

「옥수수를 도매하기도 했고, 현재 급양부는 미식연구회의 하부 조직이라고 여겨지고 있으니까.」

「뭐야 그게!?」

충격적인 사실에 후우카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머릿속이 빙글빙글 회전하기 시작하고 평형 감각을 잡을 수 없다.

「하부조직이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설마 선도부도!?」

「아뇨, 저희는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만......」

히나는 오른손 손가락 세 개를 세운다.

「미식연구회의 악명은 다른 학교 자치구에도 널리 알려져 있어. 위험한 테러리스트 집단이라고 말이야. 그리고, 미식연구회가 급양부의 마크가 붙은 차를 타고 다닌다는 건 다른 학교에 잘 알려져 있지. 그리고 회장인 쿠로다테 하루나와 너는 사이가 좋고.」

「마지막은 단호히 부정하겠어!」

「저희나 당신의 인식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대외적으로 당신은 미식연구회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거죠.」

아코의 선언에 후우카는 침울해졌다. 불쾌하다. 그리고 히나와 아코가 미식연구회가 아닌 자신을 도와주려 한다는 걸 알고 감사했다.

「이제야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달은 것 같군요.」

「그래, 그러니 연행한 거겠지.」

선도부원이 보기에 후우카는 미식연구회의 공범자다. 아직은 친절한 에스코트였다.

「그런 이유로, 어떻게든 미식연구회가 술을 만들기 전에 확보해야 해. 협조해 줬으면 좋겠어.」

후우카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달빛 아래서, 아카리는 흥얼거리며 물과 설탕이 든 증류기에 분쇄한 옥수수와 맥아를 투입한 매쉬라는 술 원료를 만들고 있다. 2시간 정도 끊임없이 휘저을 필요가 있는데, 왠지 이 증류기에는 자동으로 섞어주는 장치가 달려 있다. 준코가 구입할 당시에는 없었는데...?

아카리는 하루나가 알고 있는 주조법을 배워 실행하려 했다. 하루나는 자신도 돕겠다고 했지만 아카리는 이왕이면 스스로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달이 아름답게 보이네요.」

벌레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한밤의 숲속에서 하루나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달빛에 비친 옆모습이 어딘가 쓸쓸하게 느껴져 이즈미는 하루나 쪽으로 다가갔다. 준코는 즐거워하는 아카리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저기, 하루나. 하루나는 왜 밀주 만드는 걸 허락한 거야?」

「그건 이미 말씀드렸죠? 저도 술에는 계속 관심이 있었거든요.」

이즈미는 작게 고개를 흔든다. 길고 곱슬곱슬한 은발이 달빛을 반사했다.

「하지만 그런 거라면 이전에 이미 만들어 봤을 거잖아?」

하루나는 미식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 정말로 뭐든지 하기에 테러리스트 취급인 거지만...... 최고의 미식을 위해서라면 법률이 있다고 해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손을 대지 않은 건 그만한 열정이 없었다는 얘기일 거라고 이즈미는 생각했다.

하루나는 다시 달을 올려다보았다. 이즈미도 덩달아 얼굴을 하늘로 향한다. 가을밤의 달은 한층 더 빛나고, 동그랗다. 경단이 떠올라서 이즈미는 꼴깍 침을 삼켰다.

「날씨가 쌀쌀해져서 조금 마음이 약해진 걸지도 모르죠.」

「하루나?」

깨닫고 보면, 하루나는 이즈미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미식연구회는 미식을 추구하겠다는 생각만으로 4명이 모인, 개인이에요. 그렇기에 기본적으로는 개인이 각자의 생각대로 활동하고 필요할 때만 모였습니다. 일단 모임으로서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정례회의는 하고 있습니다만.」

하루나는 이 모임에 유대감은 없다고 생각했고,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동료의식은 있다고 하면 있겠지만, 예를 들어 선도부원에게 4명이 쫓기고 있을 때 누군가가 넘어졌다고 해도 다른 3명은 넘어진 누군가를 돕지는 않는다. 그 정도의 관계다.

