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52자
#나기사 #미카
원문 たあぷぽ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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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소노 미카가 티파티 석상에서 내놓은 하나의 제안이었다.
"그래서☆ 나기짱의 쿠소자코 멘탈 개선 대작전! 괜찮지!"
"괜찮을 것 같네요."
「재밌어 보이긴 한데...」
"여러분...!"
당연하다는 듯 섞여있는 선생님은 차치하고 트리니티의 최고 권력 집행기관인 티파티(임시 멤버 포함)가 논의하기엔 너무나도 시시한 내용.
하지만 그 난관을 극복하고 한층 더 가까워진 그녀들에게 있어,
주요 멤버, 키리후지 나기사의 고민 해결은 산더미같은 심의 업무를 제쳐두고서라도 최우선으로 논의해야 할 중대한 사안인 것이다.
「근데 메이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할 시간이 있어? 나기사도 많이 바쁠 텐데?」
"아, 선생님, 그 부분은 문제 없어! 세이아짱이랑 나랑 협조적인 티파티 아이들이랑 함께 분담하기로 했거든!"
"어느 정도 보좌는 이미 하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나기사에게 모든 부담이 집중된 상황이야말로 비정상이죠."
"그, 그렇긴 하지만! 본래 제가 해야 할 직무를 제쳐치고 그런..."
이야기의 요점은 이러하다.
티파티의 역할이 늘어나면서 나기사의 나쁜 면인 독단적으로 진행한다는 점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그녀 본인은 청렴결백하고 고결한 정신을 갖고 있으면서도 청탁을 병행할 각오도 되어 있지만 대인관계, 다시말해 정치적인 면에서는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너무 없으니 조금 더 뻔뻔해지면 되지 않을까? 메이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미소노 미카의 생각.
"뭐, 괜찮지 않나요, 나기사. 가뜩이나 세간의 상식과는 동떨어진 트리니티에서 티파티의 호스트까지 맡고 있는 당신이니까."
"맞아! 이대로라면 아르바이트 하나 경험한 적 없이 학창시절이 끝나버린다고?!"
"티파티의 직무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자자, 나기사가 싫다면 억지로 강요하면 안 돼. 그래서 어때?」
"으음, 그렇네요... 모처럼 미카 씨가 생각해주었고 싫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게──"
왜 메이드 카페 아르바이트가 멘탈 단련으로 이어지는가?
나기사의 의문은 지극히 당연하다.
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도 미카 나름대로의 의미 부여가 있었다.
"그러니까? 콘셉트 카페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 접객을 하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거라고? 그러니까 뭔가 이렇게, 새로운 발견을 할지도 모르잖아!"
「굉장히 대충인 이유...」
"흐음. 저는 분명 나기사의 지뢰계 패션을 조롱하고 싶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세이아짱은 좀 조용히 있어. 『지뢰계 여자 메이드 카페』를 선택한 것도 다 이유가──"
그녀 왈, 괴롭힘을 받는 중 느꼈다고 한다.
부정적 에너지는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증오, 절망, 허무, 그것들을 자신의 내면에 흡수해 정체성으로 승화시켜 타인의 가해를 역으로 무기 삼아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지뢰녀』의 바닥 없는 힘이야말로 근본부터 착해빠진 나기사에게 부족하고 필요한 것이 아닐까.
"요컨대 미카가 하고픈 말은 이런 건가요."
"응... 뭐, 비슷한가? 세이아짱은 역시 말을 어렵게 하네."
「그래도 멘헤라는 어떤가 싶긴 한데.」
"선생님도 조용히 해줄래?"
「아, 네!」
"아, 무, 튼! 나기짱, 아르바이트 하자? 응? 아는 사람 카페라서 완전 안심이라구? 즐거울 걸? 3개월이면 되는데? 응? 나도 도울게? 응???"
어째서 미카가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밀어붙이는가?
나기사 입장에서는 그 부분도 지극히 의문이다.
의미도 모르겠고 합리성도 느껴지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논의할 가치조차 없어 보인다.
... 하지만 그녀의 문제 제기가 완전히 틀렸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결심이 흔들리거나 꺾이거나 하는 나약함이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조금이나마 그러한 과제에 직면할 수 있는 실마리라도 얻을 수 있다면...
무엇보다도 둘도 없는 소꿉친구가 이렇게까지 추천한다면...
"... 알겠습니다. 일단 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기사는 홍차를 다 비웠다.
펄쩍 뛰며 기뻐하는 미카, 싸늘한 눈빛으로 힐끗 쳐다보는 세이아, 여우에게 홀린 듯한 표정의 선생님. 각자의 속셈을 가슴에 품고 회의는 진행된다.
키리후지 나기사, 지뢰계 여자 메이드화 계획의 시작이었다.
