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0229047&search_head=40&page=1(1~100,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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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 소녀의 울음이 그치고 나자, 숨어있었던 모두가 튀어나왔다. 슬픔이 걷히고 나자 두 번째로 든 감정은 배신감이었다. 그녀는 나이에 비해 똑똑했기에, 상황이 어찌 되었는지 알아버렸기 때문에...
"언니 미워!"
"윽!"
언니라는 지위를 이용해 아무것도 모르는 코코나를 납치해온 그녀의 친언니는, 그대로 무릎을 꿇어버릴 정도의 크리티컬 히트를 받아버리고 말았다. 동생을 속였다는 죄책감은, 그 의도가 어떠했든 간에 죄책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 어쩔 수.. 없었다. 이게 전부 다 대의를 위..."
"미나 씨도 미워요!"
"윽!"
현룡문의 집행부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호위를 전부 떼어버리고, 코코나를 제압해 기절시켜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는 완전범죄를 완성시킨 장본인은 그대로 똑같이 크리티컬 히트를 받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내 시선이 현무상회 인원쪽으로도 향하더니, 빼액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모두 다 미워!!"
"윽!"
"어윽!"
이것이 11살의 공격. 언니들은 전부 나가떨어지고 말았고, 어린아이 앞에 모두가 무릎을 꿇고 엎어져있는 촌극이 벌어졌다. 코코나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홱하고 돌려버렸다.
"그, 코코나 짱? 애들은 어쩔 수 없이 그래야만 했으니까.. 용서해주지 않을래?"
"코코나 짱이 아니라 코코나 교관이에요! 선생님도 미워!"
"어윽!!"
그리고 선생 역시 크리티컬 히트를 받아버리며 그대로 엎어지고 말았다.
"그, 다들 정신 차리는 것이다! 왜 전부 다 엎어져 있냔 말이..."
"......."
"아니, 나님을 그렇게 쳐다보지 말란 말이.."
"흥!"
"어억!"
이로써 모두가 코코나 교관 앞에 무릎을 꿇을지어니.
"우와, 얘들아, 저거 봐. 모두가 저 애 밑에 쓰러져 있어. 대단하지 않아?"
"이걸 그렇게 취급해도 되는 거야?"
뭐, 아리우스 스쿼드는 이 촌극을 그저 지켜볼 뿐이지만 말이다.
"그, 진짜 미안..."
"좋아요, 무섭고 서운한 감정은 여기까지. 다들, 어쩔 수 없었던 거겠죠!"
그리고 다행히 소녀도 이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이해했다. 아니, 처음부터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었다. 다만 그것과 서운한 감정은 별개였을 뿐이지.
"다들 벌점 도장 하나와 칭찬 도장 하나 찍는 걸로 끝낼게요, 코코나 교관은 관대한 면도 있으니까!"
소녀의 말에,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린다. 총과 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어린이에게 미움받는 것일까.
"그래 고마워, 코코나."
"그런데 선생님, 대체 산해경에는 어떻게 오시게 된 건가요?"
역시 찾아온 질문 타임. 선생은 바로 대답해준다.
"그게, 여차여차해서 저차처차하고, 그차그차한 다음에.... 이랏차웃차..... 여차저차 그렇게 된 거야."
그리고 간략히 설명한 지난 줄거리를 듣자, 코코나는 바로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선생님이 모두에게 미움을 받는다니,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이! 선생님은 좋은 사람인데!"
"코코나가 그렇게 생각해주니 좋은 걸?"
하지만 이내, 코코나는 자신 역시 선생을 미워했다는 것이 기억나버렸다. 그래서 그녀의 동물귀가 축하고 쳐져버리고, 소녀는 고개를 떨구어버렸다.
"으, 죄송해요. 저도...."
"아냐, 뭐 어떡하겠니.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하지만 저는 교관인데도, 으우..."
"교관이어도 어쩔 수 없는 게 있지. 지금의 코코나는 전의 코코나와 다르잖아?"
선생은 그 말과 함께 코코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의 이질적인 왼손이 바로 코코나의 눈에 들어와버렸다.
"선생님, 왜 손가락이 세 개에요?"
역시 물어보지 않을 수 없는 단골멘트. "저기 저승사자 옷 입고 있는 언니가 뻥 뚫어버렸단다!"라고 외치면 정답이겠지만, 이걸 어찌 말하겠는가. 적당히 둘러대려다, 이내 곧바로 사야가 눈에 들어왔다.