「그런가? 우리, 꽤 사이좋은 거 같은데.」

음, 하고 손가락을 뺨에 대고 생각에 잠기는 이즈미에게 하루나는 웃고 만다. 대체로 넘어져서 가장 먼저 잡히는 건 이즈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즈미는 그 일에 전혀 원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네요. 그래서 4명이 뭔가를 잔뜩 해보고 싶어졌을지도 모르죠.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없을지도 모르고.」

「그렇구나. 하루나도 아카리도 내년에 졸업이니까.」

하루나와 아카리는 3학년이다. 무사히 졸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의외로 두 사람은 학업에 소홀하지도 않고, 게헨나 학원은 뭐랄까, 퇴학이 아니면 졸업이 가능하겠지. 3학년인 두 사람보다 이즈미의 졸업이 몇 배나 걱정이었다.

***

「온도가 낮아지고 효모도 넣었는데 아직 완성된 게 아냐? 아카리?」

아카리는 스마트폰 타이머를 보고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대답한다.

하루나와 이즈미의 소소한 대화를 들으면서도 한편으로 아카리와 준코는 차례차례 공정을 진행해 나간다. 효모는 온도가 너무 높으면 죽기 때문에 매쉬의 온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묽었던 매쉬는 점점 질척질척한 페이스트 상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모르겠단 말이죠.」

「뭐가?」

아카리를 돕고 있는 준코는 그녀의 작은 중얼거림을 듣고 궁금해서 물었다.

「저희는 옥수수에 세금을 내고 있죠? 보리도 내고 있고.」

「그게 왜? 설탕도 냈고 공공요금이면 물도 냈어.」

「증류기에는 밀레니엄의 수입세도 있습니다. 전부 성실하게 돈을 내고 있는데 한데 모아 가열하면 바로 범죄가 돼버려요.」

「......확실히 뭔가 화나네.」

스마트폰 타이머가 시간을 알린다.

「아, 됐어요. 총학생회법 위반이에요☆」

「뭐가 총학생회법 위반입니까!! 알고 있으면 그만두세요!」

조용히 지저귀는 벌레 소리가 확성기에 증폭된 날카로운 목소리에 지워진다. 탐조등의 눈 부신 빛이 선명하게 네 사람에게 향해 달빛의 포근함을 가로막았다.

엔진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선도부가 소유한 검은색 밴이다. 그 소리는 점차 미식연구회를 에워싸고 정지한다.

「숲인데도 완전히 들켰잖아!」

준코의 외침은 숲의 나무들 속으로 허망하게 빨려 들어간다.

「어떻게 해? 아카리, 하루나.」

「어떻게 하냐니, 정해져 있지 않나요.」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에 이즈미와 준코는 깜짝 놀랐다. 아카리가 가장 싫어하는 건 즐거운 식사를 방해받는 것이다. 지금은 식사 시간이 아니지만, 중요한 밀주 빚기를 방해받아 꽤 「열받았다」라고 후배 두 사람은 생각했다.

「꽤 거창한 방문이군요.」

「그 정도의 일을 하고 있다고 자각해 줬으면 하는걸.」

시끄러워진 숲에 담담한 목소리가 울린다. 위압적인 인상은 없는데도 묘하게 존재감 있는 목소리다.

스피커 소리가 난 쪽, 4명의 정면에서 당당하게 걸어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선도부의 검은 제복을 입은 작은 소녀, 선도부장 소라사키 히나다. 자신의 키보다 큰 머신건을 들고 있다. 그 위력에는 게헨나 학원의 불량배들이 두려움을 품는다. 그것은 학원에서도 나쁜 의미로 주목받는 미식연구회에게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교전하는 일이 많은 만큼 그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 근방의 불량 학생이라면 한 번 얻어맞으면 두 번 다시 맞으려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미식연구회의 4명은 히나와 대치한다.

「안녕하신가요, 히나씨.」

하루나는 생긋 미소 짓는다. 마치 긴장감을 감추듯. 간단히 말해서 여유 있는 척하고 있다.

「......안녕.」

갑자기 인사를 받은 히나는 순간 무슨 말을 할지 망설이다 인사로 답했다.

「부장님! 뭘 평범하게 인사하는 건가요! 지금 당장 그 원료를 버리세요!」

차에서 내려서 뛰어와 히나 옆에 선 푸른 머리 소녀, 행정관인 아코가 히스테릭하게 외친다.

「헤에, 무슨 이유로 버려야 하는 거죠?」

도발적인 아카리의 대사에 아코는 핏대를 세운다.

