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49자
파파고
의역
허접임
오타오역 지적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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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
이야기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들었던, 언젠가는 듣고 싶다고 생각했던 선생님의 과거의 여자 경험. 어른이니까 전 여자친구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소원은 선생님의 한마디에 어이없이 흩어졌다.
"그런가요..."
아~~그냥 충격적이네~~각오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선생님의 첫 여자친구는 나였으면 좋았을텐데, 선생님이랑 놀이공원에서 데이트하는 것도, 집에서 단둘이 머무르는 것도 다 나만 좋아하던 거였어. 키스나 그 앞이라니...선생님은 벌써...아, 좀 울 것 같아.
"유우카? 눈가가 좀 촉촉해 보이는데 괜찮아?"
"죄송합니다. 수학의 아름다움을 갑자기 떠올리는 바람에 그만 눈물이."
"???"
뭐 그래도...어쩔 수 없지. 선생님은 되게 착하시고, 얼굴도 단정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누군가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게 신기할 정도지.
"그건 그렇고, 학생이랑 이런 주제를 얘기하는 건 좀 쑥스럽네."
"아직 물어볼 게 있어요."
모처럼 이런 화제를 이야기할 수 있었고, 선생님의 과거 연애 이야기는 들어두고 싶다. 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될 수도 있지만, 선생님께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참고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선생님은 몇 명의 여자랑 사귀어 보셨나요?"
뭐 한 두명 정도일까, 선생님은 한결같으니.
"음~분명 20명이었을까?"
"20명!?"
20명...?아무리 생각해도 자릿수가 하나 많은데...이게 사실이라면 뭐가 일편단심이야. 그냥 플레이보이잖아.
아니...아니아니. 역시 거짓말이겠지...?20명이라구? 내가 가진 선생님 이미지와 전 여자친구 20명은 차이가 너무 심해. 설마 잘못 들은 건...?
"지금...20명이라고 하셨나요?"
"응."
아, 응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정말 과거에 20명의 여성과 교제를...? 그렇다면 첫 여자친구는 아니잖아. 아무리 빨라도 나는 선생님의 21번째 여자친구...아니 뭐야, 21번째라니...역시 전 여자친구 20명은 너무 많아.
"20명은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지 않아요?"
"나는 사랑이 넘치는 남자니까."
시끄럽네요. 그럼 저를 사랑해 주세요.
"아니~다시 돌이켜보니 여러 명이랑 사귀었구나."
"20명이면 정말 다양한 개성이겠는걸요."
선생님이 사귀어 온 사람들...되게 궁금하네. 여러 사람이라고는 해도 그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있는, 선생님이 무의식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뭔가가 있을 수도 있어. 들어볼 만한 가치는 있겠다.
"그 예전 여자친구분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나요?"
"글쎄다...그럼, 첫 여자친구 말인데."
제일 처음...그러니까 선생님의 첫 여자친구라는 거네. 부럽지만 어쩔 수 없지. 처음은 양보해도 선생님의 마지막은 절대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아.
그렇게 결심하고 선생님의 말을 듣는 자세를 취한다.
"내가 8살일 때..."
"잠깐만요."
8살!? 초등학교 저학년이잖아! 그런 나이부터 연애를? 너무 조숙하신데?!
아니야 진정해 유우카, 아직 8살 때 사귄 거라고 말하지는 않았어. 맞아, 그 나이에 첫 여자친구가 될 사람을 만났다는 것 뿐이야.
"그...먼저 들어두고 싶은데, 첫 여자친구가 생긴 나이가 8살이에요?"
"응."
아, 응이라고 했다. 어...8살때 벌써? 믿을 수가...역시 20명이나 사귀어 온 플레이보이는 다르네. 그런 나이에 벌써 그 편린을. 나는 8살때 뭐 했지? 적어도 그쪽 일은 없었던 것만은 확실해.
뭐 그래도 그 나이라면 동창인 애들도 그렇겠지. 분명 내 나이대면 귀여운 교제를 하고 있었을 거야. 8살이니까.
"학교 동창이랑 사귄 건가요?"
"아니, 엄마 친구."
"허?"
"그 사람은 지금 생각하면 소위 쇼타콘이라는 사람인가? 우리 집에 놀러왔을 때, 엄마가 없던 타이밍에 나 같은 순수한 남자를 좋아한다고 고백해 왔어."
"너무 위험하지 않아요 그 여자!!?"
