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오역 지적 환영
원 제목은 'いちかばちか[一か八か]のドライブデート' , 一か八か 는 일본의 관용구인데 앞부분 一か 발음이 이치카인걸 이용한 언어유희 같음. 참고로 직역하면 1배 아니면 8배 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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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선생님. 선물은, 뭐든 상관없다면……」
응, 좋지 않다.
윗사람을 대하는 말투가 아니다.
정의실현부라면 시말서를 쓸……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선배라면 용서하지 않을, 터이다.
그런, 몸에 익힌 터부조차 스스럼없이 깨버릴 정도로, 당신에게 마음을 허락하고 있는, 내가 있다.
「선생님의……. 선생님과, 단둘이 있는 시간이…… 필요함다」
아아, 좋지 않다.
내 말이 내 것 같지 않다.
파렴치하고 조금 부끄러운 제멋대로인 대사, 나는 진지한 얼굴로 말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닐, 터이다.
그런, 태생적인 행동 원리조차 뒤틀려버릴 정도로, 당신에게 마음을 허락하고 있는, 내가 있다.
〚그런 걸로 괜찮다면, 당연하지〛
당신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미소를 띤 채, 오늘도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거군요――라니. 얄미운 말 하나라도 할 수 있는 캐릭터라면, 좋았을 텐데.
「……생일, 기대하고 있겠슴다」
분한 마음에 입이 움직이는 대로, 귀염성 없는 대답을 흘리며, 생각한다.
그날을 경계로 당신 앞에서는, 〝누구나 생각하는 나카마사 이치카〟를, 꾸며낼 수 없게 된, 기분이 든다.
그때까지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해내며, 흘러가는 대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무미건조한 매일을 보내고.
아니, 싫지도 지루하지도 않다. 하지만 조금, 질려 있어서.
그곳에 당신은 문득 나타나, 예고도 없이 나를 바꾸었다.
동경하는 것은 문제없다. 갈증을 느끼는 것도, 뭐.
애태우는 것은 자유. 번뇌하는 것도 마음대로.
……하지만, 독차지하는 건 안 좋을, 것 같다.
계속,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다 생각하고. 하지만, 마음과 몸은 알아주지 않는다.
이상태로 계속은, 있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언행불일치. 오차의 누적. 어딘가에서 부서질, 나카마사 이치카.
나아갈지 끝낼지 둘 중 하나, 어중간하게 있을 수는 없겠지.
그래서 나는, 승부를 걸어본다. 처음 품은 이 마음을 위해.
――의식하게 만들고, 돌아보게 한다. 모 아니면 도의, 도박에 나선다.
◆
「후후, 오늘은 잘 부탁드림다, 선생님」
〚생일 축하해. ――잘 어울리네, 이치카가 하얀 옷 입은 거, 처음 아니려나?〛
라고 해도 실제 행동은,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다. 지금까지 피하고, 물리치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선택지를, 뭐든 좋으니까 찾아서, 골라서, 해 본다, 단지 그것뿐.
예를 들면 코디. 하얀 울 소재로 굵게 짠 니트 원피스는, 소녀다움을 어필할 포인트. 평소에 끼던 검은 장갑을 벗어 던지고, 맨손에 조신한 빨간 네일은, 숨겨둔 마음의 불꽃을 알린다. 항상 내리고 다니던 긴 머리에는 여자아이 같은 곱창 밴드를 매어, 포니테일로 활동적으로. 쇼트 부츠는 아이보리색 레이스업, 청초하고 예쁘게 가을 느낌으로. 춥더라도 맨다리……는 평소대론가.
이날을 위해 샀슴다, 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지만, 당신의 눈에 박혀 있는 내 이미지, 작업복 차림을, 잊어주었으면 해서.
「네, 힘내서 평소엔 안 고를 것 같은 스타일로 모아봤슴다. 어떰까?」
〚응, 엄청 귀엽다고 생각해. 평소에도 더, 이런 거 입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선생님 앞이니까, 입으려고 생각하는 검다.
안 된다, 이건 쓸데없는 승부.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고, 말을 삼킨다.
