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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츠카츠키 리오는 빼빼로를 먹을까?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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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츠키 리오는 빼뺴로를 먹을까?

7,876자

츠카츠키 리오 시리즈는 「최종장 완결」이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순서대로 안 봐도 되지만 가급적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내일 빼빼로데이인데 어떡하지? 사 갈까?”

“뭐야, 너 줄 사람 있었어?”

“치, 친구들한테 주려고 그러지~ 물론 너도 주고.”

“뭔데 뭔데, 그런 것치곤 방금 타격감이 좀 느껴졌는데?”

“무슨 맛으로 사지….”

“그러네. 요즘 바리에이션 엄청 다양하지 않아? ”

“내 말이. 다 맛있어 보여서 못 고르겠어.”

“우타하 선배한테 선물하면 받아주실까?”

“엔지니어 부의? 글쎄, 받아주지 않을까?”

“근데 부끄러워서 못 하겠어…. 하, 선배….”

밀레니엄 일대를 순찰 중인 드론이 보내오는 일상음은 빼빼로데이와 관련된 이야기로 가득했다. 가히 온 세상이 빼빼로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닐까.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던 츠카츠키 리오는 스피커의 볼륨을 줄였다.

“….”

그래서 도대체 빼빼로데이가 무엇인가.

물론 들어본 적은 있었다. 이름만. 그래도 뭐 하는 날인가 정도는 알 법하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모른다. 어려서부터 원체 혼자 있는 일이 많았고, 또래들과도 사적인 교류가 없다시피 했던 데다, 애초에 관심 자체가 없었다. 관심을 가지려는 노력조차 해본 적이 없으니 기이하게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 적극적인 것까진 아니었지만, 학생들의 유행이나 관심사에 조금의 호기심이 생겼다. 자신의 취향이 촌스럽다는 의혹이 있었던 것이 한몫―, 아.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게 사실이 아니고 의혹이라는 점이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그 부분이 전부인 것은 아니나, 중요한 것은 이런 사사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변화였다. 리오는 작은 새 위키에 빼빼로데이를 검색했다.

스크롤바를 읽으며 대략 살펴본바, 이성이나 친구 간에 빼빼로 과자를 선물해서 서로 간의 관심을 표현하는 기념일 정도로 인식했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 흡사한 상업적 기념일.

위키에는 그것에 덧붙여 제과 회사의 마케팅이 대성공한 사례로 매년 엄청난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서술되어 있었다. 그녀는 인터넷창을 끄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런 술수에 넘어가다니…, 비합리적이야.”

선물이라는 것은 때를 가리지 않고 상대방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격식 있게 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니 이렇게 기념일이라는 핑계에 기대서 어물쩍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슬슬 냉장고에 쌓아두었던 샐러드 팩이나 계란들이 떨어져 가던 게 생각난 리오는 자주 이용하는 오픈마켓 사이트를 접속했다.

“여기도….”

아니나 다를까, 사이트 전체가 빼빼로데이에 관련된 광고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앙증맞은 한숨을 한 차례 푹 쉬며, 신선 식품 배너를 클릭하려다 선물용 빼빼로 바구니 품목을 클릭해 버렸다.

곧장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려던 차에 상품의 작년 리뷰가 눈에 띄었다.

「여기서 주문한 빼빼로를 선물하면서 고백했더니 성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빼빼로데이 최고!」

「빼빼로 선물하려는 남자분들 조심하세요. 여자친구한테 여기서 산 빼빼로 선물했다가 그대로 끌려가서 정신 차려 보니 마른오징어 돼 있었습니다.」

「남편한테 빼빼로 사 왔냐니까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라면서 처 웃는데, 그냥 제가 주문해서 머리통에 빼빼로로 젠가 세우고 기와깨기 하기로 했습니다.」

커서는 어느새 리뷰 탭의 ‘모두 보기’를 향하고 그녀는 눈을 떼지 못하고 쭉쭉 읽어나갔다.

“…합리적이지 않아.”

―

“흠….”

오늘도 급한 업무는 먼저 끝내 놓고 잡무들을 한데 모아 리오가 지내고 있는 빌딩의 사무실로 왔다.

“흐으음….”

