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라는 것은 어디서 올까? 그 답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누군가는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마음을 받아주었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진미를 맛볼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할 것이다.
"에헤헤~ 나기사님, 저길 보세요! 꽃이 예쁘게 피었네요?"
"정말 그렇군요. 푸르게 핀 게 정말 예쁘고 아름다워요."
그리고 키리후지 나기사는, 아마 친구와 같이 이렇게 꽃밭을 거닐고 다니는 지금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말할 것이다.
"이게 무슨 꽃이더라... 분명히 예전에 봤었는데..."
소녀는 골똘히 고민하고 있다. 마치 시험에서 답이 적혀 있었던 페이지의 그림도 기억하고 그 주변의 글귀도 기억하는데, 그 글자만 기억이 안 나는 딱 그 상태. 모
"으음....."
그리고 그런 소녀의 모습은 나기사에게 정말귀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히후미가 모르는 답을 아는 것이다.
"이 꽃은 물망초라고 합니다."
그 말에, 소녀는 꺼졌던 전구에 불빛이 비추는 것 같은, 그런 환한 리액션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 이제 기억이 났어요! 꽃말이 분명..."
" '나를 잊지 말아요' 였지요. "
"네! 그거였어요. 나기사님은 꽃에 대해서도 많이 아시는군요! 대단하세요!"
소녀의 가식 없는 감탄과 웃음에, 그녀는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든 불안과 부정적인 감정에서 전부 벗어난 듯한, 그런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정말이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같은 사람이네요.'
"아! 이쪽에는 더 많이 피었네요! 같이 가 봐요! 나기사님!"
히후미는 해맑게 웃으며 나기사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곧 둘은 손을 맞잡고 같이 걸어 다니게 되었다.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벽을 치면서 의심하고 살아간 그녀에게, 진실한 친구가 생겼다는 것은 소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나기사는 이 순간, 정말 진실된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히후미는 이 순간이 즐거웠지만, 속까지 완전히 즐길 수가 없었다. 자기 이 모든 행동이 나기사를 속이기 위함이었기에, 그녀를 농락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마음속에서 차오르는 것이었다. 나기사가 웃을 때마다, 히후미의 죄책감은 지네처럼 꿈틀대며, 그녀의 심장을 쿡쿡 건드리는 것이었다.
'죄송해요, 나기사님!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이 모든 게 선생님을 위해서니까..!'
조금 전에 그녀들이 보았던 물망초는 '진실된 사랑'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것 외에, 신의와 우애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히후미는 내심 이 물망초를 보면서도 속이 쿡쿡 찔리었다.
그녀 자신이 나기사의 신의와 우애를 이용해 먹고 있는지금 이 상황이, 그녀는 가슴 아픈 것이었다.
***
"제, 제가 나기사님을 꾀어내라고요?"
"네, 히후미짱. 여기서 유일하게 나기사씨의 의심받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히후미짱밖에 없답니다."
"그래,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너라면 가능해, 히후미."
"으우우..."
하지만 히후미의 마음은 썩 좋지 않은 것이었다. 예전의 일이 그녀의 머릿속에 새록새록 기억이 났기 때문이어라.
"하, 하지만.. 예전에 한 번 그랬던 적이 있는지라..."
예전에, 암살 위협으로부터 나기사를 지키기 위해 아리우스보다 먼저 나기사를 빼돌려 급습하는 작전을 세웠었고, 그 과정에서 나기사와 히후미는 이렇게 되었다.
"아하하, 즐거웠어요. 나기사님하고의 친구놀이."
".....!!!!"
타다다다다당!!!!
물론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녀 마음속 한 켠에 별로 좋지 못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무, 물론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죄책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코하루는 입을 삐죽이면서 볼멘소리로 말한다.
"날 속였을 때에도 그 죄책감이 있었다면 좋았겠는데."