†
트리니티 인근 번화가, 그 한 편에 자리잡은 『카페・다~크니스』가 그녀의 분투 무대가 된다.
"좋은 아침!"
"조, 좋은 아침입니다..."
카랑카랑, 문을 연다.
겉보기에는 보통의 카페. 하지만 한 발짝 더 들어가면 벽과 바닥은 칙칙한 분홍색으로 과하게 여성스럽고, 식기는 다양한 색조의 보라색으로 표독하다. 그야말로 색채의 향연이다.
원래는 바 카운터가 딸린 분위기 있는 평범한 카페였던 것 같지만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으며 마치 캬바쿠라... 가 아니라 테마파크 같은 다른 공간을 성공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아아, 안녕. 네가 오늘부터 단기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나, 나기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기짱이구나. 내가 여기 마스터야. 잘 부탁한다고!"
카운터 너머에 자리잡은 바텐더 의상의 마스터는 태비 고양이 같은 귀여운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중후한 목소리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그런 마스터를 보며 미카에게 끌려온 나기사는 우물쭈물하면서도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인사한다.
"좋네, 미카짱. 이렇게까지 완성도 높은 지뢰계 패션의 아이는 좀처럼 드물거든~~"
"그치! 이만큼 완성하느라 고생했다구~~"
다만 그 외모는 평소의 그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예를 들면 머리.
"그 트윈테일... 가발이지? 검게 보이는데 다크바이올렛인가? 메이크업도 완벽하네!"
"맞아 맞아! 자연스러운 이너 컬러로 보이도록 길이 좀 맞춰줘!"
평소의 윤기나는 플래티넘블론드 위에 검은색에 가까운 보라색 가발을 장착했다. 마치 바깥머리만 검은색으로 염색한 듯한 투톤 컬러 헤어스타일로 가장하고 트윈테일 스타일로 공을 들였다.
평소 내추럴 계열의 메이크업도 멘헤라의 특징적인 요소를 도입해 눈가는 살짝 붉게, 아이라인은 또렷하게, 지뢰계를 추구하면서도 나기사의 장점은 살린 마무리다.
"그럼 나기짱은 평소에는 이런 패션은 아니야?"
"아, 네... 그녀가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고 해서..."
"코디는 중고 사이트에서 준비했어! 스타일이 좋아서 힘들었거든."
"그래도 정말 잘 어울려. 꽤나 본격적으로 보이는데!"
유명 고스로리 브랜드의 의류는 날씬한 그녀를 좋은 의미로 아이처럼 보이게 한다. 핑크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 풍성한 프릴은 조금 낡았지만 중고란 것을 모를 정도로 퀄리티가 뛰어나다.
두드러지는 신체적 특징인 날개에는 미소노 미카가 선정한 고스로리 악세서리를 달아 화려하고 여성스럽다.
원래는 검정 통굽 부츠도 신을 예정이었지만 키가 너무 커져서 굽이 낮은 로리타 계열 펌프스로 시선을 분산시켰다.
덧붙이자면 앞서 말했듯 미카의 선정이지만 그녀도 금전적으로 달리기 때문에 실질적인 자금줄은 샬레에서 선생님이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나기사는 그 사실을 모른다.
돈을 버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이미 그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런 감각이 어긋난 것을 보면 나기사도 미카도 역시 아가씨다.
"칭찬의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나기짱, 3개월 단기라고 그랬지?"
"아, 네."
"그렇구만! 괜찮아 나기짱, 일손이 부족해서 단기라도 큰 도움이거든! 제복은 대여해줄테니까 옷은 오늘처럼 입고 오지 않아도 돼! 취미로 하는 애들도 많지만 다 그런 건 아니야!"
"예에..."
고양이 마스터의 기에 시종일관 눌려 있는 나기사... 가 아니라 여기서는, 나기짱.
4인용 테이블이 넷, 10인용 카운터가 하나, 꽤나 넓은 카페에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아, 나기짱, 이런 게 처음이라 불안하구만? 우리 카페는 손님도 좋은 사람들 뿐이고 건전하니까 안심해!"
"그, 그렇군요..."
과연 정말일까.
고개를 갸웃하고 붙임성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마스터의 권유에 따라 카운터 의자에 앉는다. 미카는 싱글벙글 웃으며 뒤에 서 있다.
"이런 가게니까 음식도 음료도 직원도 소수정예! 금방 외울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알겠습니다... 홍차는 미리 만들어 놓은 건가요?"
"그렇지! 뭐 그냥 커피랑 홍차, 케이크랑 오므라이스, 이것뿐이니까 맛에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나기짱, 여기 아이스티는 맛있으니까 안심해도 돼."
안심하라니.
당황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내민 큰 유리잔의 아이스티에 쭈뼛쭈뼛 손을 뻗는 나기짱.