「이런 건 레어하니까 좋지 않슴까?」
〚그럴지도……. 귀중한 모습, 눈에 새겨둬야겠네〛
「꼭꼭. 보는 건 공짜니까요」
얼버무리기 위한 쑥스러움 감추기라도, 당신은 모두 진심으로 받아들인다. 차분히 천천히 바라보는 시선은, 평소 이상으로 부끄럽다.
「아니, 제가 말하긴 했지만……. 그렇게 바라보시면, 좀 부끄럽슴다……」
쑥스러운 웃음에 쑥스러운 웃음으로 갚아주는 당신은, 마침내 진의를 이해한 듯, 화제를 찾으려는 듯 시선을 옮긴다.
〚그나저나, 정말 굉장한 차네〛
내 뒤에는 이른바 로드스터, 전동식 오픈탑의 새빨간 스포츠카. 게다가 수동 변속기 탑재.
「사실 이거, 압류품임다. 압수처에서 트리니티까지의 회송, 이라는 명분으로, 하스미 선배가 허가해 주셔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당신을 보고, 왠지 모르게 자랑스러운 목소리가 나와버린다.
〚그건 또, 뭐랄까……〛
「소유권은 정의실현부로 넘어갔고, 나쁜 짓은 안 했으니 안심하셔도 됨다. ――아니면, 제 운전이라, 불안함까?」
당신이 잘 아는 "학생의 생일"이라면, 나는 본래 대접받는 쪽이겠지.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승부니까.
〚그렇진 않아. 하지만 운전까지 시켜도, 정말 괜찮아?〛
「넵. 선생님의 시간을 받는, 게 생일 선물이니까, 그 다음은 저한테 맡겨 주시면!」
이 천재일우의 찬스의, 주도권을 놓고 싶지 않았다.
왜냐면 정석적인 데이트 코스, 예를 들면 카페나 시내 같은 곳은, 어디나 너무, 방해가 많으니까.
"두 사람만의 시간"이니까, 어디까지나 단둘이서.
……아아 안 돼, 또, 독점욕이 고개를 든다.
〚그럼, 오늘은 신세 좀 져볼까〛
「물론임다! 그럼, 조수석으로 오세요~」
지붕도 없이 크게 열린 머리 위의 상쾌함은, 맑은 가을 하늘처럼 끝없이 맑다. 시동을 걸고, 조용히 클러치를 밟고, 천천히 우리는 달리기 시작한다.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
〚단풍, 여기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명소가 있대〛
「좋슴다~. 꽤 붐빌 것 같슴까?」
〚어떨까나. 근데 가는 길에 굽이진 고갯길이 경치가 끝내준대서, 드라이브하기 좋을지도 몰라〛
「그럼, 거기로!」
무계획하게 돌아다니면서, 바다가 좋을까 산이 좋을까, 같은 정처 없는 이야기를 둘이서 계속하고. 목적지가 정해질 무렵에는, 꽤나 멀리까지 와버린 것 같다.
데이트 플랜으로는 실격이려나. 하지만, 내가 당신에게 배운 것은, 이런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어서.
〚열선 시트가 있어도, 꽤 쌀쌀하네〛
「그렇슴까. 지붕 닫을까요?」
〚하지만, 왠지 그것도 아깝지 않아?〛
「그렇슴까. 참아볼까요!」
소모적인 대화. 의미 없는 언동.
결론을 구하지 않는 자세. 과정을 즐기는 여유.
생각하지 않는 자유. 얽매이지 않는 분방함.
무엇을 좋아해도 괜찮아, 그런 식으로 나 자신을 해방시켜 주는, 용기.
……너무 많이 생각한 걸지도, 모르겠슴다.
하지만, 무언가가 되려다 아무것도 되지 못하는, 그런 숨막힘을 웃어넘겨 준 당신에게, 저는 꽤나 구원받았슴다.
〚앗, 저쪽, 빨갛게 물들지 않았어!?〛
「오, 정말이네요……. 조금 더 올라가면, 잘 보일 것 같슴다!」
산의 색깔이 바뀌는 것만으로, 뭐가 그리 즐거운 걸까.