"그것도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어깨가 축 처지며 주눅이 든 히후미에게, 하나코가 슬며시 다가오고는 등을 토닥여 준다.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요, 히후미짱. 나쁜 마음으로 속여서 이득을 취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전부 누군가를 위했던 마음뿐이었잖아요? 지난번에는 나기사씨였고, 이번에는 선생님을 위해 한 것이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히후미짱이 얼마나 마음씨가 착하고 고운 사람인지 알고 있답니다? 그런 행동에도 마음 아파한 다는 것은, 히후미짱이 정말로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랍니다?"
"그래, 하나코 말이 맞아. 네가 얼마나 착한데."
"그런가요.."
그리고 선생 역시 히후미의 등을 톡톡 토닥이고는 자상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한다.
"정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돼. 굳이 트리니티가 아니더라도 다른 쪽을 먼저 돌아볼 수 있는 거니까. 그러니까 너무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어."
하지만 히후미는 이미 알고 있다. 마음이 찔리는 것과는 별개로, 그녀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무엇이 옳은 지 알며, 그것을 행하는 사람이다.
"그건 아니에요. 선생님에게는 나기사님이, 티파티가 필요하신 거잖아요? 제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해야죠."
"너무 무리는 안 해도 되는데."
"선생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그렇게 하셨으니까, 그대로 되돌려주는 거 뿐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소녀의 눈빛은 비장했다. 과거 그녀가 에덴조약을 선포했을 때, 먹구름이 사라지고 맑은 하늘이 개었던 기적을 일으켰던 바로 그날, 그때의 눈빛이었다. 그리고 선생은 그 눈빛을 보고는 은은하게 미소를 띄웠다.
"좋아, 그러면 다시 납치 작전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자고."
그리고 선생은 다시 시선을 하나코에게로 돌리고는, 작전에 있어 걸림돌이 될 만한 것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우선, 걸림돌은 크게 두 가지라 할 수 있겠네."
"두 가지?"
코하루의 물음에, 선생은 답해준다.
"응. 두 가지야. 그중 첫 번째는, 나기사가 다른 사람에게 감시역을 붙이는 만큼, 분명히 자기 자신에게도 감시역을 붙여놨을 거라는 점인데..."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전례도 있었던 만큼, 아마 필리우스 분파의 학생을 시켜서 자신을 감시하게끔 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감시역이 두 눈을 뜨고 지켜보는 상황에서 그대로 납치가 진행되는 순간, 그 즉시 버스터 콜과 함께 대추격이 뒤따라올 것이다. 선생 측의 제1목표가 '들키지 않기'임을 생각했을 때, 이렇게 된다면 정말로 큰 낭패일 수밖에 없다.
"음... 감시역이 누군지, 몇 명인지 파악이 안 되니까 미리 배제를 시킬 수가 없으니 난감하네.."
"저...."
그리고 그때, 방금 전까지 선생 옆에 붙어서 벌벌 떨기만 했었던 소녀가 손을 드는 것이었다.
"왜 그래? 무슨 문제 있니?"
"그 문제는... 어쩌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될 거.. 같은데요.."
"응? 어째서?"
"나, 나기사님은 히후미 양과 만나실 때는... 결코 감시역같은걸 붙이지 않을 거예요. 아니, 안 붙입니다."
예상치 못한 정보, 그 말에 곧바로 전원의 시선이, 먹이를 발견한 맹수를 보는 것처럼, 그녀를 향한다.
"히이이이익!!!"
그리고 그녀는 꽤 심약해져 있는 상태,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관심에 그녀는 다시 선생 뒤로 숨는다.
"진정해, 진정. 여기 있는 그 누구도 너를 잡아먹으려 하진 않아. 그러니까 진정해."
선생은 마치 겁먹은 강아지를 대하듯 어르고 달래주었다. 그리고 소녀는 다시 그 몸을 바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다.
"좋았어. 그럼 아까 이야기 다시 해 줄 수 있니? 감시역을 붙이지 않는다니?"
"네... 그게 말이죠. 나기사님은 이상하리만큼 히후미 양에 대해서는 이제 결코 의심하지 않습니다. 아마...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하더라도 믿을 겁니다."