"선생님이 좀 아파서 상처를 낫게 해주는 약을 먹고 몸이 나았는데, 어째 부작용이 좀... 이렇게 됐단다."
"네?!"
"하지만 걱정 마렴, 사야가 손가락을 다시 만들어준다고 했으니까. 곧 돌아오겠지."
사야가 순간 당황하며 선생을 쳐다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얼버무려야 하지 않겠는가.
"다행이에요!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손가락이 적으면 젓가락질도 못한다고요?"
"맞는 말이지, 하하!"
어째 적당히 잘 넘길 수 있게 되었다. 사야는 기상천외한 약을 만들 수 있는 존재니 손가락을 원래대로 돌릴 수 있는 약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코코나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입력이 되었다.
'사실 지금 선생에게 손가락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긴 한 것이다..'
뭐, 심장이 일 분에 다섯 번 뛰는 선생에게 있어 손가락 두 개 날라간 건 문제 축에도 못 끼지만 말이다.
"아, 선생님! 그리고 궁금한 게 또 있어요!"
"응? 뭐니?"
이번에 선생은 긴장했다. 혹시 눈을 감고 있는 천의 이야기가 나온다면 이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또 사야의 핑계를 대야만 하는 것일까. 앞으로 무슨 말을 내뱉어야 할 지에 대한 수십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돌아다니는 중, 코코나의 입이 열리었다.
"저기 있는 분들은 누구인가요? 산해경에서 본 적이 없었던 거 같아서."
우리의 교관님, 눈썰미가 좋다. 만약 저주가 걸려있지 않은 상태였다면 바로 모브에게 했던 것처럼 뻔뻔하게 나갔겠지만 지금은 아군이다. 즉, 소녀들의 정체를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
"아, 외부에서 온 학생들인데 나를 도와주고 있어. 아리우스 학생들인데, 음..."
"안뇽~"
바로 아츠코가 코코나를 향해 손바닥을 펼쳐 흔들었다. 뭔가 그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코코나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 안녕하세요?"
"난 하카리 아츠코라고 해. 분명 이름이 스노하라 코코나? 맞지?"
"아, 네!"
"그럼 코코나 짱이라고 불러도 돼?"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던 그녀였지만, 호칭이 문제였다. 어른스럽게 보이고 싶은 이 꼬마에게, '짱'이란 애칭은 완전히 아이 취급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코코나 '짱'이 아니에요! 저는 매화원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코코나 '교관'이라고요!"
어째 그런 모습이 더욱 코코나를 어려보이고 귀엽게 만들고 있다는 건 웃음포인트긴 하지만 말이다.
"아, 그렇구나..?"
"그럼요, 교관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는 다들 알고 있죠!"
"...사람을 때리나요?"
"그럼요, 사람을 때리... 뭐라고요?"
순간 귀를 의심케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코코나의 고개가 확 돌려졌다. 그리고 거기에는 앞섬을 채 잠구지도 못하는 민트색 머리카락의 소녀가, 양 검지를 서로 맞대며 톡톡대고 있었다.
"야, 그게 무슨 소리야."
"하, 하지만 미사키 씨. 교관은 무서운 사람이잖아요.. 우리가 교관들한테 당했던 것들을 생각해봐요."
"그건 아리우스니까 그랬던 거겠지. 우리 학교의 이야기를 다른 학교에 대입하면 곤란해."
다른 학교와 너무나 이질적으로 달랐던 아리우스였기에, 이런 웃픈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코코나는 바로 빽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제가 왜 애들을 때려요?! 교관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아.... 그럼 말 안 들으면 굶기나요?"
"아니요?"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방 안에 가두나요?"
"네?!"
"그, 그것도 아니면... 혹시 서로 싸우게 시키나요?"
"?!?!?!??!"
어째 하나같이 죄다 충격적인 말들, 히요리와 아리우스 스쿼드에겐 실화였지만, 11살 교관님에겐 하나같이 충격적인 내용들뿐이었다. 그리고 히요리는 눈치없게도, 계속 이 감동실화들을 나열할 뿐이었다.
"아, 혹시..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사람을 물 속에 빠트려놓고 못 나오게 하나요?"
하지만 뭐든지 적당해야 하는 법. 이 하나같이 충격 그 자체인 정보들은, 코코나를 완전히 패닉에 빠트리거 말았다.