아주 오래전, 끌려왔던 기억. 그때는 이렇게, 두근거리지 않았다. 아무리 둔감해지려 해도, 그 이유는 불 보듯 뻔해서.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끌리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변속기 기어를 하나 내린다. 고동치는 엔진. 떨리는 시트. 안전하게, 사고 없이,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를 올린다.
아이처럼 즐거워 보이는 당신의 얼굴을 힐끗 보면, 그 배경에는 다홍, 주황, 빨강. 휙휙 스쳐 지나가는 경치에 눈을 뺏기지 않으려 하며, 나는 당신과 함께, 달려간다.
◆
〚대단해…… 절경이네〛
다 올라간 끝에 있는 전망대, 두 사람은 각자, 난간에 기대듯 서서 계곡을 바라본다.
눈 아래 펼쳐진, 그림으로 그린 듯한 가을. 말하자면, 따뜻한 색의 급류. 이름 있는 빨강부터 이름 없는 노랑까지, 대략 세상에 있는 색채의 절반 정도를 뿌린 듯한, 아니, 흩어놓은 듯한 모자이크 컬러.
「그렇슴다……」
확실히, 아름답다. 훌륭하다. 볼 가치는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마음이 떨릴 정도는, 아니다.
다만, 평소처럼 무감동·무관심으로 기울어지려는 저울을 억누르며, 어느 정도 감명은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역시 하나밖에 없다, 고 생각한다.
〚별로, 와닿지 않았어?〛
움찔, 눈썹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걸 느낀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그렇게 얼굴에 다 드러나는 걸까, 나.
「하하……, 선생님, 어떻게 아셨슴까……?」
〚어? 아니, 운전할 때가 더 즐거워 보였으니까〛
역시 안 좋다. 그렇게 즐거워 보였구나, 나.
「들켰으면, 어쩔 수 없슴다. 예쁘다고는 생각하는데, 감동할 정도는 아니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옛날부터 그래서, 취미 찾는 거랑 똑같슴다. 마음이 죽어있는 걸까요, 아하하」
건조한 웃음소리를 내 보았자, 탐탁잖은 대답을 얼버무릴 수 있을 리도 없다. 그저, 어설프게 꾸며내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호감을 샀으면 해서, 발버둥 쳐본다.
허무한 잠시의 침묵 후, 예상치 못한 형태로, 당신은 내 기대에 응한다.
〚마음이 죽어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괜찮다면, 조금 더 앞쪽까지 안 가볼래?〛
「앞……임까」
〚응. 아직 길이 이어져 있는 것 같고, 운전하기 힘들면 내가 할게, 어때〛
「아, 아뇨, 그건 괜찮슴다만…… 괜찮슴까?」
뭐가? 라고 되물으면 대답할 수 없는 질문. 돌아가는 시간이 늦어지는 것 말인지, 이 이상 지루한 시간을 계속해도 좋은 것인지, 뭔지.
〚당연하지. 오늘은 이치카를 위한 시간이잖아〛
무심코, 얼굴을 본다. 단풍을 아쉬운 듯 바라보는 옆얼굴, 훗, 하고 눈치챈 듯이, 그 얼굴이 각도를 바꾸어, 이윽고 미소 짓는다.
「그렇다면. 조금만 더, 부탁드림다」
어쩐지 이 앞에 대답이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당신의 제안에 넘어가고 싶어서, 이어지는 길의 끝까지 향하기로 정한다. 이미 태양은, 남쪽에서 서쪽으로 기울고 있을 무렵이었다.
◆
그 후로는, 완전히 선생님 페이스.
고개를 빠져나간 앞, 그 순간 트인 시야와 함께 눈에 들어오는, 반짝이는 호숫가. 그 기슭에 있던, 우연히 발견한 양식당에서, 늦은 점심 식사.
〚예상치 못하게 맛있는 가게였네〛
「그렇슴다. 그렇게 맛있는 비프 스튜, 처음 먹어본 것 같슴다」
가게 주차장에서 보이는 수면은,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맞아 잔물결이 일고, 태양 빛을 반사해서, 똑바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시다. 그 눈부심을 들여다보면, 하늘색을 오려낸 듯한 파랑과, 에메랄드처럼 깊이를 띤 초록이 완만하게 섞여 있고, 때때로 물고기가 튄다. 그 안쪽에 보이는 나무들은 선명하게 물들고, 완만하게 뻗은 산의 능선까지 모두, 가을색으로 물들어 있다.
