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 #L #드라마 #노아
원본 by 恵利原一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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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호실의 문을 노크했습니다.
잠시 기다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침대 옆에서 선생님이 조금 당황한 기색으로 돌아보셨습니다.
그 오른손이 무언가에서 떨어지듯 잽싸게 뒤로 빠집니다.
"어라…노아? 또 만났네.
아까 온 아이들이 마지막이라고 들었는데.“
"늦은 시간에 실례하겠습니다. 물건을 전해드리러 왔어요.“
저는 상자를 내밀었습니다.
"엔지니어부에서 맡긴 물건입니다.
지체없이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아……!
낮에 유우카한테서 깜빡하고 못 받은 거구나.
다행이다, 고마워. 정말 큰 도움이 됐어.“
선생님은 작은 상자를 받아들고 기쁜 듯 완충재를 벗겨내셨습니다.
안에서 나타난 것은 손바닥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은 장치였습니다.
스캐너 같은 형태에 렌즈 부분이 희미하게 푸른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이건 말이야, 안와…눈이 들어있던 곳의 치수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한 장치야.
의안을 만드는 데 필요하거든.
엔지니어부 아이들이 일부러 설계해 준 거야.“
의안, 이라는 단어가 하얀 방 안에 딱딱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난 보험이 안 되니까 말이야. 이렇게 모두의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어.“
"…가입되어 있지 않으셨나요? 보험에.“
"못 들었어. 심사 단계에서 거절당했거든.“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셨습니다.
"나 같은 사람을 보험에 가입시키는 건 돈을 시궁창에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래.
내 가치가 너무 높아서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뜻일까?“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의 부상 이력을 생각하면 어떤 보험 회사도 받아주지 않겠지요.
이런 일들이 쌓여 선생님께 그 끔찍한 체념을 뿌리내리게 한 것일까요.
제가 말을 잇지 못하자 선생님은 당황하며 밝은 목소리를 짜내셨습니다.
"그, 그것보다 의안! 어떤 게 좋을 것 같아?
이왕 하는 거 화끈하게 오드아이로 해버릴까?“
선생님은 또 광대 노릇을 하고 계셨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유우카 짱도, 코유키 짱도 없습니다.
저 혼자라면 이 연극에 동조해 줄 거라 생각하셨겠지요.
"어둠 속에서 빛난다거나.
…앗, 엔지니어부에 부탁하면 빔을 쏠 수 있게 될지도—“
"선생님.“
저는 말을 가로막았습니다.
"제가 들어왔을 때 무엇을 하려 하셨나요?“
"…무엇이라니. 딱히 아무것도.“
"그 인형요.“
침대 머리맡에 자리 잡은 페로로 인형을 저는 가리켰습니다.
"아까 제가 왔을 때는 저기 쌓여 있던 병문안 선물 더미 속에 있었는데요.“
"이건…그래, 아까 모모프렌즈 좋아하는 아이가 병문안을 와서 보여주고 있었을 뿐이야.“
"그럼 제게도 보여주세요.“
저는 한 걸음 다가갔습니다.
"자, 집어 들어 보세요.“
선생님은 한동안 제 얼굴을 쳐다보셨습니다.
그리고 이내 포기한 듯 천천히 인형을 들어 올리셨습니다.
그 아래에는 은색 시트에 담긴 하얀 알약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이건…정신안정제군요.“
저는 알약의 각인을 보고 조용히 말했습니다.
"정확히는 항불안제라고 하는 편이 맞을까요.“
"…노아라면 모르는 척해줄 줄 알았는데.“
"과대평가하지 마세요.“
"응…….“
선생님은 힘없이 고개를 저으셨습니다.
그러고는 툭 던지듯 말씀하셨습니다.
"…눈을 잃는다는 건 말이야. 말처럼 가벼운 일이 아니더라고.“
—아아.
그 한마디에 모든 것이 이해되었습니다.
낮에 보여주신 그 도를 넘은 쾌활함.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던 농담.