그리고 그녀에게 오늘 처리해야 할 일들을 설명하고 그녀의 지시대로 역할을 분담해 작업에 착수했다.

“왜 그래?”

이제 리오가 맞은 편이 아니라, 바로 옆에 붙어서 일하는 것까진 적응했다. 하고 싶어서 했다기보다는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이유를 가르쳐 주지 않으니, 이쪽에서 적응하기로 한 것이다.

“아무것도 아니야.”

서로 각자의 노트북 모니터를 바라보며 서류를 작성한다. 아, 그리고 매번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지 주기적으로 힐끔힐끔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도 익숙해졌다.

뭐, 아무튼 여기까진 평소와 다를 게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그녀가 숙식하는 이 사무실 곳곳에 누가 포자라도 퍼뜨린 양 흘려놓은 빼빼로 포장 곽이었다.

새것인지 다 먹고 버려둔 쓰레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상할 정도로 곳곳에 놓여 있었다.

소파 구석 틈새에 끼워져 있다던가, 냉장고 위에 올려져 있다던가, 아. 아까 보니까 냉장고 안에도 하나 있었다. 거기다 화장실 변기 뚜껑에도 테이프로 붙여 놓은 걸 봤는데 너무 당황스러워서 못 본 척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앉아있는 책상의 다리에도 아몬드 빼빼로 하나가 세워져 있다.

대체 뭐지? 이 숨긴 듯 숨기지 않은 듯하게 숨겨 둔 느낌?

리오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고 있다.

평소처럼 이쪽으로 은근한 시선을 보내올 뿐, 엄청난 속도로 잡무들을 처리해 주고 있다.

아니, 진짜 뭐지? 리오가 한 게 아닌가? 히마리? 히마리인가? 아니, 분명 히마리가 할 법한 장난이긴 한데. 이걸 리오가 모를 수가 있나?

그렇다면, 다시 돌아와서 진짜 리오인가? 저 미동도 없이 나 몰라라 하는 태평한 얼굴로 이런 장난을 친다고?

애초에 저거 안에 내용물이 들어있긴 한 건가? 내가 주웠는데 내용물이 없는 걸 보고 상심하는 모습이 보고 싶은 장난인가? 아니면 근본적으로 알아차려 주길 바라는 건가?

아니지. 알아차려 주길 바라는 거면 그냥 정직하게 ‘자, 빼빼로.’ 하고 주거나 좀 더 알기 쉬운 곳에 두는 게…. 아니, 확실히 변기 뚜껑은 알기 쉽긴 했다만. 아― 모르겠다.

좀 더 직관적으로 접근해 보자. 의도가 뭘까? 의도를 모르는 이상 섣불리 말을 꺼내는 건 이 상황, 이 분위기에 다소 쉽지 않다. 여기선 자연스럽게.

“그러고 보니 오늘 오는 길에 학생들이 무슨 기념일이 어쩌고저쩌고 엄청 시끄럽던데. 혹시 리오는 뭔가 아는 거 없어?”

그래, 자연스럽게 화제를 펴면―

“아니,”

장난하냐!

오늘 11월 11일 빼빼로데이잖아!

따지고 싶은 것을 간신히 억누르고 힐끔 쳐다보니 역시나 미간에 주름 하나 생기지 않은 포커페이스다. 진짜 모르는 걸까? 다른 학생이라면 말이 되나 하고 의심해 볼 만도 한데, 상대가 리오다 보니 긴가민가했다.

그럼, 대체 뭐 때문에 이런 장난을?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일단 앞뒤가 맞지 않기도 하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녀니까 본인도 그걸 알고 더 능청스럽게 시치미 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선 좀 더 캐보는 게 좋겠지.

중요한 건 일관성이니까 자연스럽게 모르는 척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시늉을 해 주고.

“아~ 빼빼로데이구나! 오늘은 11월 11일 빼빼로데이래!”

너무 명랑했나?

“그래. 잘됐네.”

지…, 잘되긴 뭐가 잘 돼!

아니, 흥분하지 말자. 이대로는 그녀의 페이스에 넘어가고 만다.

일단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해 보자.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짓을 한 사람으로 특정할 수 있는 건 리오뿐이다. 오늘은 빼빼로데이고, 오자마자 앉아서 일하는 중이다. 그런데, 곳곳에 교묘하게? 빼빼로가 숨겨져 있다.