「총학생회법! 자신이 말했잖아요!?」

「그런 법으로 저희를 묶을 수 있다고 보시는지?」

「그래요. 저희는 미식연구회. 미식을 위해, 그것이 최우선 사항입니다.」

기세 좋게 말하는 3학년 두 사람을 보며, 이즈미와 준코는 「그런가?」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법이야 어떻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네, 그렇습니까 하고 그만두는 건 화가 났다. 그래서 두 사람은 각자의 애총을 들고 의사를 표명한다.

「이익!」

아직도 뭔가 말하려는 아코를 부장이 제지한다.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어. 제압하는 게 빨라.」

히나의 판단은 언제나 정확하다. 아코는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서서 손을 든다. 주위에 전개된 선도부원들의 총구가 네 명의 소녀들을 향한다.

「기다려.」

「부장님?」

「미식연구회는 강해. 위험하니 내가 혼자 하겠어.」

「네!? 위험해요!」

히나는 그렇게 말하며 허둥대는 아코에게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내디뎠다.

「꽤나 얕보였네요.」

아카리의 눈동자가 붉게 타오르며 표적을 작은 백발의 소녀로 정했다.

「나 혼자로 충분해.」

그에 반해 히나 쪽은 지극히 무감정하게 아카리를 응시하고...... 전투는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 히나가 달리기 시작한다. 마치 몸에 날개가 돋친 것처럼, 혹은 순풍에 올라탄 것처럼 가벼운 가속. 사실 히나에겐 진짜로 악마의 날개가 있지만.

「이즈미씨, 준코씨, 요격!」

「아, 알았어!」

총구를 이미 히나에게 겨누고 있던 두 후배는 히나의 접근을 막기 위해 방아쇠를 당긴다.

사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히나의 검은 날개가 퍼덕이며 바로 위로 뛰어오른다. 공중에서 한 바퀴 돌더니 착지자세에 들어갔다.

솔직하게 말해서, 아카리는 그 착지를 노리고 있었다. 공중에서 자세를 바꾸는 건 어렵다. 인간을 벗어난 히나라 해도 마찬가지다.

「여기입니다!」

아카리의 어썰트 라이플 하부에 달린 그레네이드 런처에서 유탄이 날아간다. 타이밍은 완벽하다. 히나의 착지와 동시에 작렬했다.

히나는 폭풍과 파편을 그대로 뒤집어썼을 터. 그러나 선도부 누구도 도우려 하지 않는다. 이 정도로 어떻게 될 리 없다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믿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믿는 건 선도부원만이 아니다.

하루나는 조금 전 앉았던 바위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균형을 잡으며 애총의 총구를 폭풍과 흙먼지에 휩싸인 히나에게 겨눈다.

순간적으로 보인 연한색 장발에 발포한다. 반응은 있다. 하루나의 총알은 히나의 이마에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히나는 총알이 머리에 맞은 충격으로 살짝 달 쪽을 향했다. 그뿐. 그것도 일순간에 다시 앞을 내다보고 히나의 몸보다 큰 머신건을 수족처럼 가볍게 이즈미와 준코에게 향하고 발포한다.

밤의 숲에 무시무시한 소리가 울린다.

「와악!」

「으엑!」

「이즈미씨!」

다가오는 사신을 보고, 준코는 순간적으로 지면을 향해 다이브했다. 한편 이즈미는 도망치다 히나의 탄환에 쓰러진다. 충격이 팔 관절, 무릎, 허리, 턱 밑으로 뻗어나간다. 이즈미는 순식간에 의식을 잃었고 햄버거를 닮은 헤일로의 빛이 사라져 버린다.

「다음.」

히나는 담담하게 말하고 탄막이 사라진 숲을 달린다. 스쳐 지나가는 나무를 보면 군데군데 도려져 있다. 히나의 총탄이 맞은 부분이다.

하루나와 아카리의 사격을 가까운 나무에 몸을 숨겨 가드하고, 몸을 숙인 채 더욱 전진한다. 거기에는 마침 일어나 이쪽을 향하는 붉은 머리 소녀의 모습이 있었다.

「힉.」

히나는 준코에게 어깨부터 부딪쳐 그 기세로 구른다. 거기에 머신건의 총구를 들이밀어 지근거리에서 사정없이 총알을 쏟아부었다. 준코는 눈을 뒤집고 기절한다.