저는 그것을 선생님의 의지가 만들어낸 숭고한 헌신이라 이해했습니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불안과 약기운에 떠밀려 내지르는 비명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조금 전까지의 활기참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선생님은 조용해지셨습니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어깨가 처지고.
밤의 병실에는 수액이 떨어지는 소리만이 규칙적으로 울리고 있습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요.
이윽고 저는 입을 열었습니다.
저 자신도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선생님. 이상한 질문을 하나 하게 해주세요.“
"…응. 해봐.“
"선생님께 만약,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바라는 소원이 있다고 치죠.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도 상관없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을 만큼요.
…그것을 상대가 받아들이게 하려면, 선생님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질문이 너무 엉뚱했던 탓인지 선생님은 붕대를 감지 않은 왼쪽 눈을 깜빡이셨습니다.
"정말 이상한 질문이네. …글쎄.“
한참을 생각한 끝에 선생님은 훗, 하고 힘 빠진 목소리로 대답하셨습니다.
"나라면 이렇게 말할 것 같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여기서 뛰어내려 버릴 거야'.“
저는 웃어 보였습니다.
마음속에서는 정반대의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이분은 그것을 해낼 수 있는 분입니다.
농담 같은 말투로 언제나 진심으로 자신을 대가로 내놓을 수 있는 분입니다.
저는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건 파탄 난 논리네요.“
제가 말했습니다.
"이루어진다면 죽어도 좋을 소원인데, 이루어지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니요.“
"…그런가. 아하하.“
선생님은 힘없이 웃으셨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문득 커튼 틈새로 가느다란 빛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형광등의 하얀색이 아닌, 더 고요하고 차가운 하얀색.
달이었습니다.
저는 일어나서 창가로 다가갔습니다.
커튼을 살짝 걷자, 밤하늘 높은 곳에 보름달이 되기 직전의 달이 떠 있었습니다.
매끄러운 하얀 빛.
달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같은 얼굴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인력에 붙잡혀 영원히.
크레이터투성이인 상처 입은 뒷모습을 결코 이쪽에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저는 창문 잠금장치에 손을 댔습니다.
드르륵 하고 건조한 소리를 내며 창문이 열렸습니다.
밤공기가 흘러 들어와 커튼을 부풀립니다.
발아래에는 멀리 지상의 불빛들이 보입니다.
"…노아?“
선생님의 의아해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창틀에 걸터앉았습니다.
등을 어루만지듯 밤바람이 흐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발은 아직 병실 바닥에 닿아 있습니다.
"선생님.“
저 자신도 놀랄 만큼 차분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제 목숨을 건 소원입니다.“
선생님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제발—선생님을 그만둬 주세요.“
병실의 공기가 멈췄습니다.
"더 이상 몸을 상하게 하지 마세요.“
제 목소리는 떨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지 마세요.“
제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습니다.
"부탁입니다.
…살아주세요. 여기에 있어 주세요.“
그저 이 말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선생님은 의자에서 일어나 똑바로 저를 바라보셨습니다.
"노…노아, 내려오자. 응? 거긴 위험해. 이야기는 얼마든지 들어줄 테니까—“
선생님은 침대에서 떨어져 양손을 이쪽으로 향하고 한 걸음씩 신중하게 다가오십니다.
겁먹은 작은 새에게 다가가는 듯한 발걸음이었습니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을 거야.
다음엔 더 잘할게.
총학생회에서도 대책을 세워주고 있어.
방호 장비도, 지휘 수단 재검토도—“
"아니요.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신비를 가지지 못한 당신은 키보토스를 지킬 수 없어요.
총알이 빗발치는 속에서 당신을 지켜주는 기적은 몇 번이고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그 지위에 매달리는 것은.“
입 밖으로 내뱉으면 이제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말해야만 합니다.
"—그저 자기만족일 뿐입니다.“
"아니야…….“
선생님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아니야. 난 필요해.
내가 없어진 세계가 어떻게 되었는지 난 알아버렸단 말이야.
