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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검은 양복』은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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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붕대는 감았지만 자주자주 갈아줘야 해요. 아시겠나요, 『검은 양복』 선생님?”

“이거이거 죄송하군요. 괜히 불러서…”

“부른 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왜 갑자기 그런 이상한 짓을…”

“큭큭… 아프답니다. 환부를 그렇게 타격하시면.”

“아프라고 때린 거예요. 자, 이걸로 붕대는 끝.”

붕대라… 살면서 별로 연이 없었는데 역시 ‘선생’의 몸은 연약하군요.

붕대도 다 감았으니 벗어두었던 와이셔츠와 정장을 다시 입었습니다.

“그… 상처도 나셨는데 그 옷 다시 입으시는 건가요?”

“학생과 둘이서 있는데 선생이 된 자로서, 상반신 알몸인 채로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으읏……! 그, 그런 말 좀 하지마세요! 진짜…”

“이거 죄송하군요. 큭큭.”

부끄럽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며 괜히 시선을 피하시는 군요.

역시 하야세 유우카 씨는 조금 알기 쉽다고 해야 할지…

밀레니엄의 학생회 위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속이 훤히 보이는 인물이군요.

“그럼 감사했습니다. 이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아니예요. 어차피 샬레에는 와야 했으니까요.”

“이런, 용건이 따로 있으신 겁니까?”

“네 그렇다구요. 지난번 샬레 탈환 당시 사용했던 탄환의 경비 처리. 아직인가요?”

“보시다시피 서류는 처리 중입니다만… 헌데 그 서류는 제가 본 적이 없군요.”

“네? 그럼 저기 있는 서류들은… 잠시만요.”

그녀는 저를 흘깃 쳐다보시고는 그대로 제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뭐 딱히 그녀가 봐선 안 될 중요한 서류도 없으니 상관없겠지요.

그녀는 쌓여있는 서류 더미를 순식간에 읽어보시고는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이건… 린 씨가 가져다주신 서류들인가요?”

“그렇습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선생님, 이 서류들은 학생회 업무의 일환이예요. 청구서는 선생님이 직접 써주셔야… 아아, 됐어요. 밀레니엄에서 쓰는 청구서 양식을 드릴 테니까요. 대신 서류 업무를… 조금 도와드릴게요.”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하야세 유우카 씨. 당신에게는 나중에 꼭… 충분히 보답하겠습니다. 부디 기대해주시길… 큭큭.”

“..........”

짝짝짝—

서류 업무에 짓눌려 힘들던 와중에 서류 업무를 도와준다니.

저절로 감사 인사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그랬더니 유우카 씨가 떨떠름한 얼굴로 쳐다보시는 군요…

아무래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슬며시 손을 내렸습니다.

역시 한창 때의 여학생들은 조금 다루기 어려운 감이 있군요.

손가락을 꼬물거리고 있자니 유우카 씨의 표정이 조금 풀어지는 듯 했습니다.

“…푸흣.”

“유우카 씨? 왜 그러십니까?”

“크흠, 실례했습니다. 역시 선생님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칭찬은 감사히 듣겠습니다. 그것보다 유우카 씨를 위해 청구서를 작성해드리고 싶습니다만…”

“앗, 잠시만요. 파일을 보내드릴게요. 그러니… 모모톡 아이디를.”

“아아, 모모톡. 그런 것이 있었지요. 그것이……”

“하아…… 줘보세요. 선생님.”

<게마트리아>에서는 보안을 위해 특수한 장치로 서로 소통을 했기에,

SNS라던가 최신식 기기의 어플리케이션은 문외한입니다. 부끄럽게도…

제 손에서 스마트폰을 가져간 유우카 씨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순식간에 모모톡의 다운로드와 자신의 연락처 등록을 마쳤습니다.

요즘 키보토스 학생들은 손가락이 굉장히 빠르군요. 이 또한 새로운 ‘연구’ 대상일지도…

“흐음, ‘계산대로야’라니… 큭큭, 이것이 당신의 프로필 문구입니까? 유우카 씨 답다고 할지…”

“자, 잠깐…! 선생님 뭘 그렇게 들여다보는 거예요?!”

“아무래도 제 모모톡에 등록된 첫 번째 학생이자, 유일한 학생이다보니 조금 흥미가 가는군요.”

