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즈의 생일 파티를 위해 다들 게임개발부 부실에 모여서
늦은 밤까지 부실에서 놀다가 그대로 잠들었는데,
아까 잔뜩 마셨던 콜라 때문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져서 새벽에 깬 미도리가
별 생각 없이 부실 밖으로 나갔다가
불이 꺼진 복도에서 걸음을 멈추고
불안한 얼굴로 힐끔 주변을 돌아보는거 꼴릴 것 같지 않냐...
새벽의 동아리관 복도에 깔린 짙은 어둠과
으스스한 바람소리, 가끔씩 달그락거리며 흔들리는 창문의 소음
게다가 잠들기 전에 다 함께 모여서 봤던 영화도
하필 이런 학교에서 귀신이 나오던 공포 영화라
복도를 쳐다보기만 하는 것도 무서워서
결국 화장실까지 혼자 가지 못하고
부실 안으로 황급히 되돌아온 미도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점점 화장실이 급해지지만, 몇 번이나 시도해도
이런 무서운 복도를 혼자 지나갈 수가 없어서
누군가를 깨워 같이 갈까 싶다가도
무서워서 화장실을 혼자 못 가겠다고 하면
모모이는 분명 몇 달은 놀림거리가 될게 분명했고
아리스는 아무런 생각 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버릴 것 같고
유즈는 어느샌가 인터넷에 썰이 떠돌고 있을 것 같아서
결국 자고 있는 선생님에게 다가가
저기, 선생님...화장실...이라고 중얼거리며
급하게 소매를 꾹꾹 잡아당기는 미도리 꼴릴 것 같지 않냐...
같이 가는 사람이 있어도 어두운 복도가 꽤 무서웠는지
옆에 찰싹 붙어 소매를 꽉 붙잡고 주변을 둘러보며
으스스한 복도를 지나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 에 도착한 미도리가
고맙다고 말하면서 급하게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쓰던 동아리관의 화장실이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고 분위기도 오싹해서
아까 봤던 공포 영화처럼 뭔가 튀어나올 것 같아
불이 켜져 있는데도 뭔가 무서운 기분이 든 미도리가
화장실 밖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고
안까지 같이 들어와달라고 다급하게 부탁하는거 꼴릴 것 같지 않냐...
엄청 급해보이는 미도리의 다급한 부탁에
결국 비좁은 화장실 칸 안까지 같이 들어가 주면
그제서야 안심이 된 미도리가
급하게 옷을 내리려고 하다가 멈칫 하고는
사실 지금 엄청나게 부끄러운 상황이라는걸
뒤늦게 깨닫고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다른 곳을 봐 달라고 부탁하는데,
만약 안 보는 사이에 뒤에서 귀신이 나오면 어떻게 하냐고
아까 봤던 공포 영화 이야기로 겁을 주면서
미도리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던 미도리가
점점 급해지는걸 결국 참을 수가 없어서
결국 보는 앞에서 속옷을 스스로 내리고
터질 듯 빨갛게 물든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인 채
부끄러운 물소리를 내기 시작하는거 꼴릴 것 같지 않냐...
원래 혼자서만 있어야하는 공간에서
남에게 보여지면 안될 모습을 보여지며
아까 봤던 공포 영화 때문인지
아니면 부끄러움 때문인지 모를 감정으로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가 머릿속을 울리고
오랫동안 참았던 탓인지, 평소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참았던 것을 잔뜩 흘려 보내고 있는 미도리가
설마 남에게 보여질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코앞에서 훤히 보여져서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거 꼴릴 것 같지 않냐...
한참 시간이 지난 뒤, 볼일이 끝났는데도
고개를 푹 숙인 채 가만히 굳어있던 미도리가
여전히 붉게 물든 얼굴로 힐끔 시선을 올리려다가
자신의 코앞에 있는 바지춤이
딱딱하게 부풀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곧바로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으로 흥분했다는게 더 부끄러워서
화끈거리는 얼굴을 양손으로 가린 채
아무리 급했어도 이런 이상한 부탁을 해버린 자신에게
한참 동안 자괴감을 느끼며 부끄러워 하다가,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어떻게든 하려면
뭔가 이야기라도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슬그머니 한손을 뻗어 바지춤을 붙잡고
선생님은...화장실, 필요 없으신가요...라고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중얼거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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