그러니까 내 분수에 맞지 않는 역할이라도 난 해야만 해.“
"그렇게 순교자로서 죽어가는 것이 당신의 바람인가요?“
"아니야! 나에게는 이것이 살아있다는 의미란 말이야!“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난 죽어도 상관없어.
설령 이 목숨을 대가로 바친다 해도 너희를 지킬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아아.
저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밤공기가 그것을 앗아갑니다.
"선생님의 생각은 잘 알겠습니다.“
—저에게는 역시 당신을 바꿀 힘이 없었던 모양이네요.
"분명 이 키보토스는 선생님 덕분에 몇 번이고 구원받아 왔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저는 당신에게 한 가지 교훈을 드리겠습니다.
"어쩌면 장래에 우리가 어른이 되었을 때, 지금까지의 인생은 선생님 덕분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선생님의 희생 덕분에 우리는 어른이 될 수 있었다고.“
—결코 아물지 않는 상처로서요.
"하지만 그렇게 될 바에야—죽는 게 나아요!“
저는 몸을 밤의 허공 쪽으로 기울였습니다.
세계가 천천히 기울어집니다.
병실의 불빛이 창틀 모양으로 잘려 나가며 멀어집니다.
"노아!!!“
손목에 타오르는 듯한 힘이 파고들었습니다.
창틀 밖으로 몸을 내민 선생님이 한쪽 팔로 저를 붙잡고 계셨습니다.
낮에 유우카 짱의 어깨 앞에서 허공을 휘저었던 그 손이었습니다.
제 온몸의 무게를 받아내며 으득으득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놓으세요……!“
저는 절규했습니다.
"당신은 나를 구하지 못했어!“
"그래, 맞아!“
되돌아온 것은 들어 본 적도 없을 만큼 커다란 선생님의 고함이었습니다.
“전부 노아 말이 맞아!
잘난 척만 하고, 정작 아무것도 못 했어!
아리우스 아이들의 고통은 알아채지도 못했지!
블랙마켓 아이들은 지금도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어!
아인도, 소프도, 오르도 이제 돌아오지 않아!
게다가 이번엔 학생 한 명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마음의 상처까지 입혔어!
내가 너무 한심해서 죽고 싶어질 지경이야!”
툭, 투둑.
따뜻한 무언가가 제 뺨 위로 떨어졌습니다.
선생님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래도…그래도 말이야!”
삐걱거리는 팔의 힘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난 선생일 수밖에 없어!
만약 내가 널 정말로 절망하게 했다면!
이 손을 정말로 놓쳐버리게 된다면!
더 이상 내가 살아갈 이유 따위, 어디에도 없단 말이야!”
달을 등진 선생님의 얼굴은 엉망으로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아아.
저는…보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달의 뒷면.
그렇게 인식한 바로 그 찰나였습니다.
툭, 하고 불쾌한 감촉과 함께 선생님의 팔에서 주삿바늘이 빠졌고, 가느다란 핏줄기가 흐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헤일로도, 신비도 없는 그저 평범한 어른의 팔.
저라는 무게가 한계를 한참 넘어서는 힘으로 이에 매달려 있는 것입니다.
휘청, 하고 하늘이 흔들렸습니다.
선생님의 몸이 천천히 이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선생님까지 함께 떨어진다.
헤일로를 지닌 우리의 몸은 어쩌면 이 정도 높이에서도 견뎌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신비가 없는 이 사람은—.
그렇게 생각했을 때, 제 왼손은 이미 창틀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붙잡고 말았던 것입니다.
붙잡힌 오른손과 붙잡은 왼손, 그 두 지점을 지지대 삼아 무아지경으로 기어올랐습니다.
창틀을 넘어온 기세 그대로 우리는 엉킨 채 병실 바닥으로 쓰러졌습니다.
저는 선생님 위에 겹치듯 쓰러져 있었고. 우리 둘 다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왜 선생님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는지.