“으으…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청구서나 써주세요!”

이런, 또 다시 꿀밤을 맞게 될 것 같습니다.

그녀를 놀리는 것은 이쯤 해두고 청구서 작성에 몰두할 시간인가요.

유우카 씨의 도움을 받아 청구서를 작성하길 잠시…

역시 ‘세미나’의 집행위원이라 그런지 서류 작업에 있어서는 저보다 훨씬 높은 경지에 다다랐군요. 한 수 배웠습니다.

청구서 작업이 거의 완료될 즈음, 그녀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근데 전에 왔을 때 없었던 물품들이 조금 늘어난 것 같은데요…?”

“아아, 소중한 ‘연구’를 위해서 제 카드에 들어온 돈을 조금 사용했습니다만.”

“……저게 대체 뭔데요?”

그녀의 지적에 저는 곧바로 일어나 저의 ‘연구’를 위한 도구들을 설명했습니다.

100테라바이트까지 저장이 가능하고, 7중 보안 잠금처리가 가능한 ‘음성 인식 기록기’.

이것은 저의 연구 일지를 기록하기 위한 중대한 지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형 미사일을 만들기 위해 구매했던 물품들도 이곳저곳 자리했습니다.

과거에 제작했던 ‘순항 미사일’을 다시금 제작하기 위해서 말이죠.

물론 <게마트리아>에서 했던 것처럼 제대로 된 물건은 힘들겠지만…

작은 규모에서 차근차근 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오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말로 총알 한 방에 제 목숨은 사라질 테니까요.

‘순항 미사일’까지는 무리지만, 제 주변을 지켜주는 ‘소형 미사일’ 정도는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설비도 뭣도 없어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겠지만요…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첨단과학기술의 선두를 달리는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에 재학중인 그녀라면 제 발명품들을 분명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쩐지 그녀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지는 것은 기분 탓입니까?

“……선생님. 혹시 통장 잔고가 어떻게 되시죠? 아무리 선생님이라고 해도 활동비나 월급을 그렇게 많이 받지는 않았을 텐데…”

“흐음, 그러고 보니 별로 확인해 본 적이 없군요.”

“잠시만요 핸드폰 좀 줘보세요.”

“여기 있습니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으실 정도로 많이 받을 겁니다.”

그녀에게 순순히 핸드폰을 건네주니 또 불가해한 속도로 타자를 치시는 군요.

그러고서는 어떤 화면을 보고 경악해버리는 그녀였습니다.

“선생님… 통장 잔고가… 이정도 밖에 안 남았는데요?”

“……………”

“선, 선생님…?”

“…큭큭, 설마 제가 가진 돈이 이정도 뿐이라니. 한 방 먹었군요.”

이건…… 상정외입니다. <게마트리아>에서 사용했던 것보다 훨씬 적게 소비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초법적 기관이자 연방수사동아리라고 불리는 샬레의 담당 고문이, 겨우 이정도 활동비를 지원받는다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과거 제가 했던 언행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니 그 카드는 집어 넣으시죠. 선생. 당신의 생활을 영위해야 하잖습니까.

-밥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집세를 내거나, 그런 저런 무의미하고 하찮은 일들을 해결해야죠.

지난 생에 그에게 ‘어른의 카드’는 일상생활의 소비에나 사용해라…고 이야기했습니다만.

혹시 일상의 용도로는 ‘어른의 카드’를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빈곤한 삶을 구가했던게 아닐지?

지난 생의 선생은 도대체 어떻게 동아리를 운영했던 겁니까. 존경스럽기 그지없군요.

‘선생’에게 어른의 카드에 대해 막말을 했던 과거의 언행을 반성하게 만드는—

“선—생—님—!!”

“…깜짝 놀랐습니다. 유우카 씨.”

“소비는 신중히, 계획적으로 해야죠!”

“충분히 계획적이었답니다. 월급의 양이 적다는 것을 계획에 포함하지 않았을 뿐.”

“그게 비계획적, 충동 소비라는 거예요! 으으… 이런 쓸모없는 발명품에 돈을 왕창 쓰시니… 안 되겠어요. 선생님의 지출 기록을 제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요. 가계부는 어디에 있죠?”

유우카 씨는 한 쪽에 따로 모아두었던 영수증 더미를 들고 빈 책상에 앉았습니다.