소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그래서, 그 정보의 신빙성은 확실히 중요하다.
"그 이야기, 정말 확실한가요? 히후미양에 대해서는 절대로 감시역을 붙이지 않는다는 것이?"
"네...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나기사님의 최측근에 가까워서, 어느 정도는 다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한 번 물어 봤었지만, 왠지 병적일 정도라고 느낄 정도로 그녀를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두 번 다시 그래선 안 된다는 듯이... 그러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드시기까지 하면서 과잉적으로 반응하시는 것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리고 그 말에, 바로 둘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선생'에 대한 증오가 아무리 커져 있어도 그동안 그녀가 쌓아왔었던 인연들이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번 일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예전에 한 번 무고했던 사람을 골로 보내버리려 했던 나기사 처지에선 아직 그 일이 부채로 남아 있던 것일 수도 있겠다고 둘은 생각했다.
나기사는 어쩌면 히후미만큼은 의심하지도, 의심할 수도 없는 상황일 것이다. 그리고 만일, 감시역을 보냈다가 들키기라도 하는 순간, 히후미에게 이런 반응이 날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정말, 당신은 구제 불능의 의심암귀군요, 나기사님? 예전에도 그렇게 저를 퇴학시키려 하고는, 이제 저를 선생의 끄나풀 취급하십니까? 이게 무슨 친구 관계입니까? 그냥 남보다도 못한 관계지. 잠시라도 당신을 친구라고 여겼던 제가 바보였습니다."
만일 이런 반응이 날아온다면, 나기사는 이를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대답은 X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선생은 머릿속에 퍼즐이 순식간에 맞추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선생은 확인차, 다시 소녀에게 물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물을게. 정말 감시역을 붙이지 않는다는 걸 확신할 수 있어?"
소녀는 이번에는 떨림 없는 목소리로, 확실히 답한다.
"네. 히후미 양에 한해서는, 절대로 감시역을 붙이지 않을 것입니다. 설령 붙인다고 해도, 저는 알아낼 방법이 있습니다."
말이 끝나자, 선생은 바로 소녀의 양손을 붙잡고, 미소를 띄우며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 네가 구세주나 다름없다."
"서, 선생님..?"
순간 예상치 못했던 스킨십에 그녀는 괜스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것이었다.
"히이이이익!!!!!"
몇몇이 자신을 죽일 듯한 시선으로 노려보는 것을 보자, 그녀는 다시 겁먹은 소동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여하튼, 이걸로 1번은 거의 해결되었다고 봐도 되고... 문제는 두 번째인데... 아무래도, CCTV도 보는 사람도 없는 곳으로 유도하는 게 쉽지는 않을 거 같은데.."
"응, 우리는 잘만 갔어. 나중에 멍석말이당하긴 했지만."
"너희들은 거의 친구를 넘어 가족이니까 가능한 방법이긴 했지. 물론 나기사도 히후미의 말을 듣고 따라갈 수는 있지만... 대놓고 으슥한 데로 유도하는 데 의심 한 번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거 같은데.. 그리고 뭔가 개연성도 없고. 처음부터 거기서 만나자고 하기에도 이상하고. 아무래도 히후미하고는 영 맞지가 않는데..."
하지만 그 말에, 시로코는 의아해하면서 말한다.
"응? 우리 대장님은 페로로님 찾겠다고 블랙마켓으로 직진하고 은행까지 같이 터신 분인데. 악당 중 악당이라서 아주 잘 맞을 거 같은데."
"그, 그건 부끄러운데요.."
"아니.. 그건... 아니다."
물론, 세기의 대악당 '파우스트'가 그녀의 이명이긴 하지만 어쨌든 으슥한 데로 갑자기 끌고 가면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건 필연적이다.
"음. 자연스러운 방법이 없을까? 대놓고 으슥한 데로 끌고 와도 의심하지 않을 방법이.."