"음...! 이거 맛있네요."
"그치~? 나기짱을 데려온 만큼 괜찮은 카페라고!"
"그럼 겉보기에는 안 괜찮은 카페로 보인다는 건가?"
"에이, 아냐! 그치만 콘셉트 카페는 맛은 없는 곳도 많으니까!"
"하하하, 미카짱. 손님도 직원도 웃는 얼굴이여야 하니까. 그 부분은 타협하지 않아."
직원도 웃는 얼굴로...
"저기..."
"응? 뭐 궁금한 거라고 있어, 나기짱?"
"... 음료가 맛있는 것과 직원이 웃는 것이 무슨 관계인가요?"
소박한 의문을 가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호탕하게 웃는 마스터.
콘셉트 카페라는 것을 나기짱이 이해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듯 싶다.
†
그리고 주마다 한 번 나기사의 콘셉트 카페 근무가 시작되었다.
주 일거리는 서빙과 응대. 다시 말해 음료 등을 손님에게 나르고 손님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어렵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기사에게는 모르는 것 투성이인 세계에서 신선한 고생의 연속이었다.
처음에는 흑백의 고스로리 메이드복을 입는데 고생하고, 메뉴를 읽는데 고생하고, 단골 손님의 얼굴을 외우는데 고생하고, 친절하게 응대하는데 고생하고...
(배가 출렁거리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그녀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손님을 상대하며 마시는 음료의 양.
콘셉트 카페는 단순한 카페와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손님이 직원에게 음료를 대접한다는──캐스트 드링크 시스템.
기본적으로는 바 카운터 안쪽에서 응대하는 나기짱이지만 지뢰계 같으면서도 지뢰계 같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 기품 있는 외모, 그리고 세련된 행동에 마음을 빼앗긴 손님이 많았다.
그 결과 출근 3주차 만에 이미 하루에 10잔 이상의 음료를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호오, 트리니티 학생이구나."
"네, 그렇습니다."
"그렇구나. 그럼 돈도 많이 필요할 테니 한 잔 더 받을까?"
"가, 감사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오늘만 11잔 째의 아이스티를 손에 받는다.
거절하면 좋겠지만 사람 좋은 나기짱은 그럴 수 없다.
미소노 미카가 말하는 나기사의 위크 포인트 그 자체다.
"괜찮다면 내 커피도 받아줘."
"아으, 네... 감사합니다..."
심지어는 두세 개의 잔이 나란히 놓이기도 한다.
멘탈보다 방광이 먼저 단련된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부담스러운 양의 아이스 드링크.
굳이 다 마시지 않아도 되지만 호의를 거절할 수 없어 받은 음료는 다 마시는 나기짱. 소리도 내지 않고 빨대로 컵 바닥까지 빨아마신다.
"빨대로 쪽쪽 빠는 모습이 귀엽네!"
"감사합니다..."
"좋은걸, 내 것도 빠는 모습을 보고 싶네."
"야 임마! 너 나기짱한테 뭘 가르치려는 거냐!"
"...?"
이를 지켜보는 손님들도 눈치껏 적당한 틈을 타 싱크대에 버리지 않는 고지식함에 호감을 느끼고 더 많은 손님들이 좋아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결국 출근 4주차에는 가벼운 배탈이 날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녀는 숙녀로서 그런 컨디션 불량은 티를 내지 않는다.
카페 뒤쪽으로 나가는 횟수가 많아졌지만 일부 열성적인 손님을 제외하고는 그 사실을 깨닫지도 못한다. 그만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다.
"미소녀는 화장실을 안 간다는 말이 사실이구만."
"아니, 계속 보면 종종 나가잖아."
"꿈이라도 꾸게 해줘!"
그런 그녀의 프로의식에 단골손님들은 나기짱에게 더욱 열광한다.
그 결과 나기짱은 불과 출근 4주차, 단 한 달 만에 카페 매출 순위 상위권에까지 진입하는 업적을 이루게 된다.
†
당연하지만 그녀의 본분은 학생이다.
그런 행동을 밖에서는 티내지 않는 걸 보면 상당한 연기파일지도 모른다.
「안녕, 나기사. 한 달 만인가?」
"안녕하세요, 선생님. 구호기사단에 용무인가요?"
「응, 잠깐. 그러고 보니 그때 이야기 상황은 어때?」
"뭐, 으음... 그럭저럭..."
「──힘들면 그만둬도 되니까 언제든지 말해줘.」
"아, 아뇨. 그건 아니니까 괜찮습니다만."
「다만?」
"...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말? 괜찮아? 라고 걱정하는 선생님을 억지웃음으로 배웅하고 뒷모습을 보며 작게 한숨을 쉰다. 속내로는 상담하고 싶었지만 내용적으로 꺼림칙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객관적으로 보면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나기사는 열심히 임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출근 5주차에는 자리가 부족해 서 있는 손님이 나올 정도로 성황이었다.
