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3※대책위원회 3장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분명히 경고했다.
아아ㅡ 얼마만에 찾아온 평화인가.
지하생활자도 쿠로코가 처리한 이후로, 대책위원회에, 샬레엔 다시 평화로운 일상이 되돌아왔다.
'모두'가 함께있는 일상. 비록 짧은 며칠 간이었지만,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는데에 충분한 날이었다.
...물론, 샬레 건물은 여전히 수리로 바쁘지만.
'띠링.'
"음? 모모톡?"
비록 텍스트로 된 메시지일 뿐이지만, 어쩐지 음성메시지처럼 들려오는 '으헤~'라는 소리와 늘어지는 목소리.
"...호시노네. 오늘도 바쁜건가."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도 서류 일을 홀로 떠밭아 하고 있기에 도와줄 수 있겠냐는 내용.
처음엔 나름대로 대가(?)도 받고 만족한 일이었다지만, 물론 지금은 그런 것 없이 도와주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어, 호시노. 마침 근처라 곧 갈테니까.'
'으헤~ 역시 선생은 의지가 된다니까. 기다리고 있을게~'
오늘은 끝나고 시바세키 라멘에서 같이 밥이라도 먹을까. 요즘 호시노는, 사격이나 방어 훈련에 꽤나 열심이라 밥도 자주 거르니.
물론 지금도 빈손으로 가긴 그런만큼, 호시노가 최근 꽤 좋아하는 모양인 'MX-레이션 C형 디저트 맛'을 사가고 있긴 하지만.
어찌됐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던 도중, 아비도스 고교에 도착했다.
"프라나, 호시노 지금 위치는?"
"...확인. 대책위원회 부실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 늘 고마워. 프라나."
"...제가 아니면 이런 악취미에 어울려 줄리가 없으니까요."
"아니아니, 오해라구. 호시노랑 엇갈리면 곤란하잖아."
"......"
누가봐도 안 믿는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어! 지하생활자를 상대로 얘기하던 그 얼굴이잖아!
뭐, 나중에 얘기하는 걸로 하고, 일단 부실로 향하도록 할까.
......
똑. 똑.
헤에, 마침내 왔나.
"으헤~ 들어와, 선생."
좋아, 문이 열렸으면ㅡ
와락.
"나 왔ㅡ 으힉? 호시노?"
"으헤~ 기다리고 있었다구, 선생?"
아. 따뜻해.
"어... 그, 호시노?"
...마음이 편해져.
"......"
"으음... 호시노? 계속 이러고 있으면 일이..."
알고 있어. 그래도ㅡ
"......조금만, 조금만 이렇게 있게 해줘."
"...그래. 알겠어."
역시, 상냥해.
언제나 함께하고 싶어.
"...이제 끝! 약속했던 서류부터 처리할 시간이야!"
"...으헤, 아저씨는 좀 더 이렇게 있고 싶은게 말야."
"그래도, 할 일이 있으니까. 그렇지, 호시노?"
"으헤... 어쩔 수 없나."
슬슬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분위기인가~ 라는 생각도 잠시, 선생의 손에 들린 물건이 이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선생, 그건ㅡ"
"아아, 맞다! 호시노 요즘 끼니를 자주 거르고 있잖아! 그래서 챙겨왔어! 이거 좋아했지?"
"헤에, 아저씨를 계속 지켜보기라도 한거야? 이거 좀 부끄러운데..."
"흠흠, 어찌됐든! 오늘 서류 일이 빨리 끝나면 같이 라멘이라고 먹자고?"
"으헤~ 어서 끝내자구~"
역시, 선생님은... 선생님만큼은......
아니, 이런 생각은 좋지 않으니까.
우선, 서류부터 마저 선생님과 같이 처리해둘까.
......
"으헤~ 이걸로 끝~"
"수고많았어, 호시노."
"...뭐, 선생이 거의 다 해버리고 말았지만."