내가 예상했던 어린아이의 연애놀이와도 비슷한 귀여운 교제와는 비슷한 구석이라고는 없는데!!?더 흐뭇한 느낌일 줄 알았는데. 게다가 첫 여자친구가 그런 변태면 트라우마를 겪지 않고 그 뒤로도 19명의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었겠지.
그건 그렇고 나 그런 무서운 여자에게 선생님의 첫 여자친구를 뺏겼다고 질투했어...왠지 부끄러워지네.
"그 뒤로는 어떻게 됐어요? 설마 덮쳐졌나요?!"
"아니 본능이 위기를 호소해서. 당할 뻔 했지만 그건 면했어. 기세에 눌려서 사귀게는 됐지만."
"좀 더 그 전에 본능을 발휘하셨으면 하는데요."
"그 사람은 순진한 아이를 자기 손으로 더럽히는 걸 좋아했나 봐, 나 말고 다른 아이에게 손을 대고 사귀다가 금방 잡혔어."
그냥 범죄자잖아요. 잘도 그 사람을 첫 여자친구로 카운트하는군요. 보통 안 쳐주지 않나요?
"아, 그때 35살이었나."
"듣고 싶지 않아요 그런 생생한 정보!"
"다음엔 내가 중학생 때 사귀었던 여자친구 얘기를 해 볼까?"
전의 이야기는 나쁜 의미로 인상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선생님의 취향을 알 수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어쨌든 저런 이야기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그때의 그녀는 중2병이라서 말이지. 당시의 나도 꽤나 그런 걸 좋아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중2병이요? 여자애 중2병은 그다지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뭐 흐뭇하고 좋을 것 같네요. 중학생끼리라면 말이죠."
"그녀의 나이도 조금 전처럼 35살이었지."
"너무 갔는데요?"
35살 중2병? 치명상이에요. 그런 사람만 봐도 내 마음까지 아슬아슬하게 깎여나가질 것 같아서 싫어요. 그건 그렇고 또 35살?! 35살 이미지가 나빠져요!
"캐릭터가 너무하지 않나요? 중학생 중2병이면 몰라도, 35살 중2병은 보통 돈줄이잖아요?"
"그게 그냥 의기투합해서, 매일같이 사왕염살 흑룡파를 치고받았지."
"선생님도 정신이 없어요..."
중2병 간의 교류도 한쪽이 35살이라면 이상한 광경이겠지요, 아뇨 그것보다-
"중2병은 그렇다 쳐도, 35살이 중학생이랑 어울리기는 힘들지 않나요? 아니면 선생님, 이전 거 때문에 성벽이 깨져버린 건가요?"
"아니 멀쩡해. 그리고 데이트는 하곤 했지만 그런 짓은 안 했으니까.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인 걸로."
아슬아슬하게 안전하네...뭐, 됐어. 왠지 선생님의 몇 번째 여자친구인가 하는 건 이제 아무래도 잘 느껴지고 있었고.
"그녀는 팔에 붕대를 감거나 안대를 하고, 언뜻 보면 부상이 꽤 많아 보였지. 그 모습에서 나오는 세련된 20년짜리 중2병 말투에 다들 놀라더라."
"35살이 설마 중2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보다, 처음 보는 타인에게까지 중2병 말투로 대하는 건가요. 일상생활 가능한건가요.
"그보다 이번에는 어쩌다가 헤어졌나요?"
"그녀의 중2병이 완치되었을 때."
"헤에~잘 고쳐졌군요."
"응, 부모님한테 호되게 들은 것 같아. 네 말투가 옛날의 나를 떠올리게 하고 정신적으로 힘들댔나. 그녀는 착했으니 부모님을 생각해서 마침내 중2병을 완치했어. 울 만한 이야기지."
"아뇨, 그닥."
"그럼 다음은 고등학교 때 이야기네."
고등학생 때의 연애는 궁금하다. 지금의 나랑 비슷한 나이대고, 선생님이 좋아하는 여자를 찾기 위해서는 꼭 들어두고 싶은 이야기야. 상대가 멀쩡한 사람이라면 말이지.
"그때의 그녀는 같은 반 친구였고."
"음?"
"반에서는 반장을 맡고 있었지."
"설마..."
"모두의 사랑을 받았고 인기도 많았지."
"처음으로...?"
"행실도 올바르니 선생님도 의지를 많이 하셨지."
"제대로 된 사람이다!"
"그리고 바퀴벌레를 사랑했지."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잖아!!!!!!!"