그리고 그때, 시로코는 곧바로 손을 번쩍 들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응, 있어. 방법."
"있다고?"
"응, 이렇게 하면 아마 의심 없이 바로 뛰어들 거야."
"뛰어들기까지? 대체 무슨 방법인데?"
"응, 그러니까..."
그녀는, 아낌없이 자기 의견을 망설이지 않고 피력했다. 그리고 그 의견을 듣는 학생들과 선생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응, 어때?"
선생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짱이다."
그리고 그 의견을 들은 히후미는 시로코를 쳐다보며 고개를 가로젓고는 말했다.
"으으...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하지만 시로코는 빙긋 웃으며 그녀를 격려할 뿐이었다.
"대장, 걱정하지 마. 그 순간만큼은 아지타니 히후미가 아니라 대악당 파우스트가 되는 거야. 그럼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야."
"그, 그게 될까요..?"
"확실히, 되기만 한다면 그녀 처지에서는 인정사정 없이 뛰어들 만도 할 거 같은데.."
놀랍게도, 하나코 역시 시로코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시로코의 의견은 충격적이었지만, 그만큼 확실한 방법이기도 했다.
"음... 그러면 실행범들이 필요하겠지요? 누가 좋을까요?"
"응, 저기."
그리고 시로코는 곧바로 손가락으로 누군가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
아리우스 스쿼드는, 난데없는지목에 의아해하고 있었지만, 시로코는 일말의 망설임도 흔들림도 없이 자연스레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저기 파우스트님의 새 부하들이 있어."
"아니 그게 뭔"
사오리가 항의할 틈도 없이, 히후미가 곧바로 그녀들에게 말을 건네버렸다.
"어... 잘 부탁드립니다?"
"어?"
그렇게, 순식간에 납치극의 실행역이 선정되는 순간이었다.
***
아무튼, 둘의 데이트(?)는 계속해서 순조로이 진행되었다. 카페에 가고, 공원에 들르고, 길거리를 산책하며 아이쇼핑을 즐기면서 대화를 나누고... 실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중천에 떠 있던 태양이 서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느새 해가 이렇게 벌써 지고 있네요.."
"그러게나 말이죠,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요."
그리고 나기사는 지금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자신을 향한 덫이 준비된 곳으로, 그녀는 유도 되고 있었다.
"아하하... 오늘처럼 이렇게 같이 거닐 수 있는 날이 많으면 좋겠네요."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히후미는 다시 한번 해맑게 웃으며, 나기사를 쳐다보고는 묻는 것이었다.
"나중에 트리니티를 졸업한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일까요?"
그리고 그 말에 나기사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해준다.
"물론이죠."
그리고 이러는 동안, 히후미는 그녀들이 계획했던, 목표 장소의 근처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도심지지만, 골목길로 들어가는 순간 곧바로 CCTV도 없고 사람들도 없는 장소가 나타나는 장소. 하지만 히후미가 직접 그녀를 이쪽으로 유도할 수는 없다. 그건 너무 티가 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녀를 유도할 수 있을까.
"그러면, 오늘은 이만 헤어져야 할 거 같네요. 정말 즐거웠습니다, 나기사님."
"저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히후미양."
그리고 히후미는 다시 한번 활짝 웃으며 천천히 골목길로 향했다.
"그러면, 나중에 또 봬요!"
그녀는 팔까지 붕붕 흔들면서 골목길로 들어갔다. 천천히, 자신을 향해 멀어지는 그녀를 보고 나기사는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즐거운 순간은 정말 빠르게도 흐르네요. 아쉽게도 말이죠.'
나기사는 계속 히후미를 쳐다보았다. 계속 바라보면 돌아올 것처럼,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이런다고 다시 올 리는 없는데 말이지.'
그리고 그때였다.
"나기사님~ 제가 잠시 해야 할 이야기가~"
그녀가 다시 나기사에게로 돌아오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돌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나기사에겐 매우 기쁜 일이었다. 다시 히후미를 몇 분이라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녀에게 큰 기쁨이다. 나기사는 그렇게 다시 히후미를 반기려 했다.