샬레의 일로도 매일 바쁠텐데. 이렇게 도와주기도 하고...
"으헤~ 그럼 라멘은 아저씨가 사는걸로 할까~"
"아니야, 호시노. 그건 내가 제안하기도 했고ㅡ"
"으헤."
앗, 조금 무서웠으려나.
"...뭐, 계산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갈까? 호시노?"
"으헤~ 가자고~"
아... 영원했으면 좋겠어.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어.
......
2 / 3......
"ㅡ잠깐만 기다려줄래, 선생님?"
"호시노?"
내가ㅡ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ㅡ
"우, 우왓 순식간에ㅡ 가 아니지, 호시노!"
......
"...후우. 준비 완료."
"호시노! 갑자기 왜ㅡ"
"엣."
지금 선생님의 눈에 보인건, 급하게 전투복으로 입은 내 모습이려나.
"......"
"호시노."
"어... 이건......"
"......그렇구나."
"으... 으음......"
"역시 히어로답게 라멘을 먹으러 가는 길에도 위기에 처한 이가 있응 가능성을 고려한 선택인가!"
".....에?"
"역시 호시노야! 자, 그럼 어서 가자고! 나의 히어로!"
......푸흣, 뭐야 그게.
"으헤, 그럼 원하시는대로, 갈까? 사이드킥!"
가끔은 일부러인지도, 정말 순진하게 속는건지도 모르겠다니까. 정말... 정말 이상한 어른이야.
...그게 좋은거려나.
"호시노? 얼굴이 빨간ㅡ"
"으, 으헤? 빨리 가기나 하자구?"
이렇게 사람 마음을 들었다놨다 하고... 그러다 언젠가는 정말로 천벌받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물론 그럼 그런 하늘도, 신도 살려두지 않겠지만.
"...호시노? 빨리 안가면 라멘집 닫을지도 모른다고?"
"아, 알겠어!"
......
후루룩 소리가 가게 안을 가득 채운다.
이윽고 감탄과 함께 만족감이 속에서 올라온다.
"으헤~ 언제 먹어도 맛있다니까~"
"으응, 여시 마있ㅡ"
"선생. 다먹고 말해."
"눼엡."
"하하! 둘다 맛있게 먹으니 기분좋은데!"
"으헤~ 그런 말 들으면 아저씨도 기뻐버린다구...?"
슬슬, 계산할 타이밍인가.
"역시 계산은... 이쪽에서ㅡ"
"아, 미안. 호시노. 이쪽에서 이미 했어."
"엣."
...대체 어느 틈에?
"으헤... 아저씨가 빈틈을 보였다니 방심했네..."
"이게 바로 어른의 교활함이랄까. 아무튼, 슬슬 일어날까?"
"으헤... 그럴까나."
"둘다 나중에 또 오라고! 그때도 서비스는 잔뜩 줄테니!"
......
"으헤, 역시 시바세키 라멘은 친절하다니까."
"그러게. 덕분에 매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먹는거 같아."
"선생, 그래서 이제 뭐할까?"
쇼핑... 은 역시 너무 늦어지려나. 공원 산책? 너무 무난해서 되려 뭔가 애매한가.
"음...... 시간 상 슬슬 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어?"
"아무래도 임시 거처는 샬레보다 더 떨여져있으니까. 일단 오늘은ㅡ"
덥썩.
"엣. 호시노? 갑자기 손은 왜ㅡ"
"......ㅡ지마."
"응? 호시노?"
꽈악.
의식하진 못했지만, 분명 붙잡은 손은 더욱ㅡ
"아직...... 가지마......"
라고 말하고 있었다.
"호시노? 괜찮아?"
"아."
물론 뒤늦게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고 그 손은 금세 떨어지게 되었다.
"으... 으음... 미안, 선생. 방금은 실수랄까, 뭐랄까."
......아니야. 실수가 아니야.
"으헤~ 아저씨 또 이상한 소리를ㅡ"
아니야. 방금 내가 한 말은ㅡ
"그, 그래. 선생 말대로 오늘은 여기서 헤어질까."
