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하루 귀여움, 코하루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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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형이야!!! 죽어!!!"
평화로운 샬레의 오후, 그 생뚱맞은 소리는 선생님의 책상 곁을 지나가던 코하루에게서 들려왔다.
선생님이 문득 돌아보니 예의 그 고양이 눈을 하며 검지 손가락을 붕붕 휘두르는 모습이 보였다.
하악질 하는 고양이와 조그마한 병아리를 섞어놓은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하면서도 선생님은 갑작스러운 고발에 침착히 응해주었다.
"내가 뭘 했다고?"
"뻔하잖아! 야한 생각 했지!"
그런 건 안돼, 사형이야. 까지 읊어 주고는 코하루는 휙 고개를 돌려버렸다.
자세히 보이진 않지만 손가락을 연신 꼼지락거리는 걸보아 또 혼자만의 망상세계를 열심히 헤매는 것 같다.
장난기가 발동한 선생님은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최대한 진지한 표정을 짓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코하루, 아무리 내가 전과가 있다고 해도 아무 이유 없이 그렇게 다짜고짜 몰아붙이다니. 선생님이라도 상처받아."
그 말에 뒤돌아본 코하루는 흠칫한다. 언젠가 보았던 얼굴, 미카를 괴롭히던 학생들을 쫓아낼 때나 지었었던 그 표정이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도 순식간에 식어버리고 코하루는 당황해서 몇 번이고 말을 더듬더니 먹구름이 잔뜩 낀 얼굴로 사과의 말을 건네주었다.
"죄송합니다..."
"근데 그럼 뭘 그리 곰곰이 생각했는데?"
기운이 쭉 빠진 코하루의 질문, 선생님은 솔직하게 대답해 주었다.
"하나코가 전해준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었어, 코하루의 날갯죽지의 냄새는 왜 좋..."
"역시 사형이야!!!"
홍당무가 되다 못해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한 얼굴이 된 코하루가 개머리판으로 선생님을 사정없이 때려눕힌다.
당연히 불만을 표출하는 의미에서의 폭력이니 힘조절이 되어있었지만 아픈 건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샬레의 바닥에서 콩벌레처럼 웅크린 채 두들겨 맞는 선생님의 얼굴은 그럼에도 행복해 보였다.
역시 이런 학생들을 놀려먹는 게 인생의 낙인 훌륭한 어른답다. 아로나조차도 기가 막혀했으리라.
"저번에도!!! 백허그하면서 맡았잖아!!! 날갯죽지 삼진아웃이야!!!"
며칠 전, 보충수업부 아이들과 다 같이 공원을 산책했을 때, 무방비하게 꽃을 보고 있던 코하루의 뒤를 선생님이 습격했었다.
갑작스러운 백허그에 사형이고 뭐고 외치지 못한 채 코하루는 새빨갛게 굳어있었다.
그 상태로 7초간에 걸친 침묵 속, 그러니까 코하루의 머릿속에서 R-18 동인지 출간부터 전 연령판 결혼 이후 후속작 앤솔로지까지 모두 쓰이고 난 후를 말한다.
엔진처럼 두근거리는 코하루의 심장소리만 들려오던 와중에 가만히 있던 선생님은 코하루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살며시 맞대고는 이렇게 말했었다.
'와, 진짜 냄새 좋네.'
그 뒤 부처님과 같은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하나코와 이죽이죽 웃고 있던 선생님에게 30분에 걸친 폭언을 쏟아냈었다.
게다가 그 일이 끝이 아니라 다음 날에도 선생님은 코하루의 주위를 기웃거렸다.
'성분을 채취하면, 연단방에서 향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 뒤로 한 번 더 날갯죽지에 대해 언급했다간 삼진아웃으로 폭력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했건만,
기어이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선생님은 코하루의 날개를 건드리고 만 것이다.
재배맨에게 당해버린 그 자세로 쓰러져있는 선생님을 뒤로하고 코하루는 기가 막혀하며 당번자리로 돌아갔다.
"하나코 걔도 문제야! 왜 이렇게 떠벌리고 다니는 거야! 부끄러워 죽겠다고!"
"다 천벌이나 받고 죽어버려!"
그 순간, 하늘로부터 한 줄기 섬광이 번뜩였다.
그리고 누구라도 깜짝 놀랄만한 굉음이 샬레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암흑이 찾아왔다. 번개가 샬레 근처에 떨어지고 그 여파로 정전이 일어난 것이다.
구름은 끼었다만 아직 밤이 아니라 다행히 곧 주변 물건들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황을 파악한 선생님은 서둘러 코하루가 있었을 자리로 달려갔다.
"코하루, 괜찮아?"
주저앉아있던 코하루는 살짝 눈물 맺힌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만 볼뿐 대답해주지 않았다.
"코하루?"
걱정되는 마음에 다시금 코하루의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코하루는 정신을 차렸는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놀란 마음에 다리가 풀려버린 모양이다. 선생님은 코하루를 부축해 근처에 있는 소파로 옮겨놓았다.