"나기ㅅ...."
"어?"
정체 모를 누군가둘이 그녀를 붙잡고 다시 골목길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히, 히후미양?"
"으으으읍!!"
그녀는, 골목길 안에서 나기사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누군가들에게 계속 끌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자 그녀는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졌다. 주변에 사람도 하필 이 때 만큼은 없었기에, 더 다급해진 것이었다.
"히후미양!"
그녀는 끌려가는 히후미를 따라, 곧바로 골목길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급하게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낸다.
"지원 부ㅌ ㅏㄱ 기 ㄴ급사태ㅐㅐ'
다급한 문자. 그 문자는 자신의 감시역에게 보낸 문자였다. 감시역은 없을 것이라는 소녀의 말과 다르게, 감시역은 있었다. 만약 감시역이 병력을 이끌고 나기사를 뒤따라간다면, 최악의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
하지만, 그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감시역은, 그 문자를 보고도 모른 척한다. 그리고, 고개를 떨구며 나지막이 말한다.
"죄송합니다, 나기사님. 분명 이것이 옳은 것일 겁니다."
하나코를 감시하던 그녀는, 어느새 나기사의 감시역으로 바뀌어있던 것이었다.
"감시역끼리는 서로 알고 있거든요. 서로 알아보지 못해서 불상사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요. 그래서, 잠시 로테이션을 돌린다면, 감시역이 설사 있어도 없게 되는 겁니다."
소녀는 자신의 상관에게 죄스러운 짓을 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찔렸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나기사님도, 어쩌면 이렇게 했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른 채 추격은 계속 이어진다. 자신이 어디를 향하는 지도 모르는 채, 그녀는 계속해서 골목길 안쪽을 달리고 있었다.
"거, 거기 서!!!"
"꺄아아악!"
혼자서 이렇게 깊숙히 들어오는 것은 분명히 경솔한 행동이다. 하지만, 히후미가 저렇게 그녀에게 손을 뻗고 있는 지금, 그 손을 어떻게든 붙잡아야 했기에 그녀는 생각할 틈도 없이 계속해서 납치범들을 쫓아갔다.
"허억!! 허억!!"
숨이 차오르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평소 그녀가 운동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었기에, 그녀의 몸은 벌써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멈추면 그녀가 어떤 일을 당할 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멈출 수 없었다.
"......."
그리고, 애석하게도 그녀는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진작에 멀어졌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납치범들은 나기사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치 그녀에게 따라 들어오라는 듯, 유도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두 번째로, 히후미는 이를 충분히 벗어날 능력이 있다. 설령 벗어나지 못해도, 충분히 납치범들을 방해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그녀는 그저 손만 뻗을 뿐이었다.
평소의 상태라면 충분히 의심해볼 법한 것들. 하지만, 친구가 눈 앞에서 잡혀가고 있는 지금. 그녀는 냉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으으으...."
그리고 오른쪽으로 꺾이는 길을 뒤따라 들어갈 때, 납치범들은 멈추었다. 그리고, 나기사의 눈에는 정말 괴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
돼지, 부엉이, 말, 그리고 닭 가면을 뒤집어 쓴 사람들이 자신을 일제히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와서 눈치채는 거지만, 히후미를 붙잡고 도망치는 사람은 바로 닭 가면을 쓴 사람이었다. 위에 헤일로도 달려 있는 것을 보니 분명히 키보토스의 학생들이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말없이 나기사를 그저 쳐다볼 뿐이었다.
"......."
나기사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에 공포심이 올라오고 있었다. 딱 봐도 저 가면들은,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도망쳐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나기사의 머리를 맴돌았다. 그래서, 그녀는 잠시 뒤로 주춤거렸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닭 가면을 쓴 여인은 말했다.
"도망쳤다간, 이 애의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뭐..."
그리고, 이어 부엉이 가면을 쓴 소녀가 말한다.