〚여기서 보는 경치도 꽤나 좋네〛
「네, 엄청 예쁘다고 생각함다」
〚――감동할 정도는 아니야?〛
「아아, 아뇨, 감동은 하고 있슴다만…… 뭐라고 하면 좋을지」
〚그렇구나. 조금만 더, 가봐도 될까?〛
「아, 네」
물가를 빠져나와, 호수에서 벗어나, 도로가 산속으로 들어갔을 즈음, 또다시 트이는 시야와 하늘. 하라는 대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초원에 튀어나온 듯 만들어져 있는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산과 산 사이, 마치 관광을 위해 사람 손으로 만든 것 같은, 신비로운 지형의 평탄함. 끝없이 펼쳐진 참억새의 색깔은 금빛, 바스락바스락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그림자를, 빛을, 두르고 빛난다.
〚여기도 명소래〛
「헤에, 예쁘네요……」
아까 전보다 훨씬 수수하다. 운치는 있다. 정서도 있다. 하지만 감동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듣자 하니, 저쪽 산이랑 이쪽 산의 신들끼리 여기서 싸운 탓에, 이런 평지가 되었다나 봐〛
「지형이 변할 정도의 싸움이라니 대단함다」
〚츠루기랑 히나가 싸우는 것 같은 걸까?〛
「농담이 안 되는 얘기네여, 그거」
한바탕 웃고, 잠시 멈춰 선다.
왜인지 나를 감동시키려고 하는 당신에게, 비록 연기라도 응해주는 편이 좋을까.
조금 기대에 못 미친다는 듯한, 멋대로 품은 환상과 현실의 갭에 실망한 듯한, 생각에 잠긴 얼굴로 초목을 바라본다.
의욕을 내어 오긴 했지만……. 결국, 하루 정도만으로는, 아니, 애초에 나에게는,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쌀쌀한 오후.
◆
문득, 언젠가 함께 데려가 주었던 유원지가 생각났다. 이런 감상에 젖을 일 없이, 마지막까지 전력으로 즐거웠다.
그건 분명,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어서…… 아니, 〝수단과 목적〟이 정해져 있고, 〝즐기는 방법의 템플릿〟을 갖고 있었으니까.
알고 있으면, 할 수 있다. 아는 길이면, 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럼 평소와 똑같아. 누군가 깔아둔 레일 위를 경로대로 달릴 뿐. 빠른가 느린가, 그것뿐인 차이가 되어 버리니까.
그래서. 의미 없는 일을 너무 피하게 되니까, 실용성 무시한 코디를 고르고, 놀고. 생각이 너무 많아지니까, 플랜도 전후도 다 머리 밖으로 빼버리고, 무계획으로. 눈치를 보게 되니까, 꾸며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감정으로. 그런 식으로 여기까지, 평소와 다른 나로 지내 왔다.
하지만. 역시, 어딘가 식어 있다. 흔들림 없는 모범답안을 찾고 있다. 그 증거로, 재치 있는 대화도 하지 못하고, 그저 시선은, 멀리, 멀리.
이런 데이트가 어딨어.
이런 내가, 당신에게 어울릴까.
〚후훗〛
라며, 사고의 소용돌이에 삼켜지고 있는데, 당신이 떠올리며 웃는 듯한 소리로 작게 웃는다.
무심코 얼굴을 돌리면, 나와 똑같이 전망대 울타리에 양팔을 올린 채, 장난기 어린 얼굴로 이쪽을 보며.
〚이치카는, 생각에 정신 팔려 있을 때, 눈이 커지더라〛
「아……」
〚미안. 하지만, 말 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예상치 못하게 속을 꿰뚫어 본 듯한 말을 들어서, 얼굴이 붉어지는 걸 안다.
「죄송함다, 무심코, 평소의 나쁜 버릇이……. 이래서야, 같이 있어도 재미없으시죠」
얼마간 미안한 얼굴을 지어 보이지만, 나 스스로도 진짜 기분을 알 수 없게 된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서까지 함께 있고 싶었던 상대와, 단둘이 있는 시간을, 멋진 장소에서 보내고 있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부족하다.