그대로 떨어지는 쪽을 택하지 않았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더 이상 이 나약한 어른을 상처 입힐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그것만은 확실했습니다.
거친 숨소리만이 둘, 겹쳐서 들려옵니다.
뺨 아래에서 선생님의 가슴이 크게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얇은 환자복 너머로 땀의 열기와 고통스러울 정도로 빠른 심장 박동, 그리고 혹사당한 근육의 미세한 떨림이 생생하게 전해져 옵니다.
아아, 역시.
그저 평범한 인간이었습니다.
머리가 아닌 피부로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총탄에 쓰러지고, 폭발에 휘말리고, 눈 하나를 잃고서도 여전히 초연하게 서 있는 키보토스의 특별 고문.
수많은 소문과 명성으로 수놓아진 샬레의 선생님.
그 정체는 학생 한 명을 끌어올린 것만으로도 이렇게 부서질 듯 헐떡이는, 한 명의 어른일 뿐이었습니다.
제가 기록해 온 것은.
제가 동경해 마지않았던 것은.
이토록 미덥지 못한, 희미한 온기였던 것입니다.
이윽고 호흡의 파도가 조금씩 잦아들자, 선생님이 쉰 목소리를 쥐어짜듯 내뱉으셨습니다.
“…이런 짓, 두 번 다시는.”
말을 내뱉으려다 선생님은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 말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으셨겠지요.
저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선생님 위에서 내려와 침대 머리맡에 주저앉았습니다.
잠시 후 선생님도 몸을 일으키셨고, 잠시 망설이는 듯한 기색을 보이시더니 제 곁에 살며시 걸터앉으셨습니다.
주먹 두 개 정도의 거리가 있었습니다.
열려 있는 창문으로 밤공기가 흘러 들어오고, 커튼이 천천히 숨을 쉬고 있습니다.
저도, 선생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둘 다 알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안녕히 주무세요”라며 헤어지는 것만은 결코 불가능하다는 것을요.
침묵을 깬 것은 선생님이었습니다.
“…노아. 우리 약속 하나 하지 않을래?”
뜬금없는 제안이었습니다.
“약속요?”
저는 싸늘한 목소리로 되물었습니다.
“무의미하겠죠.
내일이면 죽어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과의 약속이라니요.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오늘은 아직 내일이 아니니까.”
저는 입을 다물어 버렸습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죽을 테니까.
언젠가 입 밖으로 내기를 꺼렸던 시의 한 구절.
선생님의 말은 마치 긴 갈등 끝에 찾아낸, 그 한 줄에 대한 응답처럼 느껴졌습니다.
제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선생님은 약속의 내용을 읊조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앞으로 내가 노아를 기록할게.
노아도 나를 기록해 줘. 수첩이든 단말기든 형식은 상관없어.
아무튼 서로를 관찰한 기록을 계속 남기는 거야.
그리고 노아가 어른이 되는 날, 그 수첩을 서로 보여주는 거지.”
“…….”
“그때까지 기록의 중단으로 이어지는 모든 행위는 용납되지 않아.
설령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죽는 것조차 말이야.”
달빛 아래 선생님의 목소리만이 정적 속에 울려 퍼졌습니다.
“…잔인하시네요.”
겨우 쥐어짜 낸 제 목소리는 한심할 정도로 잠겨 있었습니다.
“당신은 또다시,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지 않는 약속을 하려 하고 있어요.”
“그렇게 생각해?”
“네. 저는 선생님보다 더 선생님에 대해 잘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네.”
선생님은 순순히 인정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목소리 톤을 조금 바꾸어 덧붙이셨습니다.
“하지만…노아라면, 내가 믿지 못하는 약속이라도 믿어줄 수 있지 않을까?”
“…어째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나는 노아보다 더 노아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반박하려 고개를 들었다가 보고 말았습니다.
이쪽을 들여다보는 선생님의 왼쪽 눈.
달빛에 젖어 반짝이는 그 눈동자 속에 조그마한 제가 비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제가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아이 같기도 했고.