"저, 여러분, 좁지 않..."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자, 아이스티로 건배!"
"거, 건배..."
"""""화이팅!!"""""
일주일에 한 번만 온다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소문이 소문을 불렀고 이제는 묘한 일체감까지 느껴질 정도가 되어버렸다.
마스터의 말대로 이런 카페치고는 드물게도 손님층도 탄탄해서 문제가 생길 기미는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인기가 많아도 너무 많다. 주문을 너무 많이 받는다. 시선이 따갑다.
"뭐냐고 저 녀석... 갑자기 튀어나온 단기 알바 주제에 너무 나대는 거 아니야?"
"그치. 트리니티 학생이면 알바할 필요도 없잖아. 영업 방해야."
결과적으로 동료 직원들로부터 질투를 한몸에 받게 되었다.
한 번 영업에 대략 4~6명의 직원이 일하는데 나기짱과 같은 날 근무하면 팁이 확 줄어들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다.
"죄송합니다 여러분. 오늘은 이쯤에서 실례하겠습니다..."
"에이, 벌써 가는 거야?" "신데렐라야?" "멍청아, 신데렐라는 12시잖아." "통금 시간이 엄격하면 어쩔 수 없지." "청초해서 좋구만..."
문제는 그 다음. 영업 개시 3시간 정도 뒤, 늦은 저녁 정도의 시간에 돌아가버리는 그녀를 따라 이전에는 오래 머무르던 손님들까지도 돌아가게 되어 버렸다.
그렇게 되면 이후 교대하는 직원은 원래 시급분의 벌이마저 위태로워진다. 지금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위기감과 초조감이 부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킨다.
"마스터! 저 애 어떻게 못해요?!"
"날짜가 겹치면 전혀 벌질 못하는데요!!"
"너무 잘난 척 하는 거 아니야? 진짜 짜증나. 혼자서 고고한 것 마냥 행동하고."
처음에는 동료끼리 불평. 그 다음은 마스터에게 불만 표출. 그리고 종국에는──
"안녕하세요, 여러분."
"... 우와, 또 왔어."
"..."
"저, 저기..."
"일일이 인사도 하고 참 착하네! 빨리 갈아입고 나갈래? 방해되니까."
"메이크업이랑 복장이랑 안 어울려서 웃겨. 옷 좀 똑바로 입어."
"으..."
특히 이 카페의 콘셉트 상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직원이 많이 있는 편이다. 이런 식으로 말로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점점 괴롭힘은 음습해져서──
"저, 제 제복이 사라져서..."
"그럴리가, 클리닝까지 해서 사물함에 넣어놨을 텐데... 아, 누구야 쓰레기통에 넣어둔 게! 용서 못 한다!"
"아, 아니요 마스터. 그렇게까진 하지 않아도──"
"아얏! 이건... 옷핀? 왜 신발 안에..."
"왜 그래 나기짱? 괜찮아?"
"아, 괜찮아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기... 마스터. 죄송합니다만..."
"무슨 일이야?"
"사물함 열쇠 구멍에 접착제가 들어간 것 같아서..."
"... 어쩔 수 없지. 여분의 제복과 열쇠를 줄 테니 오늘은 다른 사물함을 써."
시작한 지 두 달, 8주차 즈음에는 출근하는 것 조차 꺼려지게 되었다.
†
출근 9주차를 앞둔 날.
나기사는 샬레 휴게실로 미카를 불러 상담을 요청했다.
"그렇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네네, 지금까지는 잠자코 있었지만 슬슬 한계인 듯 해서."
"마스터는 아무 조치도 안 했어?"
"아뇨, 여러 대책은 마련해 주셨지만 탈의실처럼 눈이 닿지 않는 곳은 막기 힘들어서요."
"그런가..."
내용 측면에서 그렇게 가혹하지는 않다.
(미카 씨는 이보다 훨씬 더...)
게다가 나기사로서도 이 정도의 악의는 익숙하다.
배에 칼을 꽂는 행위... 목숨이 위험한 책모의 과거에 비하면 오히려 귀여울 정도다.
단지──
"제가 견딜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카페 자체에 폐를 끼친다는 점이 마음이 괴로워서..."
사실 그녀들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이전부터 카페에서 일해왔고 나기짱이 떠난 뒤에도 계속 일해야 하는 그녀들에게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고 배제하고픈 마음은 당연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러니 이쯤에서 막을 내릴 때가 아닐까──
"나기짱."
"... 네."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진지한 눈빛으로 미카가 말을 꺼낸다.
"미안해. 하지만 여기까진 계획대로야."
"... 네?"