〚아니, 그런 뜻은 아니야. 나쁜 버릇이라고도 생각 안 해. 오히려 좀 더, 제멋대로 해도 좋을걸〛
「……꽤, 억지 부리고 있는 편인데요」
〚정말? 이런 건 억지 축에도 못 끼는걸?〛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 이상은, 좀……」
왜냐하면, 같은 감정을 나눌 수 없다.
이 경치 자체는, 어찌 되든 상관없다.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골이 다가올수록, 식어 버린다.
그게 나, 라고 하면 간단하다.
하지만 어울려 줘야 하는 쪽은 견딜 수 없겠지.
〚저기, 나 같은 건, 괜찮아. 나는, 이치카가 기뻐해 주면, 그게 제일 기뻐. 그러니까, 이치카가 정말로 바라는 건, 뭘까 싶어서〛
「제가, 정말로 바라는 거……」
그건 모른다. 계속 모른다.
그게 있는 건지도, 어떤 것인지도.
〚뭐든 괜찮아? 말만 하는 건 공짜니까. 생각난 걸, 생각나는 대로〛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 상황이라면, 딱 하나 생각나는 게 있다.
「아니, 그래도…… 좀」
〚우물쭈물하는 거 보니 뭔가 있긴 한가 보네?〛
「없는 건 아니지만요」
끝이 다가올수록 식어 버린다.
그렇다면, 계속 끝나지 않으면 돼.
〚괜찮으면, 알려주지 않을래?〛
「하지만. 엄청 어린애 같달까, 이런 분위기에서 할 말은 아닌 거 같거든요……」
레일 위를 달리고 싶지 않다면, 내 손으로 핸들을 계속 쥐고 있으면 돼.
〚그렇게 뜸 들이면, 오히려 허들이 높아지지 않아?〛
「꼭 말해야 할 거 같은 분위기, 안 내시면 되지 않슴까!?」
갈 곳을 모른다면, 종착점을 어디라고 정하지 않고, 달리면 되는 거야.
〚나는, 듣고 싶어. 이치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거〛
대답을 들을 때까지 영원히 물고 늘어질 것 같은 당신의 말에 져서,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생각난 대로만 바램을 말해본다.
「그렇슴까……」
머릿속을 스친 것은 많았지만, 절대로 입 밖에 내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이기적인 바램을, 마침내 드러낸다.
「이대로. 어디까지나 선생님과 단둘이서, 달리고 싶슴다.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목표도 없이, 기한도 정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질릴 때까지 계속, 영원히 드라이브하고 싶슴다」
생각해 보면 드라이브 데이트라는 것도, 알게 모르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원했던, 바램의 발현일지도 모른다. 멈출 수 없어, 멈추고 싶지 않아,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장소는 필요해. 저는 사실, 엄청 오만함다. 이 정도 말했으면, 슬슬 눈치채 주시겠죠――.
〚……그렇구나〛
단숨에 다 말하고, 조심스레, 얼굴을 본다.
생각보다 진지한 표정의 당신은 한마디 중얼거리고, 억새밭 먼 곳, 어느새 산 너머로 윤곽을 가라앉히기 시작한 커다란 태양을, 눈부신 듯 바라본다.
「라, 라는 건, 반쯤 농담인데요……」
잠깐만. 이제 와서지만, 나, 너무 귀찮은 여자 아닌가? 근본 이념이 너무 수동적이지 않나? 오늘 돌아가면, 반성회 불가피한 거 아닌가? 지금은 아직 이 마음을, 놓고 싶지 않아. 피하고 싶지 않아. 그런 생각으로, 자기보호를 위한 말.
〚반은, 진심이구나〛
눈도 마주치지 않고 당신은 말한다.
「……네」
〚이치카. 미안해. 영원히, 라는 건, 무리려나〛
――.
알고 있슴다, 그런 거.
농담이라고, 말했슴다.
이런 변덕스럽고, 무심하고, 집착이 옅은 나라도, 당신 곁에라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어떤 의미로 보면 고백이었지만, 그래도 아까 건 비유여서.
