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엄 #M #우정 #아야메 #나구사
원본 by AMARU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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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1>
“제법이었어. 마지막의 마지막에 역전패라니.”
한여름의 햇살이 내리쬐는 하굣길, 나는 주체하지 못하는 분한 마음을 온몸으로 티를 내며 걷고 있었다.
시끄러운 매미 소리도, 따가운 태양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내 기분은 최악이었다.
선배의 권유로 나가게 된 이벤트일 뿐이었지만, 나는 질 생각 따위 눈곱만큼도 없었다.
뭐든 척척 잘 해냈기에 어떤 승부든 이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는 반대로 이벤트에서 내 순위는 2위였다.
결코 방심한 것도 대충 한 것도 아니라고 맹세할 수 있다.
전력을 다했고, 그리고 졌다.
그것도 3학년 선배가 아닌 고작 1학년짜리 아이에게.
몇 년 만에 맛본 패배에 평소라면 이렇게까지 뜨거워지지 않았을 감정이 멈추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소리라도 지르거나 발을 구르고 싶었지만, 같이 하교하는 소꿉친구가 옆에 있었기에 겨우 참아내고 있었다.
“…2위도 충분히 대단해. 내가 참가했다면 예선에서 떨어졌을 텐데.”
반보 뒤에서 걷던 소꿉친구가 조심스럽게 위로를 건네왔다.
진 건 나인데, 기분 탓인지 이 아이가 더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말해도 말이야……. 운동을 그렇게 잘하는 애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치세 씨, 였나? 백귀야행 이벤트에 자주 불려 가는 인기인인 것 같더라고…….”
“…아, 그러고 보니 본 적 있어.”
소꿉친구의 설명에 그제야 기억났다.
분명 예전에 호위를 맡았던 적이 있었다.
축제라고 해도 경비만 서느라 제대로 둘러본 적이 없어서 기억 저편으로 밀려나 있었다.
“느긋해 보이는 엉뚱한 아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인기도 많고, 예능도 잘하고, 운동까지 잘하고…마치.”
마치 신에게 사랑받는 것 같아.
거기까지 말하면 아무래도 본심이 너무 새어 나가는 것 같아 말을 멈췄다.
“왜 그래, 아야메? 피곤해? 아니면 더위 먹었어……?”
갑자기 입을 다문 나를 보며 소꿉친구가 걱정스러운 듯 말을 걸어온다.
자기 몸이 더 약하면서 나를 걱정해 주는 게 조금은 성가시다.
“…괜찮아, 괜찮아!
그보다 나구사야말로 어때?
응원석에서 계속 지켜봐 준 거 알고 있거든? 햇빛에 약하면서 괜찮았던 거야?”
그래서 나는 필요 이상으로 밝게 행동하며 소꿉친구를 되레 걱정해 주었다.
사실 한여름 햇살 아래 운동하느라 기진맥진한 상태고 경기가 끝난 뒤 선배와 후배들의 수많은 격려에 일일이 대꾸하느라 진이 빠진 상태지만.
나는 이 소꿉친구의 불안해하는 얼굴을 보는 걸 좋아하지 않으니까.
이 아이 앞에서는 유독 더 괜찮은 척 허세를 부리게 된다.
“…나도 전만큼 햇빛에 약하지 않으니까 괜찮아.
그러니까 내년에는……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말을 꺼내려다 나구사의 입이 멈춘다.
무심코 얼굴을 보니, 나를 배려해서 하려던 말을 관두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말을 꺼내 나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게 얼굴에 그대로 쓰여 있었다.
몇 년이나 소꿉친구로 지냈으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도는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알 수밖에.
"…있지 나구사, 내년에는 둘이 나가자. 백야수상제.“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꺼냈다.
같이 참가하고 싶다고 한마디만 하면 될 것을, 이 아이는 이런 면이 참 번거롭다.
“아…하지만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바빠지지 않을까?
아야메는 분명 위원장이 되어 있을 테니까…….”
내가 위원장이 되는 건 아무래도 이 아이 머릿속에선 확정된 모양이다.
지금보다 일도 책임도 늘어나서 귀찮고, 할 수만 있다면 맡고 싶지 않지만.