그리고 근처에 있던 담요를 끌어다 놓아주고, 조금 식었지만 아직 남아있던 전기포트의 온수로 코코아를 끓여다 주었다.
코하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코코아를 받아 들어 홀짝거렸다.
5분쯤 지났을까, 코하루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작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제 좀 진정이 된 모양이다. 선생님은 작게 웃으며 농담스레 말을 걸어주었다.
"그렇지만 수영복 좌담회 때는 멀쩡했잖아?"
다 같이 있었던 그때는 번개로 놀라지도 않아 놓고, 선생님과 단 둘이 있는 샬레에서 그러는 건 무슨 심중이라는 말일까?
선생님이 그런 마음으로 한 말은 아니겠다만 적어도 코하루는 그렇게 받아들였다.
"방, 방금은 내 등, 뒤로 내리쳤잖아. 바, 바보야?"
예의 그 고양이 눈이 나오는 걸 보고 선생님은 안도의 한숨을 흘렸다.
긴장이 풀리고 나서야 선생님은 바깥의 빗소리를 눈치챘다.
온종일 흐리더니 번개가 치고 나서야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잠시 샬레의 창문 너머 내리는 비를 바라보던 선생님은 그제야 연락할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로나의 상태도 확인해야 하고 샬레 근처에 떨어졌으니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총학생회 쪽에도 연락해야 한다.
자동복구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수리기사도 불러야 하고, 어쨌든 할 일은 많다.
싯딤의 상자는 아마 업무용 책상에 놓아둔 채 그대로 있을 것이다.
"... 어떡해..."
그때 선생님은 바짓자락을 움켜쥐는 작은 손길이 느꼈다.
뒤돌아보니 코하루의 고여있던 눈물이 뺨을 타고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진정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걸까. 코하루를 달래려 선생님은 코하루의 눈높이 맞추어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코하루의 입에서 새어 나온 말은 뜻밖의 것이었다.
"하나코가 걱정돼."
그제야 선생님은 코하루가 아까 내뱉은 천벌의 말을 걱정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미안한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 두려운 슬픔이 뒤섞인 떨리는 목소리로 코하루는 말을 이었다.
"내, 내가 천벌이나 받으라고 해서...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나도 알아. 코하루는 그런 뜻으로 말하지 않았어. 그랬을 리가 없지."
선생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든 코하루의 눈과 선생님의 눈이 마주친다.
선생님의 옅은 미소는 분명 코하루를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겠지만, 코하루는 그 미소에 숨은 또 다른 짓궂은 감정 또한 읽어낸 모양이다.
양팔로 거칠게 눈물을 닦아내고는 코하루는 떨리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선생님에게 외쳤다.
"물, 물론 나도 알아! 내가 내뱉은 말이랑 번개랑 아무 상관없다는 것 정도는! 바보라도 그 정도는 머리로 알고 있어!"
"그냥, 그냥..."
다시 코하루의 고개가 숙여졌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번개는 번개일 뿐이고 무신경하게 내뱉은 저주는 그냥 말일뿐이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괜스레 마인해지고 말았을 텐데, 코하루는 너무 착했다.
마음으로부터 걱정이 흘러넘쳐서 어찌할 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안아줘요..."
말로 다 표현 못할 감정이라면, 위로하는 것도 말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선생님은 장난기 없이, 조용히 코하루를 감싸 안아주었다.
코하루는 얼굴도 붉히지 않고, 조용히 선생님의 품 속에 얼굴을 맞대었다.
평화로운 오후의 샬레엔 자그마한 봄비소리와, 코하루가 훌쩍이는 소리만이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선생님! 괜찮으세요?"
거친 숨소리와 함께 당찬 목소리가 들렸다.
유우카였다. 샬레의 정전을 어쩐 일인지 알아차리고 달려와준 것이다.
마침 근처에 있었어 달려올 수 있었다. 그런데 유우카는 샬레의 낌새가 이상함을 알아차린다.
"선생님?"
그야 당황하겠지, 정전이 되어 어슴푸레한 사무실 안에 선생님과 조그마한 학생하나가 소파에서 서로를 껴안고 있는 걸 본다면,
누구라도 당황하는 게 당연한 반응이겠지.
"유우카, 네가 무슨 생각을 하던지 그건 오해-"
"지금! 저는 걱정이 돼서! 이렇게 달려왔는데!"
급기야 유우카는 마치 바람맞은 광경을 목도한 처연한 여자친구처럼 분노와 슬픔이 섞인 원망을 선생님에게 쏟아내기 시작했다.
손에 쥐고 있던 편의점 봉투를 붕붕 휘둘러대며 이리저리 도망치며 변명을 거듭하는 선생님을 쫓는다.
"그러니까 오해라고! 나는 코하루가 걱정돼서! 그... 위로를..."
글러먹었다. 변명을 하면 할수록 음흉한 일을 꾸미려 했다는 눈총을 받게 될 뿐이었다.