"마스터와도 얘기 중이야. 반대로──부숴버렸으면 좋겠어."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하는 나기사를 뒤로하고 미카는 말을 이어나간다.
마스터로부터 일부 직원들의 소행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정황 증거는 모였지만 꼬리를 잡지 못해 방치되고 있다는 것.
그녀들 때문에 신규 직원이 정착하지 못하고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나기사가 들어가는 날은 의도적으로 그녀들과 겹치도록 근무표가 짜여 있다는 것.
"... 그렇다면 조금 더 빨리 말해 주셨으면──"
"응, 미안. 그치만 나기짱이 그 정도 애들한테 당할 줄은 몰랐거든☆"
빠직, 나기사의 얼굴에 핏대가 오르는 것을 본 미카가 황급히 말을 계속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나기짱 개선 작전의 시작이야. 그녀들을 쫓아냈으면 좋겠어."
'쫓아내다니... 너무 심하지 않나요."
"그치만 나기짱 인기 많잖아? 연기라도 좋으니 더 압도적인 격차를 보여서 전부 빼앗자고?"
"아니, 미카 씨──"
"그 점이야. 그게 나기짱의 약점이라고 생각해."
나기사의 손을 살짝 잡는 미카.
"──?"
"매력도 있고, 실력도 있어. 그럼 더 『기세등등』해도 좋다고 생각해. 이번에는 그 연습이야."
마치 기도라도 올리는 듯한 자세로 미카는 나기사를 바라본다.
말하는 내용에 비해 그 눈은 지극히 진지하고 간절한 소망처럼 보일 정도다.
"미카 씨..."
"나기짱, 자신을 더 사랑하자?"
나기사에게 있어 타인으로부터의 스스로의 평가 따위는 실제로 알 수 없다.
하지만 미카는 미카 나름대로 소꿉친구인 나기사를 지켜봤다.
때로는 악랄하고 때로는 폭력도 서슴치 않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정직한 여자.
반면 때로는 대의를 위해, 때로는 본인의 이상을 위해 마음고생이 끊이지 않는 타인을 위하는 여자.
말하자면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그래서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이 답답하다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나처럼 해보는 것도 즐거울지도 몰라☆"
막 던지는 듯한 해맑은 말을 들으며 말로는 드러나지 않는 미카의 마음을 떠올리며 나기사는 생각한다.
(정말로 영문을 모르겠네요.)
(그치만.)
(그녀의 이 얼굴에 저는 약하네요...)
이렇게 최강과 최강이 손을 잡았다.
『카페・다~크니스』에 새로운 폭풍이 불어닥치기 바로 전날의 이야기였다.
†
"뭣! 그런 고약한 짓거리를 하는 녀석들이 있다고!"
"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어찌 해야 좋을까요?"
3개월 차의 첫 출근날.
나기사는 이제는 어느덧 익숙해진 『나기짱』 무브를 하면서도 소소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어이 마스터~! 이거 어떻게 된 일이야?"
"아니, 그치만, 딱히 직원들을 의심하고 싶진 않아서..."
다만 이번에는 그 내용이 조금 심상치 않다.
"그럼 지금 같이 근무하는 애들이 그런다는 거야...?"
"아뇨, 그건 모르겠어요. 저는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오니까."
"감시 카메라를 다는 건?"
"탈의실이라서 그런 건..."
"다른 애들이라도 발견하면 마스터한테 말하라고 하면?"
"아무리 그래도 열쇠 구멍 안까지 확인해 달라고 하는 건 미안하니까요."
흔히 볼 수 있는 귀찮은 여자의 무브. 즉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관련없는 남자에게 떠넘기는 여자』의 행동이다.
평소 나기사라면 눈살을 찌푸릴 행동이지만 미카와의 대화에서도 "이게 가장 빠른 방법이네."라고 의견이 일치한 작전이다.
왜냐하면 나기짱은 이미 이 카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공주』이기 때문이다.
"참 나... 『공주』에게 이런 처사를 해도 되는 거야?"
"이제 이 카페에 오지 말까?"
"아뇨, 그건... 저도 이제 3번 남았으니 꼭 마지막까지 와 주세요?"
"나기짱..." "진짜 천사인가..." "아이스티 마실래?"
"후후, 마음만요. 그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괜찮으시다면 지혜를 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싱긋 웃으며 눈앞의 손님의 손에 살짝 닿는다.
미카의 지혜 두 번째, 은근한 바디 터치.
"어, 아, 오... 어, 어떻게 생각하냐, 너희들?!"
순간 나기짱 주변 분위기가 바뀐다.
그동안 붙임성 좋은 웃음과 고상한 대화, 간단한 서빙 정도밖에 하지 않은──애초에 그런 건전한 카페지만──그녀가 최근 들어 단번에 태도가 부드러워지고 조금씩 약한 면을 보인다.
