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무에 시달리고 이리저리 치여가며 따로 모아둔 학생 지원용 저축금을 다 털어가며 수많은 학생들에게 세뱃돈을 빠짐없이 건네준 선생님
생명 수당과 야근 수당과 소정의 감사비 등이 한데 모여 녹아있는 돈이 학생들에게 스며들었다면 그 또한 감사하다면서 한 편으로는 빈 쌀독같은 잔고를 보며 약간의 아쉬움도 느끼고 있던 그 때
마지막으로 찾아온 학생, 노노미가 와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와 함께 새벽 여명같은 미소로 들어온다면.
돈이 다 떨어져버려서 줄 수 있는게 없다며 다음 번에 밥이라도 사주겠다며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너에게 노노미는 고개를 저으며
나는 돈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오 돈을 주러 왔노라며 영문 모를 소리를 하는 노노미를 바라보고 있자면 대뜸 품 속에서 꺼내는 벽돌 같은 돈 봉투
진짜 지폐라는 것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십 수장을 꺼내 자신의 가슴에 꽂고는 자신에게 세배를 한다면 이 모든 것을 가져가실 수 있다며 도발 또는 유혹을 해 오는 노노미.
네가 굳센 마음으로 몇 달간 모아왔던 티끌의 산보다 훨씬 많아보이는 액수의 돈이 너의 눈을 현혹시킴에도 불구하고 선생이 돈 때문에 학생에게 절을 올릴 수 없다며 저항하는 너.
그러나 다음 순간 노노미는 돈만 준다고 한 적은 없다며, 허리를 굽혀 너의 귓가에 "제 몸도...드릴 작정인데..." 라고 속삭이네.
가슴 땀에 젖어 빳빳하던 지폐가 습기 띤 채 흐물거리고 팔랑거리며 너의 얼굴을 간질이고 옅은 살 내음으로 스치듯 인사하네.
이때껏 학생을 위해 무릎 꿇어온 숭고하고 고귀한 그대여.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무릎을 꿇을 수 있겠는가?
이 이후의 말로가 노노미의 몸과 마음과 돈을 품에 안은 대신 저 욕망의 굴혈과도 같은 저택에 끌려들어가 밤새도록 사랑을 나누며 타락하는 배드엔딩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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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아..
발기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