그게 거의 확정 사항이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면 나구사가 부위원장이 돼서 나를 도와줘.
우리 둘이 백귀야행의 문제를 전부 해결해 버리고 나면 느긋하게 쉴 수 있잖아?“
“으…응, 그때까지 나, 아야메를 따라갈 수 있도록 훈련할게……!”
내 말이 소꿉친구의 마음을 제대로 붙잡았는지 목소리가 밝아진다.
어찌 됐든 기분이 풀린 것 같아 다행이다.
무려 1년 뒤의 일이라는 막연한 약속을 하면서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는 내 모습도 있었다.
욕심을 부리자면, “내가 위원장이 될게.” 정도는 말해주길 바랐지만 말이야.
<2>
백귀야행 연합병원.
“OO씨. 몸 상태는 좀 어떠세요?”
목소리가 들린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자주 듣는 목소리.
정중한 말투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이야기하는 걸 보니 분명 의사나 간호사일 것이다.
분명 나에게도 조금 뒤면 말을 걸겠지.
대답은 할 수 없겠지만.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무언가를 옮기는 바퀴 소리니, 분명 식사나 검사 시간일 것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피부에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한쪽 팔과 몸의 절반 정도가 조금 따뜻하게 느껴지는 걸 보니, 분명 아침이 되었나 보다.
벌써 며칠째 아침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 내가 병원에 온 뒤로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
매일 그 의문을 품어봐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의식은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귀는 들려도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한 말을 내뱉을 수 없다.
피부로 온도나 감촉은 느껴져도 스스로 무언가를 만질 수 없다.
호흡은 하고 있어도 먹기 위해 입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쪽은 차라리 낫다.
무언가 들리고, 무언가 느껴지니까.
가장 부자연스러운 건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른다.
내 상태가 어떤지도 볼 수 없다.
주변에 누군가 서 있어도 아무 말이 없다면 아마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감긴 눈꺼풀은 마치 굳게 닫힌 문처럼 가로막혀 있다.
그래서 나는 의식이 있는 채로 움직일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저 주변의 목소리나 피부의 감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것만이 허락될 뿐이다.
그래도 나는 몇 달째 계속 살아남아 있고, 살려지고 있다.
식사 대신 링거를 맞으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아가고 있다.
가끔은 내가 정말 의식만 있을 뿐 죽은 게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지만,
온몸이 이따금 몹시 아파오는 걸 보니 분명 살아있는 모양이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는 모른다.
이해할 수 없는 힘을 받아들인 것이 원인인지 아니면 패배자인 나를 힘이 거부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눈을 뜰 수 없는 의미만은 알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바랐기 때문이다.
주변을 신경 쓰기만 하는 내 눈도, 나 자신을 보지도 않으면서 내게 선망을 보내는 주변의 눈도.
전부 가증스러워서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
나는 누구의 시선으로부터도 해방되어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주변의 평가에 걸맞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지만, 사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 결과가 이 모양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부자유스러운 상태.
마치 유체 이탈을 한 것처럼 내 몸 안에 의식이 감옥처럼 갇혀 있는 것 같은.
하지만 나는 지금 상태가 싫지 않다.
주변을 신경 쓰던 눈도, 주변의 시선도 보이지 않게 되었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살아있는 시체인 나를 신경 쓰는 사람 따위 아무도 없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내 병실을 노크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내 차례겠거니 생각하는 사이, 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문이 열린다.
“나나카도 씨, 몸 상태는 어떠세요?”
밝고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간호사 언니의 목소리다.
대답 따위 돌아오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다들 활기차 보여서 감탄하게 된다.
가끔은 "아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하는 감정이 말끝에 묻어나는 사람도 있지만.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 불쾌함을 느껴도 표현할 수단이 없고, 애초에 불쾌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 기분을 너무나 잘 아니까.
게다가 나는 그 사람들 덕분에 생활하고 있는 것이니까.
나 자신은 땀도 흘리지 않고 식사도 할 수 없지만, 내가 걸치고 있는 옷이나 이불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모양이다.
정기적으로 간호사들이 그것들을 갈아주니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다.
전에는 내가 없으면 주변이 엉망이 될 거라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정반대인 게 우스워서 웃음이 나온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내 몸을 살피는 일과인 검사가 진행된다.