"선생님은! 하, 하, 학생이랑! 무슨!"
"뭣, 선생님. 그런 음흉한 마음으로 나를?"
우울함에서 빠져나온 코하루가 방금 전까지의 상황이 얼마나 그렇고 그런 상황이었는지를 깨달았다.
그러고 이제는 자신의 부끄러움을 무마하려 반사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하드 한 책에서 본적 있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여주인공을 가스라이팅해서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코하루는 흘긋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선생님은 이제 유우카에게 쫓겨 책상 위로 피신해 있었다.
그 시선을 눈치챈 선생님은 필사적으로 자신을 도와달라는 눈빛을 코하루에게 보냈다.
하지만 그 시선이 도로 코하루의 오해를 폭발시켜버렸다.
"벼, 변태! 음흉해!"
"그게 무슨 소리니, 코하루야! 악!"
"역시! 손을 댄 거죠? 손을 대버린거시네요!"
"아로나!!! 도와줘!!!"
하지만, 한 낱 싯딤의 상자 OS인 아로나가 그 상황에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선생을 겨누는 총알은 비껴낼 수 있어도 타인과의 접촉은 곤란하다는 걸까.
싯딤의 상자는 묵묵부답이었다.
"아로나? 그건 또 누군가요? 세상에! 학생이 하나 더 있었던 건가요?"
"진짜? 나 말고도 손댄 학생이 있었던 거야?"
기어이 실언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샬레의 파국은 결국 아로나가 보내준 문자를 받고 달려와준 코타마와 노도카의 해명을 통해 겨우 막을 수 있었다.
그 날 저녁, 야근 중의 샬레에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선생님은 편지의 발신인을 보고 피식 웃어보았다. 편지를 가만 읽고 선생님은 생각했다.
뭐, 그래도 결국은 코하루의 감사편지를 받을 수 있었으니 해피엔딩이 아니었을까?
선생님이 정성 담긴 손 편지를 샬레 서랍, 보물상자에 넣어두며 비 오는 날의 해프닝은 막을 내렸다.
"절경이군요."
샬레에서 조금 떨어진 어느 폐건물, 검은 양복은 들고 있던 쌍안경을 내려놓으며 감탄했다.
물론, 우산이 있을 리 없다. 그들은 비를 온몸으로 맞아가며 그곳에 서있었다.
"그렇다!"
"번개라는 기호만으로도 선생의 숭고를 이 정도로 드러낼 수 있다니."
골콩드는 담담하게 감탄했다.
"선생이 학생에게 보내는, 대가 없는 사랑의 경지... 우린 그걸 오늘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
그때였다. 그들의 뒤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다! 붙잡아!"
우렁찬 칸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뒤이어 발키리 학생들의 발소리가 이어졌다.
폐건물 옥상문을 박차고 들어온 그들은 순식간에 소모임을 즐기던 변태들을 둘러싸 포위했다.
"샬레에서 직속으로 신고가 들어왔다. 자기네 건물을 엿보는 변태들이 있다고."
선생님이 코하루를 달래주는 동안, 상황을 눈치챈 아로나가 대견하게도 발키리에 신고를 넣은 것이다.
"저희는 변태가 아니라 게마..."
"그렇다!"
검은 양복이 원망 섞인 눈빛으로 데칼코마니를 쏘아보았다.
물론, 데칼코마니는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퍽이나 좋지 못한 처사였다.
"자백했군. 체포한다."
"검은 양복, 어떻게 합니까?"
골콩드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물어온다.
"... 여기서 소란을 일으키는 건 곤란합니다. 샬레 근처라서. 조금 떨어지고 나면 탈출하죠."
"그렇다!!!"
"알겠습니다. 그럼..."
찰칵. 그들의 뜻깊은 대화가 무색하게도 그들의 손엔 차가운 수갑이 채워진다.
수갑에 손이 뒤로 묶인 검은 양복과 데칼코마니는 주변 학생들과 비교되는 몸집과 분위기 때문에 무언가 처량해 보였다.
"이, 이건 어떻게 합니까? 칸나 국장?"
"액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증거품으로 수리해."
불쌍하게도 골콩드는 예의 증거품을 넣어놓는 그 비닐봉지에 담기게 되었다.
봉투에 담긴 골콩드를 보며 검은 양복은 씁쓸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큭큭큭... 이것 또한 색 다른 경험입니다. 선생이 이 일을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렇다!!!"
"뭘 그리 쑥덕대는 거냐. 변태 놈들."
칸나의 밀침에 검은 양복과 데칼코마니는 차량으로 떠밀려 들어갔다.
회색빛 하늘아래, 경찰차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처연한 두 사내를 태우고 샬레에서 멀어져 갔다.
그 뒤, 샬레 근처엔 호송되던 중 탈출한 두 변태와 액자 하나를 찾는다는 포스터들이 붙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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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마트리아 뭐야 ㅋㅋㅅㅂㅋㅋㅋㅋ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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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마트리아추
아니 코하루야 그게 무슨 소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