물어봐도 모른단다.

뭔가 내가 눈치채지 못한 게 더 있나?

기지개를 켜면서 상체를 뒤로 젖혔다.

흑요석 같은 결이 눈부신 장발의 머리카락, 거기서 풍겨오는 향긋한 꽃내음. 바라보고 있으면 홀려버릴 것 같은 고혹적인 눈동자가 붉게 빛나고 있다.

그녀는 출력한 서류에 서면으로 작성해야 할 안건을 위해 펜을 들었다.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시야를 가린 게 불편한 모양인지 살며시 귀 뒤로 쓸어 넘겼다. 머릿결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고정되지 못한 잔머리들이 스르륵 떨어져 드러난 목덜미를 수줍게 가렸다.

아무리 봐도 평소의 츠카츠키 리오다.

다른 점이라고는…. 어라? 커피잔이….

리오는 항상 업무 중에는 책상에 커피를 내려다 올려 두었다. 가정용 커피 머신을 두고 있을 정도니 꽤 애착을 가지고 있을 터였다. 덕분에 많이 얻어 마시기도 했고. 그녀가 주로 마시는 건 얼음을 가득 담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였는데, 의아하게도 지금 그녀가 마시는 건 뜨거운 에스프레소였다.

이곳에 오게 된 후로는 한 번도 본 적 없긴 한데, 이런 날도 있는 건가? 나는 쓴 걸 잘 못 마시니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려니, 리오가 조그만 데미타스 잔을 들어 한 모금 홀짝이더니 완벽했던 그녀의 포커페이스가 깨졌다. 내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팍 인상을 썼다. 리오도 그렇게까지 쓴 걸 좋아하진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면 왜…. 음? 문득 궁금해서 물었다.

“리오. 빼빼로데이가 뭔지는 알아?”

“…이름만 들어봤어.”

“그래? 뭐, 나도 그런 걸 챙겼던 건 학생 때 정도니까. 그냥 발렌타인 때처럼 초콜릿 대신 빼빼로 주고받으면서 너 좋니 나 좋니 하는 날이야.”

“…알고 있었어?”

“그야, 뭐….”

“…모르는 척한 거야?”

“어?”

아.

건망증도 아니고 바로 좀 전에 모르는 척 떠본 걸 간과했다. 당황해서 소리 없이 탄식하자, 리오의 귀가 쫑긋거렸다.

“아니, 그건…. 아! 그런데, 리오는 빼빼로 받아 본 적 있어?”

“…난….”

서류를 작성하던 리오의 손이 멈췄다. 시선을 떨어뜨리고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말을 이었다.

“없는 건 아니야. 단지…. 받지 않았어. 무슨 날인지 관심이 없었거든.”

하긴, 아무리 그녀가 인간관계에 인색해도 유우카나 노아라면 한 번쯤 챙겨주려 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건 전부 계산된 상술이야. 과자가 숫자를 닮았다는 황당무계한 이유로 이용한 데이 마케팅일 뿐이지. 그런 술수에 기대서 뭔가를 전하려고 하다니. 질릴 정도로 비합리적이야.”

어라? 이건….

변명하려고 무의식중에 던진 낚싯바늘에 제대로 걸린 듯했다.

“뭐야, 잘 알고 있네. 리오도 알고 있었던 거야?”

그녀의 어깨가 드물게 굳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표정과 말본새에는 언제나 여유가 넘치고 업무 중엔 거스르는 말도 쉽사리 꺼낼 수 없을 만큼 카리스마 있는 리오가, 고작 ‘빼빼로’ 얘기에 말이다.

나는 상황이 재밌게 돌아가겠다 싶어서 그녀의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바로 옆에 있으면 그녀의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 변화가 제대로 보이지 않기도 하고, 음. 나 역시 너무 가까이서 빤히 쳐다보며 이야기하는 건 조금 쑥스러운 구석이 있어서였다.

“왜 그쪽으로….”

“이상하네~ 아까 분명히 이름만 들어봤다고 했던 거 같은데. 내가 잘못 들었었나~?”

“….”

반응을 보아하니 확실히 뭔가 있다.