“가계부도 안 쓰니까 이렇게 충동적인 소비를 하시죠…!”

“가계부를 쓰려고 모아둔—”

“매일매일 써야 그게 가계부죠!”

이런, 억울하군요. 정말로 이번 주말에 쓰려고 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제가 구매한 것은 모두 저의 원활한 ‘연구’를 위한—

“어쩐지 엔지니어부 애들이 쓸모 없는 소재들을 비싸게 사주는 사람이 있다고 좋아했었는데……”

“…엔지니어부라고 하시면, 설마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맞아요! 쓰다 남은 부품들을 웬 이상한 아저씨가 정가보다 비싸게 사들였다고, 부비를 아낄 수 있었다며 저에게 기쁜 듯이 말했는 걸요.”

“아저씨라… 큭큭, 재미있군요.”

아저씨라는 울림이 참 신기합니다.

전생에서는 그 누구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었으니까요.

그것보다는… 조금 뒤통수가 얼얼하군요.

첨단기술의 밀레니엄에서 물품을 구매한 것은 맞습니다만 설마하니 덤터기…

전생의 물가와 현재의 물가, 그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군요. 큭큭.

이거 한 방 먹었습니다… 설마 학생들이 저를 상대로 사기를 칠 거라곤 생각도 못했기에.

‘선생’도 생각보다 신뢰받지 못하는 인물이군요.

…아니 지난 생의 ‘선생’이 아니라 『검은 양복』인 저라서 다른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뭐든 간에 과소비를 했다는 점에서 어깨가 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연구’를 위해 살아가는데 설마하니 돈 때문에 그것을 제약당할 줄은…

제 모습을 조심스럽게 쳐다보던 유우카 씨가 슬며시 제 어깨를 토닥여주었습니다.

“하아… 이상한 연구가 아니라면, 제가 조금은 도와드릴 테니까… 너무 기죽지 마세요 선생님.”

“유우카 씨는… 정말 따뜻한 사람이군요. 이렇게까지 저를 도와주시다니. 의지가 되는군요. 큭큭.”

“읏…… 아, 아무리 그렇게 띄워주셔도, 이상한 연구는 절대로 도와드리지 않을테니까요!”

“그건 슬픈 일이군요.”

그녀가 말하는 ‘이상한 연구’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몰라도… 걱정할 일은 없겠지요.

저는 언제나 합리적으로 제 호기심을 해결하는 ‘연구자’이니까 말입니다.

일단 제대로 된 연구를 하기 전에는 이 세계의 물가를 알아볼 필요가 있겠군요.

유우카 씨 옆에서 이것저것 물으며 가계부를 채워나갔습니다.

“나 참…… 식비는 이렇게나 적게 쓰시고, 이상한 연구 물품만 잔뜩… 엔지니어부 아이들도 이정도는 아니라구요?”

“음식은 그저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한 수단일 뿐… 며칠 정도 굶어도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답—”

“선~ 생~ 님~”

“이런.”

괜한 말로 다시금 잔소리를 한바탕 듣고야 말았습니다… 이건 확실히 제 불찰이군요.

이후로 그녀는 저의 가계부와 매일의 식단 관리를 맡겠다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어엿한 ‘어른’으로서 학생에게 이런 핀잔을 듣는 것이 가슴이 아프지만…

그녀에게 또 잔소리 듣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음식을 섭취하고, 가계부를 꾸준히 작성해야 겠군요. 큭큭.

---------

유우카의 인연 스토리를 검은 양복 식으로 리메이크 해봤습니다...

링크: https://novelpia.com/novel/24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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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3.11.13창작

소설)『검은 양복』은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 7화

#선생#검은 양복#소설
좋아요 0댓글 9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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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C
redgrey작가
게시물 6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3.11.13 23:09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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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나
RDC
redgrey작성자23.11.13

https://novelpia.com/novel/242345

ㅇDC
ㅇㅇ123.11.13

이것 참 맛이 좋습니다

ㅇDC
ㅇㅇ123.11.13

그지깽깽이가 돼버린 검은양복..

ㅇDC
ㅇㅇ23.11.14

큭큭.. 미식이다..

ㅇDC
ㅇㅇ223.11.14

검양도 웃고가는 유우카 말버릇 ㅋㅋ

ㅇDC
ㅇㅇ3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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