내민 손바닥을 향해 손을 뻗으려 하는 것 같기도 했으며.
길고 긴 미로 끝에 마중 나온 불빛을 발견했을 때와 같은…….
정신을 차려보니 시선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달빛을 받은 뺨에 열기가 몰려왔습니다.
그것을 떨쳐내려는 듯, 한껏 얄미운 말투로 응수했습니다.
“…그런 수법으로 총학생회 분들도 구워삶아 오신 거군요.”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후훗, 하고.
선생님의 실루엣에서 팽팽하던 긴장이 풀려나갔습니다.
“알겠습니다.”
저는 매무새를 가다듬고 최대한 사무적인 어조로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이 약속을 봐서 넘어가 드릴게요.
하지만 다음은 없어요.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저 지금보다 훨씬, 훨씬 더 귀찮은 아이가 되어드릴 테니까요.”
“여기서 더 귀찮아지는 건 좀 봐줬으면 하는데.”
“어머. 그럼 다음번에는 동반이라도 어떠세요?”
“무섭다니까, 진짜.”
선생님은 진심으로 난처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웃고 계셨습니다.
저 또한 아마 웃고 있었을 것입니다.
어느샌가.
그토록 팽팽하게 날 서 있던 밤의 공기가 전혀 다른 질감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시곗바늘은 이미 날짜를 넘긴 지 오래였습니다.
약속은 맺어졌고, 위기는 지나갔으며, 면회객이 병실을 떠나야 할 시간도 한참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좀처럼 일어설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이 걱정되느냐고 물어도 제대로 대답할 수 없습니다.
논리라면 얼마든지 늘어놓을 수 있겠지요.
열려 있는 창문.
침대에 쌓인 이미 거의 비어버린 은색 약봉지들.
선생님을 적대하는 어른들의 존재.
하지만 진짜 이유는 아마 그중 어느 것도 아닐 것입니다.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언가가 앙금처럼 가슴 밑바닥에 남아 저를 침대 모서리에 꿰매어 놓은 듯했습니다.
“후후, 안심하니까 졸음이 쏟아지네. 약기운이 도는 건가.”
“…그럼 선생님이 잠드실 때까지 제가 책을 읽어 드릴게요.”
“고마워. 마침 딱 감기 걸렸던 날이 생각나던 참이었어.”
선생님은 작게 웃으시더니 순순히 이불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럼 호의를 좀 받아볼까. 내 책이라도 괜찮다면 저기…….”
“필요 없어요. 아주 잘 아는 이야기를 오늘 밤엔 제 방식대로 조금 고쳐서 들려드릴 테니까요.”
저는 머리맡 의자에 앉아 조명을 낮추었습니다.
하얀 병실 안으로 달빛과 제 목소리만이 가득 차오릅니다.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하얀 두건이 아주 잘 어울리는, 기억력이 아주 좋고 솔직한 서기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하얀 두건’이라고 불렀지요.”
선생님이 풋, 하고 콧소리를 내셨습니다.
“솔직하다는 부분은 좀 의문인데.”
앙갚음으로 선생님의 코끝을 톡, 건드렸습니다.
“정숙하세요.
—어느 날, 하얀 두건은 숲속에서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 선생님은 학생을 잡아먹는 무서운 늑대였답니다.”
“…사람을 아주 매도하는구나.”
어둠 속에서 선생님이 쓴웃음을 짓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저 이야기일 뿐이니까요.
—늑대 선생님은 하얀 두건에게 말했습니다.
‘저쪽 꽃밭에 들렀다 가렴. 할머니께 드릴 꽃을 꺾어가야지.’
그렇게 하얀 두건이 꽃밭으로 향하는 것을 지켜본 뒤, 선생님은 홀로 가시밭길을 택해 나아갔습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바닥에 가시가 박히는 지름길을요.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이, 싱글벙글 웃으면서요.”
“…….”
추임새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숲속 깊은 집으로 먼저 도착한 선생님은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가 인자한 할머니인 척했습니다.