팔에 바늘을 찔러도, 체온을 재도 옆의 심전도는 항상 일정한 소리를 내뱉고 있는 것이 잘 들려왔다.
“오늘도 이상 없네요. 나중에 다시 검사하러 올게요.”
검사가 끝난 뒤 간호사는 그렇게 말하며 커튼을 치는 소리를 냈고, 나에게 닿던 햇살을 가려주었다.
마침 잘됐다.
조금 더워서 기분이 나빠지려던 참이었으니까.
작은 배려에 감사하고 있는 사이 간호사가 내 병실을 나가는 문소리가 들렸다.
그로부터 수십 초도 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 문이 열린다.
무언가 잊은 게 있나 싶었지만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다.
그런 내 손을 갑자기 무언가 만지는 감촉이 느껴진다.
당연히 나는 놀랐지만, 몸은 그에 걸맞은 반응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손에 닿은 감촉이 무엇인지 곧바로 알았기에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그 감촉의 정체는 사람의 손이었다.
여름인데도 조금 차가운 체온이 낮은 손.
그 손이 누구의 것인지 나는 알고 있다.
“…왔어, 아야메.”
내 소꿉친구, 고료 나구사다.
며칠에 한 번꼴로 나구사는 내 병실을 찾아온다.
이틀에 한 번일 때도 있고,
사흘에 한 번일 때도 있고,
며칠 연속으로 오기도 하는 등 불규칙했기에 오늘이 그날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응…체온이 조금 높지만, 별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네.”
나구사는 내 손을 허락도 없이 만지며 체온을 확인한다.
그대로 맥박, 호흡, 심박 확인을 아까 검사만큼이나 정중하게 수행하고는 안도의 말을 내뱉었다.
어차피 오기 전에 상태는 간호사에게 물어봤을 텐데, 정말 중환자 취급이라니까.
아, 나 지금 깨어나지 못하는 식물인간 상태였지.
“옆에 앉을게.”
어느 정도 내 몸을 만져보고 만족했는지 나구사는 내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만족했을 텐데도 다시 내 손등을 위에서 가볍게 고쳐 쥔다.
이 행동은 나구사가 오면 항상 나에게 하는 행동이다.
확실히 내가 잠들기 전에 나구사는 이제 손을 놓지 않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설마 그게 물리적인 의미까지 포함된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해서 처음엔 놀랐었다.
하지만 지금은 딱 좋다.
나보다 차가운 그 손은 한여름에 안성맞춤이니까.
“조금 늦게 와서 미안해.
다 같이 바다에 다녀왔거든.
그, 작년에 아야메랑 같이 가기로 약속했었잖아. 백야수상제.”
약속?
…아,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하네.
말해주기 전까진 잊고 있었어.
벌써 꽤 오래전 이야기니까.
“아야메랑 가는 건 무리였지만, 올해는 렌게가 우승했어.
뭐, 여러 일이 있어서 공동 우승이라는 형태가 됐지만.”
뭐, 나도 여러 일이 있어서 이런 상태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 않아?
나는 누가 우승하든 관심 없고, 그 축제도 사실은 아무래도 좋았으니까.
“…하지만 역시 아야메랑도 참가하고 싶었어.
미안해. 너를 이런 상태로 만든 장본인이 할 말은 아니지만.”
밝은 화제여야 하는데 나구사의 목소리는 다시 조금 가라앉은 쪽으로 변해간다.
혼잣말로 참 자주도 사과한다.
그런 점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모양이다.
“눈을 뜨면 같이 가자, 바다.
위원장 업무에도 익숙해졌고 후배들도 믿음직스러우니까, 언제든 준비는 되어 있어.”
이번 여름 안에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잖아, 그거?
그렇게 말하며 거절하고 싶어도 말을 내뱉을 입은 움직이지 않는다.
눈 뜨는 시기가 나쁘면 까딱하다간 한겨울에 수영하게 되는 거 아닌가 싶어 조금 간담이 서늘해진다.
괴담보다 훨씬 호러 같은 일방적인 약속이라니 정말 무섭다니까.
뭐, 그것과는 별개로 나에게 놀러 가자고 제안할 정도로 당차다니 어떤 의미에선 놀라웠다.