먼 발치에서 보면 노골적으로 아양을 떨고 있다.
하지만 바 카운터 너머 근접한 거리의 남자들에게 그런 객관적인 분석을 발휘할 여유가 있을 리가 없다.
"글쎄." "어쩌지?" "어쩌냐고 해도..." "야, 너 그만 좀 다가와." "가까워." "그러니까 어쩔 거냐고..."
곤란에 빠진 여자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싶다.
그런 잘 보이고 싶은 남자들에 의해 순식간에 개선책이 나온다.
제복에 장난질을 쳐?
그렇다면 클리닝 뒤 직원 집으로 바로 배달하는 택배 클리닝을 쓰면 되지 않을까.
비용이 비싸? 어쩔 수 없지, 그럼 내가...
사물함 열쇠 구멍이 막혀?
그렇다면 전자식 비접촉 열쇠 보관함으로 교체하면 되지 않을까.
예산이 없어? 하는 수 없지, 내가 그럼...
신발에 옷핀?
그건 이미 범죄 수준이잖아.
일부러 그런 일로 고소할 수 없다고? 아니, 좋은 변호사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남자들의 경제력과 각종 능력으로 문제가 해결되어간다.
앞으로 출근이 3번밖에 안 남았어도 상관 없다. 나기짱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 마음만이 원동력이다.
이에 놀란 것은 나기사를 멀리서 보던 다른 직원들.
특히 변호사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부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여러분, 오늘 저를 위해서 해결책을 제시해 주시고 선물까지 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작별의 시간에 나기사는 티파티 호스트에 걸맞은 몸짓으로 정중하게 차례차례 인사를 한다.
"그럼 소소하지만 제가 드리는 답례입니다. 롤케이크를 만들어 왔으니 괜찮으시다면..."
여기서 서프라이즈. 단아한 자태로 업소용 냉장고에서 미리 자른 긴 롤케이크를 꺼내는가 싶더니 티파티용 고급 집게로 그녀처럼 고급스러운 작은 접시에 한 조각씩 나눠준다.
물론 이 롤케이크는 그녀가 자칭한 대로 직접 만든 것이다.
"진짜냐!" "나기짱 과자도 만들 줄 아는구나." "우와... 먹기 아깝네." "안에 있는 과일도 엄청 맛있어." "프로 수준인걸." "이 케이크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시끌시끌 갑자기 술렁이는 남자들에게 전부 나눠준 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다음 주에도 기다릴 테니까... 안 오면 미워요?"
지금까지 아가씨다운 말투만 쓰던 그녀의 기습 공격. 미카의 지혜 세 번째.
몹시 약삭빠르고 몹시 파괴력이 강하다──
그 효과는 남겨진 남자들의 멍한 표정이 말해주고 있었다.
†
"거기 너!! 기다려!!"
"무슨 생각이야?! 싸움 거는 거야??"
물론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탈의실로 쫓아가는 오늘의 다른 직원들.
"... 무슨 말을 하시는 건가요?"
"웃기지 마!" "다 들었거든!" "누구 놀리냐고!!"
메아리가 울릴 정도로 큰소리를 지르는 그녀들에게 나기사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응한다.
태연한 그 모습에 묘한 섬뜩함을 느끼면서도 여전히 물고 늘어지는 여자들.
"이 망할 여자가! 또 쓴맛을 보고 싶어? 곱게는 못 갈 줄 알아!"
헬멧단의 불량배가 더 고상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의 말투에 저도 모르게 비웃음이 새어나오려는 것을 참는 나기사.
"여러분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문제가 아니야!" "누구 놀려?" "맞고 싶은 거지!!"
점점 흥분하는 여자들. 그 기세로 사물함에서 총기를 꺼내려고 움직인 순간 나기사가 더 큰 소리로 외친다.
"그것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학교에 신청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시무시한 목소리에 움찔하는 세 사람.
"하, 하아? 무슨 말을..."
"미소노 미카."
"...?!"/
"저는 미카 씨 소개로 들어왔는데요. 여러 가지를 알려 주셨죠. 여러분도 트리니티라면서요?"
"잠깐만..." "어떻게 그걸?" "진짜야?"
실은 미카로부터 사전에 전해 들었다.
그녀들이 트리니티 학생이라는 것. 친정은 부유하지만 취미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 품행이 불량해서 정의실현부에서도 주시하고 있다는 것.
키보토스에는 유흥업법이 없다.
그래서 이런 접객업에 미성년이 종사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트리니티의 경우 『학교의 품위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학생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고 교칙으로 정해져 있다.
위반할 경우 누구에게 어떻게 들키냐에 따라 다르지만... 최악의 경우 퇴학당할 수도 있다.