싫어. 좀 더 같이 있고 싶어ㅡ
"......호시노."
"으, 으헥?"
"이번만이야."
"엣."
덥썩.
하지만, 이번에는 내 쪽이 잡힌 쪽이 되었다. 뭐라 말하기도 이전에, 선생님은 마치 어딜 갈지까지 정해놓은듯 내 손을 붙잡고 달린다.
아아. 다행이다. 한번이라도 붙잡길 잘했어.
......
라곤 했지만ㅡ
"선생, 너무 오래 걷는거 아냐? 벌써 밤이라구?"
"으음, 생각보다 머네."
"으헤, 아저씨는 어디가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호시노도 도착하면 기억날걸?"
"그게 무슨......"
뭐, 선생님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은 안하겠지.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그런 어른......
으으. 선생님 생각으로 머리가 또 이상해져버려.
"으음... 이쪽인가...... 아! 여기다!"
"이런 사막 쪽까지 대체 무슨 일로ㅡ"
ㅡ여기는.
"어때, 호시노? 기억나지?"
"으... 으응, 아무래도 그렇지?"
모래에 파묻힌 이 열차......
"지난번에 와서 같이 잤던 곳, 기억하지?"
"으헤... 여길 둘이서 또 오게 될 줄은 몰랐네......"
그것도, 내가 아니라 선생님의 주도에 이렇게 오게 되는 상황은, 더더욱 예상치 못했는데.
"뭐, 오늘도 여기서 신세지도록 할까. 호시노 말대로, 시간도 늦었으니까 말이지?"
"우... 우으......"
"앗, 그건 역시 무리려나ㅡ"
"아냐!"
"우왓?! 목소리 커졌어?"
"으... 으음... 뭐,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는건 역시, 선생한테 실례니까."
"딱! 오늘만이야, 선생. 다음엔 미리 얘기라도 하고......"
"그래, 약속할게."
이런거...... 갑자기 해버리면...
으아아 무슨 생각을ㅡ
"서, 선생. 잠자리는ㅡ"
"뭐, 오늘도 같이 모포를 덮는게 좋으려나."
"......///"
"뭐, 일단 호시노 먼저 자고 있을래?"
"......응?"
"일단은, 총학생회 쪽이나 이곳저곳에 미리 연락해둘 필요개 있으니까 말이야."
......방금까지 기대시켜놓고, 이건 비겁하지.
"으헤, 역시 아저씨도 같이 있어야겠는데."
"뭣."
"으헤~ 당연하잖아? 이런 휑한 곳에 혼자 자는건 아저씨라도 무섭다구? 잠 못 자고 떨고 있어버린다구? 선생은 학생이 혼자 겁에 질린 채로 있게 하지 않을거지?"
"그렇게 말해도......"
"......"
"뭐, 그런가. 호시노가 원한다면 어쩔 수 없나."
어라. 이렇게 쉽게 물러난다고? 혹시 내가 무서운 표정이라도 지었나? 아니면 역으로 불안했다던가... 으으...... 선생님 앞에서 또 안좋은 모습을ㅡ
"호시노."
"으, 응? 선생?"
"......괜찮아. 나는 여기 있어."
"갑자기 무슨 소리를ㅡ"
"...호시노, 많이 불안해하고 있는거 같았으니까."
"......?!"
아. 손에 무언가가ㅡ
"호시노, 역시 두려웠던 거지? 또다시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릴까봐...?"
"무...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는데ㅡ"
아, 손을 뗄 수가 없어. 오히려 더 강하게 붙잡히는 느낌...
"오늘 호시노는, 어딘가 만족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해하는 느낌이었으니까. 지금도, 호시노는 어쩐지 불안해보여."
"......"
맞아. 무서워.
"호시노는ㅡ"
나는ㅡ
"역시ㅡ"
또다시ㅡ
"잃어버리는게 두려운거지?"