“후훗, 여름이 지나면 내년에 가자.
…그리고 아야메, 한 가지 더 말해두고 싶은 게 있어.”
나구사가 농담 섞인 말을 한 뒤, 후반부에는 격식을 차린 듯한 말투로 변한다.
이 마당에 아직도 할 말이 있다니 뻔하다.
“다시 한번 미안해, 아야메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해서.” 같은 소리를 하겠지.
나구사 성격에 아직도 나 때문에 마음고생하고 있을 테지.
그때는 성장한 모습에 놀랐지만, 다시 평소처럼 울보로 돌아가 있었고.
몇 년이나 소꿉친구로 지냈으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도는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알 수밖에.
“고마워, 아야메.
지금까지 계속 도와주고 지켜줘서.
그러니까 이번에는 내가 아야메를 도울게.
…그게 계속 말하고 싶었어.”
내 귀에 들어온 말은 예상과는 다른 것이었다.
지금까지 사과받은 적은 많았지만, 감사 인사로 시작한 적은 여태껏 없었을 터다.
게다가 그 말은 내가 계속 원했던 말이었다.
도와줄게, 라는 말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누군가들에게 해왔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나는 상대에게 그 말을 돌려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애초에 지금 내가 대화하고 있는 게 정말 그 나구사가 맞나 의심이 될 정도다.
어릴 때부터 계속 도와왔다.
금지옥엽 보호하지 않으면 꺾여버릴 정도로 가냘파 보였던 그 나구사가 맞는 건가.
아니,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 약한 나구사가 아니게 되었으니까 약해진 나를 이긴 거다.
이제 그때의 나구사는 없다.
…사실은 좀 더 전부터 성장해 주길 바랐지만.
뭐, 그건 인제와서 말해봤자 소용없겠지.
아아, 잠들기 전에 네 얼굴을 조금만 더 봐둘걸.
“…그러니까 아야메, 내킬 때 돌아와도 괜찮아.
나도 다시 일어섰으니까, 아야메도 분명 일어설 수 있을 거야.”
이어서 한 그 말은 몇 년 동안 내게 해왔던 말과 단어는 비슷해도 의미가 다르게 들린다.
나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며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 멋대로 믿어버리는 영웅 취급이 아니다.
“일어나 봐, 할 수 있잖아?” 같은 기대 섞인 도발로도 들리는 질 나쁜 말로 나는 해석했다.
그렇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고, 당장이라도 일어나서 놀라게 할 틈도 없이 몰아붙이며 잔소리를 해주고 싶지만.
…지금은 아직 됐다.
그렇게 나를 응석받이로 만들어 준다면, 조금만 더 이 환경에 안주하도록 하자.
십수 년이나 남을 위해 살아오느라 지쳤고, 적어도 나 자신을 위해 조금만 더 자게 해줘.
“…아야메? 기분이 좋은 거야?”
입가도 무엇도 움직이지 않았을 텐데 나구사는 무언가를 느낀 듯 말을 건넨다.
아아, 조금 기분이 좋을지도 모르겠네.
“미인 소꿉친구가 병문안을 온 게 그렇게 기뻐?”
방금 한 말 취소.
조금 기분이 나빠졌을지도.
뭐 됐어, 예전과 달리 이제 주변을 신경 쓸 필요도 없으니까.
직함도 무엇도 없는 평범한 나나카도 아야메의 다정함으로 엉뚱한 소꿉친구 한 명 정도는 품어줄 수 있겠지.
“…바다, 기대하고 있을게.”
나도 기대하고 있어.
눈을 떴을 때 성장한 나구사의 얼굴을 볼 수 있기를.
“슬슬 임무 시간이라 가볼게. 또 봐, 아야메.”
감상에 젖을 시간도 잠시, 나구사의 손이 나에게서 멀어진다.
나구사의 손이 떨어지는 걸 이토록 아쉬워하다니 나는 의외로 혼자라는 게 따분한 걸지도 모르겠다.
뭐, 그래도 이야기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으니까 조금 따분하더라도 지금은 충분하다.
조금만 더 이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
아무것도 없는 지금의 내 바람은 그것뿐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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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구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