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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검은 양복』은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 4화
/블루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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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저 소녀는 본 적이 있습니다만.

“음냐, 카스테라는…… 딸기우유보단…… 바나나가…….”

“………………”

“코오오—”

아무것도 모른 채 자고 있는 그녀가 <싯딤의 상자> 화면에 보이는군요.

녹화된 영상이라고 치기에는 너무나도 리얼합니다만… 설마 안에 ‘아공간’을 넣은 겁니까?

아무렴 ‘오파츠’이니 그만큼 특별한 힘을 담고 있으리라 예상은 했습니다만.

화면의 해상도나 그 안의 인물을 보아, 이 안에 있는 교실은 ‘실존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것어 학원도시 <키보토스> 내에 있는 것인지, 단순히 <싯딤의 상자> 안에 존재하는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요.

지난 생에서 <싯딤의 상자>는 단편적인 정보밖에 얻을 수 없었기에 더욱 흥미가 가는 군요.

“아무튼…… 이 인물을 깨워야 할 것 같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어디선가 분명 본 것 같은 여학생.

중등부 정도 되었을까 상당히 어린 외관입니다만……

특징적인 하늘색 머리카락과 핑크빛의 안쪽 머리카락 색을 보면 알 수 있죠.

이 인물은 ‘총학생회장’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저는 화면을 조작하여 숙면을 취하고 있는 학생을 터치하였습니다.

어깨가 조금 들썩인 것을 보니 정말로 터치가 답이었군요.

큭큭. 대체 어떤 『신비』를 품고 있는 건지…… 과학기술에 대해서 어느정도 지식이 있다고 자부하는 저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일단은 눈 앞의 학생을 깨워보도록 하죠.

“일어나십시오.”

“…앉아있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 린 씨 말고요. 이 안에 누군가가 잠들어있기에… 큭큭.”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말을 조심해주세요.”

“이런, 실례.”

먼지가 가득 낀 소파에 앉아있는 린 씨가 또 다시 저를 노려봅니다.

억울하다군요. 제가 린 씨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한 것도 아니잖습니까…

그저 <싯딤의 상자>에서 잠을 자고 있는 여학생이 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을 뿐.

절대 린 씨를 놀리려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 목숨이 두 개인 것도 아니니까요. 큭큭.

“크흠… 일어나십시오. <싯딤의 상자> 안에 들어있는 당신.”

“아웅, 그치만…….”

“일어나십시오.”

“………뭐가 자꾸…… 어?”

다행히 그녀가 정신을 차린 듯 하군요.

“어, 어라? 어라라?”

“정신이 드십니까.”

“이 공간에 들어오셨다는 건, 서, 설마 『검은 양복』 선생님?!”

그녀는 책상에서 벌떡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를 정돈하기 시작했습니다.

설마하니 화면 안에서도 제 얼굴이 보이는 것입니까?

<싯딤의 상자>의 전면 카메라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 것인지… 조금은 궁금해지는 군요.

심지어 제 말소리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도 순항 미사일이라던가 이것저것 만든다 보니, 신기한 과학기술에는 눈길이 가는군요.

특히 눈 앞의 학생 역시… 아니 이 ‘인공지능’ 역시 이목을 끄는 군요.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영락없는 한 명의 <키보토스> 학생이 아닐지.

이정도로 수면을 한다거나, 잠꼬대를 하는 정도의 정교한 인공지능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음, 그렇지! 일단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로나! 이 <싯딤의 상자>에 상주하는 시스템 관리자이자 메인 OS, 그리고 앞으로 선생님을 보좌하게 될 비서 담당입니다!”

……이상합니다.

총학생회장이라면 이 <키보토스>에 암약하는 저, 『검은 양복』이라는 존재를 모를 리가 없을 터.

애초에 <게마트리아>는 이전부터도 활동을 지속해온 단체니까요.

그런데 그녀는 저를… 아예 처음 보는 것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이 세계의 『검은 양복』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눈 앞의 ‘아로나’가 ‘총학생회장’이 아닌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기억을 상실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직 결론을 도출하기에는 근거가 적습니다.

그러니 조금 더 ‘관찰’하도록 하지요.

“흐음…… 그렇습니까. 반갑습니다. 저의 이름은 『검은 양복』. 총학생회장이 직접 ‘외부 세계’에서 부른… ‘선생님’이지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네! 선생님! 저는 여기서 선생님을 계속, 쭈욱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렇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편하게 숙면을 취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무, 물론 가끔씩 졸거나 그러기도 했지만…”

“뭐 문제 없겠지요. 잘 부탁드립니다.”

“네! 『검은 양복』 선생님!”

그녀는 활기차게 방방 뛰며 저에게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과연, 여기서 ‘계속 기다렸다’라는 말은…

확실히 전원의 On/Off에 의존하는 평범한 인공지능은 아니라는 소리겠군요.