"후훗, 얌전히 있어주면 좋겠어?"
그리고, 그 순간 닭 가면에게 붙잡혀 있던 히후미가 소리친다.
"나기사님! 도망치세요!!! 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하지만, 절대로 도망칠 수 없다. 그녀는 도망칠 수 없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친구를 버리고 도망칠 수 있겠습니까...?"
".....감동적인 우정이로군."
"조롱하지 마시죠. 허억... 허억..."
나기사의 눈빛은 살벌했다. 히후미를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한 그런 눈빛이었다.
"후에에..."
말 가면을 쓴 소녀는 그 모습을 보고 살짝 뒤로 물러선다. 그리고, 돼지 가면을 쓴 소녀가 입을 열었다.
"...어차피 여기까지 넌 너무 경솔하게 왔어. 그냥 포기하지 그래?"
"........."
확실히 경솔했다. 혼자 너무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도망치지도 않겠지만, 도망을 친다 하더라도 그녀들에게 붙잡힐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시간을 끌어야만 했다.
"그럴 수는 없지요. 그리고 당신들은 오늘을 후회하게 될 겁니다. 분명히. 허억..."
그리고 그 말에, 닭 가면을 쓴 여인은 씁쓸함이 느껴지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니, 후회는 이미 많이 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
그리고, 그녀는 다시 목소리가 결의에 찬 듯한 목소리로 바뀌며 말한다.
"그리고 이제 더이상 후회는 남기지 않는다. 이제 선생에게 죄를 짓고 싶진 않거든."
"뭐... 선생?"
그리고 그 때였다.
쾅!
엄청난 충격이, 나기사의 뒤통수를 강타한다. 그녀는 뭘 해보기도 전에,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크으윽..."
타다다다다다당!!!!
그리고, 그녀를 향해 순식간에 근거리 연사가 가해진다. 마치 그 날처럼 그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정신을 잃어가면서 헤일로가 꺼져가면서도, 그녀의 머릿속에는 한 사람 뿐이었다.
'히후미....'
그리고, 말을 잇지 못한 채 그녀는 쓰러지고 말았다. 친구를 위해 달려갔지만, 친구를 구하지 못했다는 마음과 함께.
".......끝났네요."
그리고 히후미는, 닭 가면을 쓴 여인의 위에서 폴짝 뛰어내리며, 나기사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쓰러져있는 그녀를 보고, 히후미는 슬프게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즐거웠어요. 나기사님하고의.. 오늘은. 진심으로."
그리고, 그런 나기사의 뒤에는 푸른 헬멧을 쓴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등 뒤의 날개로 바로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아즈사짱. 이제 가야 할 거 같아요."
"그래. 히후미."
아즈사는, 푸른 헬멧을 벗으며 동물 가면을 쓴 그녀들에게 말한다.
"이제 출발하자. 지체할 시간은 없으니."
그리고, 그녀들은 전부 일제히 가면을 벗었다.
"대체 이런 걸 왜 쓰라는 거야? 돼지 가면은 대체 어디서 난 건데."
"후에에... 다음부터는 그냥 헬멧을 달라고 해야겠어요.."
"후훗, 왠지 귀엽지 않아? 난 이 부엉이 마음에 드는데."
"....공주가 마음에 들면 상관은 없다. 다만 늑대 녀석은 왜 대체 이런 걸 주는 지 모르겠군. 좀 더 정상적인 것이 있을 텐데 말이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어."
"닭 가면도 어딘지 모르게 멋있을 지도? 후훗."
"나기사님...."
그리고, 그녀들은 쓰러진 나기사를 들쳐업은 채 차로 향하기 시작했다. 다소 뒷맛이 어딘가 개운치는 못한 납치극이었다.
-후기-
웹소설 작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어떻게 계속해서 글을 끊임없이 쏟아낼 수가 있는지. 글 쓰는 거 정말 쉬운 일이 아니네요! 하지만 계속해서 잘 써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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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이네요


이번에는 미카한테 다리가 부러지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