그러고 보니 지금에서야, 생각난 게 오늘 이곳으로 왔을 때 리오가 내 서류 가방을 받아주며 중얼거렸던 혼잣말이 떠올랐다.

‘당이 필요해….’

앉아서 일하다 보면 입버릇처럼 너도나도 당 떨어진다, 당 떨어진다, 얘길 하곤 하니까 그때는 별다른 뜻 없이 했던 말인 줄 알았는데. 어쩌면 그것이 욕심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그녀가 무심코 흘린 힌트였는지도 모르겠다.

“흐으음…. 난 당연히 누구보다 냉철하고, 합리주의적인, 리오니까 이런 기념일에는 관심 없구나 싶었는데.”

“….”

“꼭~ 그런 것도 아닌가 봐?”

한창 재밌어진 분위기에 타서 이야기하다 흘끔 눈치를 살폈다. 이런 경우가 아니면 항상 두 눈으로 마주 보며 담담하게 대화하는 그녀가 쳐다도 못 보고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거기다 아무런 반론도 못 하고 무엇인가 얘기를 하려는 듯, 아닌 듯, 소리 없이 입만 뻥끗거렸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이 상황이 대략 어떻게 흘러왔는지 이해가 됐다.

분명 아까 그녀가 기념일에 대해 냉담하게 했던 말은 본심이긴 할 터, 아무렴 얘기했듯이 다른 누구도 아닌 리오니까. 그렇게 생각할 법도 하지. 하지만, 뭔가 내적으로 바람이 분 게 아닐까 싶었다.

무슨 바람이냐 하면, 글쎄. 처음에는 서로 대화도 제대로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허투루 말을 못 꺼냈으니,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었고 일을 도와주는 것 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꾸준히 나와 교류하며 그 부분에서 정진하려 했다.

그 결과, 요즘 들어서 그녀는 정말 많이 유해졌다. 손톱만큼이지만, 어리광도 늘었다. 지금은 리오가 먼저 가벼운 농담을 던져올 때도 있었고 뿐만 아니라, 모모톡으로도 간간히 시답잖은 화제로 대화를 나눌 정도였다.

아직도 스스로에 대한 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엔 두려움이 있는 모양이었지만, 장하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그녀 스스로 들어온 이 새장에서 걸어 나와 모두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요컨대, 관심이 생긴 모양이다. 빼빼로데이에. 종종 후배들의 안부라던가, 밀레니엄에서 유행하는 이야기들이라거나, 소문들. 그런 일들을 물어보고는 했으니까.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지.

그럼, 무엇을 원해서 저렇게 빼빼로를 숨겨 놓았나.

그런 리오니까, 이런 맹랑하기 그지없는 기념일에 대해 제 스스로 이야기를 꺼내거나 행동하는 게 부끄러웠던 것 아닐까? 그러니 이쪽에서 먼저 알아차려 주고 자연스럽게 챙겨주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숨겨둔 빼빼로를 내가 준비한 척 자신에게 선물해 주길 바랐다던가. 하여튼, 귀여운 짓만 골라서 한다. 무심한 척하면서 이렇게 티를 내고.

“장난이야. 하하. 그런 표정 짓지 마. 볼 꼬집어 주고 싶어.”

잠시 생각하느라 빤히 바라보고 있었더니, 끝내 반론하지 못한 리오는 그것이 제 딴에 분했는지 연하게 달아오른 뺨을 미묘하게 부풀리고 있었다.

“…정말, 짓궂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숨겨놓은 빼빼로들을 하나하나 모으기 시작했다. 전부 모아오니 그 수가 제법 됐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변기 뚜껑에 붙여 놓은 건 좀 아니지 않아?”

“그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신이 모르고 넘어갈까 봐….”

“아니, 나 그렇게까지 눈치가 없지는….”

그렇게 대답하니 그녀가 은근하게 노려보았다.

“아닌가?”

“잘 아네.”

진짜 아닌데….

…맞나?

아무튼 나는 빼빼로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가방에 넣었다.

“이건 리오가 준비해 준 거니까, 내가 받을게.”

“…응.”

리오는 아쉬운 눈초리로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바라보았다. 아, 진짜로 이럴 때만 저렇게 알기 쉽게 티를 낸다니까.