아무튼 <싯딤의 상자>를 가져온 이상 천천히 그녀를 관찰하며 정보를 취합할 뿐입니다.

“아, 맞아! 그럼 이제, 일단은 형식이지만 생체 인증 확인을 하겠습니다♪”

“…생체 인증 확인이라 하심은?”

“자아, 여기 제 손가락에 선생님의 손가락을 대 주세요.”

“……손가락, 말입니까?”

“네에! 조금 부끄럽지만, 생체 인식이니까요? 우후후, 마치 손가락 마주 걸고 약속하는 거 같죠?”

그녀는 화면 앞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습니다.

액정에 손가락을 올리라는 뜻이겠지요.

……손가락을 걸고 약속이라니.

시끄러운 골콩트라면 곧바로 ‘텍스트다! 이것은 새로운 경지에 도달한 텍스트! 『검은 양복』 설마 자네가 이런 장르의 텍스트를 소화할 수 있을 줄은! 이건 캐릭터의 새로운 발견이군!’ 하면서 귀찮게 굴겠죠.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동료의 회상에 괜히 쓴 웃음이 지어집니다.

아로나 씨와 액정을 사이에 두고 검지손가락을 맞댑니다.

당연하지만 손가락 너머에는 미묘하게 따뜻한 태블릿 액정의 촉감 밖에는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과연 화면에 손가락을 올려두는 것 만으로 생체 인증이나 제대로 될런지……

하긴 괜히 ‘오파츠’가 아닐 테니까요.

……그런데 아로나 씨는 한 번 제 지문을 보더니 그대로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아까부터 못 미더운 느낌입니다만 괜찮은 것 맞습니까?

패스워드도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 누군가 <싯딤의 상자>를 가져가버리면 위험하다고요, 아로나 씨.

저기 소파에 앉아 무서운 안광을 흩뿌리는 나나가미 린 씨라던가…

하지만 그런 제 바람도 무색하게 아로나 씨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자아, 끝! 생체 인식 완료 되었어요!”

“잠깐, 조금… 제대로 된 것 맞습니까? 조금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만.”

“어… 대, 대충대충 한 거 아니거든요!?”

“하지만 지문 인식을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 들었습니다만. 혹시나 해서 묻는 겁니다만 지문 인식 방식, 정전용량방식으로 진행한 겁니까? 아니면 광학식? 초음파식?”

“그, 그런 거 아로나는 잘 몰라요…”

헤롱헤롱해 보이는 아로나 씨였습니다. 이건… 제대로 지문 등록이 되었는지 의문이군요.

그러나 아로나 씨는 도리어 방방 뛰며 제게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그런 지문 인식 방식 없어도 아로나는 도움이 되거든요?! 눈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거든요?”

“과연.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믿겠습니다.”

“…어라? 그렇게 순순히 믿어주시는 건가요?”

“뭐어…… 그런 셈이죠.”

이전 생에서 봤던 총학생회장이 보여주었던 초인적인 일처리 능력과 카리스마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니까요.

이 키보토스 내에서는 그녀의 일처리 능력을 믿지 않는 쪽이 더 적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작고 보잘 것 없는 모습에 못 미더운 언행까지 하신다면…

“……그 못미더운 얼굴은 뭐죠? 『검은 양복』 선생님?!”

“딱히 그런 표정을 지은 건 아닙니다만. …애초에 가면을 썼는데 어떻게 알아본 거죠?”

“느낌으로 알 수 있다고요! 그리고 ‘딱히 그런 건 아니다’라고 하면… 그리고 부정하지 않는 걸 보니 그런 표정을 한 거 맞잖아요! 네?!”

“이런.”

간단한 유도심문에 당하다니. 이거 아무래도 아로나 씨의 못미더운 외관에 너무 방심했나 봅니다.

저는 길길이 날뛰는 아로나 씨를 달래느라 시간을 꽤나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좋은 성능의 인공지능을 다루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카그라마톤과 그 예언자들이 조금은 그리워지는군요.

-------

큭큭...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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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3.11.09창작

소설)『검은 양복』은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 4화

#선생#검은 양복#소설
좋아요 0댓글 8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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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C
redgrey작가
게시물 6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3.11.09 23:01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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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나
ㅇDC
ㅇㅇ123.11.09
디시콘
ㅇDC
ㅇㅇ23.11.09

역시 검은양복이라 아로나가 아로나라는걸 눈치챘구나

ㅇDC
ㅇㅇ23.11.09

그럼 여기 양복은 기억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거임?

ㅇDC
ㅇㅇ223.11.09
디시콘
ㅇDC
ㅇㅇ323.11.10
디시콘
ㅇDC
ㅇㅇ423.11.10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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