바퀴벌레?! 벌써 탈락이에요!! 절 기대하게 할 만큼 기대하게 하고는 마지막에 맨틀까지 꽂아버리다니!! 왜 선생님은 제대로 된 사람과 연애하질 않는 거에요!
"왜 바퀴벌레에요? 여고생에 바퀴벌레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그게 말이지. 나도 놀랐어. 그리고 일단 확실히 해두겠지만, 사랑한다는 건 연애적인 의미니까."
"미지의 세계에요 너무..."
지금까지 사람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야...그보다 선생님도 잘도 그런 사람이랑 사귀었네요. 아니, 잠깐만...
"그 사람, 바퀴벌레를 연애적으로 좋아한댔죠? 그럼 왜 선생님이랑 사귀게 된 거에요?"
"아, 그건 그녀가 학교에 몰래 바퀴벌레를 가져온 게 계기네."
"최악이야..."
"가방에 바퀴벌레를 넣었던 것 같은데, 도망쳐 버렸어. 그래서 바퀴벌레가 교실을 날아다니고, 아비규환이 되어버렸지."
상상도 하기 싫은 광경이야...
"그때 어째선지 그 바퀴벌레가 내 머리 위에 멈춰서. 그걸 본 그녀가 나와 짝짓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봐."
"의미를 모르겠는데요?!"
바퀴벌레가 머리에 멈춰서 그렇다고요!? 설마 따른다고 생각한 건가요 그 사람은!? 바퀴벌레 여자의 이야기는 앞의 두 이야기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 뿐이야...이해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래서 뭐 사귀긴 했지만, 그녀의 바퀴벌레 사랑은 진짜야. 바퀴벌레와 함께한다면서 바퀴벌레를 이용한 요리를..."
"그만해주세요! 듣고 싶지 않아요!"
바퀴벌레에 미친 여자 이야기라니 유령보다 훨씬 소름 끼치는 공포야. 생리적으로 무리야...
"뭐 그래도 한참 사귀었는데, 언제부턴가 나랑 여자친구랑 바퀴벌레 삼각관계로 발전해서, 결국 헤어지게 된 거야."
"자기가 이상한 소리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어요?"
바퀴벌레가 왜 인간의 삼각관계의 일각을 맡고 있는 거죠? 어떻게 선생님은 그런 흑역사를 태연하게 학생들에게 말할 수 있나요? 그리고 나는 왜 이런 얘기를 듣고도 선생님에 대한 마음이 가라앉지를 않는지를 모르겠어...
"그러고 보니 그녀의 부탁으로 바퀴벌레를 산책시킨 적도 있었지."
"안 들려요."
"바퀴벌레랑 같은 침대에서..."
"안 들린다고요!!!"
"좋아! 다음엔 대학생 때 얘기해 볼까?"
솔직히 전혀 기대가 안 되는...어차피 내가 원하는 더 평범한 연애이야기와는 거리가 먼 괴짜 에피소드를 듣게 될 거야. 그래도 만일을 생각하는 건 나의 선생님에 대한 사랑이 커서 그런건가. 스스로 말하자니 부끄러워진다 이거.
"유우카? 얼굴이 좀 빨간데 괜찮아?"
"죄송합니다. 갑자기 몇 초 동안 숨을 멈출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어져서."
"???"
"음, 첫 만남이라면, 아직 입학한지 얼마 안 됐을 때, 학식으로 좀 이른 점심을 혼자 먹고 있을 때였지."
드디어 시작이네. 이번에는 어떤 사람일까? 대학 교수님? 아니면 청소부 할머니? 뭐, 이번에는 어떤 사람이라도 더 이상 놀라지 않을 자신 있어.
"그녀 쪽에서 말을 걸어왔고, 갑자기 나한테 그랬어. 저와 함께 신에게 바치지 않겠냐고요."
"엮이면 안 되는 타입의 사람이다!!"
나의 얕은 상상 따위는 가볍게 넘어섰어! 더 이상 놀라지 않을 수 있다고 했지만, 그냥 놀라버렸고! 역시 선생님이야! 왜 칭찬하는거지 나!?"
"대학에서 종교권유하는 사람이면 너무 수상하지 않나요? 그런 사람을 사귀는 건 좀 아닌가 싶은데요."
"할 말이 없네.단지 처음 만났을 때의 그녀의 눈...그건 확실히 신에게...아니 누군가에게 구원을 청하는 눈이었어..."
"하아?"