볼이 움푹 패었어도, 안색이 나빠도, 붕대를 감고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며 웃는 거예요.
나중에 찾아올 하얀 두건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고.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이불이 스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습니다.
대답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하얀 두건이 집에 도착합니다.
그녀는 침대 곁으로 의자를 끌어다 앉아, 그곳에 누워 있는 할머니를 가만히 관찰하더니—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숨을 한 번 들이마신 뒤, 그 대사를 입 밖으로 냈습니다.
“—선생님, 귀는 왜 그렇게 커요?”
질문이 달빛 속으로 고요하게 던져졌습니다.
“…너희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란다.”
잠시 후, 선생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응답했습니다.
“—선생님, 손은 왜 그렇게 커요?”
“…너희가 어디로 떨어지든 손이 닿을 수 있게 하려고.”
그 대답을 하시는 순간, 선생님은 제 의도를 눈치채신 듯했습니다.
하나 남은 왼쪽 눈이 어둠 속에서 저를 가만히 응시했습니다.
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했습니다.
“—선생님, 눈은 왜 그렇게 커요?”
길고 긴 침묵이 흘렀습니다.
“…너희를—”
잠긴 목소리가 거기까지 말하고 끊겼습니다.
말을 고르듯 망설이다가.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
선생님이 뒷말을 이으려던—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병실 문이 경첩 소리를 내며 거칠게 열렸습니다.
“늦지 않았네……!”
복도의 비상등을 등지고 어깨를 들썩이며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리오 회장님이었습니다.
“…회장님?”
“리, 리오?! 여긴 어떻게, 아니 그보다 왜 울먹거리고 있어……?”
“선생의 생체 정보 및 주변 보안을 상시 감시하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었어.”
회장님은 조금도 미안해하는 기색 없이 당당하게 내뱉었습니다.
“선생만을 지켜보는 ‘빅 시스터 알고리즘’의 축소판…이름하여 ‘리틀 시스터 알고리즘’이야.
…방금까지 그 건으로 유우카에게 추가 잔소리를 듣고 오느라…….”
회장님은 다시 눈가가 촉촉해졌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리더니 담담하게 말을 이었습니다.
“날짜가 바뀐 직후, 이 병실에서 여러 건의 중대 경보가 감지됐어.
야간 창문 개방.
면회 시간 외 거주자 잔류.
환자의 침대 이탈.
심박수 위험 수치 도달.
그리고 추락 위험 사태까지.”
회장님의 시선이 활짝 열린 창문을, 그리고 저를 차례로 훑었습니다.
…모든 것을 지켜보고 계셨던 겁니다.
“이 시설의 경비 수준은 보호 대상자의 수용 환경으로 부적격하다는 결론을 내렸어.
따라서 샬레 특별 고문의 신병은 지금 이 순간부터 밀레니엄 시설에서 직접 보호하겠어.”
“자, 잠깐만 리오, 이야기가 너무 비약을—”
선생님의 항의는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열린 창문 너머로 거대한 기계 팔이 불쑥 병실 안으로 침입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밤의 도시 한복판에 우뚝 서 있던 것은 회장님이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거대 로봇이었습니다.
그 로봇의 팔이 위용에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동작으로 선생님을 이불째 돌돌 말더니, 홱 낚아챘습니다.
“우, 우왓?! 리오?! 내려줘! 나 아직 입원 중—”
“전원 절차는 이미 마쳤어. 반박은 받지 않을게.”
“이럴 때만 손이 빠르다니까 정말! 타이밍이 안 좋아! 타이밍이 너무 안 좋다고!”
선생님이 항의하시는 동안에도 기계 팔은 가차 없이 선생님을 창밖으로 데려갔습니다.
“노아!”
선생님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외치셨습니다.
“이야기 뒷부분은 다음에 듣자! …약속, 잊지 마!”
“아—”
뻗으려던 제 손은 허공을 가를 뿐이었습니다.