"교관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그런 끔찍한 일을 하지 않아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 그, 그런가요? 교관에 대해선 그런 기억밖에 없어서.. 헤헤헤.."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을 하면서 멋쩍게 웃어보이는 히요리의 모습에, 코코나는 완전히 충격을 받아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어린아이, 충격이 가해지면 바로 반사적으로 드러나버렸다.
"저, 저는 그런 나쁜 사람이 아니란 말이에요! 흐, 흐끅. 흐아아아아앙... 코코나는 좋은 교관이 되기 위해.. 흑, 노력한단 말이에요..."
"어, 어... 우, 울면 안 되는데."
"히요리, 지금 친해져야 하는데 애를 울리면 어떡해, 나빠."
"저는 애가 아니라고요... 우에에에에엥...!"
코코나는 다시 서글프게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생이 서글프게 울고 있다는 것은, 언니가 용납할 수 없었다.
"제 동생을 울린 나쁜 아이는 누구죠?"
웃는 표정으로 정색을 하는 것만 같은 신기를 보여주며 슌이 히요리에게 다가갔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걸 자각한 히요리는 바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죄송해요, 아주머니!!"
아, 이런. 당황하면 말실수가 나오는 법. 절대 긁으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히요리는 착한 아이니까.
"아, 아니 언니! 이건..."
하지만 아줌마 3연타를 맞아버린 슌에겐 그런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빠각!
"점마 나한테 와 저러노? 한두 번도 아니고 삼세판이면 이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긴가? 한 번은 실수고, 두 번은 넘길 수 있다 하드라도 세 번은 뭐꼬? 일부러 저러는 거 아이가? 내 오늘 제대로 미치는 꼴을 보고 싶은 기다."
"아, 아니 그..."
"나하고 나이 차이가 나면 을매나 난다고 저리 꼴깝을 떠는 긴데? 나도 즒다고. 한창 청춘을 즐길 나이란 말이다. 100세를 늠어 120세 시대를 향해가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2할도 안 왔단 말이다! 근디 왜 나가 이런 말을 계속 하고 있는데? 아, 긁힌 기다. 저 요망한 것에 긁힌 기야.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는데, 입 안에는 아주 그냥 칼을 날카롭게 갈아대가 있었던지라."
"그....."
"치아라, 다 끄지라. 니들 다 으차피 나를 아주매로 보고 있는 거 다 안다! 처음에 말한게 본심 아이가!"
"아니..."
"중얼중얼중얼중얼....."
총도 칼도 쓰지 않고 말으로 자매를 쓰러트려버린 히요리의 전투력,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아츠코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보다가 그저 웃어버리고 말았다.
"후훗, 굉장하네."
"그런 말로 넘길 수 있는 게 아니다, 공주."
"에이, 삿 짱.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잖아."
그리고 지금, 이 난장판이 진행 중인 상황 속에서 어느새 미나가 그녀들의 앞에 다가왔다.
"어이, 질문이 있다."
"음,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한다면 난 뭐라 할 말이..."
"아니, 그게 아니다. 다른 게 궁금해서야."
"응? 다른 거? 어떤 거 말하는 거야?"
"그, 왜 다 네 녀석을 공주라고 부르는 거지?"
미나 입장에서 이 호칭이 어지간히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공주라는 호칭이 붙여질 정도면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었지만, 선생이 처음 소개할 때 '자기를 도와주는 학생들'이라 뭉뚱그려 이야기했기에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참에 묻고자 한 것이었다.
"아, 그거? 난 아리우스 학생회장의 핏줄.. 로얄 블러드라고 해서 모두에게 그렇게 불리는 거 뿐이야. 하지만 이제 그런 건 다 상관없는 이야기일 뿐이지."
"아리우스?"
다른 학교에 비해 폐쇄적인 산해경의 특성상, 모두가 알고 있는 에덴조약의 이야기도 이들에겐 스쳐지나가는 풍문(風聞)일 뿐이었다. 선생도 굳이 이 이야기를 자세히 하진 않았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총학생회장 대행이란 녀석이 아리우스란 이름을 담긴 했었지. 이봐, 그쪽은 뭐 알고 있는 거 있나?"
미나는 자신보다 외부와 더 교류가 많은 루미에게 물어보았고, 루미는 외부 사정에 능통한 만큼 아리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글쎄, 아하하... 난 이 이야기에선 외부인이라? 꺼내도 될련지."