위에 구멍이 뚫릴 것 같아서.
삼키는 목소리.
쑤시는 가슴.
뻔한 대답을 듣고, 뻔한 아픔을 느꼈다.
그것뿐인, 일.
〚그래도, 일주일이라면, 가능해〛
「――하아」
라며, 각오하고 있었는데.
일주일……? 무슨 소리? 얼빠진 소리가 나온다.
〚아니, 마침 내일부터 일주일 쉴 생각이었거든. 반쯤 진심이면, 해보자〛
「에, 저기, 엣!?」
〚어디 보자…… 아 여보세요 하스미? 미안해, 오늘도 차 빌린 거 같은데. 응, 그건 괜찮은데, 이치카도 추가로 빌렸으면 해서…… 아아, 호위 겸 드라이버라는 걸로……〛
아니, 잠깐만 기다려 줘. 아까까지의 무드는?
사람은 신기한 게, 전화를 뺏을 수도, 대화에 끼어들 수도 없어서, 그저 입만 뻐끔거리며, 눈앞에서 척척 진행되는 상사와의 대화를 방관할 수밖에 없다.
〚다음에 보답할 테니까……. 응, 고마워. 또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게. 그럼〛
「저기, 선생님」
〚저번 발굴 조사 때의 대체 휴일이라서. 배를 타려고 하는데 마침 배가 왔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든 이치카 일정 비워달라고 했어〛
「아뇨, 그게――」
〚……어라? 쓸데없는 짓 했나?〛
「아, 그, 그런 건 아님다만!!」
〚맨날 일만 하니까 가끔은 괜찮잖아. 수업은 내가 과외 활동으로 처리해 둘 테니까〛
「그래도! ……괜찮은 검까?」
납득하지 못한 채, 그래도 뭔가 엄청난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만은 이해해서, 타이르듯 물어본다.
그러자 당신은 기죽지도 않고, 오렌지색으로 불타오르는 듯한 저녁노을에 비치며, 당돌하게 웃어 보이는 거다.
〚――반대로 묻겠는데, 안 돼?〛
진지한 눈. 아니, 이건 그런 의미가 아니야. 기대하면 안 돼. 중요한 부분을 놓칠 뻔하면서도, 그래도 역시 포기가 안 돼서, 질문에 질문으로 되받아친다.
「……〝모두의 선생님〟 아니심까?」
〚그걸 말하자면, 이치카도 〝모두의 이치카〟야〛
「……후훗. 그것도, 그렇네여」
어쩐지 서로의 모습은, 나쁜 장난을 꾸미는 오랜 친구 같기도 하고.
어쩐지…… 얼렁뚱땅 넘어가 버린 것 같기도 하고.
〚좋아! 그럼, 어디 갈까〛
「그나저나, 전개가 너무 갑작스럽지 않슴까」
〚이런 건 기세가 중요하니까. 이치카 마음 변하기 전에 차로 돌아가자〛
「게다가, 왠지 이 차, 원래 쓸 예정이었던 것처럼 말씀하시지 않았슴까?」
〚그랬나? 일단 차로 돌아갈까!〛
「선생님」
〚앗, 갈아입을 옷 필요하지? 돈은 내가 낼 테니까, 어디 상업 시설 좀 들를까〛
「선·생·님!」
〚이제 와서 역시 무효라거나 안 돼! 이렇게 누군가랑 돌발적으로 차 여행 가는 거 학창 시절 이후 처음이니까, 두근거리게 한 만큼 제대로 어울려 줘!!〛
「하아, 정말……」
그 순간, 여러 가지 일들이 어찌 되든 상관없어져서.
「알겠슴다! 일단은…… 이 길을, 이쪽! 이쪽 방향으로, 출발함다!」
〚오—옷!!〛
어린애처럼 신난 선생님이, 정말이지, 우스워서.
……어린애 같은 일로 고민했던 내 자신이, 바보 같아서.
여기까지가, 모 아니면 도로 정말 "여덟 배"*가 되어버린, 제 작은 도박 이야기.
네? 그 뒤로 어떻게 되었냐고요?
……후후. 그건 비밀임다.
끝
* 상단에 제목설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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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으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