"그래도 입신은 안 했지만. 그래도 왠지 내버려둘 수는 없어서. 그 후로도 관계는 이어갔지."
잘 모르겠는 전개가 되었네. 이거 혹시 울만한 얘기려나? 아니야 역시 그런 건 아닐거야.
"그래서 친해졌을 무렵에, 어떤 고민을 상담받았어. 그 고민이라는 게..."
"그 고민이...?"
"그녀는 소샤게에 돈을 너무 박아서 파산 직전이었어!"
"이거 봐 역시 울 수가 없어!"
선생님의 이야기에 나오는 그녀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는 전개 따위는 하늘이 무너져도 있을 리가 없어. 그런 감동 스토리가 있다면 일주일 내내 밀레니엄 교내를 물구나무 서서 돌아다녀주지.
"새빨갛고 피 묻은 청춘을 보내는 꽃미남 학생들이 잔뜩 나오는 게임 말이지. 레드 아카이브, 줄여서 레드아카."
"뭐야이게...!"
"뭐 그 게임에 과금을 너무 해서 파산할 뻔했는데, 꽃미남들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어서, 스스로도 말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것 같아."
뭐 울지는 않지만, 멈추자는 마음이 있어도 멈출 수 없다는 건 괴롭겠지. 인간이 무엇에 몰두할지 따위는 알 수 없으니, 남의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네.
"그래서 그녀는 그 피할 수 없는 고통에서 구원을 바라듯 종교에 빠져들었지."
"과연,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하지만 그녀가 빠진 종교는 제대로 된 곳이었나요? 안 좋은 곳이라면 빠져나오기도 힘들 것 같은데요.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마. 그녀가 그 종교의 창시자니까."
"네?"
"그녀가 신으로 추앙했던 건 레드아카의 적극적인 캐릭터였어."
"과금을 끊을 생각이 있기는 한 거에요?!"
과금을 멈출 수 없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소샤게 캐릭터를 신으로 숭배한다니...이제 그 사람 벗어날 수가 없는 거잖아. 만약 서비스 종료라도 한다면 폐인이라도 될 수 있는 미친 짓이야.
"그 사람 어떻게 됐어요? 더는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은데요."
"사귀고 나서 한동안은 과금을 멈췄어. 하지만 아르바이트 등으로 다시 돈이 모이면 다시 과금을 하기 시작했어. 마지막에는 당신으로는 역시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해서 헤어졌어."
"구제불능이에요..."
그 후에도 선생님의 과거 연애 이야기는 계속되고-
"유아 코스프레를 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35세"
"또 35세!?"
"에이미 같은 차림으로 거리를 걷는 여자."
"변태!"
"유령소녀와의 여름 한 달."
"감동 스토-리-!!"
수많은 기인의 말을 듣고 피곤해졌지만, 마침내 마지막 그녀의 이야기를 끝냈다.
"이게 전설의 주부 미치코 씨와의 이별이야."
"미치코 씨... 역사교과서에도 실리는 대단한 분이잖아요."
이렇게 모든 이야기를 다 들었지만...대단한 여자밖에 없잖아...이래서는 아무것도 참고가 안 돼. 이 이야기를 듣고 선생님이 좋아하는 타입을 찾으려는 건 무리한 생각이었을지도. 굳이 말하자면 선생님의 스트라이크 존이 비정상적으로 넓다는 것 정도일까. 야구장이 아예 없을 수도 있는데.
아니...원래 볼존이 선생님의 스트라이크존이 아닐까? 저 정도가 선생님의 취향...? 그러면 나로서는 당해낼 수가 없잖아. 아, 울 것 같아...
"유우카? 또 눈가가 좀 촉촉해 보이는데 괜찮아?"
"죄송합니다. 미치광이가 될 수 없는 자신에게 좀 절망했어요."
"???"
나에게 20명의 여자친구에게 비빌 정도의 광기는 없지만, 나는 언젠가 선생님과 사귈 수 있을까? 아까까지의 이야기를 듣고 그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광기네.
게다가...결국 마지막에는 헤어졌다고는 하지만, 괴짜들과 사귀어 온 선생님 곁을 끝까지 함께 걸을 수 있는 미래가...보이지를 않게 되어버렸다.
왠지 네거티브가 되어 있네. 선생님 말씀만으로도 괴짜가 뿜어내는 아우라에 압도당한걸까?어...?그러고 보니 선생님 지금...
"유우카, 슬슬 돌아가봐야 할 시간 아니야?"