하지만 이 이야기 역시 루미가 꺼내기엔 뭣한 것이었다. 선생도 이야기를 꺼내기 뭣했기에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었지만, 딱히 그렇게 되진 않았다.
"게헨나하고 트리니티, 두 학교에 싸움을 걸었던 학교야. 우리 모교고."
"응? 내가 아는 한 키보토스에서 가장 세력이 큰 학교가 바로 그 둘일텐데, 그 둘에게 싸움을 걸었다고?"
"그랬지."
"그런 짓은 그 어떤 학교도, 설령 산해경이어도 감당할 수 없을텐데? 절대로 이기지 못할 싸움을 거는 학교가 있나?"
미나는 바로 의문을 제기하나, 미사키는 바로 답해주었다.
"못 이겼지."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런 짓을 하면 보복 차원에서라도 학교가 망할 수도 있지 않겠나?"
"망했어."
"아하."
실로 명쾌한 답변이 아닌가. 그리고 이 답변에 선생이 거들었다.
"굳이 따지면 너희들 셋이 망하게 만들지 않았니?"
"말은 똑바로 해, 선생님. 같이 망하게 했잖아."
"그렇네."
"....???"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미나는 사고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자신들의 모교를 선생과 함께 망하게 만들었다는 게 대체 무슨 의미인가?
"왜 그런 짓을?"
그리고 그 말에, 바로 사오리가 대답해주었다.
"공주를 죽인다고 하는데 뭐 어쩌겠나. 학교가 그런 선택을 한다면 학교를 죽여야지."
뭔가 흐름이 뚝뚝 끊긴 단편적인 이야기만 나열되었기에, 듣는 사람 입장에선 이게 뭔가 싶을 수도 있지만, 미나의 머릿속에선 스토리텔링이 완성되었다. 그래, 때마침 최근에 봤던 느와르 영화. 그것이 미나의 상상력에 힘을 보태주었다.
-회상 중-
'안 돼요. 저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이 따를 이유가 하나도 없단 말이에요.'
'제가 섬기는 것은 조직이 아니라 아가씨입니다.'
'조직 전부를 등지게 되면, 당신이라도 살아남을 수 없을 거에요. 차라리 제 목을 들고 가요.. 네?'
'조직이 원하는 것이 아가씨의 목숨이라면, 제가 그 조직을 하나도 남김없이 부숴버리겠습니다.'
'이길 수 없을 거에요.. 제발...'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저 은혜를 갚고자 할 뿐이죠. 그것이 제가 그동안 아가씨의 곁에 있던 이유입니다.'
-회상 끝-
'멋있는데?'
영화의 인물들과 이 소녀들이 엉겹결에 겹쳐보였던 그녀의 감상이었다. 그리고 이내 다시 한 번, 아츠코에게 물었다.
"그럼.. 너는 그러니까.. 황녀(皇女)..라는 것이냐?"
"아니, 이제 학교가 사라져서 그런 건 의미가.."
"망국(亡國)의 황녀라.. 어쩐지, 문주님하고 뭔가 비슷한 느낌이 든다 했는데, 아니, 무슨 소리! 문주님이 더 고귀하시다!!"
난데없이 발작하듯 고개를 더 세차게 흔드는 그녀, 보는 입장에서는 저게 대체 뭐하는 건지, 무슨 생각인 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후훗, 재밌네. 그렇지 않아, 미사키?"
"모르겠는데. 아무튼 아츠코, 우리는 지금..."
"어허, 미사키. 그게 무슨 소리야."
"뭐가?"
별 말도 안 했는데 갑자기 공주님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미사키 입장에선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내 소녀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아츠코 황녀님이라 불러야지?"
"뭐?"
"무엄하다, 어서 이 로열 블러드에게 예의를 갖추지 못할까?"
"뿌에에엥... 공주가 또.."
"내 분명 황녀님이라 부르랬을 텐데? 잡지 1주일 압수형에 처한다!"
"우에에에엥!!! 그건 봐주세요!!"
의식의 흐름에 따른 대화기법에, 미사키는 할 말이 없어졌다. 흐름을 타는 자와 휩쓸리는 자는 같은 선상에 설 수 없나니. 그리고 그건 이 모든 대화를 지켜볼 뿐인 모브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대화의 흐름이 왜 저런 식으로 흘러가는 거지?"
"그러게나 말이야. 못 따라가겠어."