「역시 강하네요.」

「네, 그렇지만.」

「질 수는 없어요. 밀주를 위해!」

「적당히 하고 포기해.」

진절머리 난다는 듯 말하는 히나에게, 하루나의 저격.

「큭.」

방금 이마를 노린 일격과는 달리 팔 관절을 노린 일격. 아무리 튼튼한 히나라고 해도 신체적인 약점은 다른 아이들과 같다. 히나는 어쩔 수 없이 몸을 피한다.

두 발, 세 발로 하루나가 총을 쏜 틈에 아카리는 달려가 히나와 거리를 좁혔다.

아까 히나가 준코에게 했던 것처럼, 아카리는 육박해 히나와 부딪혔다. 가벼운 준코와 달리 아카리와의 체격 차에서 히나가 밀린다. 그대로 아카리는 사격 자세를 취한다. 지근거리에서는 큰 머신건을 가진 히나보다 어썰트 라이플인 아카리 쪽이 약간 유리하다. 하지만.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히나의 오른발이 아카리의 왼쪽 옆구리를 노린다. 아카리는 사격을 포기하고 왼팔로 그것을 막았다. 답례라도 하듯 이번에는 아카리가 히나의 발을 노리고 로우킥을 이어간다. 그것을 히나는 뒤로 물러서서 피했다. 불리해지기 때문에 거리를 주지 않으려고 아카리는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딘다.

「큭!」

체격이 우수한 아카리는 육탄전이라면 아무리 상대가 히나라고 해도 쉽게 당하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아카리는 왼손으로 히나를 밀어 넘어뜨리려 했다. 히나는 그것을 몸을 굽혀 피하고는 머리로 아카리의 배를 강타했다.

「제법이네요......!」

「그쯤 하지.」

통증으로 주춤거린 아카리에게 히나는 도움닫기로 아카리에게 다시 다가간다.

「윽!」

발차기가 날아든다, 그렇게 생각해 손에 든 어썰트 라이플로 가드하는 아카리의 모습을 보며 히나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텅!

히나는 발로 차지 않고 뛰어서 아카리의 라이플을 밟고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거기서 다시 자세제어 후 지면을 향했다. 놀라움에 빠진 아카리를 본다.

그 순간에는 이미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굉음을 내며 총알이 아카리에게 쏟아진다. 꼼짝하지 못하고 아카리는 애총을 떨어뜨렸다.

「하루나씨!」

「맡겨주시길!」

「뭐야......?」

총알비 속에서 아카리의 쥐어짜는 목소리에 하루나는 허공에서 움직일 수 없는 히나를 노린다. 아까처럼 단단한 이마가 아니라 인체의 급소를 노리기 위해 눈을 가늘게 떴다.

"거기까지야!"

갑자기 숲에 제지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그 자리의 전원에게 그 목소리는 익숙하다.

「서, 선생님!? 어째서 여기에.」

노란색 차량으로 도착한 사람은 샬레의 선생님이었다. 누가 데려왔는지는 말할 것도 없다. 그 차는 급양부의 것이었으니까.

「늦지 않은 것 같네요.」

"응, 후우카. 고마워. 히나, 여긴 내게 맡겨."

「......선생님이 그렇게 말한다면.」

운전해 준 후우카에게 미소 짓고, 선생님은 히나를 대신해 앞으로 나선다.

「큰일이네요.」

히나는 이미 착지했다. 유일한 빈틈을 날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어색해하는 건 아카리였다.

「선생님......」

선생님은 분명히 아카리에게 볼일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아카리 앞까지 다가가 종이봉투 하나를 꺼낸다.

「!」

아카리의 안색이 변한다. 그것은 예전에 샬레에서 술에 취해 쓰러졌을 때 들고 있던 종이봉투다. 접혀서 보이지 않지만 아카리에겐 그 봉투에 베이커리 로고가 붙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선생님의 행동의 의미는......

"히나, 미식연구회의 매입 루트를 전부 조사했다고 들었는데, 효모만은 알 수 없었지?"

「응. 설탕, 보리에 다른 것은 슈퍼. 옥수수는 급양부. 증류기는 밀레니엄. 대체로 어디서 구입했는지 알 수 있었지만 효모만은 수수께끼였어.」

"아카리."