"......"
아아, 여기서 울고 싶지 않았는데. 선생님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내가 선생님을 지켜야 하는데ㅡ
"걱정하지마, 호시노."
"호시노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나는 빼앗아가게 두지 않을테니까."
"만에 하나 빼앗기더라도, 난 반드시 호시노를 위해, 학생을 위해 되찾아올거고."
"......그럴 일은 없지만, 그게 나라면ㅡ"
"난 절대 호시노를 떠나 사라지지 않아. 난 언제나 학생의 곁에 있을테니까."
"......"
"그러니까, 호시노. 너무 그렇게 힘들어하지 말아줘. 호시노는 더이상 홀로 짊어지지 않아도 돼."
"호시노에겐, 내가, 대책위원회가, 모두가 있으니까."
"으... 으헤... 그런가... '모두'인가......".
"응. 모두야. 모두가 호시노의 곁에 있어."
"...역시, 선생은 상냥하네."
"그게, 어른이 해야 할 일이니까."
아아, 이 상냥함. 이 따뜻함. 어쩐지 그리웠어.
단 한번이라도, 다시 한번 마주하서 싶었어.
"......"
"우왓? 호시노? 갑자기 이렇게 품으로 오면 당황스럽ㅡ"
"쉬잇."
"?!"
...분명 '다르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그만큼 안심돼. 그러니까, 더더욱 잃을 수 없어.
"이건, 선생님이 시작한 일이니까."
"사, 사회적으로 죽게 하진 말아줘..."
"으헤, 선생님. 이상한 생각을 하는거냐구."
"뭐, 뭣?! 설마! 그럴리가! 선생이란 사람이 그럴리가!"
"헤에, 반응 격하네."
"이익... 어른을 놀리면 못쓴다구, 호시노!"
"으헤~"
......
"곤란할 때 손을 내밀어줄 친구는 생겼어?"
"제대로 '으헤~'하고 웃고 있어?"
......
...친구는 아니지만ㅡ
곤란할 때 손을 내밀고ㅡ
곁에 있을 때 제대로 웃을 수 있는ㅡ
그런 사람, 제대로 있는 거 같아요, 유메 선배.
저, 이 사람 곁에 있을 때 정말 이렇게 행복될까 싶을 정도로... 정말 즐거우니까요.
그러니까ㅡ
그러니까 이번에는ㅡ
3 / 3이번만큼은ㅡ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거야ㅡ
두번 다시는ㅡ
......
"......잠들었나."
사실, 계속 걱정하고 있었어.
호시노가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을까봐, 혼자만 마음 속에서 계속 고통받으며 버티고 있는건 아닐까ㅡ 하고.
어쩌면... 아직 떨쳐내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거지?
더는 '아무도 이해못해'라던가, '유메 선배라면 그렇게 했을테니까'라던가 같은 말에 묶여있지 않는거지?
나는... 호시노가 더는 누군가의 그림자 속에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
호시노는, 누군가의 뒤를 따라가는 수준에 그칠만큼 나약한 학생이 아니니까.
호시노가 자신의 빛을 찾을 때까지, 나는 호시노의 곁에 남아있고 싶어. 하지만ㅡ
"쿨럭! 쿨럭!!!"
......아아ㅡ
......
"사용할수록, 깎여나갑니다. 당신의 삶이, 시간이."
......
나는, 나에게는ㅡ 얼마나 남아있을까.
"......괜찮아, 아로나. 프라나."
""......""
그래, 지금은 괜찮을거야.
분명... 분명 그럴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소중한 별과 함께 두 눈을 감았다.
밤이 지나고 낮이 되더라도, 환하게 빛날 별의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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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보다 막 찾았네요. 후반부이 호시노랑 열차에서 대화할 때 선생이'랑' 보다는 선생이'란' 이 더 어울릴 듯 합니다.
덕분에 오타 추가로 하나 더 찾았습니다 고마워요
넌 고수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