참고로 나기사는 당연히 스스로 자신의 특별활동허가을 신청하고 수리했다.
(제가 제재를 가한다고 개심할지는 미지수지만...)
하물며 그들이 마주한 것은 그 학생회 조직의 수장이다.
"저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만 일이 커지면 곤란한 건 여러분 아닌가요?"
"너..." "어, 어디서 그걸."
"그러니까 미카 씨라고 했잖아요. 아무튼 더 심각한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면 여러분이야말로 얌전히 있는 게 어떨까요?"
"정말이야..." "그 재앙의 마녀와 아는 사이...?" "미, 미카는 지금도 티파티 멤버였지?"
미카의 이름을 반복하는 사이 점점 얼굴빛이 창백해지는 여자들.
──바로 그 미소노 미카가 생각한 계획으로 그녀의 악명을 이용하는 나기사지만 그녀들의 노골적인 태도 변화와 공포와 모멸이 뒤섞인 반응에 솔직히 짜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제 어쩌지?"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아." "정말이라면 살해당할거야..."
게다가 나기사를 내버려두고 자기들끼리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그 광경을 바라보는 나기사.
(얼마나 별 볼일 없는 건가요...?)
미간을 찡그리며 버텼지만 그녀도 끓는 점이 높은 편은 아니다.
마침내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일갈한다.
"대답하라고 했죠!"
"""네!"""
평소 소리를 지르지 않는 만큼 나기사가 소리지를 때 효과는 굉장하다.
몸을 흠칫 떨면서도 반사적으로 대답하는 여자들.
(그래도 대답 정도는 할 수 있네요.)
"히익..."
말없이 쳐다보지만 결국 정체불명의 위압감에 눌려 방금 전까지의 기세는 없다.
"좋아요. 알았으면 이제 카페로 돌아가시죠."
"""네..."""
방금 전 기세는 온데간데 없고 풀죽은 여자들.
그 등을 바라보며 나기사는 한숨을 내쉰다.
"정말이지... 기운 빠지는 애들이네요."
역시 티파티의 업무가 더 담력이 쌓이는 거 아닐까?
그런 의문을 품으면서도 오랜 친구와의 약속을 이행한 작은 만족감을 선물 삼아 그녀는 탈의실을 떠났다.
†
그리고 마지막 날까지 나기짱은 끝없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압도적인 『공주』력으로 남자들의 찬사를 한껏 받은 뒤 싱겁게 무대를 내려왔다.
"그런 연유로 미카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그다지 이렇다 할 변화는 얻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날 오픈 시간 전 임시 영업에서 열린 『카페 졸업식』 행사를 마치고 샬레에 얼굴을 내민 나기짱.
「... 내가 보기엔 그 외모만으로도 엄청난 변화로 보이는데...」
멘헤라 차림으로 방문한 탓에 처음에는 누군지 몰라서 토라지는 바람에 한참을 달래고 지금은 잡담을 나누고 있다.
"익숙해지면 별 거 아니에요. 어떤가요? 선생님 취향은 아닌가요?"
「아니, 그건 아니야. 너무 잘 어울려.」
"... 그 말은 제가 멘헤라 같다는 뜻인가요?"
「어?」
"손님들도 그랬어요. 『중증 멘헤라 같다』고. 저 그렇게나 멘헤라 같나요?"
「아니, 그건 아닌데.」
평소 선생님이 트리니티에서 만날 때의 키리후지 나기사와는 사뭇 다른 나기짱 모드.
수많은 남자들에게 잔뜩 치켜세워지면서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공주』처럼 행동하며 경험치를 쌓고 습득한, 다소 귀찮은 여자 무브의 나기짱 모드.
"아아~ 그랬군요. 선생님에게까지 그렇게 보이다니... 저 정말로 멘헤라가 올 것 같아요."
「그런 말 하지 마. 나기사는 강하니까 괜찮아.」
"선생님에 저에 대해 뭘 아시나요? 강하니까 내버려 두는 건가요? 잡은 물고기에는 먹이도 주지 않는 남자인가요?"
「나기사... 그런 캐릭터였어?」
"지금 저는 나기짱 모드라서요. 귀찮더라도 조금은 어울려 주세요?"
나기사 본인은 그다지 자각하고 있지 않다.
이 『나기짱 모드』를 의도적으로 선언한 시점에서 나기사에게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언제 이해하게 될까.
「나기짱 모드라.」
"네, 맞아요. 부끄러움을 버리고, 조신함을 버리고, 사양하지 않고, 치켜세워지는데 특화된 정신 상태입니다."
「맙소사...」
"그러니 선생님도 꼭 저를 치켜세워주셔야 해요."
나기사는 진지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환경은 사람을 바꾼다.
3개월, 12주, 12번의 출근으로 나기사는 힘을 얻었다.