"아, 벌써 시간이..."
창문을 보면 벌써 해가 지고 있다. 그리고 그건 선생님과의 이별 신호. 나는 어른이 아니니 앞으로의 시간을 선생님과 보낼 순 없어. 아...만약 선생님과 사귈 수 있었다면, 이 신호를 무시하고 밤에도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을까?
창문에서 눈을 떼고 곁눈질로 선생님을 본다. 석양으로 물든 붉은 얼굴이 왠지 멋있어서 내 얼굴을 붉힌다. 이래저래 해도 학생이라면 밤에는 돌려보낼 것 같네.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어.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요?"
아직 선생님과 헤어지기 싫어서 발목잡기와도 비슷하게 시간을 끈다. 하지만 그게 내게 약간의 용기를 주었다. 이걸 듣는 건 선생님을 사랑하는 내겐 용기있는 일이었으니까.
"뭔데?"
"선생님은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선생님의 말씀을 다 듣고 생각한 것. 선생님 자신도 말했지만 사랑이 많은 남자인 선생님은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선생님과 더 오래 있고 싶어서 물어본 그 질문. 하지만 선생님의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은 전혀 즐겁지 않았고, 평소에는 들리지 않는 심장 소리가 나중에 선생님의 대답을 지워버릴 정도로 큰 소리로 내 몸 안에서 울리는 걸 듣고 있을 뿐이었다.
없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있었으면 좋겠어. 그 상대가 나라면. 조금 생각하는 듯한 걸 보인 뒤 선생님의 입이 열렸다.
"있어."
있다...있구나. 선생님한테 좋아하는 사람이 지금 있어. 왠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분이야. 하지만 충격은 없었어. 그건 아직 상대가 누군지를 모르기 때문인지. 어쩐지 '있다'라고 대답할거라는 데 근거도 없는데도 눈치는 채고 있었기 때문일까.
다만, 어느 쪽이든 필연적으로 한 가지 더 물어봐야 했다. 듣고 싶은 마음과 듣고 싶지 않은 마음이 서로 다투고 있지만, 여기까지 듣고 물러난다면 분명 후회할 것이다. 그러니-
"누구에요?"
물어봐버렸다...희미한 후회와 대답이 어떻든 듣는게 좋다는 마음 두 가지가 내 마음을 점령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순간에 나의 실연이 결정된다. 그치만...그치만...! 저를 좋아한다고 해주세요 선생님! 그러면 저는 당장이라도 선생님 품에 뛰어들어 저도요라고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생각하는 기색을 보이던 선생님이 손을 내리고 생각이 정리된 얼굴을 보인다. 운명의 순간이 찾아온다-
"음~비밀이려나."
"엣"
비, 비밀?
"ㅁ, 무슨, 네!?자, 잠깐만요 선생님! 제대로 대답해주세요! 저는 진지하게 듣고 있다구요!!"
"언젠가는 제대로 대답할 생각이야. 하지만 지금은 아직 이르려나?"
"뭐에요 그게!!"
결국 그 후에도 어떻게든 대답해 달라고 졸라봤지만, 선생님은 그저 침착하게 마치 아이를 달래듯 나를 제압해 왔다. 왜요, 정말! 선생님은 모르시겠지만 얼마나 용기를 내서 물어봤다고 생각하시는 거에요!
"정말! 몰라요 이젠! 오늘은 이젠 돌아갈 거니까요!!"
화났어요! 내일도 선생님 일을 도와주겠다는 약속이었는데 이젠 몰라요! 선생님따위 일에 정신이 팔려서 사무실에나 계속 같혀 있으면 그만이죠! 라고 생각하면서 쿵쿵 발소리를 내며 문에 손을 얹으려고 할 때...
"유우카."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불러서 나도 모르게 멈춰선다.
"...뭔가요?"
"내일 봐."
그렇게 말하고 선생님이 미소를 지으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이게 반해버린 사람의 약점인가...아까까지의 분노가 다 사라진건 아니지만, 뭐...내일도 만나러 오자. 그렇게 생각해 버렸으니.
"...네! 내일 봐요!"
나만 반했다는 게 왠지 모르게 화가 났기 때문에, 완전 웃는 얼굴로 선생님께 그렇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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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센남 유우카 가지고 노노 ㅋㅋ
그래, 저정도는 돼야 온갖 기인이 가득한 키보토스를 감당할 수 있겠지

딱봐도 구란데 저걸 다 믿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