그리고 레이죠 역시 이에 동감을 표했다. 그리고 지금, 어쩌다 보니 현무상회와 현룡문이 같은 의견을 표하고 있었다. 순간 당황하며 서로를 쳐다보았지만, 납득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에에에엥... 저는 나쁜 교관이 아니에요.."
"중얼중얼중얼..."
"황녀가 명하니, 츠치나가 히요리는 당장 이 앞섬을 잠구어라!"
"뿌에에엥!! 이건 노력해도 안 되는 거란 말이에요!"
"목을 쳐라!"
"으에에에엥?! 그게 그 정도의 죄에요?!"
어쩐지 다시 난장판이 되고야 만 이 현무상회. 그리고 실로, 오래간만의 활기참이다.
"하핫!"
루미는 그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좋은 게 좋은 거지, 안 그런가?
***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겨우 진정된 상황 속에서 선생이 말을 꺼냈다.
"그래, 일단 내가 알고 있는 애들은 전부 해주가 완료됐네. 근데 이렇게까지 잘 풀린 적이 있었나? 몇 시간도 안 돼서 이 해주 인원들은 뭐지?"
일이 이 이상으로 잘 풀린 적이 없었다. 고난 끝에 행운이 온다는 말이 이런 것일까 싶었다. 하지만, 아직 제일 중요한 인물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선생님, 우리들만으론 부족해. 결국 키사키를 해주시켜야만 문제를 해결하고 산해경을 나갈 수 있을 테니까."
제일 난이도가 높고, 접근 역시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황. 사전에 이미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매우 힘듦'이라는 결론을 남겼었다.
"해주는 결국 선생님과 키사키를 대면시켜야 할 수 있으니, 이게 참 쉽지가 않네. 키사키가 혼자 다닐 리도 없고..."
수많은 경호원이 그녀와 함께할 것이고, 그녀는 경계심을 놓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동안의 해주에 있어, 가장 어려운 난도를 갖춘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동안은 인맥과 운의 힘으로 속여서 어떻게든 됐지만, 이번에는 그걸 바랄 수는 없겠네."
선생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다른 이들도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키사키를 방심시키고 유인하여 해주를 진행할 수 있는가. 이게 큰 문제였다.
"키사키 회장님을 방심시키려면 상당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하는데.. 쉽지 않네요."
"그래요, 저도 언니가 아니었다면 따라나서지 않았을테니까."
"윽!"
어쩌다보니 다시 한 번 크리티컬 히트를 먹여버린 코코나였다. 아무튼, 회의는 계속 진행되었다.
"혼자만 있는 상황이 우연하게 일어나진 않을테고, 그런 상황이 있어도 멀리서 감시하는 인원은 있을 텐데.. 결국 의도적으로 키사키를 고립시켜야 한다는 가고."
"그렇게 하려면, 키사키가 믿을 수 있는 사람만이 그리 만들 수 있겠지."
"그리고, 곁에 있어도 다른 이들이 결코 의심하지 않을.. 그런 사람이어야겠죠?"
선생 - 루미 - 레이죠의 의견이 진행되고, 그 일련에 따라 한 명의 인물이 도출된다. 그리고 일제히, 그 한 명에게 시선이 향하고 있었다.
"뭐, 뭐야, 왜 날 보냐! 자, 잠깐만, 너희들 나에게 뭘 시킬 셈이냐!!"
그녀가 얼굴이 새파래진 채 뒷걸음질을 치나, 루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리 말했다.
"키사키가 가장 믿는 건 너잖아. 단 둘이 있어도 의심을 안 받을 수 있는 건 산해경에 단 한 명일 걸."
"아, 아니! 그거언!!! 네, 네 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지 알고나 있냐!!"
"알지, 그러니까 이야기하는 거야."
어쩔 수 없었다. 누군가는 총대를 메야만 했고, 이는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었다. 총을 쏠 수 있는 사람만이 총대를 멜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이 해주라는 총을 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미나, 네가 이번 한 번만 키사키를 배신해야 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나, 난 못 해!!"
"안 하면 발광에 걸린 아이들도, 선생님도 위험해져. 그건 바라는 게 아니지?"
"그, 그으으.. 그건.. 그렇지만! 나는..."
"해야 돼. 결국엔 키사키를 위해서야."
"으어어어....??"
이는 그녀가 감히 감당할 수 없는, 최악의 임무였다.
-후기-
https://novelpia.com/novel/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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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최고의 느아루란 자신이 느아루가 되는것
슌 사투리쓰니까 진짜 아줌마같잖아
개꿀잼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