「곤란하네요. 선생님에게 들켰어요.」

정말로 곤란한 듯 아카리는 이마에 손을 짚는다. 그 사이 준코와 이즈미는 눈을 뜨고 선생님의 존재를 깨달았다.

「어라? 급전개?」

"아카리는,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한 거지?"

아카리 말고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선생님의 말. 그 말을 듣고 아카리는 항복했다. 선생님의 말 대로다. 그 베이커리의 부부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효모의 출처를 은닉했었다.

(처음부터 사지 않았으면 됐을 텐데 라고 한다면 그렇긴 하지만, 역시 식재료는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하고 싶죠)

초콜릿에 취해버렸지만 아카리는 그 베이커리의 빵 맛에 푹 빠져버렸다. 변덕스럽게 도와줬을 뿐인데.

그리고 선생님은 말없이 그렇게 전하고 있다. 「나는 아카리가 어디서 효모를 샀는지 알고 있다」라고.

아카리는 주워들었던 총을 이번에는 스스로 떨어뜨렸다. 항복의 신호다.

「항복입니다, 선생님. 선생님 말대로, 폐를 끼치고 싶은 건 아니니까요.」

「으아아아앙!!!」

이즈미의 우는 소리와 함께 증류기 안의 액체가 선도부원들에 의해 처분된다. 먹는 것을 대단히 좋아하는 이즈미다. 그것이 술이라도 흘러내리는 걸 보는 것은 괴롭겠지. 그러나 술 밀조는 범죄다. 선도부는 이 존재를 용납할 수 없다.

준코와 하루나는 흙과 동화되는 술을 어딘가 아쉬운 듯 바라보고 있다.

「모처럼 만들었는데. 나는 밀레니엄까지 갔고! 하루나는 분하지 않아?」

옆에서 화내는 준코에게 하루나는 나중에 먹으려고 가져온 편의점의 값싼 만두를 건넸다.

「으아앙....... 아, 나도.」

하루나는 이즈미에게도 건넨다.

「저는, 뭐, 그렇네요. 그렇게 분하지는 않아요.」

「왜?」

「모처럼 구한 옥수수가 헛되이 버려진다 해도, 이 『다섯 명』이 함께 무언가를 만든다는 추억은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으니까요.」

준코는 하루나가 노골적으로 우쭐해하는 얼굴로 말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어이없어한다. 정말로 분하지도 않고 정말로 기죽을 이유도 없는 거겠지.

「시끄러워! 뭐가 마음속에서 남아있다는 거야! 멋대로 나를 공범자로 만들지 마! 끌어들이지 마!」

분노에 차 하루나의 등을 때린 후우카는 드물게 손가락을 하루나의 얼굴에 갖다 댄다. 그 행동을 보면 격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머, 틀림없이 저희와 후우카씨는 동지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등을 쓰다듬으며 주눅 드는 모습도 없이 말하는 하루나에게 후우카는 무시무시한 눈동자로 노려보며 다시 한번 등을 때렸다.

「하루나는 나한테 할 말이 있겠지?」

「틀림없이 들키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있겠지?」

「이번 일은 죄송했습니다.」

후우카는 하루나가 완전히 입으로만 사과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크게 한숨을 내쉰다. 더 이상 말해도 헛수고로 끝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아카리는 어디로 간 거지?」

만두를 베어 물며 후우카와 하루나의 모습을 바라보던 이즈미가 깨닫는다. 그 목소리에 준코는 주위를 둘러본다. 중앙에 증류기를 정리하는 선도부원과 주위에 규제선을 치고 보초를 서는 선도부원, 그리고 규제선 밖에서 대응을 논의하는 히나와 아코. 어디에도 아카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아직 술을 숨기고 있다거나.」

후우카의 우려에 준코가 고개를 흔든다.

「재료는 전부 증류기에 넣었으니까 그건 아닐 거야.」

「후후, 아카리씨는 선생님에게 맡기도록 할까요.」

이즈미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본다.

「아, 선생님도 없구나.」

***

숲속에 그곳만 떠오르듯 융기한 받침대처럼 생긴 바위 위, 금발의 소녀가 달빛에 비쳐 주저앉아 있다.

"아카리. 여기 있었구나."