『역할에 빠져들면 된다』는 것이다.
티파티 호스트를 연기하듯, 완벽한 트리니티 학생을 연기하듯.
멘헤라 여자 캐릭터를 구축하고 연기한다.
「──그래도 강해졌네.」
"... 그런가요?"
「응, 나기사가 제멋대로 굴 수 있으면 최강이라고 생각해.」
"그건 영광이네요."
그 결과 미카의 계획 이상으로 나기사는 날개를 펼쳤다.
자기긍정감이 넘치고 남들보다 자신이 귀엽다 생각하고 주저하지 않고 눈치보지 않는다.
──그런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이기심.
그녀는 그 모든 것을 소화했다.
「... 그나저나 나기짱은 어떻게 치켜세워줬으면 해?」
"그걸 물어봐야 아나요? 치켜세우기에는 창의성도 포함되어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에게 이렇게 돌려줄 수 있다.
이제 쿠소자코 나기짱은 없다.
「엄격하네. 그치만 그러면, 으음... 잘 모르겠지만 일단 호메고로시 할까.」
"호메고로시인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최근 3개월 동안 내성이 생겼으니까 그렇게 쉽게 당하지 않아요."
「허들이 높네.」
"이렇게 유혹하는 거군요."
「뭔가 이상한 지식도 습득한 것 같은데...?」
"그럼 선생님, 마음껏 칭찬해 주세요."
없을 터였다.
「그럼 외모부터 시작할까.」
"네, 부탁드려요."
「오늘 메이크업도 코디도 너무 잘 어울려. 미카가 해줬다고 했나? 역시 사이가 가까운 만큼 좋은 점도 잘 안다고 할까, 나기사의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어.」
"... 요리 평론 같네요."
「그치만 나는 역시──」
나기짱 모드를 손에 넣은 그녀에게 남자의 약간의 감언은 닿지 않을 터였다.
「평소의 꾸미지 않은 나기사가 더 좋아. 그 사실을 다시 알았어.」
시간이 멈췄다. 나기사의 마음에서만.
카페 사람들은 다들 매우 잘 대해줬다.
잔뜩 귀여움받고 잔뜩 사랑받았다.
나기사는 생각지도 못한 내용과 생각하지 못할 표현으로 긍정받고 예쁨받고 칭찬받으며 그녀의 자기긍정감을 폭발시켰다.
"네...?"
하지만 그런 사랑의 박격포탄이 빗발치듯 내리는 달콤한 나날에서도 공격받지 않은 부분이 있다.
「게다가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칭찬해줘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솔직한 나기사는 정말로 귀여워. 평소에도 이 정도로 응석부렸으면 좋겠어.」
"..."
아차.
나기사의 마음에 후회가 깃든다.
「응, 다시 말하지만 외모도 귀엽고 성격도 귀여워. 성실하고 마음고생도 하지만 모두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귀여워. 때때로 이렇게 신이 나서 익숙하지 않은 짓을 하는 것도 귀여워.」
"... 저기."
「미카를 소중히 여기는 자비로움도 귀엽고, 세이아를 소중히 여기는 자상함도 귀엽고, 히후미랑은 아직 솔직하지 못해서 어색한 서투름도 귀여워.」
"저기!"
「왜?」
"그... 그 정도만..."
「왜?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더는 견딜 수 없다.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결국 역할은 역할일 뿐이다.
기세가 올라 신이 난 대가를 치르게 된 키리후지 나기사였다.
†
그 뒤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선생님과 함께 미카가 준비한 노래방에서 뒷풀이를 가졌다.
하지만 서프라이즈로 부른 보충수업부의 면면──아지타니 히후미 포함──에게 멘헤라 패션을 보이게 되어 그로기.
평소 미카와 세이아 앞에서도 거의 부르지 않는 귀여운 여자아이 느낌의 노래를 부르도록 미카에게 강요당해 또 그로기.
뒷풀이 중 미카가 마스터에게 소개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극대노.
그 분노한 모습을 선생님과 히후미가 오묘한 눈빛으로 지켜봐서 완전히 녹아웃.
마지막까지 덜렁거리며 그녀의 도전은 막을 내렸다.
(왠지 괜한 고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가끔씩 생각이 나 옛 패션에 몸을 맡길 때가 있는 것 같다.
트리니티에 무언가 큰 문제가 생기면 어째서인지 샬레에 나타나는 수수께끼의 멘헤라 소녀.
"...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 안녕, 나기ㅅ... 오늘은 나기짱이구나.」
그 정체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댓글 15
개맛도리
쎅스
나기사 소설은 다 보지 개추 ㅋㅌ
야 간만에 10000자가 넘고 개그랑 해석을 다 잡은 괜찮은 작품이 나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