로봇은 선생님을 품에 안고 발밑에서 불꽃을 뿜으며 밤하늘로 날아갔습니다.
구동 음은 순식간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멀어져 버렸습니다.
회장님은 사무적인 인사를 남기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문가에서 한 번 멈춰 서더니, 이쪽을 보지 않은 채 말씀하셨습니다.
“…리틀 시스터 알고리즘은 회계의 판단에 따라 운용 중단이 결정됐어.
지금까지의 기록은 보안상의 이유로 말소야.”
그 말만 남기고 회장님은 가버리셨습니다.
남겨진 것은 저 혼자뿐.
열려 있는 창문.
부풀어 올랐다 사그라드는 커튼.
주인을 빼앗기고 주름만 남은 침대.
머리맡에서는 페로로 인형이 멍청한 얼굴로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오늘 밤은 대체 왜 이럴까요.
저는 화풀이로 페로로의 이마에 딱밤을 먹였습니다.
인형은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가,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반동으로 다시 일어났습니다.
…….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가방을 열어 수첩을 꺼냈습니다.
새 페이지에 달빛을 빌려 한 줄을 적었습니다.
—O월 O일, 오전 0시 14분.
선생님, 대사를 다 마치지 못한 채 거대 로봇에게 납치당함.
<8>
【밀레니엄 세미나 + 선생님】
선생님 『쨔잔』
(선생님이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선생님 『완성됐어! 어때, 잘 어울려?』
선생님 『엔지니어부 애들한테도 다시 한번 고맙다고 전해줘』
유우카 『!!』
유우카 『…다행이네요. 정말 자연스러워 보여요』
유우카 『엔지니어부에는 세미나 차원에서 정식으로 감사장을 보낼게요』
코유키 『에이, 뭔가 평소랑 똑같지 않나요?』
선생님 『자, 코유키. 잘 봐봐. 힌트는 몸에 두 개 있는 거야』
코유키 『X알요?』
코유키 『떼버린 건가요?』
선생님 『안 뗐어!』
코유키 『어, 그럼 늘린 건가요?』
선생님 『늘리겠냐!!』
노아 『코유키 짱. 지금부터 반성실로 오세요』
노아 『농담해도 되는 타이밍 정도는 익혀야겠죠?』
코유키 『갸아악!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코유키 『선생님 살려주세요!』
선생님 『힘내』
코유키 『배신자—!!』
<9>
그날 밤 이후로 저는 매일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대상은 물론 선생님입니다.
그것은 곧 저 자신을 기록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줄곧 저 자신이 프레임 밖의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을 찍는 사람은 사진에 찍히지 않는다.
그것이야말로 기록자의 올바른 자세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선생님의 눈동자 속에서 저는 제가 모르는 저를 보고 말았습니다.
관측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관측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수첩에 선생님을 기록해 온 만큼이나.
선생님이라는 관측자의 내면에는 ‘우시오 노아’의 기록이 조용히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기술하는 두 개의 관측계.
관측은 대상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대상은 다시 관측자를 변화시켜 갑니다.
그 순환의 한가운데에서 제가 갈망했던 완전한 객관은, 흔들림 없는 중립은 대체 어디에 발붙일 곳이 있단 말입니까.
상상조차 가지 않습니다.
정말이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그런 관측계는 폐기해 버렸겠지요.
객관이 성립하지 않는 환경에 기록자의 자리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이렇게 적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답이 나오지 않는 그 질문을 품은 채로, 그럼에도 저는 이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고.
관측하고 관측당하며.
기록하고 기록당하며.
왜곡하고 왜곡당하며.
그렇게 언젠가 어른이 되는 날, 두 권의 수첩을 맞대고 정답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제가 모르는 저를 건네받고, 선생님이 모르는 선생님을 건네드리는 거죠.
그때까지 제 나름의 대답을 반드시 준비해 두겠습니다.
어른이 되는 날까지, 앞으로 며칠이나 남았을까요.
—자, 그럼.