“대신, 이걸 줄게.”

나는 가방에서 미리 준비해 두었던 빼빼로 몇 개를 꺼내어 리오의 머리 위에 올렸다. 리오는 내가 준비해 둔 빼빼로가 있을 거라곤 예상 못 했는지 어안이 벙벙한 채 스르륵 미끄러져 떨어지는 빼빼로들을 붙잡아 품에 안았다.

“바보야. 당연히 사 왔지. 내가 누굴 만나러 왔는데. 맛있게 먹어.”

그렇게 말하며 다시 잔뜩 남은 업무들을 처리하기 위해 그녀의 옆자리로 돌아와 노트북 앞에 앉았다. 그랬더니 리오가 와이셔츠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같이 먹어.”

“오. 그럴까?”

뭐, 나도 당 떨어지는 느낌이니까 좋지.

리오는 안고 있던 것들을 책상 위에 내려두고 누드 빼빼로 하나를 집어 들어 조막만 한 손으로 포장을 열심히 뜯었다.

“잠….”

그리고 당황스럽다.

이걸 어쩌라는 거지?

리오는 누드 빼빼로 하나의 끝을 입에 앙 물고 이쪽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눈은 감고 있고, 당당한 척해봤자 얼굴에서는 손대보지 않아도 열기가 느껴지며 팔과 어깨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어쩌긴 뭘 어쩌겠는가.

“모르겠다….”

이래서 문제였다. 그녀가 일을 도와주는 것은 무척이나 도움이 되고 든든한 일이지만, 이렇게 어리광스러운 모습에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휘둘리고 마는 것을.

나는 리오와 이어진 빼빼로의 반대쪽 끝을 소심하게 입에 물었다.

“….”

“….”

찰나의 정적.

우리는 말을 맞춘 것처럼 미동조차 없이 움직이지 않았다.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거린다.

이래서는 빼빼로를 다 먹기도 전에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정도였다.

그때, 리오가 긴장한 내 손등에 손을 올렸다. 맞닿은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은근하게 젖어있었다.

결국, 내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둘밖에 없는 사무실에서 한 책상에, 서로를 옆에 두고 의자에 딱 붙어 앉아서 서걱서걱.

서걱서걱하고 조금씩 빼빼로를 갉아먹으며 미세하게, 미세하게 나아간다.

먼저 앞장서니, 리오 역시 서서히 따라왔다.

이내, 바삭한 소음은 잦아들고 부드러운 정적이 입술을 감싼다. 달콤한 충격으로 그녀의 탄성이 새어 나왔다.

“음….”

이어서 긴장으로 메마른 두 사람의 접촉면은 서로의 타액으로 촉촉하게 젖어 든다.

시간이 다시 움직이자, 서로를 이어주던 빼빼로는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투명한 가교만이 아련하게 늘어져 떨어진다.

풀린 눈으로 올려다보는 리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쩌면 11이라는 숫자는 비단 과자가 아니라, 마주하는 두 사람을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FIN.

***

츠카츠키 리오는 어리광이 늘었다 의 후속작

당일날 올리고 싶었는데... 결국 너무 늦어버렸다

새벽에 잠깐 올렸다가 중간에 내용도 빼먹고 해서 그냥 지우고 늦은 김에 오전에 재업...

리오 개좋아... 최애캐라 이건 시리즈로 계속 이어 쓸 듯

가끔 긴 것만 써오지 말고 이런 쿠키 소설도 써 와야겠다

재밌게 봐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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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3.11.12창작

소설) 츠카츠키 리오는 빼빼로를 먹을까? (리오)

#츠카츠키 리오#소설
좋아요 0댓글 31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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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DC
타케루토작가
게시물 45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3.11.12 10:59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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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1

나
ㅇDC
ㅇㅇ123.11.12

씨발 이궈궈던ㅋㅋㅋㅋㅋㅋ

타DC
타케루토작성자23.11.12
ㅇDC
ㅇㅇ223.11.12
디시콘
ㅇDC
ㅇㅇ323.11.12
디시콘
ㅇDC
ㅇㅇ423.11.12
디시콘
ㅇDC
ㅇㅇ23.11.12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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