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샬레의 당번으로 오게 된 히요리가
실례합니다, 라는 소심한 중얼거림과 함께
에헤헤 웃으며 사무실로 들어오더니
자연스럽게 손님용 간식을 준비해 둔 선반으로 다가가는데,
요즘 간식들을 다시 채워 넣는 것을 깜빡한 탓에
텅텅 비어있는 탕비실의 선반을 확인하고
충격받은 표정으로 털썩 주저 앉은 히요리가
나쁜 어른의 마수에 붙잡혀
고통을 당하는 인생의 괴로움에 신음하며
훌쩍거리는거 꼴릴 것 같지 않냐...
슬픈 표정으로 훌쩍이다가
구석에 그나마 남아있던 커피맛 과자를 하나 발견하고
사각사각 조금씩 갉아 먹기 시작한 히요리에게
먹고 싶은걸 사줄테니 편의점에 다녀오자고 말하면
울음을 그친 히요리가 눈물이 맺힌 얼굴로
정말이냐고 물어보면서 과자를 한 입에 먹어버리고는
주섬주섬 가방을 메고 편의점에 다녀올 준비를 하는거 꼴릴 것 같지 않냐...
함께 편의점에 도착해서
먹고 싶은걸 뭐든 골라도 괜찮다는 말을 들은 히요리가
정말 뭐든지 골라도 괜찮냐고 묻는 듯한
소심한 표정으로 힐끔 눈치를 보고
머뭇머뭇 선반에 다가가서
도시락 코너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알바에게 혹시 모듬 돈까스 도시락은 없냐고 물어본 후
아쉽다는 표정으로 가라아게 도시락 하나와 컵라면,
구운 연어 주먹밥, 탄산 음료와 커피 우유, 과자 몇 봉지,
푸딩과 하겐다즈를 소심하게 바구니에 넣고
혹시 당번 업무가 끝난 후 가지고 갈 것을
조금만 더 사도 괜찮겠냐고
자신감 없는 얼굴로 조심스럽게 물어보더니
허락을 받고 대용량 과자와 이온 음료 페트,
신간 잡지를 담아오는거 꼴릴 것 같지 않냐...
그리고 계산대 옆의 튀김 코너를 빤히 들여보다가
결국 닭꼬치까지 포장 주문한 히요리가
에헤헤 웃으면서 계산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데,
카운터에서 알바생이 물건을 하나씩 찍고
가격이 올라가던걸 구경하던 히요리가
오늘 쓰려고 바구니에 담아두었던
피임용으로 쓰는 물건의 가격을 보고서
이게 이렇게 비싼거였냐고 충격받은 표정으로 전율하더니
말 할까 말까 고민하는 표정으로 머뭇머뭇
소매를 꾹꾹 잡아당기며
혹시 이 물건을 빼고 그 돈으로
다른걸 좀 더 사면 안되겠냐고
눈치를 보며 힐끔 올려다보는거 꼴릴 것 같지 않냐...
결국 다른걸 몇개 더 사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명란 주먹밥과 계란 샌드위치를 바구니에 추가한 히요리가
그, 오늘은...괘, 괜찮은 날이거든요...헤헤, 라고
변명하듯 중얼거리면서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꼬는데,
사실은 안전한 날을 계산하는 방법조차 전혀 몰랐지만
그냥 먹을걸 좀 더 사고 싶어서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마음으로 적당히 둘러대고 있었던거 꼴릴 것 같지 않냐...

댓글 50
어이쿠 시작인건가..


그냥 웃기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