선생님의 의안이 완성되어 화기애애했던 날의 바로 다음 날 이야기입니다.
입술에 침도 마르기 전에 선생님은 또다시 홀로 블랙마켓에 발을 들이셨습니다.
그 거리 아이들의 삶을 직접 보고 오겠다며.
호위도 없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뻔뻔스럽게 말이죠.
보고를 받은 제가 무엇을 했을까요?
코유키 짱의 언행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지금까지 선생님이 축적해 온 기록 중에서 그 전날까지의 기록을 골라내어 인터넷상에 ‘선생님’ 위키 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경력, 부상 이력, 체포 이력, 명언집, 기행집, 사상, 교우 관계까지.
지금까지 성실하게 써 내려온 기록의 성과입니다.
각 학원의 학생분들로부터 아주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죠.
그날 당장 사색이 된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내용인즉슨, 지워달라.
창피해서 밖을 돌아다닐 수가 없다.
“심정은 이해합니다만, 봐 드려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네요.”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선생님을 협상 테이블에 앉혔습니다.
결과적으로 멋대로 위험한 단독 행동을 한 사죄의 의미로, 꼬박 하루 동안 저와 시간을 보내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페이지는 일단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삭제는 하지 않았습니다.
억제력이니까요.
결국 제 청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선생님을 그만두지 않으셨고, 오히려 다음 날 바로 위험 지대로 혼자 걸어 들어가셨으니까요.
앞으로도 저는 선생님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겠지요.
…그리 나쁜 역할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연유로 오늘은 선생님과 하루 종일 데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상쾌할 정도로 맑게 갠 휴일입니다.
약속 장소는 밀레니엄 타워 앞의 커다란 조형물 아래.
약속 시각은 13시 30분.
조금 일찍 도착한 저는 분수대 모퉁이를 돌다 그분을 발견했습니다.
시계탑 아래.
갑갑한 환자복이 아닌, 오랜만에 보는 사복 차림으로.
선생님은 약속 시각보다 일찍 오셔서 조금은 어색한 듯 오가는 학생들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아직 이쪽은 눈치채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휴일의 밀레니엄은 색채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웃음소리.
드론의 그림자와 빌딩의 반사광.
그 인파의 한가운데에서 그 사람은 아주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서 있습니다.
새로운 오른쪽 눈은 멀리서 보면 조금도 티가 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햇살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눈은 왜 그렇게 커요?
그날 밤, 미처 끝내지 못한 문답의 뒷이야기를 저는 내내 고민해 왔습니다.
너희를 지켜보기 위해서?
너희를 배웅하기 위해서?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어느 것도 버릴 수 없어, 공백으로 남겨진 기록을 며칠 밤이고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인파 너머의 저 느긋한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그 답을 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검증해 볼까요.
저는 단말기를 꺼내 모모톡을 켭니다.
—저를 찾아 주세요.
그렇게만 적어 전송합니다.
선생님이 주머니를 뒤적입니다.
화면을 내려다보더니 잠시 멍한 표정을 지으십니다.
그러고는 훗, 하고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단말기를 집어넣으셨습니다.
고개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찾기 시작합니다.
저는 수첩을 펼쳤습니다.
O월 O일
13시 16분 20초
당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주위를 둘러본다.
13시 16분 40초
당신은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다.
13시 16분 50초
사람들의 물결이 몇 번이고 당신의 시야를 가로막는다.
13시 17분 02초
그럼에도 당신은 찾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13시 17분 08초
문득 기적처럼 당신과 나의 시선이 마주친다.
13시 17분 10초
당신이 인파를 헤치고 이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13시 17분 11초
당신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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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이나 합리 같은 이과적 요소와 문학과 감성처럼 문과적 요소가 적절히 어우러지면서도 노아 특유의 농밀한, 어찌보면 살짝 뒤틀린 순애보도 보여주고... 진짜 맛있다 이 소설
네이놈 똥아로나
맛있다 존나 맛있다
우시오 노아 -> 블아 팬픽 소재 GO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