다가온 어른의 목소리와 모습에 소녀, 아카리는 홱 고개를 돌린다.

「흥.」

"하하, 화나게 했나 보네."

아카리가 무엇에 화가 났는지는 명백하다. 선생님이 자신을 말렸으니까.

「선생님이 오지 않았다면 술은 만들어졌을 거예요.」

아카리는 항상 웃거나 화내거나 해서 이렇게 토라진 모습은 드물다고 선생님은 느낀다.

「뭔가요?」

"뭔가, 토라진 아카리, 귀엽구나 해서."

「......이제 됐어요.」

아카리는 겨우 선생님에게 시선을 향한다.

「선생님이 오지 않아도 선도부원에게 노출됐다면 시간문제였을 테니까요. 오히려 선생님 덕분에 잡히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넓은 바위의, 아카리의 옆에 선생님이 앉는다. 올려다보면 커다란 달이 보인다. 태양과는 다른 부드러운 빛이 숲을 밝히고 있다.

"아카리는 왜 술을 만들려고 했어? 조금 마시면 쓰러질 정도인데."

아카리는 알코올 때문에 한 번 선생님 앞에서 쓰러졌었다. 평소 같으면 다가가는 것도 싫어져야 마땅할 텐데 어째서 밀주 같은 걸 시작하려 했는지 선생님은 의아했다.

「술에 강해지고 싶어서요. 그게 다예요.」

다시 한번 아카리는 어린아이처럼 고개를 돌린다. 달빛이 아카리의 붉은 뺨을 드러내고 있다.

"그게 다야?"

그런 아카리의 태도에 선생님은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음을 깨달았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고 달만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그......」

아카리는 얼굴을 붉히고 선생님을 보지 않은 채 작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한다.

「저, 샬레 당번으로 술을 마시고 쓰러지기 전후의 기억이 없어요.」

"아아."

선생님은 자신에게도 경험이 있다고 생각했다. 알코올로 인사불성이 되면 술에 취해 있을 때 한 언행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자명하다. 특히 술 초심자는 술을 어떻게 접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경험하는 사람이 많겠지. 그래도 아카리처럼 많이 약한 건 드문 일이지만.

「분하잖아요.」

"분해?"

아카리는 달을 올려다보며 말한다.

「네, 분해요. 그도 그럴 게 장래에 제가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돼도 선생님과의 추억이 늘지 않는다고요?」

"아카리, 설마 그것 때문에?"

그것 때문에 미식연구회의 모두를 부추기고 선도부와도 싸운 거야?

「나쁜가요? 그렇다고 해도 술을 빚는 일에 다소 규칙을 어기는 쾌감 같은 건 느꼈지만. 아, 그래도 미식연구회의 모두에겐 비밀이에요?」

"알고 있어."

「그건 그렇고!」

말할 생각이 없었던 속마음을 내뱉은 쑥스러움을 감추듯 아카리는 선생님 앞에 무언가를 꺼낸다. 그것은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술통이다. 선생님은 갑작스럽게 보게된 그것에 순간 당황하다 통의 내용물을 상상했다.

"그거, 설마."

「후후. 글쎄요? 밀주를 하지 않아도 술을 구할 방법은 있답니다?」

어느새 선생님을 향해 장난스럽게 웃는 아카리에게 선생님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면 될까? 술을 내놓으라고 화내거나 하면 돼?"

「아뇨, 이 통은 드릴게요. 그리고 제가 마실 수 있게 되면 같이 마셔주세요. 그럼 비록 그때 일을 잊어버리더라도 이 약속은 계속 기억할 테니까요.」

평소보다 아이 같고 수줍은 아카리의 미소가 달빛에 비쳤다.


소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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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2.09번역

소설핫산) 달빛에 비쳐 ~미식연구회 밀주 권유~ 後

#미식연구회#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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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ㅇㅇ작가
작가 정보 없음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12.09 19:09
조회0
광고

댓글 5

나
ㅇDC
ㅇㅇ124.12.09
디시콘
ㅇDC
ㅇㅇ224.12.10
디시콘
ㅇDC
ㅇㅇ324.12.10

이거 미식이네요 냠냠

ㅇDC
ㅇㅇ424.12.10
디시콘
ㅇDC
ㅇㅇ524.12.11

재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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